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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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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는 문란하다.
내일 죽어도 오늘의 쾌락을 즐기는, 곧 죽어도 신체적 쾌락을 쫓는 종족이었다.
‘신체적 쾌락만 쫓는다니...
릴리안은 그런 자신의 태생을 혐오했다.
진정한 사랑 따윈 모른다.
신체적 욕구만 쫓는 서큐버스들이 끔찍해 보였다.
정신적 교류 없이 무작정 성적 요구만 채운다는 게 짐승과 다를 게 뭐가 있지?
‘나는 절대 본능 따위에 눌리지 않을 거야.
분명 그렇게 다짐했는데.
“...아으.”
힐끔 시선을 올렸다.
그에 후줄근한 흰 티를 입은 채 콜라를 마시는 남자가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 머리가 뜨겁고 달리기를 한 것처럼 숨이 가빠져 왔다.
그때 시선이 마주쳤다.
“아직도 몸상태가 안 좋아?”
“아 그게에... 네...”
릴리안은 이불을 얼굴 위로 당기며 시선을 피했다.
주딱은 자신을 봐도 달려들거나 겁박하고 탐하려 들지 않았다.
분명 호의적인데, 그 호의에 끈적함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
‘그런 게 가능해?
서큐버스를 보고 욕망하지 않는다니.
아예 욕망을 모르는 인간인가?
하지만 지켜본 바로는 그렇지도 않았다.
“오우 마이 깟!”
“헉, 말파이트 무슨 일이야?”
돌연 주딱이 비명을 질렀다.
그에 뛰쳐나온 페니를 향해, 주딱은 갤러리를 당당히 보여줬다.
[축하합니다! 개념글에 등재되었습니다.]
[개념글: 치마... 너무 허전한데 어떻게 입는 거야...?]
(머리를 짚는 로봇 짤)
여러분의 관심사와 흥미를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가장 높은 조회수를 이끌어낼 만한 제목을 도출했습니다.
[추천1321] [비추천2441]
- 아오 씹 주발련아
- 아니 이딴 게 주딱...?
- 짤 종족은 뭐임? 개 열쳐받게 생겼누 ㅋㅋ
- 존나 망치마렵네 아 ㅋㅋ
- (노잼인데? 콘)
ㄴ 주딱*) (그럼 죽어 콘)
“오늘자 념글 등반 완료. 사진 곤란.”
“아...”
곧 장난이었다는 걸 알고는 페니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그 모습에 릴리안은 깨달았다.
“나한테 관심이 없어?”
아니, 그 누구한테도 관심이 없다.
즉, 주딱은 릴리안을 욕망하지 않았다.
그가 관심을 가지는 건 오직 갤러리 뿐.
그는 그저 24시간갤창앰생똥글주작념글에환희를느끼는 순수한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무심한 것도 아니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있다면, 그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왔다.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압도적인 능력 또한 가지고 있었다.
저런 힘을 가지고 저렇게 깨끗하고,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오래 전부터 주딱에게 흥미가 있었다.
아니, 흥미인 줄 알았었다.
“아으.”
다시 한 번 심장이 크게 박동했다.
무심코 돌려 마주한 거울 속에 릴리안은, 누구보다 서큐버스 같았다.
더는 사람들의 욕망과 관심이 그녀에게 주식이 되지 못했다.
그 대신 주딱을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들고 심장이 세차게 뛰었으니.
“잠깐, 잠깐만?”
릴리안의 머릿속에 한가지 가능성이 스쳐갔다.
서큐버스는 사랑을 모른다.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알게 된다면...
더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욕망과 관심, 접촉 따위로는 살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종족 본능을 거스른 변종에게 내려지는 일종의 형벌 같은 것.
“아 설마...”
순애 서큐버스는 오직 짝사랑 대상을 통해서만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릴리안이 이를 깨닫는 순간, 그녀는 그만 입을 작게 벌린 채, 얼굴이 터질 듯 붉어져 있었다.
*
“안 돼, 절대 안 돼!”
페니가 돌연 소리를 질렀다.
방에서 나온 건조기가 자신도 집에 머무르게 해달라는 말을 꺼낸 바로 직후였으니.
“페니?”
“말파이트 잘 봐, 서큐버스야! 너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흠, 그건 그렇긴 하지.”
건조기를 힐끔 보자, 건조기는 나를 빤히 바라보다 후다닥 시선을 피했다.
