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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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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클래스라도 마법 스킬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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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법 스킬을 획득하는 퀘스트는 대부분 마법 관련 클래스를 가지고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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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 스킬북도 각각 사용 조건이 걸려 있기에, 전사 클래스가 마법 스킬을 얻기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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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단 얻으면 사용할 수는 있다. 딱히 시스템상으로 막혀 있는 건 아니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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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히든 요소를 발견하거나, 보스를 클리어하고 보상으로 스킬을 습득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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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루트를 밟았다면 전사라도 마법 스킬의 활용이 가능하다. 당장 나도 마법 스킬을 갖고 있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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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광 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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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거미를 쓰러트리고 보상으로 얻은 집광 스킬, 효과는 별 거 없지만 일단 마법으로 분류되긴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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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동안 신경 쓰지 않았지만, 3층에서 얻은 [라이트닝 차지]도 일단은 마법 계열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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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나는 이미 스킬 획득이 꼭 퀘스트나 스킬북으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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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얻은 다양한 패시브 스킬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경험을 통해 터득한 기술은 곧 스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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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전사 클래스인 나도 엘레노어에게 배운다면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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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림자 마법을 활용하는 특수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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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사 클래스에 완전히 물려버린 처지라, 어중간한 상위 클래스로는 기회가 찾아와도 전직하기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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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는 엘레노어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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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는 다크엘프들 사이에서 취급이 이상하긴 해도 일단은 공주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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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다고 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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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먼저 나를 찾다니, 별일이구나? 저번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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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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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쑥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대가 은근히 부끄럼을 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어. 안심하고 내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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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는 마침 한가했다며, 찾아온 나를 향해 대뜸 개소리를 지껄여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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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금 엘레노어가 말한 ‘저번의 제안’ 이란, 늘 던져대는 동침을 하자느니 어쩌느니 하는 이야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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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외견이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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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을 지껄이는 게 쭉쭉빵빵한 다크엘프 미녀가 아니라 못생긴 아줌마였다면, 진작 칼을 뽑아서 휘둘렀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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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멜이 그러더라고, 자기는 이제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뭔가 배우고 싶으면 널 찾아가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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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멜이 그런 말을 했다고?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그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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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는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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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적게 걸려도 반년은 걸린다는 기술을 하루 만에 터득해 왔으니, 당연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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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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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가 의자를 젖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천천히 내게 다가오더니, 천천히 내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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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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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대로 눈을 감고, 몇 분간 가만히 서 있었다. 뭘 하는 건가 싶은 차에, 엘레노어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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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잠깐 사이에 몰라보게 변했구나. 인간족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빠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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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방법으로 스캔 같은 걸 한 것 같다. 아마 이것도 마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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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정말 봐도봐도 새롭구나, 정말 마음에 들어. 이대로 키스가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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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이 또 지랄이네, 얼굴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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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는 스캔인지 뭔지로 뭘 알아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금방 그 ‘무언가’를 가르쳐 주겠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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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엘레노어도 나름대로 바쁜 몸이라, 바로 시작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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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검술 수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그 시간에 다시 보자는 말로 대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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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가 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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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는 언제나처럼 반투명한 네글리제 차림으로 내 방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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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수련의 연장선이나, 마법을 배우게 될 줄 알았는데. 왜 이번에도 저딴 차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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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커뮤니티의 베스트 스크린샷을 뛰어넘는 눈호강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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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가르쳐 주려는 사람의 복장으로는 안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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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가르쳐 준다는 게 침대 위에서의 기술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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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건 그냥 편한 차림으로 온 것뿐이다. 그대도 참, 그렇게 긴장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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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말하긴 하지만, 네글리제 차림의 다크엘프를 눈앞에 두고 긴장을 안 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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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리즈멜의 시험을 모두 통과한 거겠지? 그렇다면, 감각의 확장도 터득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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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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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짧은 시간에 터득한 걸 보니, 그대도 비슷한 수련을 예전부터 해 온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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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 얼굴에 금칠을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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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연히 그 너머의 경지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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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리즈멜의 움직임을 보며 대충 짐작만 하고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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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하자, 엘레노어는 이번에도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뭐라뭐라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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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멜이 알려주는 검술 이론에 비하면 매우 복잡하고 불친절한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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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놓고 말해, 들으면서 절반도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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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마력을 이용해 주변을 감지하는- 뭐 그런 기술이랑 경지가 있다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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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간추린 내 요약에, 엘레노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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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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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픈 커뮤니티에서 가끔 언급되던 [마력 감지] 스킬이 맞는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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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계열 클래스가 얻을 수 있는 스킬로, 사용하면 마력을 소비해 주변의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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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함정을 미리 찾아내거나 몬스터의 매복을 감지할 수 있어서, 과거에는 매우 중요한 스킬이라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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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이 완성된 지금은 모두 옛말이지만, 1~2세대 도전자들은 파티에 마력감지를 배운 마법사 하나를 꼭 넣고 다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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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도전자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탑을 공략하고 있는 내게도 꽤 유용한 스킬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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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대는 이해가 빠르구나. 마력을 감지하고 운용하는 기술은 전사에게도 매우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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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엘레노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정보를 갑작스럽게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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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해도, 마력강화를 터득하기 위한 가장 첫걸음이 되는 기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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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이엘프 여기사가 사용하던, 전사 클래스의 삼신기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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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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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습득 조건이 이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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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 전사 클래스의 고질적인 기동력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최상급 이동 스킬, [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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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 전사 클래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공격 스킬을 제공하는 최상급 마스터리 스킬, [오러 마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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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 전사에게 무엇보다 우월한 방어력과 스탯 상승을 가져다주는 최상급 버프 스킬, [마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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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가지 스킬이 삼신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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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하나만 터득해도 B급 헌터 자리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고성능의 스킬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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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성능에 비례해, 습득하기도 매우 어려운 희귀 스킬이라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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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북의 획득처도 매우 한정적이고, 관련 퀘스트는 대부분 조건이 알려지지 않은 히든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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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유니크 이상의 희귀 클래스에나 해당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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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마력강화의 선행 스킬이, 마력감지였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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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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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되물었다. 엘레노어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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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당연한 거 아닌가, 마력을 운용하지도 감지하지도 못하면서 마력강화를 깨우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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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들으니까 무척 당연한 소리였다. 어쩌면 다른 도전자들도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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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초에 다른 도전자들이 마력강화를 습득하지 못하는 건- 관련 퀘스트나 스킬북을 찾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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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시스템 보상이나 스킬북에 의존하지 않고 스킬을 습득하는 도전자는 이젠 거의 없는 모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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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 당연한 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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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다크엘프 진영을 선택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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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박살난 걸로 유명한 개씹좆프년들은, 퀘스트 보상은 좋게 주더라도 내 단련을 도와주진 않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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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감지도, 마력강화도, 모두 수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큰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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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빨리 시작하자. 뭐부터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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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 볼에 입맞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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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말고, 마력 쓰는 법 알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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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의 헛소리를 빠르게 커트하고, 거의 멱살잡이를 할 기세로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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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엘레노어도 그 이상 헛소리를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바로 시작하자며, 간단한 수련법과 요령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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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엘레노어가 알려준 수련 방법과 요령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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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련 방법이란, 그냥 명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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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요령이니 뭐니 하기 이전에, 그냥 전제조건부터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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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시발, 그러니까 그 마력을 어떻게 느끼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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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그러니까 명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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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을 느끼면서 명상하라며, 나는 마력을 못 느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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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지에 닿기까지는 아무래도 한참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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