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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가 나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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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용사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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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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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개념글에 저절로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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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성검은 지금 파딱 곧죽흡의 고성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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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어그로인 게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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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그럴싸하게 꾸민 가짜 용사겠거니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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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용사 ㅇㅈㄹ 말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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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ㅋㅋ 성검 주딱한테 있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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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성당성당아... 자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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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ㄹㅇ 그냥 숨죽이고 있으면 되는데 계속 깝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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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갤러리 반응도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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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성당의 이미지는 비호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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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번의 사태 이후로 아예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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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어그로를 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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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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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목에 어그로 하나는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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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에 해당 념글을 클릭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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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당에서 용사 나옴(진짜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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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 성직자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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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바이럴 아님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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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성당에서 용사 발표하길래 뭔 또 헛짓하나 싶어서 관심가진 갤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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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옆에 서 있는 용사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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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손에 들린 아드리안 성검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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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진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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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캐 했누 시발련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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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5512] [비추천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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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시발 이게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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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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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깨진 도자기 농민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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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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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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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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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용사라고 소개하는 은발의 남자가 쥔 검은, 정말 성검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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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충격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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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에 성공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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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곧죽흡 성에 유기, 아니 잠깐 맡겨두고 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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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고도의 눈속임인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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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용사 성검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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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이거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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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죽어도흡혈: 자는 사이에 도망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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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죽어도흡혈: 내 죽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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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곧죽흡의 증명으로 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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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내 친환경 조명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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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진짜면 주딱은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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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이 잡았을 때 빛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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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저 용사란 애도 성검 빛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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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주딱 빛마법 다뤘는데, 그냥 성검에서 빛나는 척 조작한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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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댓글창은 곱창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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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성당의 어그로다 라는 의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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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인정했고 성검까지 있는데 진짜 용사가 아니냐는 쪽으로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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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때를 기회삼아 성당에서 입장문을 발표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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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사 임명식을 진행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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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황 파벨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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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을 들고 있는 용사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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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하늘께서 용사를 임명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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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성검과 함께 불현 듯 우리 성당을 방문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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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인 저는 하늘의 뜻에 따라 그를 정식 용사로 인정하는 임명식을 진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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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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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민 모두가 참석하여 하늘께서 정해주신 용사의 정당성을 지켜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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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5512] [비추천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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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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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진짜 용산갑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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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 그거 전설 같은 거 아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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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진짜면 주딱은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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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작성자) 주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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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작성자) 하지만 하늘이 정해주신 용사는 하나뿐이니, 주딱은 가짜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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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근데 주딱도 빛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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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ㄹㅇ 저것보다 빛났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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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근데 교황이 맞대잖아. 주딱이 빛마법으로 주작쳤을 가능성도 있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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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용사 임명식을 계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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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기서 용사의 정당성이 입증된다면, 자연스레 나는 가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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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가짜를 넘어 성검을 가지고 가짜 용사 행세를 했다는 죄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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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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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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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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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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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용사가 아니었니, 가짜니 하는 이야기들에겐 큰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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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용사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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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거 갤러리랑 관련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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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는 난 짤 속의 은발의 용사에 대해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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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으읍... 어디서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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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용사에 어울리는 잘생긴 외모에 찬란한 은발의 미남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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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낯이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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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남자를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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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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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용사님 여기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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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대기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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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파벨리오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은발의 용사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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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용사라 불린 남자는 성검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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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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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긴장하지 마십시오. 곧 온 세상 앞에 용사가 되실 것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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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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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교회의 정당한 물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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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황도, 용사라 불린 눈앞의 남자도 모두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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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성검에선 빛이 난 적이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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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빛이 난 것처럼 조작한 것은 바로 교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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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파벨리오는 마치 진짜 용사를 대하듯 극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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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 아니 다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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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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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라. 진실은 중요치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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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별로 상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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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리오는 다리안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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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뱀처럼 씨익 미소를 지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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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성검을 가지고 성당에 찾아왔을 땐,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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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지시 아래, 성당이 가짜 용사 만들기를 시작하고 있을 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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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다리안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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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드리안의 성검을 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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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웠다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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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버려져 있던 걸 잡았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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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기진맥진해 보이는 성검을 그저 잡아들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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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는 용사 같은 게 아니고. 