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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그레이 캐슬의 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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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을 가로막은 불량배는 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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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으로 이루어진 팔을 달고 있는 덩치 좋은 놈이 둘, 번쩍거리는 의안이 달린 놈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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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내 마력감지에 걸리는 놈들이 총 여섯 명- 합계 아홉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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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상태는 허리춤에 매여 있는 권총 비스무레한 물건이 하나 있는 정도, 이건 확실히 겉으로 식별하기는 어렵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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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도 리얼스킨으로만 잔뜩 두른게, 돈 좀깨나 있는 녀석인가 본데……길이라도 잃으셨나?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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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으로 보이는 금속팔 남자가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와 그렇게 물었다. 그림으로 그린 듯한 불량함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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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모드라는 건 이놈이 달고 있는 금속팔처럼 몸에 이식하는 기계 파츠의 총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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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스킨은 그중에서도 겉으로 보기에 맨몸과 잘 구분되지 않는 외형의 모드를 말한다던가, 고가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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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보스……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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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은 어느 정도로 패야 적당할까 견적을 내고 있던 중, 후방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의안 녀석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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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라고 불린 기계팔 남자는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는 의안의 남자와 귓속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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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식, 모드랑 프레임이 스캔이 안 돼. 내추럴이라고 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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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추럴?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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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면, 6등급 이상의 군용 스텔스 모드를 쓰고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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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작은 목소리지만 [초감각]을 가진 나에게는 선명하게 들린다. 처음 듣는 단어지만 대충 내용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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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라고 불린 남자가 인상 쓰며 나를 쳐다보았다. 기계가 잔뜩 삽입된 몸이지만 표정은 잘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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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하고 있구만, 여기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놈들의 깜냥이 보일 것 같은데……한번 좀 긁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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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삥 뜯는거 아니었냐, 고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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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본 대로라면, 이 세계에서 ‘고철’이란 말은 이런 놈들에게 굉장히 심한 욕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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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품질 모드를 장착한 놈들을 콕 집어 비하하는 말로, 대충 흑인한테 말하는 ‘검둥이’ 정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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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팔은 장식이야? 쫄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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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곳은 슬럼 내지는 빈민촌이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분명 못 참는 놈이 하나쯤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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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이었다. 눈앞의 세 놈이 아닌-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다른 놈이 무언가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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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감지로 훑어보니 조그만 미사일이나 뭐 그런 것 같다. 위력은 모르겠지만 속도는 느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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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번 맞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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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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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먼지가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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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고, 바닥에는 불이 붙어 타닥타닥 타오르고, 내 몸은……음, 멀쩡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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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마탑의 일반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공격 마법이랑 비슷한 정도인가. 그보다 살짝 센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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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이 깃들지 않은 순수한 폭발 공격인 탓에, 위력을 구체적으로 가늠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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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 렉스, 뭐 그딴 놈한테 바짝 쫄고 지랄이야? 그래가지고 니 구역은 지킬 수 있겠어? 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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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 라토! 우리 구역에서 뭔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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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 행세하고 있는 자식이 벌벌 떠는 게 답답해서, 내가 먼저 한 발 쏴 줬다. 불만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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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한테 미사일을 쏜 놈은 이들과 같은 패거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묘하게 험악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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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NPC는 아닌 것 같은데, 상당히 생동감 있는 놈들이다. 지켜보면 뭔가 퀘스트라도 생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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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기 속에서 [암영] 스킬로 몸을 감추고,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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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토라고 불린 놈은 빨간 모히칸 머리를 하고,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팔을 달고 있는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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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게 크고 기다란 양 팔을 이용해 고릴라처럼 움직이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꼴사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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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라토는 자신과 비슷한 모히칸 머리를 한 패거리 몇 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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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우리 좆되게 하려고 작정했지? 아까 같은 놈 잘못 건드리면 다 같이 뒤지는 거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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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막아 세웠던 무리의 보스, 기계팔의 렉스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사정은 대충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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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모드를 전혀 장착하지 않은 ‘내추럴’은 극소수의 최상위 계층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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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놈들의 스캔에 ‘내추럴’로 나온 나는, 뭐가 됐건간에 든든한 뒷배경이 있는 것처럼 보였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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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면, 스캔조차 되지 않는 정체불명의 특수 모드를 장착한 위험 인물로 판단되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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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거창한 조직은 아닌 이놈들로서는, 건드리고 싶지 않은 존재였겠지- 그걸 저놈이 쏴버린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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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기는 병신이, 그거 한 발 처맞고 산산조각난 거 보면 모르겠냐? 그냥 쌩 내추럴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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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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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니 어디 별난 집안 도련님인가 본데, 죽여서 깨끗하게 묻으면 보복이고 뭐고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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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토 패거리와 렉스 패거리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언쟁을 이어나갔다. 슬슬 사태의 윤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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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이라고 떠드는 새끼는 다 뭉개버린다고 지껄이던 놈이, 나이 좀 먹었다고 아주 겁쟁이가 다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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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락서니를 보니 그동안 업그레이드는 하나도 안 했나 본데, 그딴 떨거지들이랑 왕 노릇 하느라 고생이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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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너도 고생 그만하고, 이제 그만 은퇴나 해라. 