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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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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사흑련의 초절정 고수, 소남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어느 순간 나머지 초절정 둘과 연락이 끊겼다. 아마 그 목숨 역시 끊어졌을 터.
정파 측에서 지원을 보내리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그 시기가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
‘아마 남궁세가 놈들이겠지.
항주로 오기 전 들은 말에 의하면 현재 남궁세가에 남아있는 고수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그 얼마 남지 않은 고수가 당장 지원을 올 줄도 몰랐고, 무엇보다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동료들이 당할 줄은 정말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눈치조차 채지 못할 만큼 맥없이 당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도박을 해야 한다.
타고 온 배는 당연히 부서지든 빼앗기든 했을 것이다. 즉, 바닷길이 막혔다.
그렇다고 정파의 영역을 가로질러 사흑련까지 향하는 것은 무리수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무사히 탈출할 확률이 터무니없이 낮다.
‘그나마 인질극이 가장 확률이 높아.
해벽문의 여운적은 지원 온 놈들의 눈치를 봐야 할 테고, 그 지원을 온 놈은 거의 확실히 남궁세가 소속일 것이다.
그들의 성향으로 봤을 때 양민을 인질로 잡는다면 무작정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점 하나만은 확실했다.
‘체면이나 차리는 멍청한 놈들이니까.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인질을 잡고, 배를 준비하라 협박한다.
도시 한가운데서 초절정의 고수가 날뛴다면 피해가 터무니없이 커지는 만큼, 놈들이 자신을 그냥 보내줄 가능성이 아주 적지는 않았다.
소남은 즉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당장 배를 준비해라! 우리를 얌전히 보내준다면 이놈들에게 손대지 않으리라 약속하지!”
소남은 긴장한 채 상황을 살폈다. 어떻게 나올 거냐. 이리저리 눈을 굴리는데 문득 포위망이 순식간에 갈라졌다.
그 사이를 태연하게 걸어오는 한 인물.
무뚝뚝한 낯으로 다가온 사내가 소남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귀찮다는 듯 뒷통수를 벅벅 긁어댄다.
“아니, 뭐. 병신이세요?”
“…뭐라고?”
“걔네가 누군데요.”
소남의 눈이 흔들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인지 일대가 술렁였다.
“네, 네놈의 눈에는 무고한 양민들이 보이지 않는단 말이냐…!”
“그쪽이 잡아놓고 왜 헛소리지?”
사내가 픽 웃었다. 약간 짜증이 어린 저 표정. 정말로 양민들을 일절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소남은 다급해졌다.
“네게는 사람의 마음이 없는 거냐!”
이제는 대답조차 않는다. 그저 말없이 검을 뽑아들었다.
스릉-, 그 소름 끼치는 소리에 주변 무인들이 동요했다. 오히려 여운적이 사내를 말렸다.
“자, 잠시만…! 일단 대화를…!”
“잡았다.”
잡았다? 뭐를?
퍼버벅-! 물기 어린 고기를 꿰뚫는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소남의 신형이 순식간에 하늘로 튕겨져 날아갔다. 본능적으로 가랑이를 가린 무릎이 시큰거린다.
“크윽…!”
정말 간신히 막아냈다.
기겁한 소남은 공중에 뜬 채 아래를 보았다. 수하들의 가랑이부터 머리까지를 무언가가 꿰뚫었다.
‘바위 기둥…?
깨닫는 순간 눈앞에 사내의 신형이 나타났다. 소남이 황급히 양손의 인질들을 앞세우려 했으나, 어느새 인질들은 그곳에 없었다.
“허?”
터억-, 상황이 반대가 됐다. 사내의 손이 소남의 목을 붙잡았다.
“모레 치 교보재로 쓰려고 했는데. 영 마음에 안 드네.”
“자, 잠시…!”
뿌득-! 소남의 목이 꺾였다. 싸늘한 시체가 된 그의 몸뚱어리가 땅에 처박혔다.
밤을 밝히는 횃불. 그 위에 선 서준이 쯧쯧 혀를 찼다.
“이제 다 끝난 거죠?”
서준의 물음에 여운적이 긴장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내일은…, 교보재가 하나 남았고. 모레쯤 떠나면 딱 맞겠네.”
“…그리 알고 있겠소.”
대답을 들은 서준은 허공에서 유유히 걸음을 옮겼다. 해벽문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여운적이 그의 등을 향해 물었다.
“진심이었소?”
“뭐가요?”
“양민들이 어찌 되든 상관 없다는 식의…, 그 말들 말이오.”
서준이 고개를 돌렸다. 별다른 감정이 실리지 않은 그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여운적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서준이 픽 웃었다.
