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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뱀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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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과 화살의 크기가 거대한 만큼, 날아드는 화살이 내는 소리 역시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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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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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의 대형 발리스타에서나 날 법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며, 화살 세례가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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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커다란 주제에 날아드는 속도는 평범한 화살에 전혀 뒤처지지도 않고, 오히려 더 빠르다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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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네 개라서 활을 더 세게 쏠 수 있는 건가. 어쨌든 엘프의 궁술로 쏘아지는 화살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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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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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감지를 전개해 날아드는 화살을 방패로 받아냈다. 부딪히는 소리 역시 아주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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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력도, 씨발, 이거 생각보다 더 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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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를 쓴 내 스펙으로도 제대로 받아내기 힘든 공격이었으니, 다른 이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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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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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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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이들이 몸을 관통당하며 픽픽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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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만이 아니었다. 치명적이지 않은 부분을 맞은 이들도, 화살을 맞은 직후 비틀거리며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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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화살 자체에 뭔가 부가 효과가 있는 게 틀림없다. 한 방만 맞으면 즉시 무력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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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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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역린을 찾으려면 일단 저 거인들부터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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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게 활을 쏜 거인을 향해 단숨에 거리를 좁혀, 크게 검을 휘둘러 다리를 베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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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워낙 커서, 어지간해서는 한 방에 끝낼 수가 없다. 방어력과는 별개로 무조건 두 번은 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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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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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놈을 베는 사이에, 다른 거인들은 한 번 더 화살을 메기고- 검을 든 거인들은 뛰어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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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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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를 비롯해 도드라지게 강한 몇몇은 당연히 거꾸로 거인을 쓰러트리지만, 그건 역시 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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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중필살의 화살을 마구잡이로 쏘아대며, 거대한 덩치로 밀고 들어오는 거인에 대부분이 속수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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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뱀용 본체는 꿈틀거리며 요동치고, 드문드문 초반의 검은 가지 공격이 쏟아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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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 지랄을 여기서 또 하게 될 줄은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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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벤토리에서 쇠구슬을 잔뜩 꺼내, 뒤틀린 엘프 거인들을 향해 냅다 흩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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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은 공격력은 강해도 방어력은 형편없으니까, 이렇게 대충 날린 쇠구슬로도 처치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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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는데, 이 양심 없는 새끼들은 엘프 특유의 민첩한 몸놀림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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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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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이걸 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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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만한 덩치로 어떻게 저리도 잽싼지, 단순한 궤적의 쇠구슬을 가볍게 피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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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놈들이 들고 있는 무구 중에는 방패도 있어서, 피하지 못하면 그대로 막아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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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네 개라서 궁병인 주제에 방패를 함께 쓸 수 있다. 효율이 존나 좋은 몸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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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가 직접 창조한 엘프들은 어떤가, 어리석은 인간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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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을 내뱉으며 또 하나의 거인을 베어 넘기던 중, 머릿속에서 전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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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엘프 왕의 목소리다. 생각해 보니, 뱀으로 변한 직후에도 제대로 말할 수 있었지. 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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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와 개척을 목적으로 탄생한 두 엘프종과는 차원이 다르겠지, 그들은 오직 전투를 위해 태어난 병사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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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새끼야, 차원이 다르게 좆같이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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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자의 발상이군, 외모는 아무래도 좋지. 새로운 별에 가장 먼저 뿌리내릴 나의 엘프들이 미의 기준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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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꾸하는 꼴을 보니 보통 여유로운 게 아닌 것 같다. 비웃음당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몹시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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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엘프와 나이트 엘프에 이어, 새 별에서 새롭게 떠오를 나의 엘프들을- 이 자리에서 던 엘프라고 명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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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둥이로 떠드는 게 아니라서 막을 수도 없고, 아니지, 잠깐만, 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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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어봐, 내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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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이라는 명확한 급소에 시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인가. 급소는 그 밖에도 달리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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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당한 사람들 전부 리콜해, 마력강화 안 되는 놈들도 전부! 아니 그냥 싹 다! 그리고 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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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시 꺼두었던 마력강화를 다시 발동하고, 검을 들고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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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공격이 다시금 날아들지만, 나는 방어력을 믿고 무작정 정면으로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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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곽, 과직, 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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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의 방호력과 [철벽] 스킬을 더해 공격을 받아내며, 몸통박치기로 길을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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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속도로 질주하자, 금세 뱀용의 머리 부근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높이 점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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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오른 나를 집어삼키기 위해 쩍 벌려지는 아가리, 이 정도로 큰 주둥아리면 당연히 나 정도는 한입에 삼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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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이와 리콜을 위해 필요한 손목의 마도구를 잠시 떼어 인벤토리에 넣어놓고, 그대로 놈의 입안으로 다이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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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하러 힘들게 급소를 찾고 있단 말인가. 생명체라고 한다면 몸속은 대부분 급소일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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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에 있으면 포격 타이밍에 맞춰서 복귀할 필요도 없고, 귀찮게 거인을 상대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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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자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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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용의 식도로 추정되는 부분을 칼로 긁으며 내려왔다. 