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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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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훤히 보이는 식당 홀 내부.
여자애 홀로 긴 테이블 끝에 앉아 식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우음...”
손에 쥔 나이프질이 어색했다.
아니, 그것 말고 모든 게 그랬다.
이 모든 상황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당장 며칠 전까지만 해도 썩은 빵을 먹을까 말까 고민했었으니까.
- 주딱*) 어떰?
그때 허공에 글자가 나타났다.
갤러리의 관리자, 주딱이었다.
핀은 오물거리던 입을 다급하게 넘긴 후,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맛있어요. 거짓말이 아니라 이 모든 게 꿈만 같아요.”
한낱 밑바닥 출신 고아가 하루아침에 대저택에서 고기를 썰고 있었다.
당연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냥 대저택도 아니야.
주카데미.
마치 동화 속 저택 같았다.
게다가 이 고기도 그랬다.
주딱님 정도면 고기라도 격이 다른 걸 먹는 걸까?
- 주딱*) 얼마 안 함
ㄴ 주딱*) 함박 스테이크 세트 판매하는 거 보고 산 거임 ㅎㅎ
“함박...? 세트 판매...?”
잘은 모르겠지만, 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핀은 마치 자신이 여왕님 같다고 여겼다.
“그러고보면 여왕님도...”
주딱의 인도를 받았다고 들었는데.
주딱의 손길이 닿으면, 그 누구든 꼭대기에 서게 되는 걸까?
핀은 물끄럼 창문 밖 정원을 내다봤다.
주카데미 앞은 며칠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당장 지금만 해도 경비원과 사람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으니.
“왜, 왜 안 된다는 거야!”
“아니, 주딱님께서 공지를 안 올리셨는데 제가 그럼 된다고 합니까?”
정원 입구에서 거칠게 항의하는 사람들부터.
“나도 고아다. 어? 고아 차별하냐?”
“어르신,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자기도 주카데미에 가입할 거라며 떼를 쓰는 노인들까지.
심지어는 도시 밖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조차 있었다.
목적은 다 같았다.
모두 이 주카데미에 들어오기 위해서.
“으음...”
핀은 그런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아름다운 정원과 넓은 대저택, 그리고 왕성 부럽지 않은 내부까지.
기숙사동에 잘 곳도 있고, 본관 식당 홀에는 산해진미가 삼시세끼 올라온다.
“천국...”
마치 천국과 같았다.
이곳 모두가 멸망한 세상의 사람들이었다.
그런 세상에 주카데미가 들어섰다.
이상향이자, 유토피아적인 공간.
상상만 할 뿐인 공간을 직접 목도하고 있으니, 안달이 날 수밖에.
심지어 조건도 간단했다.
[제목: 주카데미 들어가는 법 알려주세요 ㅠㅠ]
(주카데미 대저택 짤)
이 짤 보는 순간 바로 반해서 입학하고 싶은데, 따로 방법이 없을까요...? ㅠㅠ
저 나름 왕성에서 일하고, 돈도 좀 무리하면 마련할 수 있어요...!
[추천12] [비추천2]
- 일단 팩트는 님은 글렀다는 거임
ㄴ 작성자) ? ㅠㅠ
- 일단 공개된 조건은 있음
ㄴ 작성자) 뭔데요? 제발 말해주세요!!!
ㄴ 일을 못 할 어린 나이여야 됨
ㄴ 작성자) ?
ㄴ 고아면 더 좋고. 돈도 없어야 함
ㄴ 작성자) 네???
ㄴ 팩트) 팩트다
ㄴ 안 믿기지? 나도 그럼 ㅅㅂ
가난하고 어려야 한다.
스스로 자급자족이 안 되는 고아여야 한다.
- ㅅㅂ 뭐 이딴 조건이 있음?
- 고스펙 자본 요구는 봤어도 이건 뭐임?
- (멍청하게 눈을 뜬 엘프 콘)
핀은 생각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 가치로 따지면 하등 쓸모가 없는 단점들이.
이곳에 들어오는데 유력한 조건이라니.
- 주딱*) 핀핀아...
그때 주딱이 나타났다.
자신의 이름을 두 번 붙여 이상하게 부르면서.
