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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의 시작을 알리는 경적이 울리는 동시에 사방으로 뛰어나가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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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에 가까운 배우가 촬영장 곳곳으로 민첩히 뛰어나가는 모습은 화려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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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들 어느 정도 신체 능력에 자신 있는 이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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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런 이들의 뒤를 쫓아 달리며,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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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액션 배우를 자처하는 만큼, 몸이 느린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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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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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느릿느릿 뛰는 사람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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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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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금방 당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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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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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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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예능이지만, 예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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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히 연기 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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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캐릭터를 잡고, 제대로 연기를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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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캐릭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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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미팅이 끝난 후, 로부터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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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적기 위해 능력을 말해달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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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기서 능력을 확실히 정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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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은 ‘재생 능력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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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걸 바꿀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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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후 받아본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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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엔 분명히 서연의 능력이 재생 능력자라고 적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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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A조 참가자들의 능력 또한 함께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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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야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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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능력 자체가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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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백 교수가 말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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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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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을 맞추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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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아무리 화려하게 움직인다고 해도, 타인이 그에 맞춰오지 못한다면 단순한 체조가 될 뿐이다. 그저 우습고, 실속 없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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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액션 연기를 위해선 수없이 반복하며, 상대의 움직임을 눈에 새겨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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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고, 차고. 얻어맞고 쓰러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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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련의 동작이 자연스러워 보이려면, 결국 합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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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연기가 라이브로 진행된다면…… 거기서부터는 액션배우의 실력이 드러나는 겁니다. 모든 연기가 사실상 애드리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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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은 그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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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능력이 무엇인지 미리 외우고 있다면, 그에 대해 즉석에서 합을 맞출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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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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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가 적혀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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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의 능력들은 전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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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들이 연기를 펼치는 그 순간 마주 칼을 부딪치듯 연기를 펼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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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머릿속으로 대본의 대사를 읊듯, 시야에 들어온 이들의 능력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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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변의 지형을 살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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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설치된 전광판, 그리고 카메라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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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 설치된 카메라 외에, 직접 움직이는 카메라맨이 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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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엄청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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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도 수라면, 한 사람당 한 명씩 카메라맨이 배정되어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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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주시하는 사람은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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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폐허의 형상을 한 세트장을 달리며, 자신에게 따라붙는 시선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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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따라붙는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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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셋은 한 팀인 양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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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촬영 시작 전 암묵적으로 동맹을 맺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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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내심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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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다는 셋이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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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렇게 뭉침으로 캐릭터성도 얻고, 따라붙는 카메라도 세 개가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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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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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의 이름이 적힌 전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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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옆에는 전부 0점이라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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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실시간으로 포인트를 집계해 주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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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센서를 착용한 건 없었으니, 아마 실시간으로 보면서 체크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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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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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던 서연이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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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뒤를 쫓던 셋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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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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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서연이 몸을 돌리자, 그 뒤를 쫓던 세 명의 배우는 순간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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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쪽이 세 명이라는 걸 깨닫고 날카롭게 그녀를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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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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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번 오디션에 참가한 이 중에 가장 인지도 있는 배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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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조서희도 있었지만, 그쪽은 쉬이 건드리기 어려운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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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액션 연기를 펼친 적이 없어, 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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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빠르게 탈락시키지 못한다면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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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란 존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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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보여준 차서아의 존재감은 그만큼 굉장했고, 그 액션 연기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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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미션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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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점수제 미션인 이 첫 번째 미션이, 서연을 탈락시키기 가장 좋은 것인 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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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탄에 단순히 얻어맞는 건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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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에 이르는 치명상이면 -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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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상대의 신체에 페인트탄을 맞추면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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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부위에 명중시키면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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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높은 점수를 가진 상대를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 ‘사망’ 상태에 이르게 만들면 그 점수의 절반이 자신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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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그런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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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히 연기이니 사망하면 더 움직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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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배우의 재량에 맡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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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죽었을 상처에 움직이는 건, 누구도 납득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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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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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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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쥔 권총이 움직이며, 총구가 서로가 노리는 과녁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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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에게 향하는 세 개의 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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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카메라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기태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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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얼마 전, GH 그룹의 이사라는 사람과 만나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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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바이벌 미션으로 진행하면, 서연 양이 떨어질 확률 확률이 높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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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오히려 전 반대라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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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그룹의 강태진 이사가, 깍지를 낀 양손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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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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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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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인터뷰는 안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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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말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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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안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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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터뷰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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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강태진 이사가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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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을 달성한 직후, 제작진과 배우들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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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임승철 형사 역의 김대헌 배우와 서광일 형사 역의 박희준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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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난투 씬이요? 아우, 말도 마십쇼.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마 박희준 배우님은 공감하실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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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죠. 저도 나름 특수부대 출신이라 액션 씬에 자신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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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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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에서 액션을 찍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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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촬영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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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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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지만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서연 양은 완벽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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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능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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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리포터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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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씬은 합을 맞춰야 하기에 여러 번 반복하며 돌려 찍는 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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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체력 소모가 크고 난이도도 높기에 보통 대역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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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만 전문으로 하는 프로 스턴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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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둘이야 짬이 있다지만, 어떻게 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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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가 자신의 연기가 불만족스러워 다시 촬영했다고 말할 정도면, 대체 어느 정도라는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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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두 배우가 뭐라고 답했을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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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문에 두 배우가 어떻게 답했는지, 강태진 이사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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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을 ‘보고’ 합을 맞춘다.」