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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마탑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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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마탑의 문은 여전히 맹렬한 화염으로 감싸여, 굳게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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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상에 진정한 의미로 닫힌 문은 없다. 아직 안 열린 문만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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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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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를 두른 발길질로 걷어찬 문짝이 고속으로 날아가, 마탑 안쪽의 벽에 부딪히며 조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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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 로비에 있던 마법사들은 저마다 다른 반응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목이 끌리는 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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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살짝 나아진 감이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말재주도 사회성도 무척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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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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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는 짧게 말하고, 검과 방패에 마력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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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을 이보다 분명하게 전달할 방법은 없으리라. 안 나오면 쳐들어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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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의 마법사들은 여전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한 상태였다. 사람이 칼 들고 쳐들어왔는데 반응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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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뭐 하는 분이신지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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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를 쓴 남자 마법사 하나가 내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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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의 손을 떨쳐내고, 왼손에 든 방패를 남자의 배에 힘껏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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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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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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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마법사는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곧바로 쓰러졌다. 이어서 [위압] 스킬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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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분이신지 모르겠다고, 그럼 이젠 알겠네. 내가 뭐 하러 온 새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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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닝 차지]와 [대전]을 발동해 무기와 전신에 전격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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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직거리는 번개가 튀기 시작하자, 마법사들의 얼굴에 당황이 어린다. 나는 다시 한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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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나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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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로만 떠드는 것도, 마법사들이 얌전하게 구는 것도, 모두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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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벽에 몸을 기댄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스태프를 든 여자 마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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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나는 다르다’ 라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던 마법사의 곁에서 붉은 마법진이 연달아 소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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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 들어서며 예민하게 날이 선 감각과 마력감지는 그 마법진이 무엇을 토해내려는지 정확하게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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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미사일과 유사한 화염 속성의 기초 공격 마법, 사용된 마력의 양과 형태를 보면 연발식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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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법진이 불길을 토해내는 것보다, 내가 그 마법사의 지척까지 접근하는 것이 훨씬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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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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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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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버프 스킬을 사용한 내 움직임을, 책상물림만 하던 마법사 따위가 쫓을 수 있을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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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도약하며 마법사의 명치에 무릎을 꽂아 주자, 얇은 얼음이 깨지는 듯한 감각과 함께 마법사가 혼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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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방어 마법을 하나 두르고 있던 것 같은데, 너무 약해서 무슨 수를 쓸 것도 없이 박살 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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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해, 저거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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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전투태세를 갖춘 마법사들이 소리쳤다. 그런 말을 할 시간에 주문이라도 외웠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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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파이어 애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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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영창과 함께 불화살이 쏘아졌다. 대충 손등으로 쳐내고 가까운 마법사의 턱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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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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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관절이 가볍게 박살 나며 픽 쓰러진다. 내가 생각해 뒀던 마법사를 무력화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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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입으로 외우는 것, 죽통을 박살 내 놓으면 무영창이 불가능한 마법사는 즉시 무력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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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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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 안에 돌연 큰 경보음이 울려 퍼진다. 동시에 마탑에 장치되어 있던 여러 마법이 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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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마탑 전체의 비상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 모양이다. 마탑주도 상황을 눈치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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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나와라, 마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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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마탑이 통째로 무너지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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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와의 전투 경험은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나 많은 마법사를 상대하는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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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관없다. 원래 다수를 상대로 한 섬멸전이야말로 솔플러인 나의 주력 분야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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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완드를 들고 있던 마법사 다섯 명이 거대한 마법진을 그리며, 화염을 쏘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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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마법사가 힘을 합쳐 전개하는 고화력 마법, 다만 마법진의 형태는 조금 전에 다른 놈이 쓰는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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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화염의 탄환을 공중에 형성한 뒤, 다섯 차례에 걸쳐 축차로 분사하는 화염의 산탄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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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광! 쾅! 콰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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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불꽃놀이처럼 눈앞을 향해 닥쳐오는 형형색색의 불길을- 무시하고 그냥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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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내성]은 내가 가장 먼저 얻은 내성 스킬 중 하나, 그걸 뚫으려면 다섯이 아니라 오십 명은 힘을 합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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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히익! 