“설마요. 다 연기죠.”
그 말을 끝으로 서준의 신형이 사라졌다.
여운적은 한동안 걸음을 떼지 못했다. 서준의 마지막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전부 연기라….
진심일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고개를 털어낸 여운적이 외쳤다.
“모두 해산해라! 부상자는 한 곳에 모아 중상자부터 치료한다!”
짧은 밤이 지났다.
*
살아남은 마지막 무인, 통칭 내일 치 교보재는 최선을 다했다.
그는 전투 도중 깨달음이라도 얻었는지 무려 34라운드를 버텨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교대로 번갈아 가며 교보재를 상대했다고는 하나, 춘봉과 남궁수아 역시 고된 일정을 소화해낸 것은 마찬가지.
어느새 그 실력이 쑥쑥 늘어 이제 강기를 꽤나 자유롭게 다루는 것이 가능해졌다.
생각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다.
아마 신록환을 섭취하며 내공량이 말도 안 되게 늘어난 것이 주요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강기를 훨씬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었고, 그것이 가파른 실력의 상승을 불러일으켰겠지.
원래 뭐든 많이 해봐야 느는 법 아닌가?
내공이 많으면 그만큼 강기를 다뤄볼 시간 역시 늘어나니 실력이 늘기 딱 좋은 조건이다.
그 위로 실전에 가까운 훈련까지 더해졌으니, 둘의 실력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슬슬 가볼까.”
그렇게 교보재와의 신나는 훈련을 마친 다음날. 일행은 해벽문을 떠났다.
해벽문에 머무는 동안 생선을 원없이 즐긴 춘봉은 아주 기분이 좋았다.
“검인해가 분명…. 복건성이랑 절강성 사이였을걸?”
그녀는 경공으로 이동하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너도 보면 놀랄 거야. 나도 어릴 때라 기억이 확실하진 않은데, 그게 진짜…. 크으…!”
잔뜩 들뜬 춘봉의 모습에 서준이 픽 웃었다.
검신이 남긴 검흔이라….
서준 역시 꽤나 기대됐다.
요즘 들어 신뢰도가 약간 낮아지긴 했어도 태양을 베어낸 검신의 검은 진짜였다.
그가 등선하기 전 남긴 검흔은 과연 어떨까. 그것을 보면 무언가 깨닫는 것이 있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잠깐 하다가, 그냥 춘봉이랑 놀았다. 뇌를 비우고 논 탓에 다른 고민은 들지 않았다.
일행은 여행을 즐길 겸 주변을 구경하며 사흘 정도를 이동했다.
그렇게 도착한 한 도시. 놀랍게도 도시를 포함한 현의 이름 자체가 검인현이었다.
검신이 남긴 검흔을 따라 현의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무인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니까. 관광 명소 같은 게 되어버려서 근처 도시들도 꽤 발전한 편이야.”
남궁수아의 설명이었다. 그녀 역시 이전에 검인해를 본 적이 있다는 모양이다.
잠시 무림을 떠돌 때 궁금해서 와봤다나?
“앗, 거기까지. 스포는 안 돼용.”
“수포?”
“미리 들으면 재미 없다고.”
서준은 싱글벙글 웃으며 검인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검인해에 가까워질수록 사람이 많아졌다. 인산인해 정도는 아니지만,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어야 할 정도는 됐다.
“흠.”
고민하던 서준은 이내 춘봉과 남궁수아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어머?”
남궁수아가 살짝 눈을 뜨며 서준에게 기댔다. 춘봉은 그냥 대롱대롱 들렸다.
서준이 그대로 땅을 박찼다.
투웅-
허공을 밟으며 사람들 머리 위를 뛰어가니 시선이 몰려든다.
“고수…!”
“누구지? 혹시 아는 분이신가?”
서준은 신경 쓰지 않고 높이 솟은 절벽 위로 뛰어올랐다. 꽤나 가파른 절벽인지라 사람의 수가 확실히 적었다.
탁-, 절벽 위에 내려선 서준은 춘봉과 남궁수아를 내려준 채 허리를 쭈욱 폈다.
“으음…! 바다 냄새.”
바람에 실려온 짠내와 함께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보인다.
높이 솟은 태양과 큼지막한 구름,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를 보던 서준이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래서 그 검흔이라는 건 어디 있는 거야?”
검으로 무언가를 새겼다면 아마 근처에 있는 절벽들 중 하나일 터. 서준이 절벽을 살피자 춘봉이 실실 웃었다.
“히히, 바보.”
“뭣.”
“저기 봐.”
춘봉이 손가락 끝으로 바다를 가리켰다. 당연하지만 그곳에는 푸른 바다가 있었다.