……라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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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합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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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즉, 서연은 상대의 액션을 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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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양은 상대의 연기를 보는 순간, 수많은 액션 시퀀스가 떠오르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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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 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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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죠. 가능하니까 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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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니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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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강태진의 말이 이기태의 귓가에 스쳐 지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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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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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에서 페인트탄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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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곁을 쫓던 카메라가 순간적으로, 그곳에 줌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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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가 움직인 방향은 서연의 가슴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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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으면, 아무리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치명상이 될 수도 있는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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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에 적힌 주서연의 약점은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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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에는 능력이 적혀 있고, 저마다 치명적인 부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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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연은 재생 능력자이기에 상세히 적을 필요가 있었는데, 그것이 심장과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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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부위가 없다면, 애초에 이 룰에서 무적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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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서연을 쫓던 세 명의 배우는 서연의 가슴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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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고의로 얼굴에 총을 쏘면 그대로 탈락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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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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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과 눈이 마주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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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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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히 빛나는 붉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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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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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몸을 낮추며, 단번에 자세를 비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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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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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는 세 개의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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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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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보고 피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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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생각될 정도로 간결한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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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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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동료를 향해, 그리 외치는 순간 서연이 발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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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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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역으로 달려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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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라면 상대의 숫자를 보고 엄폐를 하며 도망가는 게 보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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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총을 쏴 견제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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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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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은 자세를 낮춘 그대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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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어진 동공을 세 명에게 향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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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설정이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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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되자, 대본에 적힌 글귀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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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대사도 아니고, 누가 어떤 초능력을 가졌는지 어찌 떠올린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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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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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여 멈칫한 동료를 대신하여, 연달아 쏘아지는 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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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것을, 왼팔을 들고 그대로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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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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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라면 페인트탄을 맞은 순간, 팔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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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연기라면, 그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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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은 재생 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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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은 심장이지만, 반대로 심장을 맞지 않으면 어디를 맞아도 상관없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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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재생 능력으로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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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배우들이 선택한 능력은 신체 강화 능력이 가장 많았고, 염동력이나 화염 능력과 같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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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자의 경우엔 CG가 없으면 제대로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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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생 능력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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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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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서연의 얼굴이 당황하는 그의 얼굴 앞에 바짝 들이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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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으로 불러도 좋을 작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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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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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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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서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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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쥔 서연의 오른손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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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안에, 보호구가 있는 자리에 총구가 닿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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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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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소리가 울리며 그의 가슴에 틀어박힌 페인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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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볼 틈도 없이 -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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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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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라는 말을 하기엔, 서연이 동료의 몸에 바짝 붙어있는 터라 맞추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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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연도 그녀를 방패로 삼은 채, 쉬이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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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사격하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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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서연의 반응에 다른 두 배우는 뒤늦게 이유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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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원거리 사격을 못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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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신체 능력을 보면 못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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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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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설정’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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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정한 저 캐릭터가 원거리 사격에 젬병이라, 근거리에서 쏴야 한다는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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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이 한 장면으로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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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능력을 가지고, 근접전을 고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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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장단점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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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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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서연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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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차서아가 떠오르는 무감정한 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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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어 올라간, 입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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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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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부터 연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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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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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초에 저게 평범한 사람의 움직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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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신체 강화 능력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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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은 전부 신체 강화를 능력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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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액션 씬을 펼칠 때 편할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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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눈앞의 서연을 보면, 차마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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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너무 엑스트라 같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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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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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 먼저 뛰며 눈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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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뛰어 서연의 눈길을 끄는 사이, 그 틈을 노려 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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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재생 능력이어도 아직 왼팔은 재생되지 않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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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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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앞으로 한 발 앞으로 내디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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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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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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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갔나, 하고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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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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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에 총구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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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두 배우가 그대로 서연을 향해 총구를 돌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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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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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발의 총성이 연달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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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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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에 점수가 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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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 1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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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소리와 함께 올라가는 점수에 모두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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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는 넷의 싸움을 지켜보던 민도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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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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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되면 난입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상황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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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페인트탄은 어떻게 피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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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쓰러진 세 명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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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연기는 그다지 펼치지 않았던 세 명이 펼치는 혼신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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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사망 연기인 건 조금 씁쓸한 부분이라 생각하며 민도하가 서연을 향해 총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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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한 지금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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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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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등 뒤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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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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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와 함께 서연이 한 걸음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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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어깨에 맞으며 튀는 페인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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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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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등의 정중앙을 노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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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소리를 듣고 피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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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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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서연의 시선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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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이 민도하를 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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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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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하는 그대로 등을 돌려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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