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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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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여왕님: 아빠랑 모든 게 똑같아

주딱*: 그런데 공작이 아니다?

참치캔여왕님: 응, 직감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어

말투도 생김새도, 기억도 모두 그녀의 아버지, 오필리아 공작이 맞았다.

비록 나이가 들었을지언정 얼굴원형은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까.

하지만 참치여왕만큼은 이를 의심하고 있었다.

“패륜여왕아 그게 무슨 소리니...”

느닷없는 채팅에 의아했다.

하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이 세상에는 유니콘만 제외하고 온갖 해괴한 것들이 다 살아 숨쉬는 곳 아닌가?

공작인데 공작이 아닌 것은?

“도플갱어인가?”

난 자연스레 와이번 사건을 떠올렸다.

바깥에서 주술을 부려 마법사로 위장해 스파이짓하던 그때를.

“그럼 와이번 데려오면 되겠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검증하는 것이다.

공작을 감시 대상으로 두고 와이번을 데려오는 것이다.

“만약 와이번이 못 추려낸다면?”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저번 주술은 이미 들통났었다.

그런데 또 주술로 도플갱어를 만들었을까?

와이번이 주술 말고 다른 것에도 반응할지는 미지수였다.

게다가 참치여왕을 제외하곤 모두가 공작이 맞다고 믿는 상태.

주딱*: 가짜라고 확신할 수 있음? 그럴만한 증거도 있고?

참치캔여왕님: 증거는 없어...

참치캔여왕님: 전부 직감일 뿐이야. 저 사람은 내 아빠가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참치여왕의 생각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참치여왕이 저렇게 확신에 차 말했던 적이 없었으니까.

“제일 좋은 방법은 자백하게 만드는 건데.”

누가 나 스파이 맞아요. 하고 자백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때 방법이 떠올랐다.

“어, 그거라면...?”

정확도도 떨어지고, 허점도 많다.

하지만 모르면?

모르면 맞아야지가 가능한 물건.

심지어 날 올려치기하는 이 세계관에서라면 먹힐지도 모른다.

주딱*: 님아 내가 도와줄 수 있을 듯

참치캔여왕님: 정말?

주딱*: ㅇㅇ 대신 사용하기 전에 내가 적어둔 말은 꼭 해야함

[물품을 해당 위치로 배송했습니다!]

나는 상점에서 물건 하나를 구매했다.

이른 새벽.

전날 저녁부터 이어진 파티의 열기는 식어갈 줄 몰랐다.

그녀는 밝게 빛나는 왕성을 바라보다, 어두운 정원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 파티를 더 안 즐겨도 되겠니?”

홀연 듯 나타난 아버지.

그리고 의심 중인 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

“네, 아버지와 오랜만에 산책하고 싶어요.”

“그래. 너는 어렸을 때부터 산책을 좋아했지. 하자꾸나.”

“...감사해요.”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정원 사이를 거닐며, 에블린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았다.

공작가가 망하기 이전, 위태롭지만 평화로웠던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아서.

“왜 그러니?”

“그냥... 다 꿈만 같아서요.”

전쟁이 터지고 모든 게 어그러졌다.

가족은 전부 실종되고.

친했던 하녀나 하인들은 죽거나 사라졌다.

모든 의욕이 사라진 그녀를 건져 올린 건, 주딱이었다.

돌연 침대를 사겠다며 나타나 참치캔 100개를 준 이상한 존재.

‘주딱이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그녀의 친구가 되어 외로움을 지워주고.

여왕으로 만들어 모든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다.

주딱은 그녀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외로움을 지워낼 순 없었다.

속 깊은 곳에 가족에 대한 갈망이 끊이지 않았으니까.

“저는 모두 세상을 떠난 줄 알았어요.”

자상했던 아빠도, 아끼던 둘째 셋째도 다 죽은 줄만 알았다.

그런 와중에 불현듯 나타난 공작에 그녀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에블린은 여왕이었지만, 한때는 어린 공작 영애였으니까.

“그래서 정말 꿈만 같아요.”

에블린은 발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그 모습에 오필리아 공작이 다가와 자상하게 에블린을 안아주었다.

“아버지는 여기 있다. 꿈이 아니야. 우린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거란다.”

에블린은 공작의 품에 고개를 기대었다.

따뜻하고 든든한 품.

