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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욕구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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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함께 힘의 정수를 되찾으러 가자고, 매우 열정적으로 녹색 마족을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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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말재주가 정말 형편없으며, 남을 말로 설득하는 일에는 완전히 젬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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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악! 이 악마 같은 놈, 알았다!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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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로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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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닌 [라이트닝 차지]를 이용한 내 짜릿한 설득에, 녹색 마족은 완전히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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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진짜로 전기찜질만 한 건 아니고, 적당히 주물러 준 다음에 약간의 거짓말을 섞어서 이야기를 꾸며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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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내가 꾸며낸 거짓말에는 허점이 많았지만, 그 허점은 커뮤니티의 망령들이 알아서 보충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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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에 레볼루쑝 일으키려고 하는데 대본좀 써줄사람 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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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도는 커뮤 망령들, 그리고 마계의 배경 설정에 관심이 많은 사관 도전자들이 설정을 잡아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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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게 사실이냐. 정말 마왕이 무력화되었다고? 거짓말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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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녹색 마족은, 나를 모종의 사고에 휘말려 외마계에 떨어져 살아온 인간으로 알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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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마, 그 새끼 그거 영혼만 어디로 소환돼서 몸뚱이만 남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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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손에 넣은 정보, 자체적으로 잡은 설정, 그리고 상대방을 착하게 만드는 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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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놈의 말이 사실이라면……매우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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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가지의 조화로, 나는 전직 마왕을 훌륭하게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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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는 녹색 마족과 몇 가지 이야기를 더 나누고 정보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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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회색의 마왕에겐 타인의 힘을 빼앗고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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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정수란 건 회색 마왕이 전대의 마왕들에게서 뽑아낸 힘을 응축시켜놓은 보석 같은 거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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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가 존재하는 물건이니, 마왕이 무력화된 지금- 작정하고 쳐들어간다면 얼마든지 뺏을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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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왕성에 정면으로 쳐들어가려면 단둘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나는 때를 기다리던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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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인데, 너 말고도 마왕한테 당한 놈들이 있잖아? 그 녀석들을 싹 모아서 쳐들어가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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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정수를 뺏긴 마족의 숫자는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당장 동서남북의 마왕만 세도 일단 네 명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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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네 명 중 두 명을 내가 죽이긴 했는데, 대충 동서남북의 2인자 마족 같은 게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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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를 뺏겼다는 것은 마왕의 견제 대상이 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런 놈들을 싹 모으면 큰 전력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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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그렇다면 성공률도 크게 오르겠어. 혁명의 동지를 모으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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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마족은 그 혁명 동지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채로,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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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군이 아니라 내 적을 모으러 다니는 여정이라니, 리버스 포켓몬 마스터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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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한 순간, 기다렸다는 듯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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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마왕의 비원 - 힘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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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 당신은 과거 남쪽 마계의 마왕으로 군림했던 녹색의 마족, 로투랑의 야망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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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의 마왕을 두려워해 문지기의 신분으로 숨죽이고 있었지만, 그에겐 아직 마왕의 좌를 향한 집념이 깃들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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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힘의 정수를 되찾고 회색의 마왕을 무찔러, 다시금 마왕의 좌에 올라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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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것을 도울 수도, 방해할 수도, 혹은 돕는 척하며 자신의 실리만을 챙길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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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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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투랑의 힘의 정수를 손에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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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투랑에게 힘의 정수를 돌려주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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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투랑의 힘의 정수를 파괴하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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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투랑의 힘의 정수를 빼앗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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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투랑을 살해하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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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 녹색 마족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 선택지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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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힘의 정수를 손에 넣기만 하면, 그다음에 어떤 선택을 하든 보상은 들어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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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떤 선택지를 골랐을 때 보상이 가장 크느냐, 그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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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시 퀘스트 목표를 보며 고민하다가- 아주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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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니까 이거, 선택 목표 전부 달성할 수 있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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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수를 돌려준 다음 다시 뺏고, 뺏은 건 부숴 버리고, 마지막으로 죽여 버리면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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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마계 놈들이라면 설득하기 쉬울 거다, 그곳으로 가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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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녹색 마족과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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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를 배경으로 하는 14층에도 마을로 불리는 거주 공간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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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이 마계지 내마계 안쪽은 의외로 살기 나쁘지 않은 공간이다. 