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459 lines
12 KiB
Markdown
Raw Permalink Blame History

This file contains ambiguous Unicode characters
This file contains Unicode characters that might be confused with other characters. If you think that this is intentional, you can safely ignore this warning. Use the Escape button to reveal them.
냥인족 마을은 투박하다.
가난하단 소리였다.
집조차도 기울거나 구멍이 나고, 오래되고 약한 게 대다수.
당연히 칼바람을 막아주진 못한다.
그랬는데.
“눈이 그쳤어?”
마을 촌장, 라이나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중얼거렸다.
눈보라치던 회색빛 하늘이 걷혔다.
처음으로 그 너머의 따스한 햇빛이 느껴졌다.
이건 기적이었다.
모두가 당황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때, 무언가 내려오기 시작했으니.
[건설을 시작합니다.]
[완공까지 00:09:59...]
거대한 철 기둥.
그리고 알 수 없는 진흙같은 무언가와 벽돌 등.
온갖 자재들이 마을 중심부에 내려와 꽂히기 시작했다.
- 쿵!
“냐아아악!”
“종, 종말이다냥!”
냥인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혼란에 잠겼다.
하지만 라이나만큼은 그 풍경을 눈에 담았다.
뼈대가 지어지고 근육이 붙으며, 마지막으로 외관인 살까지 더해졌다.
그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생명체가 탄생하는 듯한 신비로움 마저 느껴졌다.
[스마트팜, 식물 공장 건설 완료!]
폭죽 소리와 함께 알림이 나타났다.
그리곤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듯, 하늘이 닫히고 시스템이 사라졌다.
마치 그 건물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것 마냥.
그때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던 냥인족 사이로, 한 고양이 수인이 펄쩍 뛰며 외쳤다.
“초, 촌장 여기여기!”
“응?”
“주딱한테서 연락 왔어!”
주딱, 그 이름에 라이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이 알려지지 않은 오지에 저런 게 내려오는 건 주딱만이 할 수 있었다.
라이나는 다급하게 고양이 수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 그래. 뭐라고 말씀하시든?”
“그게...”
주딱*: 제대로 보냈나 모르겠네
주딱*: 이상한 사람 아니고 루미하고 친분이 있는데 도와주려고 연락했음
주딱*: 혹시 마을에 나랑 대화 가능한 냥인 있음?
“!”
라이나는 불현 듯 루미를 떠올렸다.
오래 전, 먹고 살기 위해 마을을 떠나 산 아래로 내려간 수인족.
‘그때 광고하던 것도...
역시, 주딱님을 만났구나.
주딱은 루미를 통해 마을의 사정을 알게 된 게 분명했다.
하지만 라이나는 위치를 들켰다는 것에 두려워하기보단 희망을 느꼈다.
주딱은 루미 이전에 마가렛을 구해준 은인이었으니까.
“저... 주딱님, 제가 이 마을의 촌장이에요.”
라이나는 용기를 내어 나섰다.
그러다 아차 싶었다.
채팅이 아닌 말로 해봐야 주딱이 어떻게 듣는단 말인가?
너무 긴장한 탓에 실수를 했는데.
주딱*: ㅇㅋㅇㅋ 반갑습니다
“어떻게?”
주딱에게서 답장이 돌아왔다.
최근 갤러리 레벨업을 하며, 갤럼의 실시간 영상 공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라이나가 놀라기도 잠시, 마을 중심에 서 있는 건물을 바라봤다.
‘주딱님이 어떻게 이 위치를 아셨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종족의 생존.
어쩌면 저건 일종의 제단, 여신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 자신이 촌장으로서 해야할 것은 주딱의 심기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며.
종족의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오는 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으니까.
“주딱님 저희가 무엇을 하길 바라시나요?”
이미 두 명이나 목숨을 빚졌다.
그리고 캣닢과 츄르까지도.
최대한 두려움을 누르고 말을 걸자, 주딱에게서 곧장 답장이 돌아왔다.
주딱*: 딱히 없는데?
“...네?”
주딱*: 말 그대로 루미한테 사정 듣고 도와주려고 온 거임
주딱*: 저 스마트팜도 그런 용도고
“스마트팜...”
라이나는 속마음이 복잡해졌다.
공물이나 무언가를 받치는 제단이 아니었다고?
