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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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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황보혜지를 데리고 남궁세가의 별장으로 돌아왔다.
남궁명이 어떻게 위로를 해줬는지 처음 봤을 때보다는 상태가 꽤 괜찮아졌는데, 그래도 여전히 안색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뭐 했다.
일단 그날 하루는 잘 먹이고 푹 재웠다.
그렇게 다음날.
8강도 어느새 3일차에 접어들었다.
2일차에 혜운과 태벽이 대련하여 혜운이 승리했고, 3일차인 오늘은 운백과 양소홍의 대련이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양소홍이 운백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갔다.
- 승자…! 용호문의 양소홍…!
친분이 있는 운백의 대련인 만큼 서준은 대련을 직관했다.
양소홍의 승리에는 운이 꽤 크게 작용했다. 실력 자체는 운백이 약간 앞섰으나, 양소홍이 도박수처럼 찔러넣은 창이 기세를 가져오는 데 성공해 승리를 차지한 것이다.
“진짜 개천에서 용 났네.”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중소문파의 후기지수가 화산파의 매화검수를 꺾어?
운이고 뭐고 저 정도 실력을 쌓은 것 자체가 신기하다.
“니가 할 말이냐?”
물론 서준이 할 말은 아니었다. 춘봉이 괴상한 표정을 짓자 서준이 어깨를 으쓱였다.
“나는 예외지. 나조차 두렵다. 나의 재능이.”
“…진짜 열받네 이거.”
아쉬워하는 운백과 저녁에 술자리 약속을 잡은 서준은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시작된 황보혜지 갱생 프로젝트.
“자, 우리 절정 친구들.”
춘봉, 남궁수아, 남궁명에 황보혜지까지.
네 명의 후기지수들을 앞에 둔 서준이 선언했다.
“덤비도록. 원래 하던 수련이 있어서 같이 하면 될 것 같아.”
8강의 마지막 대련이 춘봉과 제갈휘의 대련이다. 예습 차원에서 주술과 진법으로 그들을 상대할 생각이었다.
황보혜지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갑자기요…?”
“원래 생각이 많을 때는 몸이라도 움직여야 돼.”
“그건 그렇지만….”
황보혜지는 영 내키지 않는 기색이었다. 아직 채 낫지 않은 입가의 상처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이기도 했다.
그녀를 꽤 당찬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던 서준은 입맛이 썼다.
“이리 와봐.”
서준의 부름에 황보혜지가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섰다. 서준이 손을 뻗었다.
“읏…!”
황보혜지가 몸을 움츠린다. 이내 서준의 손이 입가의 상처를 가볍게 쓸었다.
황보혜지의 눈이 바쁘게 굴렀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서준은 설명하는 대신 검을 뽑아 검면에 그녀의 얼굴을 비췄다.
“다 나았지?”
“어, 어떻게…?”
황보혜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경지가 높다고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깊은 상처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손짓 한 번에 상처를 낫게 하다니?
무공보다는 신선들이 부린다는 선술을 보는 것 같았다.
“잡기술이지, 뭐.”
서준 자신이 가진 재생력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 근원을 파헤치는 것은 실패했지만, 내공으로 상처 부위의 재생력을 높이는 방법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물론 소설에서 보던 치료 마법처럼 중상을 치료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작은 상처 정도야 순식간에 낫게 할 수 있었다.
“황보 소저, 보셨지요? 저희 형님이지만 정말 비범하신 분입니다. 형님 말씀대로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떻습니까?”
“아…. 네, 네….”
동의도 받았겠다. 그럼 이제 실컷 구를 일만 남았다.
“야, 너도 이리 와봐.”
서준이 멀찍이서 구경하던 황보준을 불렀다.
“나는 왜?”
“니네 가문이잖아. 이거 끝나고 니네 쪽 무공은 니가 봐줘야지.”
“그건 그렇군.”
겸사겸사 권법도 제대로 보고, 미뤄뒀던 패력괴신무의 개량도 한꺼번에 하면 될 것 같았다.
패진광 그 영감도 권기 한 번쯤은 써봐야하지 않겠는가?
*
“히엑…! 흐엑…!”
황보혜지가 땅에 엎어져 몸을 꿈틀댄다. 이내 그녀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뒤져랏…!”
힘차게 검을 휘두르는 금희의 모습이 보인다.
지치지도 않는 걸까?
벌써 대련만 두 시진 째. 하지만 저 금희라는 소녀는 아직도 히히 웃으며 검을 휘두를 기운이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헤엑…. 헤엑…. 어떻게 저런 기운이….”
숨을 헐떡이는 황보혜지. 그녀의 곁에 남궁수아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금 매는 서준이와 노는 걸 좋아하거든요. 수련이지만 놀이인 셈이죠.”
