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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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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의 시작을 알리는 경적이 울리는 동시에 사방으로 뛰어나가는 배우들.
스물에 가까운 배우가 촬영장 곳곳으로 민첩히 뛰어나가는 모습은 화려하기까지 했다.
‘역시, 다들 어느 정도 신체 능력에 자신 있는 이들이야.
서연은 그런 이들의 뒤를 쫓아 달리며,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였다.
다들 액션 배우를 자처하는 만큼, 몸이 느린 사람은 없었다.
‘아, 한 명.
비교적 느릿느릿 뛰는 사람이 하나.
조서희.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금방 당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아무튼.
서연은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이것은 예능이지만, 예능이 아니다.
엄연히 연기 오디션.
당연히 캐릭터를 잡고, 제대로 연기를 해야만 했다.
‘내 캐릭터는…….
이전에 미팅이 끝난 후, 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본을 적기 위해 능력을 말해달라는 말.
아마 여기서 능력을 확실히 정하는 거겠지.
물론 서연은 ‘재생 능력자’라고 답했다.
굳이 그걸 바꿀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이후 받아본 대본.
거기엔 분명히 서연의 능력이 재생 능력자라고 적혀 있었고.
다른 A조 참가자들의 능력 또한 함께 적혀 있었다.
그 이유야 간단했다.
‘이 능력 자체가 대본.
김홍백 교수가 말한 적이 있었다.
액션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
“합을 맞추는 겁니다.”
혼자 아무리 화려하게 움직인다고 해도, 타인이 그에 맞춰오지 못한다면 단순한 체조가 될 뿐이다. 그저 우습고, 실속 없는 움직임.
“그러니, 액션 연기를 위해선 수없이 반복하며, 상대의 움직임을 눈에 새겨야 하죠.”
때리고, 차고. 얻어맞고 쓰러지는.
그런 일련의 동작이 자연스러워 보이려면, 결국 합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연기가 라이브로 진행된다면…… 거기서부터는 액션배우의 실력이 드러나는 겁니다. 모든 연기가 사실상 애드리브니까요.”
능력은 그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상대의 능력이 무엇인지 미리 외우고 있다면, 그에 대해 즉석에서 합을 맞출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대본.
대사가 적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대의 능력들은 전부 적혀 있었다.
그러니, 그들이 연기를 펼치는 그 순간 마주 칼을 부딪치듯 연기를 펼쳐야 했다.
서연은 머릿속으로 대본의 대사를 읊듯, 시야에 들어온 이들의 능력을 살폈다.
그리고, 주변의 지형을 살피고.
벽에 설치된 전광판, 그리고 카메라의 수.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 외에, 직접 움직이는 카메라맨이 스물.
가히 엄청난 숫자다.
저 정도 수라면, 한 사람당 한 명씩 카메라맨이 배정되어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나를 주시하는 사람은 다섯.
서연은 폐허의 형상을 한 세트장을 달리며, 자신에게 따라붙는 시선을 느꼈다.
처음부터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따라붙는 시선들.
그중에서 셋은 한 팀인 양 움직이고 있었다.
아마 촬영 시작 전 암묵적으로 동맹을 맺은 거겠지.
서연은 내심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혼자보다는 셋이 낫겠지.
그리고 저렇게 뭉침으로 캐릭터성도 얻고, 따라붙는 카메라도 세 개가 된 거다.
10초.
스물의 이름이 적힌 전광판.
이름의 옆에는 전부 0점이라 적혀 있었다.
아마 실시간으로 포인트를 집계해 주는 모양.
따로 센서를 착용한 건 없었으니, 아마 실시간으로 보면서 체크하는 거겠지.
5초.
달리던 서연이 몸을 돌렸다.
자신의 뒤를 쫓던 셋을 향해.
“……!!”
갑자기 서연이 몸을 돌리자, 그 뒤를 쫓던 세 명의 배우는 순간 흠칫했다.
하지만, 이쪽이 세 명이라는 걸 깨닫고 날카롭게 그녀를 노려봤다.
‘주서연.
아마 이번 오디션에 참가한 이 중에 가장 인지도 있는 배우일 것이다.
물론 조서희도 있었지만, 그쪽은 쉬이 건드리기 어려운 영역.
애초에 액션 연기를 펼친 적이 없어, 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최대한 빠르게 탈락시키지 못한다면 위험해.
연기란 존재감이다.
에서 보여준 차서아의 존재감은 그만큼 굉장했고, 그 액션 연기도 훌륭했다.
‘앞으로 미션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순수한 점수제 미션인 이 첫 번째 미션이, 서연을 탈락시키기 가장 좋은 것인 건 분명했다.