“네, 네?”
핀은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돌렸다.
며칠간 봤지만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주딱이라니.
귀족을 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만 같았다.
그때 주딱이 푸념을 늘어놓듯 핀에게 하소연을 남겼다.
- 주딱*) 왜 떡밥이 안 식는 걸까
“네에?”
- 주딱*) 진짜 모름
그래도 확실한 건 알았다.
“...”
핀은 입을 꾹 다물고 미소를 지었다.
주딱은 분명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리라.
자신의 영향력만 빼고.
*
보육원을 지을 돈을 냈다.
그러자 시스템이 아카데미를 지어버렸다.
“아니.”
사람이 할 말이 많은데, 말문이 막혔을 때 나오는 아니.
그게 딱 내 기분이었다.
갤러리? 보지 않아도 상황이야 뻔했다.
- 주딱은 어서 입장문을 올려라!! [2]
- 미소녀 주딱 야짤 그려옴.jpg [412]
- 저기서 한 번 생활하는 게 평생 소원이다 진짜... [5]
- 이세계 주카데미 갤러리 일동은 선언합니다... [14]
“열창났네.”
멸망한 중세였다.
갤러리의 등장으로 청결, 식사, 편의 기타 여러 방면에서 발전했다지만
그래도 중세의 기본틀은 지니고 있었다.
개 더럽다는 소리였다.
“어쩔 수 없긴 하지.”
도시가 현대처럼 기획되어 세워진 게 아니었다.
좁은 골목이 많고 길 또한 제멋대로 나거나 이어진 부분이 많았으며
동화나 영화처럼 집이 아름답거나 예쁘지도 않았다.
비가 오면 바닥은 각종 오물과 섞여 더러운 진흙바닥이 되기 일쑤였으니.
- 이젠 너 망한다고 진짜 열라고!!!
- 제발 조건이라도 말해다오...
- ㅇㅋ 이렇게 나온단 거지? 진짜 나 개방해도 된다는 걸로 받아들인다
ㄴ 뭐를 ㅅㅂ
시간이 지나며 잠잠해지긴 커녕 사람들의 아우성만 커져갔다.
결국 하는 수 없이 공지글을 작성했다.
[공지: 나다]
작성자: 주딱*
자자 진정진정
다들 너무 과열했네
일단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보셈
자 따라해보셈 후~ 하 후~ 하
[추천7421] [비추천4951]
- 시발아
- 지금 우리 농락하는거임? 죽어
- 진짜 목조르고 싶네
- 지금 이 상황에 장난이 나옴? 진짜 주딱은 진지함이란 게 존재하지 않음?
그리고 더 열창났다.
용용죽겠지: 분탕글들이 너무 많이 올라오는 구나...
풀피엘프: 와 ㅎㅎ 잘 탄다에요
파딱들도 더는 어쩔 수준이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충격을 받을만큼 어마어마한 글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어, 열 받네?”
아카데미 땅? 내 거.
아카데미 건물 건축? 내 돈.
누굴 들이든 내 마음 아닌가?
[공지: 차렷]
작성자: 주딱*
(주딱의 장터 짤)
(장터의 민족 짤)
(갤러리 오목 짤)
(빨간 버튼에 손가락 얹는 짤)
[추천9999+] [비추천0]
- 앗 ㅎㅎ
- 라고 할 뻔~
- 주딱님 저희 다 장난이잖아용 ㅎㅎ
다행히 내 언변은 화려했고
나는 논리적이었다.
수많은 갤럼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는데 충분한 자질이 있다는 소리였다.
- 이, 이건 폭정이야!!!
ㄴ 헉
ㄴ 주딱*) (콧수염 독재자 콘)
물론 소수의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열기가 한층 사그라들고 나자, 갤러리도 진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주카데미 떡밥은 살아 있었다.
[제목: 알고 있었으면 개추 ㅋㅋ]
(주카데미 외관 짤)
애초에 주딱이 합법적으로 땅을 샀고
그 공터에 직접 지은 건물임
거기서 춤을 추든 오목을 두든 하프엘프미소녀임을 밝히든 자유임
애초에 주딱이 공공으로서의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ㅇㅇ
그냥 인정하셈
나도 개같은 현생에서 벗어나서 주카데미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고
일단 나부터 ㅋㅋ
[추천1021] [비추천102]
- 팩트는 밴입니다~
- ㅅㅂ 어떻게 아니겠냐고...
