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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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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력

전사 클래스라도 마법 스킬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마법 스킬을 획득하는 퀘스트는 대부분 마법 관련 클래스를 가지고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보물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 스킬북도 각각 사용 조건이 걸려 있기에, 전사 클래스가 마법 스킬을 얻기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일단 얻으면 사용할 수는 있다. 딱히 시스템상으로 막혀 있는 건 아니란 뜻이다.

특별한 히든 요소를 발견하거나, 보스를 클리어하고 보상으로 스킬을 습득하거나.

이런 루트를 밟았다면 전사라도 마법 스킬의 활용이 가능하다. 당장 나도 마법 스킬을 갖고 있긴 하니까.

[집광 Lv.1]

크리스탈 거미를 쓰러트리고 보상으로 얻은 집광 스킬, 효과는 별 거 없지만 일단 마법으로 분류되긴 할 거다.

그리고 한동안 신경 쓰지 않았지만, 3층에서 얻은 [라이트닝 차지]도 일단은 마법 계열일 거다.

게다가 나는 이미 스킬 획득이 꼭 퀘스트나 스킬북으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얻은 다양한 패시브 스킬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경험을 통해 터득한 기술은 곧 스킬이 된다.

그렇다면, 전사 클래스인 나도 엘레노어에게 배운다면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림자 마법을 활용하는 특수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물론 전사 클래스에 완전히 물려버린 처지라, 어중간한 상위 클래스로는 기회가 찾아와도 전직하기 힘들겠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는 엘레노어를 찾아갔다.

엘레노어는 다크엘프들 사이에서 취급이 이상하긴 해도 일단은 공주 신분.

찾아간다고 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대가 먼저 나를 찾다니, 별일이구나? 저번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아니.”

“후후, 쑥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대가 은근히 부끄럼을 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어. 안심하고 내게 맡겨라.”

엘레노어는 마침 한가했다며, 찾아온 나를 향해 대뜸 개소리를 지껄여 댔다.

참고로 지금 엘레노어가 말한 ‘저번의 제안’ 이란, 늘 던져대는 동침을 하자느니 어쩌느니 하는 이야기를 말한다.

새삼스럽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외견이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저 말을 지껄이는 게 쭉쭉빵빵한 다크엘프 미녀가 아니라 못생긴 아줌마였다면, 진작 칼을 뽑아서 휘둘렀을 테니까.

“리즈멜이 그러더라고, 자기는 이제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뭔가 배우고 싶으면 널 찾아가라던데.”

“리즈멜이 그런 말을 했다고?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그런 말을?”

엘레노어는 눈을 크게 떴다.

아무리 적게 걸려도 반년은 걸린다는 기술을 하루 만에 터득해 왔으니, 당연한 거겠지.

-드르륵.

엘레노어가 의자를 젖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천천히 내게 다가오더니, 천천히 내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다.

“잠시.”

그리고 그대로 눈을 감고, 몇 분간 가만히 서 있었다. 뭘 하는 건가 싶은 차에, 엘레노어은 눈을 떴다.

“이거 참, 잠깐 사이에 몰라보게 변했구나. 인간족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빠른데?”

모종의 방법으로 스캔 같은 걸 한 것 같다. 아마 이것도 마법이겠지.

“그대는 정말 봐도봐도 새롭구나, 정말 마음에 들어. 이대로 키스가 하고 싶은데.”

이년이 또 지랄이네, 얼굴 치워.

**

엘레노어는 스캔인지 뭔지로 뭘 알아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금방 그 ‘무언가’를 가르쳐 주겠다 말했다.

물론 엘레노어도 나름대로 바쁜 몸이라, 바로 시작할 수는 없었다.

내가 검술 수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그 시간에 다시 보자는 말로 대화를 마쳤다.

그렇게, 해가 진 뒤.

엘레노어는 언제나처럼 반투명한 네글리제 차림으로 내 방을 찾아왔다.

검술 수련의 연장선이나, 마법을 배우게 될 줄 알았는데. 왜 이번에도 저딴 차림이지?

오픈 커뮤니티의 베스트 스크린샷을 뛰어넘는 눈호강이긴 한데.

뭘 가르쳐 주려는 사람의 복장으로는 안 보이는데.

설마 가르쳐 준다는 게 침대 위에서의 기술은 아니겠지?

“아아, 이건 그냥 편한 차림으로 온 것뿐이다. 그대도 참, 그렇게 긴장하지 마라.”

저렇게 말하긴 하지만, 네글리제 차림의 다크엘프를 눈앞에 두고 긴장을 안 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자, 리즈멜의 시험을 모두 통과한 거겠지? 그렇다면, 감각의 확장도 터득했을 테고.”