왜, 왜 이것도 안통하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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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탈을 부리듯 소리치는 마법사의 얼굴을 벽에 처박아 버리고, 검을 휘둘러 나머지 네 명의 아래턱을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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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창이 가능한 마법사 하나가 저항하고자 화염의 사슬을 소환했지만, 사슬은 일 초 만에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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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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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의 마법사를 제압한 뒤에는, 다른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는 놈들부터 우선으로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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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에서 꺼낸 쇠구슬을 투척하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마법사의 숫자가 우수수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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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비백산에 빠진 몇몇 마법사들은 아예 등을 보이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굳이 그들까지 쫓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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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히 적색 마탑을 박살 내러 온 게 아니다. 마탑주를 불러내기 위해 이러고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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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 분명 마탑의 ‘옥염 결계’가 몸을 짓누르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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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완드를 들고 전투중인 마법사 하나가 그런 소리를 했다. 뭔가 방해 효과를 가진 마법이 전개되고 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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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민첩] 스탯이 살짝……정말 살짝 낮아져 있었다. 효과가 너무 약해서 눈치도 못 채고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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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방진 놈, 행패는 거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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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며 마탑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한 떡대 하나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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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으로 칠해진 갑옷을 입고, 손에는 거대한 메이스를 들고 있다. 키만 해도 거의 2m는 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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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그냥 중갑 전사지만, 메이스는 제대로 화염으로 불타고 있고- 갑옷에는 마법진이 떠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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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가끔 있다고 들었지. 마법을 이용해 근접에서 전투하는 배틀메이지 타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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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맛을 보여주지…플레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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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갑의 배틀메이지는 불타는 메이스를 봉처럼 빙빙 돌려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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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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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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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은 그대로 오러를 두른 내 주먹에 맞아, 메이스와 갑옷이 한번에 박살 나며 뻗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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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따위로 눈앞에서 폼잡고 있으면, 그냥 샌드백 하겠다는 의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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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부터 계속 방해받고 있지만, 어떻게든 탐지를 펼쳐 보니 이걸로 1층은 거의 전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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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채로 다음 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또 폼 잡고 있는 남자 마법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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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다, 침입자. 내가 있는 한 마탑주님께는 손가락 하나 못 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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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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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없으니까 댈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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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리는 마법사를 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지나는 길에 있는 어중이떠중이들은 [라이트닝 차지]로 기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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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이 낮은 마법사들은 숲에서 만났던 몬스터들만도 못해서, [대전]을 켜고 스치는 것만으로 쓰러트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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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단을 조금 올라가고 나니, 돌연 거대한 마력의 덩어리가 감지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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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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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감각]으로 강화된 청력에 들리는 엔진이 돌아가는 듯한 소음, 그리고 느껴지는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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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마력이 일제히 누군가의 통제 아래 들어가, 거대한 마법을 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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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마력 조작과 운용이 가능한 것은 당연히 마탑주 하나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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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저 마법이 만들어지고 있는 방향으로 도약한다면 단번에 마탑주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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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한다면 저 마법이 나를 정면으로 덮칠 것이라는 점- 별로 대단한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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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완성된 마법진이 토해내는 화염은 커다란 뱀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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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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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킬로 스탯을 증폭시키며, 그 거대한 뱀을 향해 정면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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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의 뱀은 화염 마법의 최고 전문가인 적색의 마탑주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일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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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아무런 피해도 없을 수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불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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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아니라, 옷과 갑옷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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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에서 다른 갑옷을 꺼내 장착하고, 적색 마탑주의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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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인상을 굳게 찌푸린 채, 주변에 화염 속성의 마법진을 수십 개나 전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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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자신의 공방에서 더욱 강해진다. 하지만 저 숫자의 마법진은 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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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감지로 전말을 파악해 보니, 마탑주는 적색 마탑의 온갖 설비를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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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조금 전에 그 녀석이지. 목적이…뭐야. 왜 나를 찾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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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긴장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깽판을 친 보람이 있군,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태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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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적은 단순하다. 마탑주에게서 에인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것, 그리고 가능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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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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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둔 것은 있지만, 아직 그것을 입 밖으로 낼 차례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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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히 마탑주를 죽이러 온 건 아니다. 적색 마탑을 무너트리려고 온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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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만 있다면, 굳이 이 이상 폭력을 행사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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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만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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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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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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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만 맞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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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고 지랄이고, 일단 저 씨발년의 면상에 한 대 꽂아 주지 않고서는 분이 안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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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을 걷어찬 값으로, 너도 일단 딱 한 대만 맞고- 이야기는 그다음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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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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