네 그 구식 모드는 내가 좋은 곳에 비싸게 팔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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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불량배들끼리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려는 상황 같다. 저 모히칸 패거리가 여길 잡아먹으려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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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두들겨 팬 다음 따까리로 삼아서 길안내를 받을 생각이었던 나에게는, 꽤 괜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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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때맞춰 퀘스트가 발생했다. 제목은 오픈 커뮤니티에서 봤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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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발생 : 그레이 캐슬의 갱단들 - 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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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 당신은 그레이 캐슬의 뒷골목에서 벌어지고 있는 갱단 간의 충돌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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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이라면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겠지만, 당신에겐 더 멋진 선택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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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갱단 중 하나의 편에 서서 항쟁을 승리로 이끈다면, 무언가 보답을 받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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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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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언피스트 갱단을 돕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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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레드 파이어즈 갱단을 돕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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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층의 주요 서브 퀘스트로 알려져 있는 갱 퀘스트가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거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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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의 이름은 듣던 것과 다르지만, 서버에 따른 차이거나 최초 진행 퀘스트라서 그런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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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암영]스킬을 해제하고, 두 패거리 사이를 당당하게 가르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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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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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퀘스트도 필수 목표가 없고, 갱단을 돕는다는 선택 목표만 두 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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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굳이 선택 목표를 고르지 않아도 퀘스트는 진행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다음은 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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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갱단 중 하나를 돕는다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이 퀘스트를 진행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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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쥐어패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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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갱단을 공평하게 다 때려잡고- 내가 이 구역을 먹으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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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에서 히든 피스를 찾으려면 이 정도는 당연히 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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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 쉬운 길을 두고 구태여 어려운 길을 찾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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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사일을 맞는 모습을 정면에서 봤던 렉스는, 놀란 표정으로 한 발짝 뒷걸음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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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안 뒤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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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을 쏜 장본인인 라토 역시, 인상을 구기며 그 큼직한 팔을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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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찌릿거리는 감각과 함께 무언가 얕은 파장이 내 몸 위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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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이 발생한 지점은 라토의 뒤편, 모히칸 머리를 한 또 다른 남자- 뭔가 스캔을 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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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은 맞는데……에너지 쉴드라도 갖고 있었나 보지? 돈이 어지간히 많은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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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투를 보니, 스캔의 결과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눈치다. 스캔의 정확도에 자신이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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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구식 모드니 업그레이드니 떠들어 댔던 걸 보면, 저 모히칸들은 상당히 좋은 모드를 쓰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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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알량한 쉴드가 너를 얼마나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냐. 내추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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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철컥!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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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토의 커다란 양팔이 금속음과 함께 변형한다. 철컥거리며 변화한 팔의 모습은- 마치 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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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위이잉’ 하는 동작음과 함께, 대포로 변한 팔이 탄환을 쏘아낸다. 조금 전에 맞은 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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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에는 이쪽도 원거리로 대응해볼까. 인벤토리에서 쇠구슬 하나를 꺼내 냅다 투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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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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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서 요격된 미사일은 허무하게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 라토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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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쉴드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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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하게 말을 흘리는 라토의 앞으로 [도약]과 [신속]을 사용해 단숨에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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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회로가 손실된 손으로는 아주 조금의 오러밖에 발현하지 못하지만, 딱 보니 오러까지 필요하지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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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철벽]스킬만을 발동한 뒤, 놈의 꼴사나운 팔을 주먹으로 힘껏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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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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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로 변한 커다란 팔이 나무젓가락처럼 꺾이며, 그 안에 장전되어 있던 포탄을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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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광, 쏟아진 포탄이 폭발을 일으키며 라토의 양팔과 어깻죽지가 휩쓸려 파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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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한 표정의 라토는 이를 악물고 등 뒤로 힘껏 뛰더니, 갑자기 힘껏 고개를 까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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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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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놈의 머리를 장식하던 빨간 모히칸 헤어가- 주먹만 한 크기의 총구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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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뭐야 저게. 모히칸이 무기가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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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칸이 변형해 만들어진 총구에 묘한 열기가 모인다. 마력이 아닌 다른 종류의 파괴적인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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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탄을 쏘아내는 양팔과는 다르게, 에너지를 모아서 쏘는 무기-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뻔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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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감지를 통해 그 위력과 형태가 가늠할 수 있다. 저 모히칸 캐논은……존나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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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병신같은 무기를 다 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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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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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토의 모히칸 머리는 내 주먹 한 방에 찌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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