페인트탄에 단순히 얻어맞는 건 -1점.
사망에 이르는 치명상이면 -20점.
반대로 상대의 신체에 페인트탄을 맞추면 +1점.
치명적인 부위에 명중시키면 +5점
더불어 높은 점수를 가진 상대를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 ‘사망’ 상태에 이르게 만들면 그 점수의 절반이 자신의 것이 된다.
‘대충 그런 규칙.
그리고 당연히 연기이니 사망하면 더 움직일 수도 없다.
이건 배우의 재량에 맡긴 것.
누가 봐도 죽었을 상처에 움직이는 건, 누구도 납득하지 않겠지.
“1초.”
누군가가 그리 말했다.
손에 쥔 권총이 움직이며, 총구가 서로가 노리는 과녁을 향했다.
서연에게 향하는 세 개의 총구.
먼 곳에서 카메라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기태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동시에 얼마 전, GH 그룹의 이사라는 사람과 만나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이런 서바이벌 미션으로 진행하면, 서연 양이 떨어질 확률 확률이 높을 겁니다.”
“그런가요? 오히려 전 반대라고 생각하는데.”
GH 그룹의 강태진 이사가, 깍지를 낀 양손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렸다.
“ 보시지 않았습니까?”
“봤죠.”
“혹시 인터뷰는 안 보셨나요?”
“인터뷰……말씀입니까.”
그건 안 본 것 같다.
애초에 인터뷰가 있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강태진 이사가 말을 이었다.
“천만 관객을 달성한 직후, 제작진과 배우들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임승철 형사 역의 김대헌 배우와 서광일 형사 역의 박희준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난투 씬이요? 아우, 말도 마십쇼.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마 박희준 배우님은 공감하실걸요?”
“아, 맞죠. 저도 나름 특수부대 출신이라 액션 씬에 자신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때 에서 액션을 찍을 때.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고.
“한 번이요?”
“네, 하지만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서연 양은 완벽했거든요.”
“그게 가능한 건가요?”
놀란 리포터가 물었다.
액션 씬은 합을 맞춰야 하기에 여러 번 반복하며 돌려 찍는 게 보통이다.
그러니 그 체력 소모가 크고 난이도도 높기에 보통 대역을 쓰는 것이다.
액션만 전문으로 하는 프로 스턴트 배우.
다만 둘이야 짬이 있다지만, 어떻게 서연이?
두 배우가 자신의 연기가 불만족스러워 다시 촬영했다고 말할 정도면, 대체 어느 정도라는 말일까.
“거기서 두 배우가 뭐라고 답했을 것 같습니까?”
그런 의문에 두 배우가 어떻게 답했는지, 강태진 이사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액션을 ‘보고’ 합을 맞춘다.」……라고 했죠.”
“보고 합을 맞춘다?”
그 말은 즉, 서연은 상대의 액션을 보는 순간…….
“서연 양은 상대의 연기를 보는 순간, 수많은 액션 시퀀스가 떠오르는 모양입니다.”
“가능, 한 겁니까?”
“모르죠. 가능하니까 되는 게 아닐까요?”
가능하니까 된다.
그런 강태진의 말이 이기태의 귓가에 스쳐 지나가며.
타타탕!!
총구에서 페인트탄이 쏘아졌다.
서연의 곁을 쫓던 카메라가 순간적으로, 그곳에 줌을 당겼다.
총구가 움직인 방향은 서연의 가슴팍.
맞으면, 아무리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치명상이 될 수도 있는 부위.
‘대본에 적힌 주서연의 약점은 두 개.
대본에는 능력이 적혀 있고, 저마다 치명적인 부위가 있었다.
특히 서연은 재생 능력자이기에 상세히 적을 필요가 있었는데, 그것이 심장과 머리.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부위가 없다면, 애초에 이 룰에서 무적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러니 서연을 쫓던 세 명의 배우는 서연의 가슴을 노렸다.
애초에 고의로 얼굴에 총을 쏘면 그대로 탈락이었으니까.
그렇게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서연과 눈이 마주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선명히 빛나는 붉은 눈.
그 순간.
서연의 몸을 낮추며, 단번에 자세를 비틀었다.
“……!!”
스쳐 지나가는 세 개의 총알.
‘말도 안 돼!!
설마 보고 피한 건가.
그 정도로 생각될 정도로 간결한 회피.
“뭐해, 쏴!!”
당황한 동료를 향해, 그리 외치는 순간 서연이 발을 박찼다.
“헉!!”
여기서 역으로 달려든다고?
보통이라면 상대의 숫자를 보고 엄폐를 하며 도망가는 게 보통일 것이다.