남궁수아가 땀에 절어 달라붙은 머리칼을 뒤로 쓸어넘겼다.
여성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모습에 황보혜지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남궁 소저는, 그…. 힘들지 않으신가요?”
“저요? 힘들죠. 이거 땀 좀 봐요.”
“그게 아니라….”
황보혜지는 잠시 망설였다.
8강에서 그녀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앙금이랄 것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에게는 좋은 감정뿐이다.
전력을 다해 검과 주먹을 부딪히다 보면 대화보다도 많은 것을 교류하기 마련이다.
황보혜지는 그녀의 상냥함에 기대 속마음을 슬쩍 꺼내들었다.
“그런 거 있잖아요. 가문의 기대라거나…. 어머니의 기대라거나….”
“저는 어머니가 안 계셔서요.”
“아…! 아니! 그게 아니고…!”
황보혜지가 허둥대자 남궁수아가 쿡쿡 웃었다.
“알아요. 농담이에요. 저는─ 솔직히 글쎄요. 주변 사람들의 기대 때문에 힘들지는 않네요.”
“그런가요?”
“대신 스스로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는 있죠. 어디 가서 고민거리라고 꺼낼 얘기는 아니지만요.”
읏챠, 남궁수아가 몸을 일으켰다.
현재 서준의 손에 남궁명과 춘봉이 농락당하고 있는 상황.
지원군이 필요한 시기였다.
“같이 갈래요?”
“…네.”
황보혜지 역시 힘차게 몸을 일으켰다.
자칭 제갈서준과 맞서 싸우기 위해….
*
서준은 황보혜지를 열심히 굴렸다.
대련을 슬슬 마무리 할 때쯤에도 꽤 기운이 남아보이기에 추가 수련까지 시켜줄 정도로.
“자, 하나에 나는. 둘에 할 수 있다. 하나!”
“나는…!”
“둘!”
“할 수, 있다…!”
수련을 시키면 시킬수록 황보혜지의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솔직히 조금 무섭다.
현재 서준은 팔굽혀펴기 중인 황보혜지의 등 위에 걸터앉은 상태였는데, 천근추의 묘리를 이용해 무게를 훨씬 늘렸기에 웃음이 나올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기감으로 느껴지는 황보혜지의 입가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수련의 고통을 즐기는 부류일까? 얘는 그냥 가만히 둬도 알아서 수련만 할 것 같은데….
알면 알수록 황보서린을 이해할 수가 없어졌다.
도대체 뭐가 그리 못마땅해서 애를 그렇게 쪼아댔는지.
“히엑…!”
풀썩 쓰러지려는 황보혜지를 잡아챈 서준이 몸을 일으켰다.
너덜너덜해진 황보혜지의 표정이 썩 나쁘지 않다. 이대로 며칠 정도 더 굴리면 원상복구 정도는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상태가 괜찮아지면 정말 본격적으로 지옥훈련에 돌입할 테니 그녀에게도 다행인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춘봉아!”
“왜.”
어느새 씻고 온 춘봉이 쫄랑쫄랑 다가왔다.
“얘 좀.”
“무슨 사람을 걸레짝을 만들어놨어?”
춘봉이 툴툴대며 황보혜지를 번쩍 치켜들었다. 서준이 씩 웃으며 그런 춘봉의 머리를 벅벅 쓰다듬었다.
“아유 우리 춘봉이 착하다.”
“맞지.”
“수아 누나랑 얘랑 걸즈 토크라도 하고 있으렴.”
“걸주…?”
“수다 떨고 있으라고.”
“아하.”
고개를 끄덕인 춘봉이 황보혜지를 들쳐업고 떠나갔다.
북적북적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고요해진 연무장.
서준은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권법에 대해 고민했다.
‘대충 느낌은 알겠는데….
어차피 권법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서준 자신이 느낌을 아는 게 중요한 거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은 패력괴신무의 개량 버전.
어차피 패진광이 쓸 것이니만큼 권법이야 그 양반이 알아서 할 일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해도 창시하려는 무공의 기본틀조차 몰라서야 제대로 된 무공이 나올 리가 없는 바.
오늘 하루 황보혜지의 권법을 유심히 관찰했던 서준은 느낌 따라 머릿속에 구결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섬전십삼검뢰 틀에 붙이면 딱이겠네.
오래 지나지 않아 나름 만족스러운 무공 하나를 만들어낸 서준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이! 영감! 잠깐 좀 나와보지?”
선물 시간이다.
*
결론만 말하자면 실패였다.
‘뭐 하는 새끼지 진짜?
패진광의 주먹에 권기를 깃들이는 것 자체는 성공했다.
패진광 역시 제 주먹을 감싼 권기를 보며 화들짝 놀라 방방 뛰지 않았던가.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양반이 주먹질 한 번 하니 권기 자체가 부서져버린 까닭이다.