주딱은 그걸 스마트팜이라 불렀다.
하지만 난생 처음 듣는 용어는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게 만들었다.
과연 저게 좋은 것일까, 위험한 것일까.
주딱*: 일단 다 들어가보실?
그때 주딱의 요구가 들어왔다.
“촌장, 어떻게 할거냥?”
“우린 촌장 결정을 따르겠다냥.”
근처에 순진무구한 눈망울로 자신을 바라보는 어린 냥인족들이 말을 걸어왔다.
라이나는 평소 침착했던 표정마저 무너질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들어가겠습니다!”
선택지가 없었다.
정말 악한 마음을 먹었다면, 반항의 여지도 없이 다 진작 죽었겠지.
라이나는 용기를 내어 그 네모나고 새하얀, 공포스러운 건축물 앞에 섰다.
‘창문이 하나도 없어.
저 안에선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떨리는 손을 억누르며 문을 연 그 순간이었다.
“아아?”
천국.
라이나의 눈에 들어온 건, 천국이었다.
*
스마트팜.
“똑똑하시잖아.”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건, 자연의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실내에 지어진 식물 공장의 경우, 작은 공간 내에서도 대량의 재배가 가능했다.
햇빛도 양분도, 온도나 물까지도.
전부 인공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했으니.
주딱*: 마음에 듦?
이 모든 걸 냥인족을 위해 만들었다.
가능하다면 인간 도시에서 살아가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그렇다면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곳에서, 가능케 만들어주면 될 뿐이었다.
“사실상 투자지.”
종족의 보존과 갤럼들의 생존.
사실 그런 걸 떠나서 고양이 미소녀가 굶어 죽게 내버려두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서포트용으로 지어줬는데.
라이나: (냥인족들이 휴식 공간에 모여 행복하게 졸고 있는 짤)
주딱*: 마음에 든 거 같아 다행이네
라이나: 마음에 드냐고요? 여긴 천국이에요!
너무 좋아했다.
그런데 과도하게 좋아한 나머지, 아예 집을 다 버리고 스마트팜에 눌러 살기 시작했다.
“뭐 나쁠 건 없긴 하지?”
지하 1층까지 총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그중 1층이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론상 저 건물 안에 박혀서 평생을 살 수 있었다.
냥인족들은 소파나 빈백에 녹아 흘러내리고 있거나.
아파트처럼 높게 세워진 식물 사이를 뛰어다니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라이나: 정말, 정말정말 고맙다냥!
라이나: 주딱한테 집사 허가제를 내어주겠다냥
라이나: 진짜 묶어다가 뽀뽀하고 싶다는 신성모독적인 말은 ㄴㄴ다냥
주딱*: ?
라이나: 죄, 죄송해요! 그게 이 녀석들이 멋대로 채팅을...
그리고 예상하진 않았지만, 냥인족들은 나름 내게 호감도 있었다.
“나쁘지 않지.”
갤럼에게 미움받아서 좋을 것도 없다.
별 대수롭지 않게 잘 되었다고 여겼다.
물론 스마트팜의 문제 아닌 문제도 있었다.
바로 전기로 사용할 마나석이 없다는 것.
“물론 갤러리에서 구할 수 있긴 한데...”
냥인족들은 돈이 없다.
그렇다고 경단 구하려고 마수를 찾는 순간, 숨어다닌 의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건 이거 나름대로 해결책이 있었다.
[제목: ㅇㅎ) 오운완 토끼족 야짤 모음...jpg]
작성자: 세상을정화하리라
(야생 수컷 고블린의 격렬한 운동 짤)
[추천1] [비추천31]
- 아 씨발아
- 진짜 이새끼들은 왜 사라지질 않는거냐
- 작성자 씹새야 너도 피폭되면서 왜 이런 짓을 하는거냐
ㄴ 작성자) 그야... 재밌으니까...
예시로 이런 혐짤이 올라왔을 때.
야행성인 냥인족들이 해당 글을 잡아다가 내게 보고하는 것이다.
집사를찾았어: ‘세상을정화하리라’ 집사, 여기 분탕 인간 잡았어
주딱*: ㅇㅇ ㄱㅅㄱㅅ
[102p를 획득하셨습니다!]
혐짤일수록 포인트 수급량이 높다.
물론 하루에도 혐짤을 여러 번 보면 그다지 좋진 않지만.