“저거 봐!”
페니는 그 모습을 가리켜 소리를 질렀다.
확실히 요망하긴 했다.
사람들이 이를 봤다면 간이고 쓸개고 빼줄지 모를 아름다움이었다.
근데 그렇다기엔 페니도 자기 스스로 색욕이니 뭐니 하지 않았던가?
“너무 그러지 마. 갈 데 없다잖아.”
갈 곳 없다는데 내치긴 좀 그렇다.
게다가 도시에서 생활도 불가능했다.
적당히 예쁘면 이를 이용이라도 할 텐데, 저 외모라면 나라도 무너뜨리겠다.
문제는 건조기는 그걸 이용할만한 성격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건조기 종족 때문이라면, 걱정할 거 없어.”
페니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서큐버스라는 그녀의 종족 때문이었으니.
“왜?”
나는 책장에 가,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제목은 ‘건전한 이성 연애 방법’.
겨울 거리에서 남녀가 목도리를 같이 두루고 있는 게 표지인 건전한 책이었다.
“...이게 왜?”
알콩달콩한 귀여운 연애책.
어떠한 문란함도 찾아볼 수 없다.
페니는 이를 멍하니 바라보다 나를 올려다봤다.
물론 갑자기 가져왔으니 이상할 법도 하겠지.
“잘 봐.”
나는 그 책을 들고 고개를 푹 숙인 건조기에게 불쑥 내밀었다.
“!!!”
그러자 일순간 건조기가 자리에서 고양이처럼 튀어오르며 뒤로 멀어졌다.
그러더니 한 눈에 봐도 보일 정도로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외쳤다.
“주, 주딱님 왜 갑자기 그런 야한 책을 보여주시는 거예요?”
이거면 설명은 끝이다.
“... ...야한 책?”
페니는 그 반응에 한참동안 굳어 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건조기는 책을, 정확히는 목도리를 커플이 함께 두른 부분을 가리키며 비명을 질렀다.
“세상에 하늘 아래 남녀가 바깥에서 목도리를 함께 두르다니...!”
“...그냥 귀여운 커플이잖아?”
“외설적이에요. 야해요! 어, 어떻게 저런 책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세상에.”
그건 집에 있기 위한 연기가 아니었다.
순도 백 프로 진심이었으니.
페니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내게 시선을 돌렸다.
“뭐야?”
“그게 내가 생각을 해 봤거든?”
건조기의 저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열을 확인한다고 이마에 손등이 닿았을 때, 우연찮게 손가락이 스쳤을 때도 저랬다.
자기 야짤을 올렸을 때보다 몇 배는 더 강렬한 반응이었으니.
“서큐버스는 기본적으로 야하잖아.”
“그렇지?”
서큐버스 특, 야하다.
모르면 외워라, 이건 공식이었다.
아무리 변종인 건조기라고 해도 여기에서 빗나갈 수 없었다.
다만 건조기는 여태 행동을 보건데, 그녀는 일반적인 서큐버스의 행동을 싫어했다.
대신에 커플간의 정신적인 교감, 풋풋한 연애에 미친 듯이 얼굴이 빨개졌으니.
“자.”
“헉.”
내가 실험삼아 건조기의 볼을 검지와 엄지로 살짝 잡아당겼을 때였다.
“허, 허으 허어억, 헤에엑.”
건조기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더니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페니는 그 모습을 유심히 내려다보더니 이윽고 묘한 표정으로 날 돌아봤다.
“안 위험하지?”
“...응, 그렇네.”
전혀 서큐버스답지 못한 모습이 오히려 믿음을 주었다.
페니의 동의까지 얻어 건조기는 당분간 벙커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 받았다.
“분명 내 기억 속에 서큐버스들은 저러지 않았는데...”
고민에 잠긴 페니를 두고, 나는 건조기를 업어다 침대에 던졌다.
문제는 벙커 내 지낼 방이 없다는 것.
“벙커를 또 업그레이드 해야 하나?”
사실 방 자체는 많았다.
하지만 여러 종족의 갤럼들이 주는 선물을 받다보니 지낼 공간도 부족했다.
기껏해야 거실 겸 부엌, 페니의 방과 내 방이었던 것이 전부.
“가격이 너무 비싼데.”
사실상 업그레이드는 공간 확장용 개념보단 내구성의 의미가 컸다.