“그렇지.”

“이런 짧은 시간에 터득한 걸 보니, 그대도 비슷한 수련을 예전부터 해 온 모양이군?”

물론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 얼굴에 금칠을 하는 말이다.

“그럼, 당연히 그 너머의 경지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구나.”

모른다. 리즈멜의 움직임을 보며 대충 짐작만 하고 있었을 뿐.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하자, 엘레노어는 이번에도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뭐라뭐라 설명을 시작했다.

리즈멜이 알려주는 검술 이론에 비하면 매우 복잡하고 불친절한 설명이었다.

까놓고 말해, 들으면서 절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마력을 이용해 주변을 감지하는- 뭐 그런 기술이랑 경지가 있다는 말이지?”

많은 것을 간추린 내 요약에, 엘레노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거냐.

그럼 오픈 커뮤니티에서 가끔 언급되던 [마력 감지] 스킬이 맞는 모양이네.

마법사 계열 클래스가 얻을 수 있는 스킬로, 사용하면 마력을 소비해 주변의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던데.

미궁의 함정을 미리 찾아내거나 몬스터의 매복을 감지할 수 있어서, 과거에는 매우 중요한 스킬이라고 들었다.

공략이 완성된 지금은 모두 옛말이지만, 1~2세대 도전자들은 파티에 마력감지를 배운 마법사 하나를 꼭 넣고 다녔다고.

1세대 도전자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탑을 공략하고 있는 내게도 꽤 유용한 스킬일거다.

“음, 그대는 이해가 빠르구나. 마력을 감지하고 운용하는 기술은 전사에게도 매우 중요하지.”

그 때, 엘레노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정보를 갑작스럽게 내뱉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마력강화를 터득하기 위한 가장 첫걸음이 되는 기술이니까.”

그 하이엘프 여기사가 사용하던, 전사 클래스의 삼신기 스킬.

마력강화.

그 습득 조건이 이거였다고?

**

근접 전사 클래스의 고질적인 기동력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최상급 이동 스킬, [축지].

근접 전사 클래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공격 스킬을 제공하는 최상급 마스터리 스킬, [오러 마스터리].

근접 전사에게 무엇보다 우월한 방어력과 스탯 상승을 가져다주는 최상급 버프 스킬, [마력 강화].

이 세 가지 스킬이 삼신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 중에서 하나만 터득해도 B급 헌터 자리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고성능의 스킬이라는 점.

그리고 그 성능에 비례해, 습득하기도 매우 어려운 희귀 스킬이라는 점 때문이다.

스킬북의 획득처도 매우 한정적이고, 관련 퀘스트는 대부분 조건이 알려지지 않은 히든 퀘스트.

레벨업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유니크 이상의 희귀 클래스에나 해당하는 이야기.

그런데 그 마력강화의 선행 스킬이, 마력감지였다는 말인가.

“뭐? 진짜야?”

나는 곧바로 되물었다. 엘레노어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당연한 거 아닌가, 마력을 운용하지도 감지하지도 못하면서 마력강화를 깨우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이렇게 들으니까 무척 당연한 소리였다. 어쩌면 다른 도전자들도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애초에 다른 도전자들이 마력강화를 습득하지 못하는 건- 관련 퀘스트나 스킬북을 찾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처럼 시스템 보상이나 스킬북에 의존하지 않고 스킬을 습득하는 도전자는 이젠 거의 없는 모양이니까.

“그러네, 당연한 거였네.”

나는 곧바로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다크엘프 진영을 선택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인성이 박살난 걸로 유명한 개씹좆프년들은, 퀘스트 보상은 좋게 주더라도 내 단련을 도와주진 않았을 테니까.

마력감지도, 마력강화도, 모두 수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큰 이득이다.

“그래, 그럼 빨리 시작하자. 뭐부터 하면 돼?”

“일단 내 볼에 입맞춤을……”

“개소리 말고, 마력 쓰는 법 알려달라고.”

엘레노어의 헛소리를 빠르게 커트하고, 거의 멱살잡이를 할 기세로 재촉했다.

다행히 엘레노어도 그 이상 헛소리를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바로 시작하자며, 간단한 수련법과 요령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엘레노어가 알려준 수련 방법과 요령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 수련 방법이란, 그냥 명상이었다.

심지어 요령이니 뭐니 하기 이전에, 그냥 전제조건부터가 문제였다.

“아니 시발, 그러니까 그 마력을 어떻게 느끼냐고.”

“으음, 그러니까 명상을……”

“마력을 느끼면서 명상하라며, 나는 마력을 못 느낀다니까?”

새로운 경지에 닿기까지는 아무래도 한참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