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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주라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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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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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대로 두자니 낭비하기에는 너무 길고, 무언가를 하자니 제대로 몰두하기에는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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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그냥 살던 대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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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노인네한테 잘 보이려고 뭣 빠지게 노력할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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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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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춘봉과 남궁수아 몫의 천인신단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차라리 이쪽에 신경을 쓰는 편이 나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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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냥 모임 장소가 되어버린 가주 전용 연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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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춘봉과 남궁수아를 앉혀두고 천인신단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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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듣긴 했지? 내공의 증진이 아니라 신체의 개선을 목표로 하는 영약이니만큼 전에 먹었던 영약들이랑은 조금 다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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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진광이 묘한 표정으로 천인신단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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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개선? 영약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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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먹는다고 근육 생기고 그런 거 아니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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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이상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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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라면서 부숴 없애고 그런 짓 하지 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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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놈이냐? 안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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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그건 또 의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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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 싸우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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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진광과 잠시 투닥거린 서준은 그의 손에서 천인신단을 빼앗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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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은 먹어봤자 아무런 소용 없어요. 이미 정(精)이 기랑 신을 두고 하늘 끝까지 날아가서 탭댄스 추고 있잖아요. 이거 먹어봤자 그냥 좋은 똥 싸고 끝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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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낸 적도 없다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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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영감님은 내가 따로 잘 챙겨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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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뭐 안 해도 난 잘 먹고 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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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뒤로 빠지는 패진광을 보며 픽 웃어넘긴 서준은 다시금 교육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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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같은 영약은 여러 번 섭취하면 효율 떨어지는 거 알지? 그러니까 처음 먹을 때가 제일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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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약 한두 번 먹어보는 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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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 투덜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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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절맥을 치료하느라 먹어치운 영약만 해도 수가 꽤 된다. 하지만 그것들과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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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집중해, 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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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가부좌를 틀고 앉은 춘봉과 남궁수아 사이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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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넣어주는 내공이 천인신단이다, 생각하고 경로랑 느낌을 잘 기억해둬. 효능을 죄다 뽑아먹으려면 이렇게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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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신단 내부의 오행진을 꿰뚫고 있는 만큼, 그 효율을 골수까지 뽑아먹을 수 있는 방법 역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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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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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정이 그리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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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과 남궁수아는 천인신단을 복용하고 그 기운을 이끌어 신체를 개선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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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신단은 자연의 이치 중 오행, 그 중에서도 중도를 지향하는 영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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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 중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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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신체를 갖춘 뒤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게끔 설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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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를 모두 흡수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서준은 연무장에 드러누워 그녀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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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한 손가락으로 물구나무를 선 채 운동 중이던 패진광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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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생각은 좀 해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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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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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생각인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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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아무 생각도 안 해서 무슨 생각이든 다 똑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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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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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진광이 혀를 쯧쯧 차며 자세를 바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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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궁혁이가 내세운 세 가지 항목 말이다. 신의, 검술, 무공이었나?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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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남궁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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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퍼뜩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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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영감님. 혹시 그 노인네보다 나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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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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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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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감, 도대체 몇 살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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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 연세가 300이 좀 덜 됐을 텐데, 장인어른의 작은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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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체가 걸어다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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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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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왕의 딱밤(평범한 사람이 맞으면 머리가 터지는)을 잽싸게 피해낸 서준이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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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검술, 무공이라…. 일단 검술은 재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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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걸 왜 재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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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검술은 자신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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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劍手)라는 놈이 뭔 소리를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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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검수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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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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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은 기공처럼 날로 먹기 힘들어서 고만고만한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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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진광이 표정을 와락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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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헛소리를…. 고만고만한 수준은 아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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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이 한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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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러면 그 말이 맞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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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시체 주제에 인정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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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한 서준이 슬쩍 제 자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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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검 잡은 지 이 년인가 됐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라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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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년? 으음…, 하긴. 초절정에 오르고 나서 검을 잡았다면야 이미 정립된 무학이 있을 테니 실력이 꽤 빠르게 늘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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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 시작할 때부터 검 잡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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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소리냐. 검 잡은 지 이 년 됐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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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진광이 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머릿속으로 산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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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왕은 산수에 아주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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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요. 무공 익힌 지도 이 년쯤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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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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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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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만질을 할 때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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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하면 질리지 않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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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다. 매 순간 재미있다. 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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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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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정 그거 뭐, 무공 이 년쯤 배우면 찍는 거 아닌가? 그게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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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응이 예상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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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상을 찌푸린 채 무언가 고민하던 패진광이 꽤 시간이 지나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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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성공해서 크게 되면 패력괴신무 잊지 마라. 내가 가르쳤다는 것도 꼭 기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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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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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그냥 지금부터 내가 니 스승하면 안 되냐? 잘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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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몇백 년 묵은 노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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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감탄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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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일 주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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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의 대연무장에 도착한 서준은 상당한 인파에 놀라 눈썹을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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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수도 수지만, 이곳에 있는 대부분이 절정 이상의 실력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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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니 뭐니 인력이 부족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전력이 세가 내에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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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육대세가쯤 되면 세력의 힘 자체도 무시하진 못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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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서준은 일류 이하의 무인들이 십만쯤 되는 군세를 이뤄도 무난하게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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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정이 수백? 