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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시련의 탑 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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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클리어와 함께 곧바로 전이문을 활성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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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문을 넘어갈 때의 울렁거리는 느낌이 사라지고 펼쳐진 세계는 7층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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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넓게 펼쳐진 숲, 여기저기 널려 있는 나무들도 그다지 특별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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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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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가만히 주변을 살피고 있었는데, 멀리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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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난 방향으로 마력을 퍼트려 소리의 주인을 감지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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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무 골렘 같은 게 쿵쿵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7층에 나온다는 나무 괴물과는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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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엘프의 사역마나 경비용 골렘 같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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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간에 그리 강해 보이지도 않고,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 일단 다크엘프의 마을부터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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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위치는 굳이 지도를 찾아볼 필요도 없이, 이미 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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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탁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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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전진했다. 7층 보스를 클리어하고 얻은 스킬의 효과가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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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를 내세워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보스는, 최대 기여도 보상으로 이런 스킬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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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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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에 약간의 마력이 맴돌고, 발걸음이 가벼워지며 속력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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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민첩 스탯에 비례해 성능이 달라지는 구조인지, 1레벨짜리 스킬치고 효과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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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달리던 중, 나는 조금 전에 감지했던 나무 골렘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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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숲 전체에 이런 골렘이 틈틈이 깔려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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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은 나를 보자마자 눈을 빛냈다. 그리고는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곧바로 덤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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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보스를 일격사시키고 달성한 업적의 보상을 시험해 볼 차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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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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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나무 골렘을 지정하고 스킬을 발동하자, 묘한 마력의 흐름이 놈에게 얽혀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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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을 사용해 주변을 감지할 때와 비슷한 감각이지만,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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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감지가 일정 범위에서의 움직임을 감지한다면, 이건 상대방의 내부를 훑어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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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골렘의 전반적인 구조가 머릿속에 읽혀 들어오고, 자연스럽게 취약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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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골렘은 등짝 부분에 박혀있는 작은 씨앗을 핵으로 삼아, 그곳에 마력을 담아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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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저 씨앗을 파괴하면 바로 무력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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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기기기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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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은 느릿하게 팔을 들어 올렸다. 나를 내려찍으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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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둔중한 생김새 이상으로 심각하게 느려터졌다. 저런 건 맞아주려고 해도 못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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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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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의 품으로 접근해, 철벽 스킬을 발동한 주먹을 가슴팍에 찔러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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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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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은 한 방에 골렘의 몸을 파괴하고 등까지 꿰뚫었고, 붉은 이펙트와 함께 핵이 파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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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평소랑 크리티컬이 터지는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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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설명에 급소 적중시 크리티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 부분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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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크리티컬은 치명타를 먹였을 때 발생하는 판정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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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간파한 급소를 적중시키면 인위적으로 크리티컬을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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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타가 아닐 수도 있었을 공격을, 강제로 치명타로 만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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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은 가끔 설명이 명확하지 못한 부분이 많으니, 이렇게 뭐든 직접 체험해가며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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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우선 마을에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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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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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파헤치며 나무 골렘 여러 마리가 나타나 내 주변을 에워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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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를 잡으면 여러 마리가 추가로 나타나는 구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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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공략글에 관련 정보가 나와 있겠지만, 급하게 층을 올라오느라 확인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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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만 보면 몬스터를 잘못 건드렸다가 혼자 포위당한 꼴로, 굉장한 낭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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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정도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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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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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이 정확하게 박살 난 나무 골렘들이 모조리 땅에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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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기다려 봤지만, 추가로 나타나는 골렘은 없었다. 아마 나타나는 숫자에 제한이 있었던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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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의 도전자가 10명 이상씩 모여서 잡아야하는 각 층의 보스를 한 방에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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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이런 잡몹이 많이 나타나 봤자 아무 방해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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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들을 쓰러트리고 계속해서 길을 나아갔다. 그리고 곧바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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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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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이상한 기운을 풍기는 안개가 스멀스멀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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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에 표시되는 미니맵도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었고, 길 자체도 내가 아는 길과 달라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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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다크엘프 마을 근처에는 안개가 자욱했지만, 이런 맵 기믹 같은 건 딱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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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정도쯤 왔으면 슬슬 마을이 보여야 하는데, 온통 안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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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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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을 주변에 퍼트리며, 감각 증폭 스킬을 사용했다. 