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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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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마검 칼레온
내 마력강화는 일반적인 도전자들이 갖고 있는 그 스킬과 조금 다르다.
모든 스펙을 뻥튀기시켜주는 사기 스킬이라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자세한 사양 면에서 좀 차이가 있다.
왜냐, 나는 다른 도전자들처럼 스킬북을 파밍하거나 클래스 사양으로 [마력 강화]라는 스킬을 손에 넣은 게 아니니까.
내 마력강화는 내가 가진 온갖 무기술 계열의 스킬처럼, 자력으로 터득한 기술이 스킬의 형태로 등록된 것이다.
-쐐액!
마왕의 꼬리 공격이 쏜살같이 날아든다. 나는 [철벽]을 두른 왼팔을 내밀어 그걸 받아쳤다.
쾅 하는 소리가 터지며, 마력을 실은 꼬리가 그대로 튕겨 나간다.
마왕의 모든 공격에 딸려 있는 광역 추가타는 완전히 무시되었다. 마력강화 특유의 방호 효과 덕분이다.
마력강화는 내구 스탯과 동시에 방어력도 따로 증폭시키고, 거기에 휘감은 마력을 통해 고유한 방호 능력까지 제공한다.
그렇기에 내 수많은 스펙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방어 능력이 몇 배는 더 증폭된다. 이 정도 공격은 그냥 받아낼 수 있다.
-콰르릉!
천둥소리를 울리며 마왕의 품에 단숨에 파고든다. 그대로 직선으로 검을 찔러넣는다.
-우지직!
마왕의 단단한 몸을 뚫고, 뼈를 모조리 끊어내며 내장까지 검이 닿는다.
무기를 바꾸며 공격력이 오르고, 거기에 마력강화로 한 번 더 공격력이 크게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내 마력강화가 다른 도전자들의 마력강화와 크게 차이 나는 첫 번째 요소, 강화의 폭이 매우 높다는 것.
“흡!”
박아넣은 검 손잡이를 90도 회전시켜, 날의 방향을 바꾼 뒤 그대로 올려 긋는다.
이어진 뼈와 내장을 모조리 갈라버리며, 배로 들어갔던 검이 어깨 위치로 빠져나온다.
검은 들어가는 방향이랑 나오는 방향이 다를 때 가장 파괴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게 마음대로 되기 힘들어서 그렇지.
하지만 마력강화를 사용해 모든 스탯을 뻥튀기한 지금의 상태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크헉!”
단숨에 붉은 크리티컬 이펙트가 터지며, 마왕이 주저앉았다.
그 한심한 꼴을 비웃어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마력강화를 쓴 이상 싸움은 빠르게 끝내는 게 좋다.
몸을 크게 움직여, 주저앉은 마왕의 목을 향해 힘차게 검을 휘둘렀다. 베기보다는 후려치기에 가까운 식으로.
검에 걸맞은 사용 방식은 아니지만, 마력강화의 압도적인 출력이 무식한 일격을 합리적인 공격으로 바꾸어 준다.
-콰직!
가드를 올린 마왕의 팔을 그대로 잘라내며, 목에 반쯤 박힌 칼날. 여기에 후속타가 들어간다.
[라이트닝 차지]
-파지직!
마력강화로 인해 흘러넘치는 마력과 [라이트닝 차지]의 번개 속성이 뒤섞여 몰아친다.
마왕은 목을 타고 흐르는 강력한 전격에 ‘으그극’ 하는 소리를 내며 부들부들 떨었다. 점점 놈의 몸에서 힘이 빠진다.
그나저나, 목에 칼날이 반쯤 박혔는데도 안 죽네. 역시 마족은 생명력도 남다른 것 같다.
아닌가, 나도 목에 칼이 박힌 것 정도로는 안 죽을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리자드맨이 나오던- 3층이었나, 거기서 목에 한번 칼이 박혔는데도 살았었지.
뭐, 그 때는 상대가 병신이었지만.
“그만 뒤져라.”
나는 그대로 팔에 힘을 빡 넣고, 반쯤 잘린 목의 나머지를 그대로 확 쳐내버렸다.
-콰직!
뻣뻣하게 서 있는 목은 모두 마왕의 손안에 들어온다고 했던가.
내가 마왕 해먹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 네 뻣뻣한 모가지가 내 손에 들어왔네.
[클리어 보상 : ‘경험치’, ‘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최초 클리어 보상 : ‘마왕의 뿔’을 획득하셨습니다.]
[최대 기여도 보상 : ‘액티브 스킬 - 암영’을 획득하셨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클리어 메시지와 함께 잘려나간 마왕의 목은 재가 되어 사라졌고.
[최후의 일격 보상 : ‘마검 칼레온’을 획득하셨습니다.]
남아있는 그 몸뚱이는 난데없이 회색빛 검으로 변했다.
**
마왕을 처치한 후, 나는 일단 빠르게 마력강화를 해제했다.
그러자 온몸에 어마어마한 격통이 몰려왔다. 전신의 근섬유와 혈관이 실시간으로 찢기는 느낌.
“끄어어어억, 시바아알……!”
내 마력강화가 다른 도전자의 것과 다른 두 번째 요소. 강한 출력이 나오는 대신, 사용한 후에 찾아오는 반동마저 강하다.
처음 각성했을 때의 감정 상태 때문일까, 다른 도전자들의 안정적인 마력강화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높은 전투 지속력을 기반으로 한 나의 기본 전투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리스크가 있는 순간적 도핑 스킬.
“아 씨발, 쓰지 말걸, 쓰지 말거어얼……끄아악.”