혹은, 총을 쏴 견제하거나.
‘왜?
하지만, 서연은 자세를 낮춘 그대로 달렸다.
붉어진 동공을 세 명에게 향한 채.
‘설정, 설정이 뭐였지?
이런 상황이 되자, 대본에 적힌 글귀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단순한 대사도 아니고, 누가 어떤 초능력을 가졌는지 어찌 떠올린단 말인가.
탕탕!!
당황하여 멈칫한 동료를 대신하여, 연달아 쏘아지는 탄환.
서연은 그것을, 왼팔을 들고 그대로 쳐냈다.
“!!”
보통이라면 페인트탄을 맞은 순간, 팔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게 연기라면, 그래야 하니까.
하지만 서연은 재생 능력자.
약점은 심장이지만, 반대로 심장을 맞지 않으면 어디를 맞아도 상관없다는 거다.
‘나도 재생 능력으로 할걸!!
보통 배우들이 선택한 능력은 신체 강화 능력이 가장 많았고, 염동력이나 화염 능력과 같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엔 CG가 없으면 제대로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재생 능력이라면.
“연기.”
불쑥, 서연의 얼굴이 당황하는 그의 얼굴 앞에 바짝 들이밀어졌다.
속삭임으로 불러도 좋을 작은 목소리.
“해야죠?”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놀라서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총을 쥔 서연의 오른손이 움직였다.
옷 안에, 보호구가 있는 자리에 총구가 닿았고.
탕!!
경쾌한 소리가 울리며 그의 가슴에 틀어박힌 페인트탄.
뭘 해볼 틈도 없이 -20점.
“……!!”
쏘라는 말을 하기엔, 서연이 동료의 몸에 바짝 붙어있는 터라 맞추기가 어려웠다.
반면 서연도 그녀를 방패로 삼은 채, 쉬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대로 사격하면 될 텐데.
그런 서연의 반응에 다른 두 배우는 뒤늦게 이유를 깨달았다.
‘설마 원거리 사격을 못하는 거야?
서연의 신체 능력을 보면 못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건.
‘그런 설정’이라는 것.
서연이 정한 저 캐릭터가 원거리 사격에 젬병이라, 근거리에서 쏴야 한다는 제약.
그것을 이 한 장면으로 설명해 주었다.
재생능력을 가지고, 근접전을 고수하는.
그런 장단점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더, 안 덤벼?」
서늘한 서연의 목소리.
거기다 차서아가 떠오르는 무감정한 눈매.
비틀어 올라간, 입매.
‘연기.
대체 언제부터 연기였지?
배우들은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아니, 애초에 저게 평범한 사람의 움직임이라고?
‘저게 신체 강화 능력자잖아!!
셋은 전부 신체 강화를 능력으로 선택했다.
그게 액션 씬을 펼칠 때 편할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눈앞의 서연을 보면, 차마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우리 너무 엑스트라 같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이익!!”
한 명이 먼저 뛰며 눈짓했다.
자신이 뛰어 서연의 눈길을 끄는 사이, 그 틈을 노려 쏘라는 뜻이다.
‘아무리 재생 능력이어도 아직 왼팔은 재생되지 않았을 거야.
그런 생각.
그렇게 앞으로 한 발 앞으로 내디딘 순간.
“?”
서연이 없었다.
어디로 갔나, 하고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옮기자.
툭.
옆구리에 총구가 닿았다.
당황한 두 배우가 그대로 서연을 향해 총구를 돌리는 순간.
타타탕!!!
세 발의 총성이 연달아 울렸다.
***
전광판에 점수가 표시되었다.
주서연 : 13점.
경쾌한 소리와 함께 올라가는 점수에 모두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했다.
그중에는 넷의 싸움을 지켜보던 민도하도 있었다.
“…….”
기회가 되면 난입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상황이 이상했다.
아니, 페인트탄은 어떻게 피하는 건데?
서연은 쓰러진 세 명을 보았다.
여태 연기는 그다지 펼치지 않았던 세 명이 펼치는 혼신의 연기.
그것이 사망 연기인 건 조금 씁쓸한 부분이라 생각하며 민도하가 서연을 향해 총구를 들었다.
‘방심한 지금이라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서연의 등 뒤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탕!!
그 소리와 함께 서연이 한 걸음 물러섰다.
왼쪽 어깨에 맞으며 튀는 페인트탄.
“어?”
정확히 등의 정중앙을 노렸는데.
그걸 소리를 듣고 피했다고?
“…….”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서연의 시선이 움직였다.
붉은 눈이 민도하를 직시했다.
그것을 본 순간.
민도하는 그대로 등을 돌려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