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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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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여인과 관리자에게 마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남궁진천에게도 듣긴 했지만, 이 둘은 현지인이니 뭔가 다른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싶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과연,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아주 편했다. 그냥 아무 질문이나 해도 의문을 가지지 않고 열심히 대답해준다.

가끔 너무 상식적인 질문을 하면 표정이 묘해지긴 했지만, 곧장 표정을 다잡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기까지 했다.

‘마교도 크게 둘로 나뉘어 있는 셈이구나?

아니, 정확하게는 마(魔)라는 세력이 둘로 나뉘었다.

마교와, 나머지.

나머지라 함은 마교에 소속되지 않은 마인들을 일컫는다. 의외로 그런 놈들이 적지 않다는데, 마인들의 마인, 그러니까 미친놈의 비율이 그쪽에 상당히 많다는 모양이다.

물론 마인들은 기본적으로 사고방식이 조금 다르다. 정파의 사고방식으로는 마교에서 정상인을 찾는 게 영 쉽지 않겠지.

하지만 방랑 마인들은 평범한 마인들이 봐도 좀 쉽지 않은 편에 속한다는 모양이다.

“둘이 다른 세력인 느낌이면 그 떨거지들이 쳐들어오기도 하고 그러나?”

“그런 일이 흔치는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놈들이다 보니 뭐라 단정 짓기가 조금….”

“그렇군.”

고개를 끄덕이는 천서준을 보며 여인, 각유는 생각했다.

‘소천마께서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교의 깊숙한 곳에서 수련만을 하신 모양이군.

그 누구도 소천마에 대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이유 또한 이것이겠지.

그가 상식에 가까운 질문들을 던질 때마다 각유의 그런 생각은 점점 깊어져갔다.

서준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거 어떡하지….

원래 계획은 마교의 세력을 줄일 겸 깽판을 치며 겸사겸사 정보까지 얻어갈 생각이었다.

이 각유라는 여인도 적당히 정보를 빼낸 뒤 슥삭해버릴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협조를 잘해주다 보니 냅다 목을 비틀어버리기에는 조금 거리낌이 생겼다.

결국 한숨을 내쉰 서준이 말했다.

“내가 너희를 살려두는 이유를 아느냐?”

서준의 의도야 어쨌건 듣는 입장에서는 살벌한 말이다. 관리자와 각유가 즉시 머리를 바닥에 처박았다.

“경청하겠습니다…!”

“원래는 죽이려했다. 특히 너.”

서준의 시선에 각유가 파르르 몸을 떨었다.

“나는 애들을 건드리는 놈이 싫다. 특히 젖살도 채 빠지지 않은 꼬맹이를 건드리는 놈은 당장 쳐죽여도 모자랄 놈들이지.”

“허업…!”

각유의 몸이 움찔 떨렸다. 찔리는 것이 있는 까닭이다.

그녀가 고개를 조아린 채 외쳤다.

“미천한 것이 감히 소천마의 심기를 거스른 죄, 죽어 마땅합니다! 부디 마도천하를 이루시길!”

말과 동시에 그녀가 자결을 택했다. 체내의 마기가 비틀리며 폭발한다.

‘뭐 하는 새끼지 진짜?

서준이 즉시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어 마기를 가라앉혔다.

그 신기에 각유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오, 오오…! 소천마의 아량과 능력이 과연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녀를 미친놈 보듯 쳐다보던 서준이 말을 이었다.

“헛짓거리 하지 마라. 교에서 애추현의 출산율을 높이라는 명이 내려왔다지?”

“예! 허나 소천마께서 바라신다면 즉시 폐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다. 대신 적당히 민생을 돌보며 정책을 펼치도록.”

민생을? 굳이 왜? 고민하던 각유는 깨달았다.

‘아…! 확실히 살 찌운 돼지가 먹기에도 좋다!

돼지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그 사육 환경 역시 좋게 할 필요가 있다. 각유는 소천마의 뜻을 얼핏 알 것 같았다.