나는 획득한 보상을 확인하지도 않고, 격통에 데굴데굴 굴렀다. 이거 진짜 존나 아프다.
높은 출력은 지금 시점에서 솔직히 독밖에 안 된다.
안 그래도 기본 스펙이 너무 좋아서, 마력강화를 쓰면 오버킬이 되어버리니까.
그래도 꾸준히 써버릇해야 스킬 레벨도 오르고, 숙련도도 좋아질 테니 지금 같은 상황에선 좀 쓰려고 하고 있긴 한데.
“아오 씨발, 씨이벌……”
이럴 때마다 저절로 욕이 튀어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건 포션으로 진정도 안 된다.
-고통스러운가.
그 때, 돌연 누군가 내게 전음을 보내왔다.
뭐지 시발, 아직 살아있는 마족이 있었나? 다 죽였는데?
-나를 잡아라, 너의 고통을 없애주마.
마력감지를 전개해 전음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포착해 냈다. 위치는 바로 앞, 마왕의 몸이 변화한 회색 검.
설마 저게 나한테 말 거는 건가? 검이?
그러고보니까 보상 목록 중에 무슨 마검이 있었지 참.
대뜸 나를 잡으라는 것도 그렇고, 마검이라는 이름도 그렇고, 너무 노골적인데.
-무한한 힘을 갖고 싶지 않은가. 내가 줄 수 있다. 나를 쥐는 순간, 회색의 힘은 네 것이 된다.
나는 끙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색 검을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검에서는 회색 마왕의 몸에서 느껴졌던 단단한 마력이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
마검을 쳐다보니,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떠올라 무기의 정보를 보여주었다.
[마검 칼레온]
공격력 + 180 (암흑)
치명타 피해 : x3.5
내구도 750/750
강화 시행 가능 횟수 : 0회
기본 공격력부터 어마어마하고, 무기의 공격 속성이 참격이 아닌 암흑으로 되어 있었다.
인챈트 없이 기본적으로 암속성 공격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강화 시행 횟수가 없긴 하지만, 스펙이 장난 아니다.
이거, 에르웬이 만들어 준 내 검보다 한참 더 좋은 거 아닌가. 외형이 좀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고유 지속 효과 : 에고 소드
마검 칼레온에 깃든 자아에 의해 시야에 검로가 표시됨.
검로를 따라 공격할 시 확정 크리티컬 발생.
암흑 속성 공격 시 치명타 피해량 2배 증가.
고유 지속 효과도 어마어마하게 좋아 보이고, 층수에 맞지 않는 스펙의 무기다.
그 스펙의 원천은 보여지는 아이템 등급에 의한 것이겠지. 유니크보다 높은 에픽 등급의 무기다.
내가 가진 에픽 등급 아이템은 딱 하나, 엘레노어의 영혼뿐인데. 여기서 에픽 등급을 하나 더 먹을 줄이야.
하지만 무기의 착용 조건이 마음에 걸린다. 레벨이나 마스터리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이상한 조건이 붙어 있다.
[착용 제한 : 마검 칼레온의 계약자]
그 계약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검과의 계약이라고 하면 딱 봐도 정상적인 건 아닐 것 같다.
근데 이게 대체 회색의 마왕이랑 무슨 상관인 거지. 내가 모르는 설정이 뭔가 붙어 있는 건가.
이를테면- 마왕의 정체는 마검을 손에 넣은 마족이었다거나, 나중에 커뮤니티 사관들한테 말해줘야겠네.
“어디 보자.”
나는 별 생각 없이 마검을 손에 쥐었다. 그러자, 마검으로부터 괴상한 마력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 그거다! 이제부터 네가 새 회색의 마왕이 되는 거다!
꾸물꾸물 흘러들어오는 마력이 내 몸을 잠식해 나간다. 누가 마검 아니랄까 봐, 내 몸을 장악하려는 건가.
아무래도 계약이라는 게 이걸 의미하는 모양이었던 것 같다. 사기적인 성능에 이유가 있었구만.
허, 아이템 새끼가 뒤질라고.
“깝치지 마라.”
-쿠르릉!
마력강화를 전개해 흘러들어온 마검의 마력을 반대로 밀어낸다.
마력의 밀도와 양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마력 지배]를 갖고 있는 나에게 그런 건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싸움이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듯, 내 마력을 날카롭게 만들어 마검의 마력을 하나하나 찢어발긴다.
-뭘 하는 거냐, 당장 멈춰라, 당장 멈추란 말이다! 이럴 수는 없다!
건방지게 내 몸을 잠식하려 들었던 마검의 힘을 차근차근 짓밟고, 반대로 내 마력을 흘려 넣는다.
무기에 마력을 흘려 넣어 장악하는 것은, [강철 직검] 한 자루를 마력으로 강화해 싸워온 나에겐 일상적인 일.
오래 걸리지 않아, 나는 반대로 마검을 내 마력으로 잠식해 찍어누르는 것에 성공했다.
[업적 달성 : 마검의 진정한 지배자]
[마검 칼레온에 깃든 사악한 에고를 파괴하였습니다.]
[업적 보상 : ‘칼레온’ 을 획득하셨습니다.]
더 이상 나불거리지 못하게 된 마검의 정보창에는, 마검이라는 단어가 떨어져 있었다.
“뭐였던 건데, 이거.”
아이템 등급도 에픽에서 유니크로 하락했고, 옵션이나 기본 성능도 달라졌다.
아무래도 뭔가 거창한 설정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그냥 끝나버렸네.
“아니 그보다, 씨바악……마력강, 화……!”
나는 괜히 한 번 더 사용한 마력강화의 후폭풍에 고통스러워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