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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여인과 관리자에게 마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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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남궁진천에게도 듣긴 했지만, 이 둘은 현지인이니 뭔가 다른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싶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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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과연,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아주 편했다. 그냥 아무 질문이나 해도 의문을 가지지 않고 열심히 대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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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너무 상식적인 질문을 하면 표정이 묘해지긴 했지만, 곧장 표정을 다잡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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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도 크게 둘로 나뉘어 있는 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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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확하게는 마(魔)라는 세력이 둘로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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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와,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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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라 함은 마교에 소속되지 않은 마인들을 일컫는다. 의외로 그런 놈들이 적지 않다는데, 마인들의 마인, 그러니까 미친놈의 비율이 그쪽에 상당히 많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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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인들은 기본적으로 사고방식이 조금 다르다. 정파의 사고방식으로는 마교에서 정상인을 찾는 게 영 쉽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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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랑 마인들은 평범한 마인들이 봐도 좀 쉽지 않은 편에 속한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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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다른 세력인 느낌이면 그 떨거지들이 쳐들어오기도 하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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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흔치는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놈들이다 보니 뭐라 단정 짓기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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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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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이는 천서준을 보며 여인, 각유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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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천마께서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교의 깊숙한 곳에서 수련만을 하신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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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소천마에 대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이유 또한 이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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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상식에 가까운 질문들을 던질 때마다 각유의 그런 생각은 점점 깊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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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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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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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마교의 세력을 줄일 겸 깽판을 치며 겸사겸사 정보까지 얻어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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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각유라는 여인도 적당히 정보를 빼낸 뒤 슥삭해버릴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협조를 잘해주다 보니 냅다 목을 비틀어버리기에는 조금 거리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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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숨을 내쉰 서준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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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희를 살려두는 이유를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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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의도야 어쨌건 듣는 입장에서는 살벌한 말이다. 관리자와 각유가 즉시 머리를 바닥에 처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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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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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죽이려했다. 특히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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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시선에 각유가 파르르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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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들을 건드리는 놈이 싫다. 특히 젖살도 채 빠지지 않은 꼬맹이를 건드리는 놈은 당장 쳐죽여도 모자랄 놈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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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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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유의 몸이 움찔 떨렸다. 찔리는 것이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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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고개를 조아린 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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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것이 감히 소천마의 심기를 거스른 죄, 죽어 마땅합니다! 부디 마도천하를 이루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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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동시에 그녀가 자결을 택했다. 체내의 마기가 비틀리며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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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새끼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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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즉시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어 마기를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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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신기에 각유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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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오…! 소천마의 아량과 능력이 과연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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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미친놈 보듯 쳐다보던 서준이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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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짓거리 하지 마라. 교에서 애추현의 출산율을 높이라는 명이 내려왔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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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허나 소천마께서 바라신다면 즉시 폐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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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필요 없다. 대신 적당히 민생을 돌보며 정책을 펼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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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을? 굳이 왜? 고민하던 각유는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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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확실히 살 찌운 돼지가 먹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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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그 사육 환경 역시 좋게 할 필요가 있다. 각유는 소천마의 뜻을 얼핏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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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즉시 관리자에게 눈짓했다. 관리자 역시 즉시 부복한 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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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을 받들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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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진 몰라도 대충 해결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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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용건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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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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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옥체를 보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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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하나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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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민하던 서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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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를 쓰는 마인이 있는 곳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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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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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유가 미간을 좁힌 채 기억을 뒤졌다. 업무로 인해 천산 곳곳을 돌아다닌 탓에 몇몇 마인들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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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긴 하지만, 자전괴마(紫電怪魔)라는 놈이 자리 잡은 곳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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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뭐 하는 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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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익힌 자전마공(紫電魔功)이 인간의 시체를 이용해 연마하는 공법인지라, 교의 영향이 적은 곳에 자리를 잡고 근처 고수들을 사냥하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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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경지는 어떻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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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정 후기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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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하다. 그 정도라면 무력이 특출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서준이 무난하게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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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각유에게 자전괴마의 위치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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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나는 떠나도록 하겠다. 다음에 봤을 때 내가 너희의 목을 칠 이유가 없었으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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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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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애추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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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굳이 마교까지 온 이유는 극마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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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 외곽에 머물기 보다는 보다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편이 단서를 찾기 쉬울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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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면서 겸사겸사 남궁수아에게 선물해줄 뇌공(雷功)이나 하나 구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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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괜히 눈에 띄기 쉬운 혼원보 대신, 적당한 경공을 펼치며 천산을 가로질렀다. 적당한 경공이라 해도 수준이 올라간 터라 그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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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가 질 즈음까지 이동한 서준은 적당한 곳에 멈춰서 야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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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나 낼 겸 나뭇가지를 모아 모닥불을 피우고, 나무에 기대어 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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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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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성이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슬쩍 눈을 뜬 서준이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살피고 있으니 곧 야생의 마인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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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모닥불을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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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놈이지? 