가격이 껑충 뛰는 것도 한몫했고.
“아니면 앞마당을 지을까.”
아예 만일을 대비한 제2의 피난처이자 창고 개념의 벙커를 만드는 것도 좋아 보였다.
물론 위기에 쳐했을 때 어떻게 이동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었지만.
“두 번째 벙커는 아예 도시와 떨어진 곳에 세워야겠다.”
대략적인 구상만 해두고 있을 무렵이었다.
[개념글: 아라크네 찾았다!!!]
(숲 동굴 입구 근처에 찍힌 아라크네 짤)
아라크네를 잡고 큰 돈을 벌 거야!
(일루와잇! 사냥꾼 콘)
[추천1451] [비추천201]
- 아 ㅅㅂ 내가 먼저 찾을랬는데
- 아 ㅋㅋ 사막에서 찾고 있었는데 ㅈ같네
- 장소 공유 좀 해라
ㄴ 작성자) ㅋㅋ 네!
“오, 아니 벌써 찾았다고?”
정신 조종을 걸었다고 추측되는 변종 마수를 발견한 글이 올라왔다.
*
켈리어튼 참치여왕 인질극 사건.
총알이 없어 금방 정상화 된 일이었으나, 우습게 볼 일이 아니었다.
무려 현상금 1등의 실력자였다.
그런 남자가 정신 조종을 당할 정도였으니, 당연히 사냥꾼들은 아라크네 잡기를 무서워했다.
- 제가 같이 잡아드릴게요, 위치 공유점^^
ㄴ 작성자) 쪽지로 보내드렸습니다!
ㄴ ? 쪽지 시스템도 있음
ㄴ 없음 병신아 안 준다는 소리잖아
ㄴ ㅅㅂ
- 저거 조작 짤임 아라크네는 절대 저런 숲에서 나오지 않음 ㅇㅇ
ㄴ ㄹㅇ?
ㄴ 그런 거 없는데 뇌피셜 싸지르누
ㄴ 사실 아라크네는 숲에서 사는 거 맞음 내가 긁으면 발끈해서 위치 말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ㄴ ?
ㄴ 오
아니, 무서워 했었다.
현상금 가격이 세 배로 뛰고, 섬광탄 지원을 약속해주기 전까지는 그랬다.
“아라크네면, 반은 인간 반은 거미 아닌가?”
여태껏 섬광탄 하나면 웬만한 마수들은 손쉽게 정리되었다.
게다가 아라크네는 상체는 사람이었으니.
결국 섬광탄 앞에서 무력할거라고 예상했다.
[제목: ㅋㅋ 먼저 졸업합니다]
(동굴 속 아라크네를 조우한 짤)
(섬광탄을 던져 터뜨리는 짤)
이거 잡고 돈 많이 모아서 은퇴할거임 ㅋㅋ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그녀에게 꼭 고백해야지
[추천1344] [비추천303]
- ㅅㅂ 부럽네 걍 죽어
- 섬광탄 터지면 겜 끝났네...
- (그럼 죽어 콘)
그리고 곧 섬광탄을 건네받은 사냥꾼이 곧바로 동굴 속으로 진입했다.
-아아아!
섬광탄이 터진 후, 동굴 속에서 찢어지는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잡았네.”
짤 속 아라크네는 어떠한 견제도 못한 채, 금방 사냥꾼에게 거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사냥꾼이 손쉽게 거미 다리를 밟고 인간의 모습을 한 상체 앞에 도달한 순간이었다.
“...음?”
뭔가 이상했다.
대장격 변종 마수가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왜 동굴 속 어떤 마수도 발악하거나 움직이지 않지?
마치 길을 터주고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
무언가 의도된 연출 같다는 생각이 들 무렵이었다.
-
- 저거 왜 눈이 없누?
아라크네가 돌연 몸을 비틀었다.
그에 검날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아라크네의 모습이 얼핏 비추어 보였으니.
“눈이 없네?”
콧등 위로 전부 갑옷 같은 것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당연히 섬광탄도 통할 리가 없었다.
- 아니 마수가 함정 판 거임?
얼핏 지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수는 존재했다.
몰려 다니며, 후퇴할 줄 아는 어인들이 그 예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저주도 다룰 줄 알고, 아예 함정까지 파 기다리는 변종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푸욱!
사냥꾼의 몸을 아라크네의 손이 관통함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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