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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항상 속이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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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제대로 먹기도 힘들었으며, 누울 때면 구역감이 몸을 타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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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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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의 사제들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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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없어서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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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로 몇 번이고 교육과 체벌을 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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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그때를 회상하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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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성녀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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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받쳐 신을 모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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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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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레아의 증상을 호전시킬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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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아는 그 말을 언제나 철썩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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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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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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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넬이 멸망한 지가 언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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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열 살에 성녀로 발탁되어 반평생을 성녀로서 살아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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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에 넘어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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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리까지 멍청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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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이 원인이란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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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제대로 먹지 못한 게 원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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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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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가 뭐든지 주무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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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얌전히 고개를 숙여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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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주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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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를 누르는 더 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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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 같은 가짜 신이 아닌, 진짜 신, 주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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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주딱은 내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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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내 마음 알아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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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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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뽀뽀 딱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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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ㄴ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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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장난도 받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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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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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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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인간과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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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있다면 주딱과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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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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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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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라 부르는 주딱의 신물을 복용한 지 10분즘 지났을 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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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혀 있던 속이 거짓말처럼 개운해지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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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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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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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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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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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눈에 띄게 빠르게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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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이 말하던 악마의 장난이란 헛소리를 믿는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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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자신을 평생 괴롭히던 소화불량이, 이렇게 단번에 낫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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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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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몸 속에서 무언가 역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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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주춤거리며 탁자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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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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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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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찌 자력으로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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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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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속쓰림에 당황하던 레아가 구토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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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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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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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검지만한 크기의 검은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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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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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놀란 토끼눈으로 한참을 그걸 응시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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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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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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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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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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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분명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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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난 레아는 그대로 다급하게 채팅을 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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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주, 주딱주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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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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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도, 도와줌. 도와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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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에서 진짜 무언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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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법 사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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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를 가지고 만들어낸 사념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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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 속에서 마나를 빨아먹으며 기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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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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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으로 찾아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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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짝성녀에게 소화제를 준 지 10분 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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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가 흑마법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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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죽겠지: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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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죽겠지: 아무래도 누가 의도적으로 심어둔 듯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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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용용이에게 자문을 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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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은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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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에서 누가 건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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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레아에게 흑마법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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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레아는 성녀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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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누가 성녀를 마음대로 조종하기 위해 흑마법을 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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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게 사념체라 자연적으론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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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당신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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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은 자연적인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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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아득히 먼 미래의 의도된 의학 기술이 몸 속에 들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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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사념체가 발광하다 죽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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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짝성녀의 머리 위에 갑자기 천사의 헤일로가 나타난 것도 그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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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억누르던 사념체가 사라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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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힘을 해방시켜 성녀로 만든 것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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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재능이 풀려났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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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건 다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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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보) 갤러리 성녀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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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주둔지를 거닐고 있는 성녀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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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머리 위에 떠 있는 헤일로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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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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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랑 모닥불 앞에서 밥쳐먹다가 순간 다들 벙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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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하나를 꿇는 기사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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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 무릎 꿇어서 일단 나도 넙죽 엎드리긴 한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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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님 언제 성녀 지명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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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7312] [비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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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짤인데 눈이 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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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신성하고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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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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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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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짜 주딱이 임명했나 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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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가 주황빛으로 반짝이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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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옆에 노란색 딱지가 붙어 있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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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주딱 마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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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갤러리 성녀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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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녀까지 있으면 이제 완전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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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에 성녀에 영물에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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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이제 균열에 반격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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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음침한 짐꾼만 있으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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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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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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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전체가 성녀임을 철썩같이 믿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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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헤일로가 주딱 딱지 색이랑 똑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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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마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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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헤일로에 주딱 마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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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데 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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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은 복잡하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론 잘 됐다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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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젠 치료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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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감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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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 머리 위에 떠 있는 헤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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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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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주딱, 나만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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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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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레아는 당당하게 다리안이 있는 텐트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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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갤러리에서 소문이 퍼졌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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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성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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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께서 직접 선택하셨다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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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임명한 성녀라는 오해 덕에, 성당 기사들이 막아서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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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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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가득 찬 목소리로, 레아는 다리안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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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는 가슴팍에 모은 채, 눈을 천천히 감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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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빛이 