성검도 우연찮게 잡았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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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우연이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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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벨리오는 이를 절호의 기회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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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에게 있어야 했을 성검이, 바로 다리안의 손에 있다는 게 중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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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넌 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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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검에서 빛이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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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야 마법으로 만들면 돼. 내가 널 용사라 칭했다면, 넌 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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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빛은 나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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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리오는 천천히 몸을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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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용사 임명식을 통해 정당성을 얻고, 다시 권력을 되찾고 말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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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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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갤러리가 없던 먼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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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손짓 한 번에 무고한 사람도 죽여버릴 수 있던, 마치 신처럼 돌아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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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꼴보기 싫은 그 주딱이란 놈도 영영 몰아내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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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예 죽여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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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갤러리도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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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리오는 그 달콤한 미래를 생각하다가 천천히 미소를 지우며 다리안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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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잊지 마십시오.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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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끝으로 파벨리오는 곧 있을 임명식에 대비해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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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 다시 덩그러니 남겨진 다리안은 천천히 성검을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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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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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빛은 전혀 나지 않지만, 이건 명백한 아드리안의 성검이 맞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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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건 그의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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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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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은 성검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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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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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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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라는 남자가 나타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임명식까지 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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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사 임명식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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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교황 파벨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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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갤러리 내 가장 관심도가 높은 용사 떡밥글을 보며 나는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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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용사. 이 익숙함은 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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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도 그 생각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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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봐도 저 용사라는 남자를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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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피엘프: 주딱주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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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피엘프: 정말 이대로 두고만 볼 거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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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죽겠지: 뭐, 필멸자들끼리 난리치는 것도 재미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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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죽겠지: 조금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이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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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죽겠지: 괜찮다면 내가 대신 가서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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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켜보는 파딱들의 걱정에도 나는 별다른 조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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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사 임명식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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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황 파벨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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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에 선 다리안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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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앞에 서서 모두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교황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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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려준 용사, 다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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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당의 대표이자 하늘의 뜻을 받들어, 다리안을 용사로 임명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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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이 성검을 들어올리자 성검에서 밝은 빛이 나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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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임명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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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남자를 불렀고, 남자가 성검을 쥐자 밝은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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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빛이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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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쥐었을 때 본 밝은 황금색에 비하자면, 탁하고 인위적인 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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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래에 모인 사람들은 크게 환호하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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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ㅂ 이쯤되면 진짜 용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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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캬캬캬 드디어 용사 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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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수 학살 드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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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주딱 해명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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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ㄹㅇ ㅋㅋ 아직까지 이 악물고 못 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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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내버려두고 있자, 각종 분탕, 도배 등등 모여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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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피엘프: 아오 주딱시치 바보 멍청이 말미잘이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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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피엘프: 당장 밴 안때리고 뭐하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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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딱들의 걱정에도 나는 여전히 짤 속의 용사라는 남자를 들여다보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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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영상 속 교황이 크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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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용사의 자격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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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부름에 따라 다리안을 용사로 임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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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드디어 시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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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살아서 이걸 다 보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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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부름에 따라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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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흐릿했던 이목구비가 제대로 보이는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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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사람 그때 광장에서 봤던 사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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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 어디서 많이 들었다 했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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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페니와 산책을 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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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용사라 불린 남자가 광장에 쓰러져 있던 부랑자였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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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다리안 잘롯이라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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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참치캔과 코트를 건네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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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상 속 다리안은 정확히 그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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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익숙하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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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한테 뭐라고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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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은 허겁지겁 참치캔을 먹은 뒤, 떠나기 전 내게 무릎을 꿇고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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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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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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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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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성검이 교황의 몸을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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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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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게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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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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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발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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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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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솟구치는 짙은 선혈만이 이게 사실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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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당혹감에 침묵하는 그 순간, 다리안의 표정이 삽시간에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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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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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착해보이는 미소를 지우고, 소름끼칠 정도의 무표정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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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검을 뽑아 교황을 단상 아래로 차버리고 시스템을 똑바로 응시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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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님께 영광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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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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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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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얼타는 그때, 용사가 성검을 하늘 높게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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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눈앞에 시스템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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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슬롯 1칸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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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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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지정 가능한 대상이 1명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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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지정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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