사소한 단점 몇 개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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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드물게 거대한 마수가 나타나 사람을 물어간다는 점이나, NPC도 죄다 음험한 마족이라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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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마족들은 뿔이 하나밖에 없는 허접들이라, 14층까지 올라올 저력이 있는 도전자에겐 대수롭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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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마왕이라는 놈들이 죄다 따까리 신세가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마족은 기본적으로 강약약강 정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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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강약약강 정신이라는 게 이번에는 나를 참 귀찮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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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인간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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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투랑 님의 시종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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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따위가 시종이라니, 휴대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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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마족들이 도전자에게 시비를 털지 않는 것은, 그들이 절대적인 약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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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 있는 뿔 두 개짜리와 세 개짜리의 마족들은 전혀 절대적 약자가 아니다. 강자 축에 속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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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마력의 양만 보면 나와 비슷하거나 더 많고, 거기에 마족의 종족 특성인 강한 마나 지배력을 가진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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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딱 봐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녹색 마족에겐 굽실거리고, 그 옆에 있는 나에겐 거들먹거리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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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마계의 마왕을 맡고 있었다던 녀석을 찾기 위해 지역을 넘어온 지 벌써 두 시간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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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 시간 동안, 나는 몇 번이고 이런 상황에 놓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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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때마다 내가 대응하는 방식은 한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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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놈들은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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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기지 않았다,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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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정수를 빼앗기지 않은 평범하게 약한 마족들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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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투랑은 대답과 함께 질끈 눈을 감았다. 내게 시비를 걸던 마족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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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마왕 출신의 강자인 로투랑과 내가 맞먹고 있다는 것에 의문을 품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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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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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 가장 가까운 마족을 정수리부터 반으로 갈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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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북쪽 지역으로 넘어온 두 시간 동안, 내가 처치한 마족의 숫자는 대충 백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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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백이나 되는 마족을 잡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이놈들은 기본적으로 기술이 매우 부족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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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육체의 강인함과 보유한 마력의 양은 굉장하지만, 거대하다기보다는 비대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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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정수를 뺏긴 놈들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놈들마저 마력량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해 빠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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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뒤룩뒤룩 찐 도축장의 돼지와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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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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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몸이 반으로 갈라진 동료를 보곤, 격분하여 달려드는 뿔 세 개짜리 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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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철 직검]에 마력을 흘려 넣고, 달려드는 마족 녀석의 팔을 빛나는 칼날로 베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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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철 직검]은 1층에서도 구할 수 있는 상점제 잡템인 만큼, 원래라면 마족들의 강인한 육체를 벨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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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풀강을 해도 예리함이 부족하고, [내구] 풀강을 해도 내구도가 부족해 쉽게 부러지는 게 당연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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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마력을 흘려 예리함과 내구도를 보충함으로써, 천하의 보검 못지않은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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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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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나를 더 베어 넘기고, 옆에서 손톱을 휘둘러오는 다른 마족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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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적, 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가 통째로 분질러진 마족의 목이 눈앞에 알맞게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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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한 번 더 검을 휘둘러, 놈의 몸통과 머리를 이별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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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에 마력을 흘려 넣는 것은 액티브 스킬을 사용하는 감각과 무척이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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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것도 없고, 동작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스킬의 상위 호환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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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력을 다루는 검술이 스킬에 비해 부족한 점이라면, 복잡한 조작을 요구한다는 것 정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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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하나로 쓸 수 있는 매크로와, 하나하나 직접 입력해서 발동하는 커맨드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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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나도 그 ‘커맨드 입력’을 어려워해서, 액티브 스킬을 섞어 쓰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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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지배]를 손에 넣고 마력을 자유로이 다룰 수 있게 된 지금은- 검술 스킬 자체를 아예 안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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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폰 마스터리 L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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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손검 숙련 (929 / 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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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스템은 이걸 스킬 사용으로 인식하는지, 스킬을 쓸 때마다 오르는 숙련도 수치는 계속 상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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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한손검 숙련도는 최대치인 999를 찍을 예정이다. 이것도 업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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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어, 마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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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오는 마족들을 싹 쓸어버린 후, 피를 털어낸 검을 인벤토리에 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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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마족인지 모르겠군, 외마계에서 살다 보면 인간도 이렇게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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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마족은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 내 처지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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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층 최강 수준인 몬스터가 질겁할 정도의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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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의 랭커들도 내가 얼마나 강한지는 전혀 가늠을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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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까 자꾸 회색의 마왕인지 뭔지에 대해서 미련이 생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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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정수를 완전히 되찾은 마계 혁명 군단이 충분히 강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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