공작임에도 언제나 자상하고 나긋나긋했던 목소리.

아니, 사소한 발걸음 행동, 기타 모든 요소가 그가 진짜 공작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서 에블린도 헷갈렸다.

“아뇨.”

하지만 에블린은 곧 천천히 품에서 떨어져 고개를 숙였다.

“응?”

“이건 역시 꿈이 맞는 것 같아요.”

아니, 속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이제 그녀는 어린 공작 영애가 아닌 일국의 여왕이니까.

[물품이 배송되었습니다!]

그때 시스템의 글귀와 함께 야외 탁자에 무언가 나타났다.

손 모양대로 움푹 팬 묘한 철제 물건이었다.

에블린은 그걸 품에 받아 들었다.

“아빠가 실종되고 10년도 훌쩍 지났어요.”

“그래, 나는 그동안 마경에서 마수와 싸우며 살아남았단다.”

“네, 분명 그랬으리라 믿어요.”

에블린은 그것의 말에 동의했다.

아빠는 전쟁에서 죽지 않았을 거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마수들을 베어넘기며 끈질기게 살아남았겠지.

그렇기에 절대 마수 따위에게 협력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술로 흉내내긴 너무 어려웠죠? 아빠는 모두가 존경하는 공작이셨으니까.”

공작의 도플갱어를 만들 수는 있겠지.

하지만 금방 들통났을 것이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작은 습관에 금방 들켜버리고 말겠죠.”

“에블린, 그게 무슨 소리니.”

“그래서 직접 고문하고 정보를 캐내며 오래도록 흉내 냈을 거예요.”

진짜 공작처럼 보이기 위해.

그래서 홀연 듯 나타났을 때, 인간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에블린은 품 속에 안아든 물품을 이리저리 가동시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과거 기억, 습관 모든 것을 물었겠죠. 하지만 아빠는 절대 대답하지 않으셨을 테고요.”

그러니까 아빠를 흉내 내는 저것이 나타나기까지 오래 걸렸던 거지.

에블린은 확신했다.

저건 아빠가 아니다.

하지만 에블린의 의심에도 그것은 당황하지 않았다.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구나. 그래서 에블린 네가 의심하는 거야.”

오히려 정확히 오필리아 공작이라면 했을법한 말을 흉내 내었다.

“나는 마경에서 살아남으면서도 오직 에블린, 너만 생각했단다.”

“네, 저도 그랬을 거라 생각해요.”

“에블린.”

에블린은 근처 야외 테이블에 앉아 탁자 위에 그 물건을 올려두었다.

움푹 페인 홈에 손을 끼워두는 것.

거짓말 탐지기였다.

에블린을 눈을 감고 말했다.

“저도 아빠를 엄청 사랑해요.”

-띠링!

경쾌한 소리와 함께 긍정을 뜻하는 소리가 기계에서 흘러나왔다.

“에블린, 오해를 푼 거니?”

사랑한다는 말에, 그것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맞은편에 앉았다.

에블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에블린은 탐지기를 돌려 그것의 앞에 올려놓아, 손을 끼워두었다.

“이건 뭐니?”

자상하게 묻는 목소리에, 에블린은 조용히 작동 버튼을 누르며 생각했다.

주딱*: 질문하기 전에, 내가 알려준 말은 꼭 해야 함

주딱이 당부했던 말을.

에블린은 이해할 수 없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척 속여 물으면 되는 거 아닐까?

그럼 거짓도 들통날 텐데.

하지만 의문도 잠시 그녀는 주딱이 시킨대로 질문에 대답했다.

“진실 판별 마도구.”

“...뭐?”

“네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하는 마도구야.”

에블린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변했다.

더는 그 목소리에 아빠를 대하는 귀염성은 없었으니.

“혹시 가짜가 아닐까 의심하지 마. 이건 주딱이 직접 만든 대마법의 창조물이니까.”

주딱의 대마법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심지어 마수조차도.

차분했던 그것의 얼굴이 일순간 일그러졌다.

하지만 어떻게든 침착을 유지하려고 했다.

“에블린 장난이 지나치구나. 이건...”

“장난 아니야.”

그리고 기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거짓말할 생각은 마.”

“...”

“거짓을 고할 시, 고전압이 마도구에서 흘러나와 널 태워죽일 거니까.”

에블린은 천천히 손을 뗐다.