그녀가 즉시 관리자에게 눈짓했다. 관리자 역시 즉시 부복한 채 외쳤다.

“명을 받들겠나이다!”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진 몰라도 대충 해결된 것 같았다.

이제 마지막 용건만이 남았다.

“나는 이제 떠나겠다.”

“부디 옥체를 보중하시길!”

“그 전에 하나 묻지.”

잠시 고민하던 서준이 물었다.

“뇌기를 쓰는 마인이 있는 곳을 아느냐?”

“뇌기라면….”

각유가 미간을 좁힌 채 기억을 뒤졌다. 업무로 인해 천산 곳곳을 돌아다닌 탓에 몇몇 마인들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조금 멀긴 하지만, 자전괴마(紫電怪魔)라는 놈이 자리 잡은 곳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 뭐 하는 놈이지?”

“놈이 익힌 자전마공(紫電魔功)이 인간의 시체를 이용해 연마하는 공법인지라, 교의 영향이 적은 곳에 자리를 잡고 근처 고수들을 사냥하고는 합니다.”

“그래? 경지는 어떻게 되지?”

“초절정 후기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당하다. 그 정도라면 무력이 특출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서준이 무난하게 잡을 수 있었다.

서준은 각유에게 자전괴마의 위치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나는 떠나도록 하겠다. 다음에 봤을 때 내가 너희의 목을 칠 이유가 없었으면 좋겠군.”

“존명!”

서준은 애추현을 떠났다.

그가 굳이 마교까지 온 이유는 극마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함이다.

천산 외곽에 머물기 보다는 보다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편이 단서를 찾기 쉬울 터.

이동하면서 겸사겸사 남궁수아에게 선물해줄 뇌공(雷功)이나 하나 구할 생각이었다.

서준은 괜히 눈에 띄기 쉬운 혼원보 대신, 적당한 경공을 펼치며 천산을 가로질렀다. 적당한 경공이라 해도 수준이 올라간 터라 그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그렇게 해가 질 즈음까지 이동한 서준은 적당한 곳에 멈춰서 야영을 준비했다.

기분이나 낼 겸 나뭇가지를 모아 모닥불을 피우고, 나무에 기대어 눈을 붙였다.

  • 불빛…!

괴성이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슬쩍 눈을 뜬 서준이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살피고 있으니 곧 야생의 마인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놈! 모닥불을 내놔라!”

뭐 하는 놈이지? 서준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놈이 달려들었다.

“캬아악…!”

놈의 손톱에 마기가 어렸다. 짐승 같은 움직임을 보이던 놈은,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다 일순 도약했다.

푸확-!

서준이 손을 휘젓자 마인이 사라졌다. 주변에 튄 피를 보며 서준이 혀를 찼다.

“뭔…. 천산에는 야생동물 대신 야생마인이 있는 건가?”

크르륵-!

퍼져나간 피냄새 탓일까? 기척 여럿이 가까워진다.

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쿵-! 쿠웅-!

주변의 나무들을 박살내며 마인 하나가 튀어나왔다. 멧돼지와 비슷한 생김새의 마수를 탄 채였다.

서준이 마수를 빤히 바라보자 마수가 고개를 위로 확 치들었다.

“크억…!”

마수 위에 타고 있던 마인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 서준이 흑수대마장을 펼쳤다.

투웅-!

날아간 손바닥 모양의 강기가 허공에 떠오른 마인을 산산조각냈다.

“넌 저런 애들이랑 어울리지 말고 친구들 찾아서 떠나렴.”

멧돼지 마수의 머리를 툭툭 두드려주자 마수가 푸르륵-! 기뻐하며 떠났다.

멧돼지 친구가 떠난 것을 확인한 서준은 검을 뽑아들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튀어나와라.”

몸을 크게 회전시키며 검을 휘둘렀다. 씨이잉-! 검에서 거대한 검강이 솟아나며 주변의 나무들을 모조리 양단했다.

“크어억…!”

“카악…!”

