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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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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드리안 놀러가도 됨?]

(활기찬 켈리어튼 광장에서 셀카 짤)

본인 켈리어튼 이주 메타에 탑승했던 갤럼인데, 고향은 아드리안임

한 번 여행삼아 놀러가고 싶은데 거기 상황 어떰? 놀러가도됨?

[추천24] [비추천0]

  • ㅇㅇ 죽고 싶으면 오셈

  • 라고 무덤에 적혀 있는데요?

  • 황금 고블린 이벤튼가? 좋네요

  •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강도 콘)

아드리안의 현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부정부패가 곪다가 터져, 모든 기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용사 다리안을 중심으로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일종의 과도기 상태인 것이다.

“뭐, 확실히 나아질 것 같긴 한데...”

다만 그 정도가 너무 급진적이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물기 마련.

  • 와 ㅅㅂ 뭔 비명이 끊이질 않네

  • 단두대 칼 부러진 거 미친 첨 봄

ㄴ 그래도 좋으시죠?

ㄴ ㅎㅎ

단두대가 쉴 틈이 없었다.

하루에 많게는 수 십 명의 인사가 처형되었다.

아드리안의 전통, 뇌물과 인맥조차 통하지 않자 결국 부작용이 나타나고 말았다.

  • 속보) 아드리안 황제 폐하 인질로 잡힘

ㄴ ? 아니 진짜네

ㄴ 그래서 범인은 누구임?

ㄴ 궁정 마법사요

ㄴ (이거 진짜에요? 백성 콘)

결국 궁지에 몰린 궁정 마법사가 알현실에서 황제를 인질로 붙잡은 것이다!

  • 근데 이제 뭐함?

ㄴ ...?

ㄴ 뭐?

ㄴ 아니 황제 인질로 붙잡아서 뭐함? 도망칠 곳도 없는데?

하지만 알현실은 아드리안 꼭대기에 위치했다.

사방에 기사가 깔려 있었다.

도망갈 곳은 어디에도 없으니, 결국 시간 문제인 것이다.

  • 콰앙!

문제는 헬리안은 마법사라는 것.

아예 공중으로 날아 도망갈 생각이었다.

  • 어 ㅅㅂ 저럼 어캐 잡음?

  • 격추하면 안되나

ㄴ 황제 폐하 붙잡고 있는데 잘도 격추하겠다

공중으로 도망치면 방법이 없었다.

“아니, 아예 없는 건 아니지.”

용용죽겠지: 그대, 나의 도움이 필요한가?

주딱*: 오 좋지

물론 공중 유닛이야 우리 파딱들도 간단히 해낼 수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주딱*: 근데 황제 안 다치게 헬리안만 죽일 수 있음?

용용죽겠지: ^^

주딱*: ㅎㅎ

헬리안만 죽일 수가 없었다.

헬리안은 아예 황제를 방패삼아 꼭 붙어 있었다.

제게 위협이라도 가해진다면, 간단히 황제를 저승 길동무로 삼는 게 가능한 것이다.

용용죽겠지: 그대여, 어차피 인간들의 수명은 짧다.

용용죽겠지: 아니면 저 꼬마 황제가 그대의 유희에 필요한 존재인가?

곧죽어도흡혈: 응, 도마뱀 말이 맞아. 범죄자와 협상은 없는 법이야

무엇보다 이 파딱들은 굳이 황제를 살려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모양이었다.

“새삼 이렇게 보니 인외인 게 와닿네.”

나랑 자주 대화해서 그렇지, 저들에게 인간이랑 개미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에선 파딱들에게 도움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주딱*: ㄴㄴ 내가 알아서 해결해봄

그래서 직접 나섰다.

“흠, 좀 까다로운데.”

헬리안은 명색에 궁정 마법사였다.

일단 마법 보호막을 무시할 물리력이 필요했다.

또한 그가 반응하지 못하게, 마법사의 인지를 초월한 속도를 지녀야 했고.

마지막으로 황제를 피해 정확히 그만 사살해버릴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다.

용용죽겠지: 그런 마법이 존재하는가?

주딱*: ㅇㅇ

[상점/총기류/저격소총]

[AW] - 150p부터 시작

[M24] - 300p부터 시작

[TRG] - 440p부터 시작

[SR-25] - 450p부터 시작

.

.

“응 형이야.”

놀랍지만 그걸 가능케 하는 무기가 고작 몇백 포인트로 살 수 있었다.

초창기에는 이런 가격도 손이 덜덜 떨려서 고민 끝에 구매했겠지만...

[AWM을 구매했습니다!]

이젠 가격도 대충 보고 살 만큼 포인트 부자가 되었다.

“그래 일단 사긴 했는데...”