“봤는데?”
서준이 멍청한 표정을 짓자 춘봉이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저게 안 보여?”
조금 더 자세히 봤다. 끝없는 수평선이 둘. 멍하니 생각하다 문득 깨달았다. 수평선이 어떻게 두 개지?
“어?”
당황한 서준이 땅을 박찼다. 퉁-! 하늘 높이 솟구쳐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욱 확실히 보인다.
“이게 뭔….”
두 개의 수평선. 높은 곳에서 보니 알겠다. 바다를 가로로 길게 가로지르는 검흔이 하나 있다.
서준은 다시 절벽으로 내려와 춘봉과 남궁수아를 안아든 채 땅을 박찼다.
콰아아아앙──────────!!
발밑으로 바다가 빠르게 스친다. 꽤 먼 거리를 이동하고 나서야 서준은 검흔을 발아래 둘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네 진짜.”
바다 한가운데가 텅 비어있다. 바닷물로 이루어진 협곡이다.
고도를 낮춘 서준은 바다 사이 빈공간을 유심히 살폈다. 딱히 남아있는 예기 따위는 없었다. 다가가도 베이는 일은 없을 터.
“이건….”
협곡 사이로 들어서니 벽처럼 세워진 바닷물이 보인다. 유리벽에 막힌 듯한 형태지만,
찰박-
손을 대보면 바닷물이 만져진다.
“이런 거구나.”
자신이 이전에 혼원일월공으로 벽을 세운 것과는 다르다. 그런 방식은 유지하던 힘을 거두면 즉시 무너져내린다.
“이거 언제쯤 만들어진 거야?”
남궁수아가 답했다.
“이백 년쯤 된 걸로 알고 있어.”
서준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협곡을 빠져나왔다.
바다로 이루어진 절벽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알 수 있다. 바닷물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원래 자연의 이치가 그렇다는 듯 검흔과 바다가 어우러졌다.
‘태양을 베었을 때와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조금 더 확실히 알겠다. 이것 역시 개념 자체를 베어낸 것이다.
그러니까, 심검(心劍)의 일종.
현경의 무인들이 어째서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지는 몰라도, 일단 그게 다행이라는 건 확실히 알았다.
이런 놈들이 중원을 마음대로 돌아다녔다면 아마 옛날 옛적에 대륙이 산산조각 나지 않았을까?
스릉-
서준은 충동적으로 검을 뽑아들었다.
기신경에 얕게 발을 담그자 일순 전능감에 머리가 뜨거워진다.
‘바다를 벤다?
동시에 황운신검의 검로를 따라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쩌어어어억───────────
저 먼 곳의 수평선이 둘로 갈라졌다. 일순 바다의 밑바닥이 드러났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당연하게도 둘로 갈라진 바다는 다시금 하나로 합쳐졌다.
우르릉───────!!
그 충격으로 인한 해일은 덤이다. 하늘까지 닿을 듯한 해일. 그 앞에 선 서준은 머릿속이 간질거리는 것을 느꼈다.
‘심검은 아직 요원하지만….
서준이 손을 뻗었다. 거대한 해일이 하늘을 가려 일순 밤이 찾아왔다.
바닷가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서준은 해일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멈춰라.”
해일이 그대로 굳어졌다. 시간이 멈춘 듯 일말의 움직임조차 없다.
그 모습을 보며 서준이 픽 웃었다.
“여행이 좋긴 하네.”
원래 이런 소소한 깨달음들이 쌓여 드높은 경지를 이루는 것이다.
여행을 즐기는 것만으로 경지가 높아지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흘러가는 삶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 그것이 정파의 무(武)다.
*
“동쪽에서 중앙을 거쳐 서쪽으로?”
총군사 제갈통의 눈이 지도를 훝었다.
‘심지어 그 선두에는 화경의 무인을 내세운다라….
너무 과감한 수다. 자칫 잘못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이미 북해빙궁이라는 전력이 이탈한 상황. 도대체 무엇을 노리기에 이런 무모한 수를 둔다는 말인가?
“그들이 향하는 경로에 무언가 특별한 점은 없습니까?”
수하가 답했다.
“파악된 바로는 없습니다. 다만 서쪽에 전력이 집중되었던 만큼 동쪽을 지키던 무인들의 피해가 큽니다.”
“그중 주요 인물들은?”
“화산의 청료, 아미의 보중, 무당의 허백과 허량, 팽가의 팽주현, 남궁의 남궁연입니다.”
“전부 사망한 겁니까?”
“사망이 확인된 것은 아니나, 전부 행방이 묘연하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