그건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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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빠지기를 반복한다면야 이기지 못할 것도 없지만, 세가라는 집단은 단순히 숫자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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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분류의 무공을 익힌 채 서로의 힘을 합칠 것을 전제로 한 온갖 진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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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설령 초절정의 무인이라 한들 다수의 절정 무인들을 마냥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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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 자신의 경우 멀리서 혼원일월공만 쏴갈기면 해결될 문제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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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대부분의 초절정 무인들은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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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의 원로직을 맡고 있는 남궁혁이다. 이 자리에 그대들을 불러모은 까닭은 가주의 사위인 이서준이 과연 제왕검형을 익힐 자격이 있는가 판단하기 위함임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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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시간이 됐는지 남궁혁이 내공을 담아 크게 울리는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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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진천은 그런 남궁혁이 자리한 연단보다 조금 높은 곳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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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 자체가 남궁진천이 허락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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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한가운데 선 서준은 눈을 감은 채 남궁혁의 연설을 대충 흘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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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라…. 신의를 어떻게 시험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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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은 금세 해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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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준이 제왕검형을 익히는 것에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앞으로 나와 발언하라. 그에 이서준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 이곳에 모인 인원들의 과반수 이상 되는 동의를 받아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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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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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반대한답시고 앞에 나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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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유리한 조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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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눈썹을 치켜올리자 군중 사이에서 한 여인이 훌쩍 뛰어 앞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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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고모님? 언제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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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젯밤에 왔지. 재밌는 일이 있다기에 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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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이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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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를 보며 남궁혁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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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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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세가의 장로이자 창천대주, 남궁연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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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은 대뜸 소리높여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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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복덩이가 글쎄 무슨 일들을 했는지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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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전창뢰심공과 섬전십삼검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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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어떻게 들었는지 그녀는 기련문주와의 마찰 역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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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의견이 있으면 나오랬더니 아주 그냥 조카사위 자랑을 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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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으로 잔뜩 흥분한 남궁영보가 튀어나와 멋대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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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련님은 연단의 신이십니다…! 오행진을! 막! 역오행진으로! 어?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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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혁이 그런 남궁영보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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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약당주. 발언하고자 한다면 남궁연 장로의 차례가 끝나고 정식으로 나와서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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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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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서준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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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사를 노리는 전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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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자리가 자리이니 만큼 가만히 듣고 있자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남궁영보의 발언까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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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무장에 모인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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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역시 서준이 행했던 일은 알고 있었으나, 보통 한두 가지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전부를 알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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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 정도면 제왕검형에 다른 것까지 얹어드리고 세가에 붙잡아둬야 하는 것 아닌가? 한 십 년 정도만 세가에 계셔도 천하제일세가까지 금방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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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일단 조용히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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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린 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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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런 자리에서 경솔한 발언은 삼가는 게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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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대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노인이 걸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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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법당주 남궁현철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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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내의 규율을 담당하는 곳이 집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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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법당주는 당연히 요직이었으며, 발언에 상당한 무게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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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현철이 입을 열자 웅성대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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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자가 터무니없는 공을 세웠음을 부정하진 않소. 허나 제왕검형은 대대로 남궁세가의 가주와 소가주만이 익히는 것을 허락받은 무공일진대, 그대가 제왕검형을 익힌다는 것은 소가주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들리오만, 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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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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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면, 계승권에 대해서는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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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남궁연이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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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노인네야! 뭔 자꾸 계승권 얘기야? 시끄럽게 굴지 말고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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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너는 조용히 하거라. 이런 자리에서마저 그놈의 언행은 나아질 생각을 안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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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야말로 자꾸 이상한 쪽으로 꼬아서 생각하는 것 좀 그만하라니까? 그러다 단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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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오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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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답답해! 됐으니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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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은 놓거라. 부탁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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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명절날 모인 대가족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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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대세가쯤 되는 가문이 이래도 되나 싶지만, 어찌 보면 남궁세가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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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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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대가 아닌 이상에야 군대처럼 엄격한 분위기는 보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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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남궁진천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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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권위를 위임받은 것이 아닌, 홀로 오롯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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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군대와는 본질부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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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타니 쓰리스타니 하는 그들의 권위는 계급과 약간의 능력(계급의 영향력에 비하면 미미한)에서 나오지만, 남궁진천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권위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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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행동을 해야 하는 무력대는 약간의 예외가 있을 수 있으나, 그를 제외하고서는 구태여 군기를 잡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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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에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그의 손짓 아래 모든 것이 결정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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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이니 하극상 따위를 걱정하며 자신들의 권위를 계속해서 주입해야 하는 작자들과는 격 자체가 다르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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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아재,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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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이 바로 저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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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철학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만큼 플라톤 아재에게 충분한 공감은 해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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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하지. 신의는 구태여 더이상 증명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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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혁은 생각이 조금 달라보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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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의 일원들을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푹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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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남궁세가는 꽤나 규율이 잡혀있었던 모양인데, 오랜만에 돌아온 세가의 모습이 이렇게까지 달라져 있으면 여러 생각이 들 법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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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신의에 대한 증명은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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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려 해도 딱히 큰 불만이 있는 사람도 없는 듯하고, 무엇보다 서준을 지지하는 세력이 예상보다 훨씬 큰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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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곧 서준이 이미 세가 내에서 신의를 증명했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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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구태여 신의를 증명하겠답시고 이 난장판을 이어갈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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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마디 하지도 않은 서준은 머리만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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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검술이다. 제왕검형을 제대로 익히려면 검술의 성취 역시 뛰어나야 하니, 이 또한 자격을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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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제왕검형에서 검술을 아예 빼도 나름 괜찮은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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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에 대한 시험은…. 그래,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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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번쩍 손을 들자 어딘가 반쯤 체념한 듯한 남궁혁이 발언 기회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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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넘기고 바로 무공으로 가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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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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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혁은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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