그것은 입을 꾹 다물었다.

단지 거짓말 탐지기와 에블린을 말없이 노려볼 뿐.

“빼도 돼. 하지만 빼면 넌 공작을 기만한 마수로 인정하는 거겠지.”

“에블린 왜 이렇게까지...”

에블린은 입을 꾹 다물었다.

눈앞에 마주하는 그것은 아무리 봐도 공작이 맞았다.

그래서 못 믿었다.

“아빠가 실종된 지 10년도 훌쩍 지났어.”

“그래, 내가...!”

그것은 말하려다가 마도구를 내려다보며 움찔했다.

날씨를 조율하고 마나 없이 대폭발을 일으키는 주딱의 창조물.

순간 다급히 입을 닫은 그때, 에블린이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기억 속의 아빠와 똑같이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그런데 어린 에블린이 기억하는 공작의 습관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똑같다?

“에블린, 습관은 원래 자기 자신도 모르는 법이다!”

하지만 그것의 말도 맞았다.

늙어 죽는 그 순간까지도 변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고작 그 이유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버지.”

에블린은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달린 채로, 어쩐지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한 번도 아빠를 아버지라 부른 적이 없어.”

에블린은 장녀였지만, 사랑받는 딸이었다.

그리고 공작은 출정 당일까지도 에블린을 사랑스런 딸이라고 불렀다.

“이...!”

모든 게 수틀리자, 그것의 얼굴이 흉악하게 번질 즘이었다.

“로이드.”

“옙.”

에블린이 누군가를 부르자, 곧 수풀에서 기사 하나가 쏜살같이 튀어나왔다.

-서걱!

그리고 그것이 반응하기도 전에 목을 깔끔하게 베어냈다.

공작은 가짜였다.

공작을 연기하던 그것은 곧 슬라임처럼 녹아 흘러내렸다.

“아으...”

그때 에블린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이고 여왕님, 괜찮으십니까?”

그에 로이드가 다급히 부축하며 참치캔 하나를 꺼내 건넸으나.

에블린은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아...”

아니, 사실 괜찮지 않다.

억지로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이 멋대로 들춰진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사랑해 마지않던 참치를 거부한 것부터가 이미 인정한 거나 다름이 없었으니.

“여왕님...”

로이드는 어쩔 줄 몰랐다.

그저 몸을 숙여 에블린을 다독여주려던 그때였다.

“크아아아!”

순간 괴성이 메아리쳤다.

로이드가 다급히 등을 돌리자, 그것이 몸을 거대하게 부풀렸다.

변장이 풀리며 원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이런 망할 것들이, 감히 날 시험해?”

거대한 로브를 두른 해골의 모습.

“리치...?”

저주받은 마법사, 리치였다.

책에서나 나왔던 오래된 마수의 모습.

기사조차 상대하기 힘들다던 리치에, 로이드가 다급히 검을 꺼내 목을 베어냈다.

-까드득!

아니 베어내려 했다.

하지만 강철검조차 리치의 뼈를 베어내지 못했으니.

이윽고 리치가 낫을 꺼내들어 주변을 거칠게 베였다.

“큭!”

로이드가 에블린을 안고 피했으나, 그게 전부였다.

“로이드!”

그의 허벅지가 베여 더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으니.

숨어 있는다고 갑옷을 입지 않았던 이유가 컸다.

“그래 좋다. 생각보다 똑똑하군. 이렇게 정체를 들키다니.”

리치는 들킨 것 치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결국엔 너도 헛똑똑이였군.”

기사 한 둘? 잡는 거 일도 아니다.

더군다나 파티로 흐트러진 환경이면 더더욱.

“도대체 뭘 믿고 이곳에 기사 하나만 부른 거지?”

리치가 미소를 지으며 낫을 크게 들어올린 그때였다.

“바보.”

“뭐?”

“넌 이 나라를 정말 내가 건국했을 거라 생각해?”

리치를 목전에 두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 인간 여자.

그 모습에 리치가 돌연 섬뜩함을 느꼈다.

마치 그녀의 뒤편으로 아득한 무언가가 눈을 번뜩이는 것만 같았다.

그때 리치의 발아래로 그림자가 서서히 거대해지기 시작했으니.

리치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하늘로 든 그때였다.

“...!”

하늘에서 거대한, 미치도록 거대한 강철판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