폭발하듯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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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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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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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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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진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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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저 반짝이는 빛에 대한 배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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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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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 빛이 폭발하듯 커졌다가, 곧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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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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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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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에서 레아가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응시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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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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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큰일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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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귀염뽀짝성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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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성녀 정면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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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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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물 있으면 해결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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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나 도와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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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1909] [비추천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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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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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했어요(약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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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 댕청미있네요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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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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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갤러리에 글을 올린 뒤, 냅다 기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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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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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녀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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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할 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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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그 다리안조차도 완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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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성녀라고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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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온 결과는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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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힘을 빌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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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에다 축복을 빌어 먹인다면 가능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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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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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달라고 하면 될 텐데,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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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몇분 쯤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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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염뽀짝성녀) 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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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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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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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눈을 떠 바닥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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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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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두 손을 꼭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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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뭐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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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하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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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ㅋㅋ 주딱 물건 내어놓을 때까지 기도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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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분 즘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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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염뽀짝성녀) (고개를 빼꼼 내미는 성녀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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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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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ㅋㅋㅋㅋ 뭐 이리 당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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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얼탱이 없어서 귀엽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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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짝 성녀는 다시 힐끔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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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되자, 다시금 눈을 감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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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도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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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밈은 금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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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모두가 보는 념글에서 숭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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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를 말해줄까 하다가, 치료부터 우선 마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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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1알] - 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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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을 안전히 배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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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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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던 뽀짝성녀의 정수리에 항생제가 톡 떨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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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뽀짝성녀의 표정이 세상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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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곤 곧 항생제에다 축복을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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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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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거는 게 쉬운 일은 아닌지, 조금 피로해진 채로 약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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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리안의 입 속에 넣은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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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주 – 다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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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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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전 –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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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의 완쾌 알림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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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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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한 알 붙었다고 이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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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떨해하던 그순간, 시야에서 뽀짝성녀가 일순간 사라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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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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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을 다한 뽀짝성녀가 탈진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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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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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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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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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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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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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본인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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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해서 쓰러진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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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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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힘을 끌어다 쓴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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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무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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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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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풀렸다고 바로 그렇게 힘을 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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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무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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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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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레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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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딱에게 도움이 되었으니까, 그걸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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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딱님...”
|
||
|
||
주딱과 잠깐 지내보면서 성향을 깨달았다.
|
||
|
||
주딱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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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실패하거나 실수해도 관대했다.
|
||
|
||
[못하면 마는 거지. 억지로 하지 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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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딱의 채팅이 아직까지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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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못해도 괜찮다니...”
|
||
|
||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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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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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는 마치 안식처를 찾은 기분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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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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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은 장난기가 찾아온 듯, 주딱만 보면 어리광을 피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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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딱님이랑 가까운 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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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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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심은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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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친구가 없었던 레아는 그 감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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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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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자각없는 음산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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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딱*: 님 깨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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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불현듯 주딱이 나타났다.
|
||
|
||
레아는 후다닥 몸을 일으켜 채팅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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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염뽀짝성녀: 나 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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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ㅇㅇ 덕분에 잘 해결됐네 ㄱㅅ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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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사력을 다해 다리안을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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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돌아온 건 고작 잘했다는 한마디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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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칭찬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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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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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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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에게 대가없는 노동은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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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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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레아의 머리 위로 무언가 우르르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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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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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당황하며 손을 마구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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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무언가 떨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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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손에 잡힌 건 부드럽고 폭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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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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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이었다. 그것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옷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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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일단 잡히는대로 사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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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걸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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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짝성녀: 나 주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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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 ㅇㅇ 이제 그 넝마도 그만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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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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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자신의 성녀복을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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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옷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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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이딴 옷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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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이 준 옷이 천 배는 예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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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그 자리에서 곧장 옷을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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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두근거림은 가라앉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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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이 기쁨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냅다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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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에 자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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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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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과 얼마나 친한지 볼 수 있도록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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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잔뜩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은 채, 게시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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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딱이 옷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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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갤러리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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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몇 명만 보고 부러워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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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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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ㅁㅊ 옷 존나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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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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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설마 그 글이 개념글 최상단에 올라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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