‘자기 주먹질에 자기 권기가 부서진다라….
주먹에 담긴 힘이 얼마나 강하면 그런 짓이 가능한 건지 모르겠다.
결국 서준은 나중에 다시 부르겠다며 패진광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은근히 실망하던 기색이란….
서준의 자존심에 거대한 스크래치가 남았다.
“내가 그 영감 주먹에 권강 하나 못 씌우면 성을 간다 진짜.”
남궁서준이나 금서준 정도면 되지 않을까?
서준은 쯧쯧 혀를 차며 현월루로 향했다. 하오문의 하남 지부장 현월이 머무는 곳이자, 그 자체로도 하남에서 이름 있는 기루였다.
현월루 근처를 두리번거리던 서준은 곧 사내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백 형! 여기요, 여기!”
화산파의 운백이 허허 웃으며 서준에게 다가왔다.
“이거 참. 축하주를 마시고 싶었는데 위로주를 마시게 생겼구만.”
“에이, 거 용봉께서 무슨 소리실까. 곧 있으면 뭐…, 매화룡 정도로 불리는 거 아니에요?”
“하하! 진기재천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이거 기분이 썩 괜찮군!”
“어우, 진기재천은 무슨. 그냥 부르던 대로 불러요.”
서준이 픽 웃으며 현월루에 들어섰다.
아무래도 현월루가 기루인 만큼 운백이 난색을 표하긴 했으나, 애초에 딱히 기녀를 옆에 끼고 마실 생각은 없었다.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거니와 만약 그랬다가는 춘봉이한테 혼난다.
“제가 여기 주인이랑 알거든요.”
“루주를?”
“여기 하오문 지부잖아요.”
“아, 그랬었지. 지부장과 알고 지내는 사이인가?”
“그렇죠? 아마 꽤 친할 걸요?”
“그거 참 신기하군.”
굳이 따지자면 사파에 가까운 하오문인 만큼, 정파의 높으신 분들은 굳이 하오문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위신이 상하는 까닭이다.
“저는 위신 같은 거 없어서 괜찮아요.”
“아우에게 위신이 없다니? 무림 동도들에게 진기재천에 대해 묻는다면 그런 소리는 못 할걸?”
“아잇! 아무튼요.”
서준과 운백은 기루의 최상층으로 향했다. 자연스럽게 현월이 합석해 세 명이서 술판이 벌어졌고, 서준과 잘 어울려줄 만큼 친화력이 충만한 현월과 운백은 순식간에 친해졌다.
“그, 내 친한 동기 중에 운작이라고 있소. 원래는 그 친구도 용봉지회에 참석하려 했는데…. 깨달음을 얻고 폐관에 드는 바람에 그러질 못했지.”
“허어! 그거 아쉽게 됐군.”
“아쉬울 것까지야. 나이 탓에 용이라는 별호는 못 달겠지만, 폐관에서 나온다면 능히 그보다 대단한 별호를 얻게 될 거요.”
서준은 저번에 들어 아는 내용이었다.
가만히 잔에 술을 따르던 서준이 문득 물었다.
“아, 근데 그거 들었어요? 마교 얘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 말인가?”
현월은 고개를 끄덕였고, 운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운백은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이거 잘못하면 삼파전으로 갈 것 같다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글쎄…. 하오문보다는 정파 수뇌부들의 추측이 더 정확할 걸세.”
“그래요?”
“그렇지. 십육명문에서는 대부분 따로 정보기관을 두고 있는 데다 그 개방 역시 소속되어 있지 않나.”
가만히 듣던 운백이 말했다.
“요즘 감숙과 녕하, 섬서 쪽에 마인들이 돌아다닌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말이지.”
그 말에 현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서준은 아니었다.
“진짜요? 저는 몰랐는데?”
회의를 재껴서 못 들었나?
서준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운백이 말했다.
“대단한 마인들이 돌아다니는 건 아니니 회의에서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네. 대부분이 절정 이하의 잡졸들이라더군.”
“아하.”
서준의 눈이 반짝였다.
그러면 시간 날 때 그쪽에 들러서 마인 하나 납치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마공 쪽 심법이 없는 까닭이다.
굳이 따지자면 탈혼마 대협이 기부해준 흡성대법이나 흑수대마장이 있지만, 그 둘은 심법이라기에는 좀 애매하다.
애초에 흑수대마장은 장법이기도 하고.
‘찾았다. 만마종주의 싹.
과거 정체 모를 여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마공에 재능이 있다는 건 확실할 터.
아예 극마를 먼저 찍고 화경을 나중에 찍는 게 더 편하려나?
서준의 장대한 꿈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춘봉이 8강 끝나면 바로 갔다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