누구한테 보내야 하지?

일반인 손에 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금방 사용법을 익힐 기사들한테 주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도 문제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여태껏 총기류를 시중에 잘 풀지 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이기도 했다.

총은 마법사들도 그냥 죽일 무기였다.

막말로 사용자가 악의만 가지면 사람 죽이는 것 쯤은 일도 아닌 것이다.

자연스레 총기를 사용하려면 따라붙는 조건을 해결해야 했다.

“어디 게임처럼 내 말 잘 듣고 목숨처럼 지키는 사람들 없나?”

한마디로 내 말이면 끔뻑 죽는 게임 유닛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게 게임도 아니고, 내 말을 무조건적으로 따를 사람이...

“있네?”

있었다.

[‘콜린’에게 메시지를 입력합니다.]

한때 성당 위에 주딱교를 세웠던 사이비 갤럼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무려 성당 기사들로 이루어진 엘리트 집단이기도 했다.

주딱*: ㅎㅇ

알현실 앞에 모여 있는 그들에게 연락하자, 험악했던 그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주, 주딱님!”

그들은 반사적으로 무릎을 꿇으려다 말고, 가까스로 숭배를 참아냈다.

직접적인 숭배는 곧 밴이니까.

그들은 눈치 빠르게 중계글을 끄고는 모두 내 채팅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모두 내 말을 기다렸으니.

[AWM을 콜린에게 배송했습니다.]

나는 그들 중 콜린에게 총기를 만들어 보냈다.

“이건?”

겉으론 일반적인 총기처럼 생겼다.

하지만 총열이 더 길고 몸집이 훨씬 길었다.

“이걸 가지고 진입하면 되겠습니까?”

총기를 모르는 갤럼은 없었다.

콜린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지만, 오히려 정반대였으니.

주딱*: 아뇨

주딱*: 이제 그거 들고 성밖으로 나오셈

이제 현장에서 멀리 떨어질 시간이었다.

마법사의 인지 능력은 일반인을 초월한다.

무언가 위협이 있으면, 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다는 소리였다.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콜린은 저격총을 천으로 감싼 채, 성 마당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총이 먼 곳까지 맞출 수 있다는 건 이제 갤럼들도 위력을 봐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너무 거리가 멀지 않나?

저 멀리 보이는 헬리안이 개미처럼 작게 보일 지경이었다.

주딱*: ㄴㄴ 더 멀리 가셈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부정이었다.

“끄응...”

콜린은 아예 성밖 거리로 나왔다.

이젠 헬리안이 아주 작게 보였다.

그것도 기사의 눈으로 봐도 그랬으니.

“주딱님 이제 이 정도면...”

주딱*: ㄴㄴ 더 가셈

그럼에도 돌아온 대답은 부정이었다.

자연스레 콜린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란 거지?

자신을 그 정도로 믿으시는 건가?

콜린은 자신을 부럽다는 듯 바라보던 다리안의 질투 어린 시선을 기억했다.

다리안이 사라지면 의심할까 그가 대신 뽑혔던 것이다.

더더욱 실패해선 안되는 일인데.

솔직히 말해, 이젠 헬리안이 보이지도 않았다.

주딱*: ㅇㅋ 이제 됐음

아예 더 시장 거리까지 나아가서야 주딱은 만족했다.

콜린은 건물 옥상에 올라, 천을 풀고 시키는 대로 거치대에 총을 올려두었다.

그리고 몸을 길게 엎드렸다.

기사는 날아오는 화살도 일정 확률로 피할 수 있는 실력자들이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나 총기 사용법이야, 익히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이게 과연 효과가 있으련지.”

이건 멀어도 너무 멀지 않은가?

아예 전투 지역을 벗어난 타 지역이라 봐도 무관할 정도의 거리감이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토를 달진 않았다.

여태껏 보여준 것들이 어디 상식선에 있었던 적이 있었나?

주딱*: 이제 조준경에 눈 한 번 대보셈

주딱*: 잘 보이나 확인하죠

“...예.”

단지 속으로 의문을 삼킨 채, 손보다 작은 무언가에 눈을 가져다 댄 순간이었다.

“...!”

헬리안이 보였다.

얼핏 보이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눈앞에 존재하는 것처럼, 그의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길게 뻗은 수염의 형태까지 눈에 들어올 정도로.

“어, 어떻게?”

콜린은 기사였지만, 마법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진 않았다.

그러니 마법이 시전자의 신체 능력을 향상한단 소리는 듣긴 했어도

타인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괴랄할 정도라는 건 더더욱.

주딱*: ㅇㅋ 이제 됐네

주딱*: 이 정도 거리면 가까워서, 굳이 계산할 필요는 없을 듯?