덤으로 마인 몇도 같이 양단됐다. 재빨리 위로 뛰어 피한 마인 하나. 서준이 그를 보며 혀를 찼다.

“네가 대가리구나.”

초절정쯤 돼 보인다. 대충 초입에서 중기쯤.

베여 쓰러지는 나무를 박찬 마인이 손톱에 강기를 두른 채 달려들었다.

“놈! 좋은 재료가 되겠구나!”

쩍 벌어진 입 사이로 누런 이가 드러났다.

‘얘네가 걔네겠구만.

마교와 나머지에서 나머지를 담당하는 놈들. 서준은 검신에 마기를 담은 채 쏘아냈다.

쉬익-!

마인이 몸을 뒤틀어 이기어검을 피해냈다.

“얌전히 죽어라!”

허공을 박찬 마인이 순식간에 다가왔다. 놈의 오른팔이 일순 거대해지더니 털이 숭숭 자라난다.

‘변이계.

요즘 핫하다는 마공 계열 중 하나로 보인다. 짐작한 서준이 마주 손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충격에 잔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서준의 손을 콱 움켜잡은 마인이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

“내 몸은 강철보다 단단하다!”

“강철?”

그거 툭 치면 부러지는 거 아닌가? 초절정 수준에서 강철은 딱히 단단한 물건이 아닌데.

파바바바박-!

서준의 손에서 일순 음양이 십수 번 교차했다. 십중음양반전이다.

퍼억-! 마인의 거대한 오른팔이 터져나갔다.

“크아악…!”

마인이 괴로워하며 뒤로 물러났다. 서준이 그를 비웃었다.

“등 뒤를 조심해야지.”

쐐액-! 날아갔던 검이 돌아오며 마인의 하나 남은 팔을 잘라냈다.

“끄윽…!”

순식간에 양팔을 잃은 마인이 울부짖었다.

“캬아악…!”

동시에 놈의 체내에서 거대한 마기의 폭발이 일었다. 자결이 아니다. 서준이 눈을 부릅 뜬 채 그 모습을 집중해 바라보았다.

‘정기신을 마에 물들인 뒤 하나로 합친다.

검신이 설명한 극마의 경지다. 현재 마인의 체내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인은 자격이 안 돼도 극마로의 도약을 시도할 수 있다 했었나?

서준은 남궁진천의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야 현재 실시간으로 마인의 정기신이 뒤틀리며 괴상한 무언가로 진화 중인 까닭이었다.

크르륵…!

팔의 절단면에서 괴물의 팔이 돋아난다. 다리가 하나 더 돋아 다리가 셋이 되었고, 머리는 잔뜩 일그러져 괴상한 반죽이 되었다.

“크아아아아…!!”

서준은 포효하는 무언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된다는 거구나?”

쿠웅-! 괴물이 달려든다. 무공을 잊은 것은 아닌지 그 거대한 손에 활활 타오르는 강기가 담겼다.

전보다 강해지긴 했다. 이성이 사라지고 겉모습이 바뀌었지만, 아무튼 진화라고 해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서준이 픽 웃으며 손으로 되돌아온 검을 치켜들었다.

“도움이 안 되는 친구네.”

이 기회에 쓸만한 마공이나 하나 익히려 했더니.

코앞까지 다가온 괴물. 휘둘러지는 팔을 보며, 서준이 가볍게 검을 내리그었다.

서어어억──────────

역천일월강기가 담긴 검이다. 무엇 하나 걸림 없이 부드럽게 나아간 검이 괴물을 세로로 깔끔하게 잘라냈다.

쩌억-

쿠웅-! 반으로 갈라져 죽은 괴물의 단면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른다.

서준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납검했다.

‘재밌네.

천산에 고수가 많긴 많은가 보다. 무슨 초절정 씩이나 되는 놈이 산적처럼 튀어나오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확실히 마공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아아아아앍…!!”

고라니 인간을 잡았다.

“사, 살려달라요…!”

아닌가? 뿔 달린 건 사슴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