- 근데 왜 합법적임을 강조함? 불법이었다고 해도 니가 뭘 어쩔 수 있는데 ㅋㅋ
ㄴ ㅅㅂ
ㄴ 작성자) (중지 올리는 개구리 콘)
[제목: 본인 방금 주카데미 입학하는 상상함 ㅋㅋㅋ]
나 고아라고 무시하던 상점 주인들(버튼, 벤자민, 클라우드) ㅋㅋㅋ
바로 찾아가서 학생증 보여주고 ㅋㅋㅋ
놀라서 잘못했다 미안하다 하지만 이미 늦었음 ㅋㅋㅋㅋ
바로 과거 기록들 찾아서 주딱한테 보고해주고
각각 30일 밴, 60일밴 갈겨주고 ㅋㅋㅋ
특히 과일가게 주인 클라우드 ㅋㅋㅋㅋㅋ
제발 살려달라고 내가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데
어림도 없지ㅋㅋㅋ 바로 999일 사실상 영구밴 동시에 똑같이 썩은 사과로 명중! ㅋㅋㅋ
아 생각만 해도 기분좋네 ㅋㅋㅋㅋㅋ
아 참고로 나는 엘프고 민트초코 좋아해!
자기 전에 민트초코 먹고 자야지 ㅎㅎ
(엘프 대표 이미지 짤)
[추천5931] [비추천1021]
- 존나웃기네 씨발 ㅋㅋㅋㅋㅋ
- 막줄 씹 ㅋㅋㅋ
- 클라우드 씹련아 너는 사과해라 진짜 ㅋㅋ
- 엘평인 척 하는 인평인 척 하는 엘평
ㄴ 역겨움은 역시 대황프
ㄴ 누가봐도 인간이잖아요...?
“아니 이건 마음 아픈데.”
차라리 욕을 했으면 모를까
아쉽다며 올리는 글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저런 반응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없었다면 모를까
눈앞에 건물이 떡하니 있는데,
“원래는 시범삼아 적당히 받아보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어차피 이번에 시스템 강화를 거치며 크게 손해가 없기도 했고
무의미한 음식 나눔을 이어나갈 바에, 이런 보육원에 투자하는 게 맞아 보였다.
같은 금액이 나가더라도 더 현명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니까.
[공지: 주카데미 관련 공지]
작성자: 주딱*
ㅇㅇ 인원 모집합니다
단계별로 늘려나갈 생각이고, 지금은 1차 인원 모집함
동시에 주카데미 유지를 위한 알바, 아니 직원도 구할 생각이니까
1. 말머리 주카데미로 설정하고 입학/고용 신청글 남기기
2. 추후 올라오는 공지보고 지원 분야 확인 후 이력서 넣어주면 ㄱㅅ
적당히 보고 신청해주쇼
[추천9999+] [비추천0]
- 세상이... 밝아졌다...
- 인끼얏호우!!!!!
- 혹시 엘프도 가도 되나요?
- 진짜 뽀뽀마렵게 하네 ㅇㅇ;
ㄴ 주딱*) ㄴㄴ;
그래서 결국 다시 받았다.
핀: 그럼 호, 혹시 저도...
주딱*: ㅇㅇ 신청서 넣으셈 받아줄게
핀: 가, 감사합니다! 친구도 불러올게요!!
“친구?”
나는 고민하다 핀에게 옷을 한 벌 건넸다.
핀: 저 이 옷은...
주딱*: 그 친구도 데려오면 입학시켜드림
핀: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갤러리 레벨만 13이었다.
초창기와 비교하면 포인트 수급처도 다양하고 양도 많았다.
“아카데미 정도야 돌릴 수 있지.”
핀의 친구 정도야 충분히 받아줄 수 있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주카데미/제목: 신청]
작성자: 4.444.404
(무뚝뚝한 표정으로 브이하고 있는 여자애 짤)
주딱
여기에 있었구나?
아이피 4.444.404.
“엥?”
칠죄종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