“이게 가깝다고...?”

성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이게 가깝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면, 도대체 얼마나 멀리서까지 쏠 수 있는거지?

콜린은 문득 오싹함을 느꼈다.

마음만 먹으면, 인지조차 못한 거리에서 목숨을 거둬갈 수 있단 게 아닌가?

“그걸 내게 그냥...”

그리고 주딱은 그냥 쥐어줬다.

이런 마법 정도야 마치 별 거 아니란 것처럼.

콜린은 복잡한 심경으로 천천히 호흡을 멈추고 몸을 굳혔다.

다음으로 방아쇠를 아주 살짝 당기는 순간.

-탕.

작은 소음과 함께 헬리안이 쓰러졌다.

주딱*: 고생했음 굳

그리고 끝이었다.

이 모든 소동이 손가락 한 번 까딱이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어...”

그는 벙찐 채로 잠시 굳어 있다가, 도로 저격총을 주딱에게 돌려주었으니.

“이게 끝이라고?”

그래도 한 제국의 궁정 마법사였다.

너무나도 허무한 결말에 콜린은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눈을 깜빡일 수박에 없었다.

[제목: 아니 뭐임?]

(헬리안이 바닥에 쓰러지는 짤)

(얼떨떨하게 알현실로 진입하는 기사 짤)

끝난 거?

뭔 일이 있던 거임?

[추천4932] [비추천0]

  • 안 움직이는데? 진짜 죽은 듯?

  • 다시 돌려봐도 모르겠는데요

ㄴ ㄴㄴ 진짜 자세히 보면 뭔가 날아오긴 함

ㄴ ㅅㅂ 5번만에 눈치챘다 저거 뭐냐?

멀쩡했던 헬리안이, 갑자기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늘어졌다.

상황을 지켜보던 갤럼들은 뒤늦게 나오는 피를 보고서야 죽었다는 걸 깨달았다.

  • 아니 그래도 명색이 궁정 마법산데

  • 어 글 올라왔다. 저격총이라는데?

ㄴ 성 밖 시장 거리에서 쐈다고 함 ㅇㅇ

ㄴ ㅅㅂ 어이가 없네

ㄴ ? 개소리하지마 씨발

“사람 죽는 건 언제봐도 찝찝하네.”

헬리안은 많은 사람들을 제물삼아 저 위치로 올라갔다.

동정심은 들지 않았지만, 그리 유쾌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황제는 괜찮을까.”

그것보단 황제는 고작해야 8살.

“어린 나이에 트라우마 입는 건 아닌가.”

황제라곤 하나 이제 초등학생이었다.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이 죽었는데, 괜찮은가 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

[제목: 주딱 대공됨 ㄷㄷ]

그런데 생각외로 멀쩡했다.

아니, 멀쩡하다 못해 침착했다.

“대공이라니, 이게 뭔 소리야?”

새로 눈에 들어온 개념글에 뭔 소린가 싶어 들어간 순간 봤다.

[제목: 주딱 대공됨 ㄷㄷ]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황제 짤)

(즉석에서 주딱을 대공직으로 임명하는 짤)

솔직히 좀 놀라거나 당황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멀쩡하심

그리고 목숨값에 대한 포상을 주겠다고 대공 작위를 주겠다고 선언 ㄷㄷ;

[추천1021] [비추천0]

  • 엥? 갑자기?

  • 근데 대공 작위가 애초에 있었음?

ㄴ ㄹㅇ 공작위가 마지막 아니었나

ㄴ ㅁㄹ 즉석에서 만든 듯?

“이게 무슨 소리야.”

물론 여태껏 몇 번 내게 고마움의 표시로 작위를 주겠다고 하던 일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게 이를 알리고, 허락을 구해 주는 경우가 대다수였지

이렇게 다짜고짜 임명하는 건 또 처음이었다.

“별로 필요 없는데?”

대공 작위 같은 거 별로 관심 없었다.

당연히 거절하려고 댓글을 남기려던 때였다.

[제목: 주딱 대공께 말하겠네]

작성자: 머핀

황제로서 내리는 첫 명령이네

지금 국경 주변에 변종 오크 무리가 설치고 있는데

그대가 가서 오크 무리를 처단하고 내게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게

[추천2330] [비추천5012]

  • ?

  • 아니 이건 또 뭔...

  • 주딱이 니 친구냐?

  • 주딱*) ?

ㄴ ㅋㅋㅋㅋ 주딱 어리둥절행

ㄴ 아 ㅋㅋ 너 이제 대공이니까 말 들으라고 ㅋㅋ

ㄴ (어깨를 으쓱이는 엘프 콘)

이제 막 초딩이 된 황제가, 대뜸 내게 작위를 내리고 명령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