그리고 곧바로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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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린 마력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져버리고, 제대로 주변을 감지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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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마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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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주변에 퍼져 있는 안개가 모종의 방해 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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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지를 방해하거나 시야를 가리는 게 다가 아니다. 내 감각을 뒤죽박죽으로 망가트리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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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을 보면 일정 범위에 발생하고 있는 마법 같은데, 마력감지에도 영향을 미치니 어떻게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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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검색하면 해법이 나올 것 같기도 한데, 이런 건 너무 공략에 의존하기도 뭣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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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력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언젠가 이것 때문에 곤욕을 치를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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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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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심호흡하며, 다시 한번 마력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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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광] 스킬을 사용할 때의 감각을 되살려서, 최대한 마력을 한 점에 모아서 조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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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 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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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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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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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오히려 마력의 흐름을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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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시도할 때와 비슷하다. 마음의 혼란이 그대로 마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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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할, 나는 그냥 다크엘프들의 상태를 빨리 확인해 보고 싶은 것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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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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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온 신경을 마력감지에 쏟는다. 마력은 계속해서 통제되지 않고, 멋대로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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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흩어지는 마력을 붙드는 것은 계속해서 실패했다. 그렇다면, 방법을 바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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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는 마력을 반대로 밀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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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한꺼번에 최대한 많은 양의 마력을 사용해서, 어떻게든 멀리까지 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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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에 표시되는 MP 수치가 바닥을 보일 때까지, 무작정 마력을 퍼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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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멀리멀리 퍼져 나간 마력의 끝에 어떤 기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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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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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기척을 느끼자마자 전속력으로 달려나갔다. 그러자 보인 것은, 커다란 룬 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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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룬 베어를 베어 넘기고 있는 익숙한 모습의 다크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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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7층에서부터 이 특유의 강렬한 기척은 좀처럼 놓치기 힘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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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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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 베어가 쓰러지고, 검에 휘감은 그림자를 흩어버린 다크엘프는 내 쪽을 향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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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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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시 망설였다. 과연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저건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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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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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자, 다크엘프- 엘레노어는 천천히 내게로 걸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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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정말 그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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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나를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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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 마을의 위치는 7층에서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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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누군가 함부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마을 주변에 펼쳐둔 안개의 마법을 더욱 강화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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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냥 시야를 조금 방해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아예 감각을 모두 뒤죽박죽으로 만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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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예외 대상을 지정할 때, 왜 그대 생각을 못 했었는지 모르겠어. 하루도 그대를 잊은 적이 없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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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시 만난 게 그렇게 좋은지, 무척 싱글벙글한 모습으로 말하는 엘레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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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가 마법을 설정할 때 나를 떠올리지 못한 이유는, 아마 시스템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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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안개 너머 - 르우엘의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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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노어를 따라 다시 다크엘프의 마을에 도착했다.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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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다크엘프들도 엘레노어처럼 나를 알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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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그런 의문을 떠올린 직후, 나는 이마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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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상관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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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뭘 걱정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NPC들이 나를 못 알아보는 게 뭐가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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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좋은 일 아닌가. 쓸데없는 일에 사로잡히지 않고 성장에만 매진할 수 있는 기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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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들의 친절은 나를 무르게 만든다. 그래서 황급히 7층을 떠난 것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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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지금은 나를 알아봐 주기를 바라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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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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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혁, 이 역겨운 새끼. 아직도 안식 같은 걸 바라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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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멜과의 대화 이후, 나는 다크엘프들을 그냥 NPC로 대하지 않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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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말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면, 그건 그냥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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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련의 탑은 그 생각이 틀렸다고 알려주었다. 이들은 엄연히 시스템의 일부, NPC에 불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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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돌아온 걸 알면 다들 깜짝 놀라겠지? 한동안 마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었는데, 숨통이 좀 트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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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족은 빨리 늙을 텐데, 그대는 또 어떻게 예전이랑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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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이란 것은 다 마쳤나? 그동안 얼마나 많은 차원을 여행했지? 벌써 기대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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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꿈과 호기심으로 불타고 있는 엘레노어의 눈을 보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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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난 20년간의 이야기를 들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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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와 합리는 흩어지고, 원초적인 마음이 자꾸만 고개를 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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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 진영을 고르면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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