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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의 천풍대 소속 환배호는 길잡이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전장에서 중히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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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안내를 따라 이동하면 적 병력을 피해 본대를 기습하는 것이 가능했고, 은밀히 이동하는 보급대를 타격하는 것 역시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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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신이 내린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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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파의 병력은 감숙을 관통하는 황하를 기점으로 북으로 치고 나가며 기련문을 고립시킬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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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의 총군사가 말하길 서쪽에서 승세를 굳혀 단번에 본진을 뚫겠다 하였으니. 밤의 어둠을 틈타 적의 본대를 기습할 정예 부대의 역할이 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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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 정예 부대의 길을 밝혀내는 환배호의 역할 역시 아주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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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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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배호는 사흑련의 경계를 뚫고 정예 부대를 적의 본대 가까이로 안내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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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밤은 길다. 적들이 안심하고 있는 틈을 타 고수들을 일망타진할 절호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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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배호가 고개를 끄덕였고, 부대를 이끄는 무당파의 초절정 고수 현극이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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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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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무인들이 원거리를 타격할 수 있는 무공을 꺼내들었다. 현극 역시 뽑아든 검에 내공을 집중하며 힘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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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순간, 현극이 검을 휘두르는 것을 기점으로 무수한 공격들이 사흑련의 본대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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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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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악-! 거대한 폭발 사이로 들려오는 비명 소리. 현극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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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단번에 쓸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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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극이 앞장섰다. 검을 뽑아든 그가 날 듯이 달려 사흑련의 주둔지에 뛰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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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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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그를 반긴 것은 수많은 허수아비들이었다. 허수아비들의 머리에 붙은 부적. 곧장 깨달은 현극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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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함정이다…! 모두 물러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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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한발 늦었다. 기련문의 진법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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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놈들! 사마 군사의 예상을 벗어나질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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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서 울리는 목소리와 동시에 일대의 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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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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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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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극의 낯이 희게 질렸다. 현재 사흑련의 주둔지에 파고든 것은 말 그대로 정예 부대. 단번에 잃는다면 손실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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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길을 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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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극이 태극혜검을 펼칠 준비를 했다. 동시에 거대한 폭발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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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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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련문의 진법이 풀렸다. 딱히 한 게 없는 현극은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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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사이에 숲이 초토화됐다. 아무래도 사방을 포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흑련의 무인들은 기겁을 하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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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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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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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볼 수 있었다. 한 사내가 손을 휘두르자 사흑련의 무인들이 단숨에 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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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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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마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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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의 뒤를 쫓아 날아온 세 마인이 각각 공격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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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사내를 노린 공격이었지만, 공격이 빗나가니 근처에 있던 사흑련의 병력들이 쓸려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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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수라장 속에서 슬쩍 뒤로 빠진 현극이 필사적으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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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배호! 환배호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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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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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후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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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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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의 정예 부대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자연스럽게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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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두에 선 환배호가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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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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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마교의 대마두였다. 무려 극마의 마인들이 난동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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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불경한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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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털어낸 환배호가 마저 길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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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작전은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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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의외도 아니지만 신녀는 생각보다 강했다. 그냥 상징적인 자리인 줄 알았는데, 무공이 아닌 기이한 술법들을 사용해 서준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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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도망치실 생각인가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순순히 따라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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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의 손짓에 사방에서 불길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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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의 신혈을 이은 그녀는 상단전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했다. 자연히 온갖 술법에 능했으며, 신의 혈통을 이은 덕인지 재능 역시 출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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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의 성스러운 불꽃인 성화(聖火)를 가까이서 접한 까닭에 술법에 성화가 깃들어 그녀의 특별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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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알 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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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들이야 말로 어디까지 쫓아올….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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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익-! 검마의 검이 코끝을 스친다. 허리를 뒤로 꺾어 피한 서준은 허공을 박차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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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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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주변에 자리한 오기조원의 고리들이 의식하지 않아도 검마를 향해 역천일월공을 쏘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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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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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가 혀를 차며 검결지(검지와 중지만을 편 손모양)를 취해 허공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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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슷-, 베여나간 역천일월공이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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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시게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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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는 이기어검을 펼쳐 탐마의 옷자락에 검을 건 채 쏘아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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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익-! 신묘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든 탐마가 팔다리를 활짝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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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배가 부르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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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임무에 집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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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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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마의 입이 쩍 벌어졌다. 지금까지 그가 탐한 모든 것이 목구멍에 맺히고, 이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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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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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운 소리와 함께 막대한 기운이 터져나온다. 푸화아악-! 서준은 기겁하며 허공에 원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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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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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기가 허공에 역태극을 그리며 탐마의 공격을 한데 모았다. 동시에 흑수대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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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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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마의 공격이 신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신녀가 미간을 좁힌 채 성화를 피워올려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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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와중에도 주변을 둘러본 서준은 내심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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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진 몰라도 개이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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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다 사흑련 친구들이 보이길래 뛰쳐들었더니, 우리 마교 친구들이 알아서 처리까지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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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기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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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을 꺼내 방향을 확인한 서준은 대략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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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이 틀어졌구만. 