분수처럼 쏟아진 피와 축축한 소화액이 몸에 잔뜩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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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갑옷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비를 해제하고 거의 맨몸으로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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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이 소화액인지 뭔지에 녹아서 소화되어야 하겠지만, 내가 부식 내성 레벨이 보통 높은 게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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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뱀 내장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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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통해 들어왔으니 여기는 위장이나 식도겠지, 심장 같은 부위를 노리고 싶지만- 마땅히 방법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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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이제는 인벤토리에 준비해 둔 그 물건의 차례다. 나는 곧바로 그것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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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을 엮어 만든 간이식 마력 폭탄. 원래는 역린을 가르고 처박을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여기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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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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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능한 한 깊숙한 안쪽까지 들어와서, 검을 휘둘러 상처를 낸 자리에 마석 폭탄을 잘 심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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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을 버리고 내 뱃속으로 들어오다니, 생에 미련이 없는가- 이름 모를 인간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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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전음. 목소리가 조금 전과 살짝 다르다. 이런 건 생각 못 했나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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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둑, 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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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벽인지 뭔지 모를 벽면에서 새까만 체액이 쏟아진다. 조금 전의 위액과는 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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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나 나뭇가지 이외의 몸을 지키는 수단인가. 살짝 손을 대 보니, 불로 지진 것처럼 손끝이 타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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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느낌도 통증도 모두 익숙하다. 누가 뱀 아니랄까 봐 자체적으로 독을 가지고 있는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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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서 무의미하게 죽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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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 왕의 선언과 함께 넘쳐흐르는 독액의 세례에도, 나는 꿈쩍하지 않고 폭탄을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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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 내성과 부식 내성을 뚫는 게 뭐 어떻다고, 애초에 내가 내성을 키운 방법 자체가 이런 식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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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생력과 이 녀석의 독액, 그리고 내 공격력과 이 녀석의 생명력이 서로 겨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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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죽나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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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 스킬로 내구력을 최대한 증폭시키고, [철벽]스킬을 사용하며, 나는 폭탄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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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백색으로 물들고, 터져 나온 마력에 감각이 제멋대로 날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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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 그대로 마구잡이로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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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사방 모두가 뱀용의 몸뚱어리, 아무렇게나 베어도 전부 공격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내 몸뚱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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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스킬 : 기절 내성 13레벨을 습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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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스킬 : 전투 지속 16레벨을 습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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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스킬 레벨이 계속해서 오르는 걸 보면, 분명 심하게 만신창이일 게 뻔하다. 실제로 통증도 장난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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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같아서는 비명을 지르고 싶을 지경이지만, 목이 잘못됐는지 소리가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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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냥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검을 휘둘렀다. 내 앞에 있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베고 또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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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약간의 감각이 몸에 돌아오며- 뜨거운 바람이 훅 끼쳐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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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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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끼쳐오는 방향으로 몸을 내밀었더니, 바깥이었다. 뱀의 배를 가르고 바깥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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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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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용의 요란한 비명소리가 귓가를 쩌렁쩌렁 울렸다. 내가 속에서 날뛰는 사이, 바깥쪽에서도 피해를 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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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던 전이용 마도구를 다시 장착하고, 리콜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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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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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전이 특유의 울렁거리는 감각과 함께, 나는 연합 부대의 진지 중 하나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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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꼴이 말이 아니군. 포션, 누가 포션을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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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걸레짝이 되었을 내 몸뚱이를 보고 난리 치는 병사에게 손을 휘휘 젓고, 내 포션을 꺼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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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려고 했는데 질질 흐르는 걸 봐서는 얼굴도 어떻게 됐나 보네, 사지가 안 날아간 게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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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어윽, 아,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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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몸을 회복하고, 처음으로 제대로 소리를 냈다. 이번에도 HP가 상당히 갈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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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요한 건 어차피 회복될 내 HP가 아니라, 월드 보스의 H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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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지 밖으로 나가서 뱀용의 상태를 살폈다. 그 잠깐 사이, 바깥은 말도 안 되는 꼴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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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씨팔, 저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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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에 생채기가 난 뱀용의 몸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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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뜨거운 공기가 느껴지나 했더니, 불타고 있잖아. 나는 진지의 병사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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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부터 갑자기 스스로 발화하기 시작했다. 모종의 마법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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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감소하면서 나타난 새 패턴이겠지, 커뮤니티에서도 피가 깎이고 난 이후가 진짜라고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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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공격에 대한 방어 대책은 착실하게 갖춰져 있다. 난데없이 브레스를 쏴도 한 번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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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뱀용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이어진 것은 마법이 아닌 물리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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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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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을 휘감은 뱀은 그대로 그 거체를 움직여, 대지를 휩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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