이걸 냥인족들이 대신 잡아다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갤질을 하지 않던 냥인족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주딱*: 고생했음 굳
[주딱*님이 34경단을 지급했습니다!]
집사를찾았어: 냐아악!
집사를찾았어: 고마워!
냥인족은 평생을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다.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전술핵, 할카스 따위는 냥인족들에게 조금의 내상도 입히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갤질하면서 포인트도 벌리지.”
눈에 불을 켜고 글을 찾아다니니, 당연히 그만큼 포인트 수급량도 늘어난다.
“뭐, 냥인족 숫자가 적긴 하지만.”
적어도 수수료 값은 매꾸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 아니 뭐 어디서 다 찾아 삭제하는 거임?
- 사복기사들이라도 깔려있음???
- 와 요즘 갤러리 클린해서 개좋네 ㅋㅋㅋ
- 주딱 ← 일 존나 잘하면 개추 ㅋㅋ
게다가 갤럼들의 만족도까지.
[제목: 꼬리]
작성자: 집사를찾았어
(꼬리를 살랑거리는 움짤)
ㅎㅅㅎ
[추천12] [비추천0]
- 와 고양이 귀여워요!
- 요즘따라 고양이 사진 자주 올리시네
- 그런데 뭔가 꼬리가 너무 큰데?
[제목: 말랑 귀]
(좌우로 쫑긋거리는 고양이 귀 움짤)
귀엽냥?
주딱 만지고 싶지 않냥?
[추천3] [비추천0]
- 요새 갤에 왤캐 털이 날리냐
ㄴ ㄹㅇ 고양이 짤 수상하게 자주 올라오네
ㄴ 주딱 뭐 고양이키움? 언급 많네
그리고 묘하게 고양이짤, 즉 자기 꼬리나 귀 짤을 올리는 빈도가 늘어났다.
게다가 짤을 올리며 덧붙이는, 묘하게 대담한 말투나 표정까지.
“그만큼 좋으시단 거지.”
배고픔에서 벗어나 도파민이 생겨 그렇구나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사실 무엇보다 내 관심사는 다른 곳에 쏠려 있었다.
[고양이풀]
정말 고양이 풀.
마법사와 마녀들이 환장하는 재료 중 하나.
고양이 수인족 거주지에 나타나는 특성을 가진, 희귀한 풀이다.
씹었을 때 적당한 단맛과 쓴맛이 난다.
“신기하네.”
바로 냥인족들이 내게 대량으로 선물한 풀, 고양이풀이었다.
“주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기후를 따지지 않고 냥인족 서식지 근처에 자라는 풀이었다.
고양이가 먹을 수 있다는 의미의 고양이풀이 아닌, 진짜 고양이풀.
세갈래 잎이 뻗어난 일종의 잡초였다.
특히나 결정적인 건, 이 풀이 마녀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에 있었다.
포션마스터가될거야: 이건... 신기해요!
어쩌면 이걸로 여태껏 없던 새로운 형태의 포션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책에서만 보던 풀인데... 어떻게 얻으셨어요 주딱님?
주딱*: 고양이들이 대량으로 주던데?
포션마스터가될거야: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녀 콘)
새로운 형태의 포션.
즉, 고양이 수인족의 특성에 어울리는 포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슬럼프 왔다더니만 잘 됐네.”
최근들어 포션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들었는데, 잘 됐다.
“근데 냥인족 관련 포션이면 도대체 뭐가 나오는 거지?”
냥인족 관련 포션이라니, 짐작도 안 간다.
스마트팜 영상을 멍하니 들여다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을 즘이었다.
곧죽어도흡혈: .
곧죽어도흡혈: ..
곧죽어도흡혈: ...
주딱*: ?
문득 곧죽흡에게서 채팅이 왔다.
그것도 알 수 없는 무의미한 채팅들을.
“엥?”
가끔 채팅이야 보내오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또 신박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 이러는건가 다음 채팅을 기다릴 즘이었다.
곧죽어도흡혈: 우잉...
“이 말투는...”
묘하게 익숙한 말투.
곧죽흡이 분열했을 때, 착죽흡이 내던 말인데?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질 그때였다.
- 쿵. 쿵.
곧죽어도흡혈: 우이잉
다시 한 번 채팅과 함께, 벙커 문을 누가 두드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