기련산 인근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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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도망치는 서준을 보며 검마가 이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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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여유롭기 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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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도중에 나침반을 꺼내? 꽤나 침착한 편인 검마 역시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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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당장 만마종주의 싹을 붙잡지 못하는 까닭은 크게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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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저 빌어먹을 경신법이 말도 안 되게 빨랐으며, 둘째로는 과연 만마종주의 싹답게 마기의 지배력이 터무니없이 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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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공격은 근처에 닿기도 전에 흩어지고, 강한 공격도 어느 정도는 위력을 약화시키거나 흘려내는 것이 가능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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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검마의 눈치를 살핀 탐마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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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 그냥 살초를 날리면 안 되나? 어차피 죽지도 않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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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됩니다! 혹여 죽기라도 한다면 마라께서 격노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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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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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륵-! 어느새 저만치 멀어진 서준을 성화를 일으켜 방해한 신녀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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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양이 베여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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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추격전에 적응한 서준은 떨어져나간 오른쪽 다리를 가져다 붙이며 대꾸했다. 이제 슬슬 내적 친밀감까지 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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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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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눈앞에서 직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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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에 또 하나의 신혈이 나타난 모양입니다. 그것도 아주 짙은 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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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불가능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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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라를 몸에 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봤자 그분이 하계에 머무실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으며, 그 힘 또한 크게 제약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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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가? 우리 춘봉이는 그런 거 없이 오빠가 위험하니까 바로 할아버지 찬스 쓰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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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의 말대로 춘봉의 신혈이 짙거나, 혹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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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지? 슬슬 심심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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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전력을 다해 천마신검을 펼쳤다. 종베기, 횡베기, 찌르기. 그 셋의 조화를 이루어 천지인을 담아내니 단순한 휘두름에도 천지를 가를 거력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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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검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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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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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르륵-, 떨어져나간 오른팔을 이어 붙인 서준이 다시 혼원보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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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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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풍경이 스쳐지나가며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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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북해 근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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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경지가 오르며 혼원보 역시 말도 안 되게 빨라졌다. 출력이 올라갔음은 물론이요, 자연지기로 나아갈 경로의 공기를 걷어내니 미친 듯한 속도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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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마교 친구들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은 별 이유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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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방해가 들어오는 것과, 또 어검비행을 펼치는 검마가 서준보다는 못해도 얼추 비슷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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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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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녀의 눈에 담긴 성화가 일렁이며 주변 모든 공간을 성화로 채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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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를 위협에 대비하여 만마종주의 싹인 당신이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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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세 송이의 꽃을 흩어 수천의 꽃잎을 주변에 퍼뜨렸다. 우적-! 그 꽃잎 하나하나에 달린 아가리가 주변을 가득 채운 성화를 뜯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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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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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마가 기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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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신이종서지(貪神而終噬之)! 내 무공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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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보여줬는데 못 따라하는 게 이상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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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픽 웃으며 달려드는 검마를 향해 흡수한 성화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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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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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의 꽃잎에서 쏟아져나온 성화가 검마를 뒤덮었다. 물론 검마 이 미친 새끼는 그걸 전부 베어내며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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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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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노리는 찌르기. 서준이 급히 땅과 하늘을 붙잡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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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대나이(乾坤大挪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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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뒤집힌 검마가 혀를 찼다. 아예 노리던 곳과 반대 방향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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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듯한 무공이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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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잠시 깨졌던 컨셉을 다시 유지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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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무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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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공이라 딱히 어디서 베낀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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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 번 본 적이 있지. 교주께서 하늘과 땅을 잡아 옮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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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라면, 천마를 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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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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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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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손가락 세 개를 허공섭물로 붙잡아 붙인 서준이 턱을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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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신기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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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도 비슷한 생각을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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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눈을 굴린 서준은 새하얗게 물든 세상 속 화려한 도시를 발견했다. 딱 봐도 북해빙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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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대화하던 도중 검마와 놀아서 삐졌는지 신녀가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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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말했듯 교에 당신을 위해 준비해둔 것이 많습니다! 교로 돌아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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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충분히 많이 얻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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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말이 아니라 추격전 도중에 성장한 것만 해도 말이 안 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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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공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목숨이 걸려서 성장이 빨라진 건지. 서준은 추격전 이전의 자신과 싸운다면 2대1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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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알겠습니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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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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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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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하나만 부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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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혼원보를 펼쳐 검마와 거리를 벌린 서준이 오기조원의 고리들을 일렬로 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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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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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흩날리는 수천의 꽃잎들. 그 중 절반에는 입이 달렸고, 나머지 절반에는 눈알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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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 달린 꽃잎들이 역천일월공을 쏘아내는 것과 동시에, 서준 역시 양손에 움켜쥔 역천일월공을 쏘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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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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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하나의 역천일월공과, 가느다란 수천의 역천일월공. 그것들이 가지를 뻗은 나무처럼 얽히며 오기조원의 다섯 고리를 차례로 통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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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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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빙궁. 그 중에서도 본궁으로 보이는 건물에 거대한 구멍을 하나 뚫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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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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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이 울렸으니 북해빙궁주는 모습을 드러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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