서준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놈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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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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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손톱에 마기가 어렸다. 짐승 같은 움직임을 보이던 놈은,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다 일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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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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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손을 휘젓자 마인이 사라졌다. 주변에 튄 피를 보며 서준이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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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천산에는 야생동물 대신 야생마인이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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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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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져나간 피냄새 탓일까? 기척 여럿이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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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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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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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나무들을 박살내며 마인 하나가 튀어나왔다. 멧돼지와 비슷한 생김새의 마수를 탄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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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마수를 빤히 바라보자 마수가 고개를 위로 확 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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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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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 위에 타고 있던 마인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 서준이 흑수대마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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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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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손바닥 모양의 강기가 허공에 떠오른 마인을 산산조각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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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저런 애들이랑 어울리지 말고 친구들 찾아서 떠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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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마수의 머리를 툭툭 두드려주자 마수가 푸르륵-! 기뻐하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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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친구가 떠난 것을 확인한 서준은 검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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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튀어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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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크게 회전시키며 검을 휘둘렀다. 씨이잉-! 검에서 거대한 검강이 솟아나며 주변의 나무들을 모조리 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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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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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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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마인 몇도 같이 양단됐다. 재빨리 위로 뛰어 피한 마인 하나. 서준이 그를 보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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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대가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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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정쯤 돼 보인다. 대충 초입에서 중기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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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여 쓰러지는 나무를 박찬 마인이 손톱에 강기를 두른 채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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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좋은 재료가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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쩍 벌어진 입 사이로 누런 이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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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가 걔네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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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와 나머지에서 나머지를 담당하는 놈들. 서준은 검신에 마기를 담은 채 쏘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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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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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이 몸을 뒤틀어 이기어검을 피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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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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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박찬 마인이 순식간에 다가왔다. 놈의 오른팔이 일순 거대해지더니 털이 숭숭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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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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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하다는 마공 계열 중 하나로 보인다. 짐작한 서준이 마주 손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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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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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충격에 잔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서준의 손을 콱 움켜잡은 마인이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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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강철보다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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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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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툭 치면 부러지는 거 아닌가? 초절정 수준에서 강철은 딱히 단단한 물건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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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바바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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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손에서 일순 음양이 십수 번 교차했다. 십중음양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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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억-! 마인의 거대한 오른팔이 터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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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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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이 괴로워하며 뒤로 물러났다. 서준이 그를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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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를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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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액-! 날아갔던 검이 돌아오며 마인의 하나 남은 팔을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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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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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양팔을 잃은 마인이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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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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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놈의 체내에서 거대한 마기의 폭발이 일었다. 자결이 아니다. 서준이 눈을 부릅 뜬 채 그 모습을 집중해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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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신을 마에 물들인 뒤 하나로 합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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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이 설명한 극마의 경지다. 현재 마인의 체내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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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은 자격이 안 돼도 극마로의 도약을 시도할 수 있다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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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남궁진천의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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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현재 실시간으로 마인의 정기신이 뒤틀리며 괴상한 무언가로 진화 중인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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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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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의 절단면에서 괴물의 팔이 돋아난다. 다리가 하나 더 돋아 다리가 셋이 되었고, 머리는 잔뜩 일그러져 괴상한 반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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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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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포효하는 무언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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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다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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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괴물이 달려든다. 무공을 잊은 것은 아닌지 그 거대한 손에 활활 타오르는 강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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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강해지긴 했다. 이성이 사라지고 겉모습이 바뀌었지만, 아무튼 진화라고 해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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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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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픽 웃으며 손으로 되돌아온 검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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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안 되는 친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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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에 쓸만한 마공이나 하나 익히려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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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까지 다가온 괴물. 휘둘러지는 팔을 보며, 서준이 가볍게 검을 내리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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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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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일월강기가 담긴 검이다. 무엇 하나 걸림 없이 부드럽게 나아간 검이 괴물을 세로로 깔끔하게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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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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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반으로 갈라져 죽은 괴물의 단면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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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납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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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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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에 고수가 많긴 많은가 보다. 무슨 초절정 씩이나 되는 놈이 산적처럼 튀어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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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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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마공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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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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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인간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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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살려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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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가? 뿔 달린 건 사슴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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