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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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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연은 학교에 이스포츠부가 있다는 걸 진작 알고 있었다.

다만 거기에 가지 않은 건, 순수하게 바빴을 뿐이었다.

‘게임!

게임은 서연에게 필수적인 요소였다.

자고로 TS한 인물들은 대체로 게임 실력을 기본으로 깔고 가지 않은가?

그러니 서연은 당연히 자신도 게임을 잘하리라 여기고 있었다.

적어도, 예능을 찍기 전까진.

“그건 콘솔 게임이라 그래.”

“? 누가 뭐라니?”

서연은 나름의 변명을 담아 지연에게 그리 변명했지만, 지연은 아무래도 좋은 얼굴이었다.

게임의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얼굴.

서연은 뚱해져서 그런 지연을 빤히 바라보았다.

물론 이번에는 지연도 그 이유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아무튼.

PC 게임이라면 다르지.

사실, 흔히 TS물에 나오는 신체 능력으로 컨트롤하는 VR 게임이나, 대충 그런 초과학적인 게임기기가 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만약 그런 것이 있었다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당연히 그런 게 있을 리 없으니, 서연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손에 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임은 집에서 하면 되잖아?”

“못 해.”

지연의 물음에 서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줌마랑 아저씨가 네가 게임을 하는 걸 막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맞지만…….”

지연의 말처럼 수아와 영빈은 딸이 하고 싶은 걸 막는 타입이 아니었다.

다만.

“보렴, 딸아. 너의 고능한 플레이에 우매한 플레이어들이 따라오지 못하는구나.”

“…….”

“분명 이 애비는 너를 R키를 누르지 못하는 아이로 키우지 않았는데…….”

“…….”

“아무무가 아빠를 찾는구나, 옆에 계신다고 말해주렴.”

게임을 하고 있으면 계속 옆에서 깐죽거리는 통에 게임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럴 때, 액자에 걸어둔 반으로 찢긴 방검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조용해지곤 했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서연이 게임만 하면 쫄래쫄래 옆으로 와서 구경하는 영빈 때문에 서연은 집에서 게임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아빠보다 티어 높아진 후에 할 거야.”

“……그러니. 그럼, 소속사에서 하지 그래?”

“그건 눈치 보여.”

이미 콘솔 게임은 회사에 있었다.

하지만 PC까지 가져다 두는 건 아무리 서연이라도 눈치가 보는 일이다.

여배우가 소속사에서 딸칵딸칵 롤을 하고 있으면 무슨 시선을 받겠는가.

이건 이미지적으로도 좋지 않았다.

‘얘는 은근히 이런 걸 신경 쓴단 말이야.

지연은 그런 서연의 말이 신기했다.

행동만 보면 타인의 신경은 전혀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서연은 사실 굉장히 신경 쓰는 편이었다.

정확히는 시선을 즐기는 편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타인에게 칭찬받는 걸 워낙 좋아하기에 그런 게 아닐까.

막연히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근데 걱정이네.

무척 기대된다는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서연을 보며 지연은 걱정했다.

오늘 서연이 찾아가는 곳은 이스포츠부.

의외로 꽤 진지한 동아리였다.

준프로급도 둘이나 있었고.

이미 게임단에서 뛰고 있는 선수도 있었다.

연화 고등학교는 예체능에 크게 힘을 주는 편.

이스포츠 역시 연화 고등학교에서 큰 실적을 거둔 동아리였기에, 여러모로 지원이 짱짱했다.

‘그 탓에 상대적으로 성적은 떨어지긴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 학교에서 수능을 봐서 진학할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사고만 안 쳤으면.

본래 오늘 이스포츠부에 가는 건 서연 혼자였다.

신나서 혼자 걸어가던 서연을 본 지연이 뒤늦게 쫓아온 것이다.

혼자 두면 분명 사고를 친다, 그런 막연한 예감이 들었으니까.

“근데 지연이는 게임 안 좋아하잖아.”

“나도 해. 최근에 많이 했어.”

그런가?

하고 생각하던 서연은 문득 최근, ‘마법사 에르체베트’와 합방을 한 라미엘을 떠올렸다.

둘은 딱히 LOL과 같은 AOS 게임을 하지 않았다.

최근 봤던 건 발로란트라는 FPS 게임.

둘이 참 즐겁게도 방송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왜 그렇게 보니.”

“아무것도 아니야.”

서연은 빤히 지연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다.

아무튼 그런 것이다.

버튜버에게 게임은 필수항목.

게임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지연도 결국 할 수밖에 없는 것.

문제는.

‘좀 잘하던데.

서연은 조금 위기감을 느꼈다.

그날 마법사에게 FPS 게임을 처음해본 라미엘의 실력은 초보치고는 아주 뛰어났다.

시작한지 2시간쯤 되었을 때는 날아다녔다.

‘생각해보면 라미엘, 게임 잘했지…….

알고는 있었다.

알고는 있었는데…… 2시간 만에 그렇게 잘하는 건 좀 불합리하지 않나?

마법사 씨도 상당히 놀랐던 모양.

‘뭐, 나도 제대로 된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잘할 자신이 있었다.

말했듯, 버튜버에게 게임은 꽤 필수적인 항목.

‘콘솔과는 달라, 콘솔과는.

당연히 잘하리라 그렇게 여기며 당당히 이스포츠부의 문을 열었다.

그것이 서연이 이스포츠부에 찾아가기까지의 과정이었다.


이스포츠부의 남학생들은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느꼈다.

특히 이스포츠부의 부장, 백근수는 무척, 아니 엄청나게 당혹스러웠다.

‘뭐지? 꿈인가?

평소와 같은 날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게임단에 가기 전에 한 게임을 하면서 손이나 풀 생각이었다.

친구들이랑 하는 것과 선수들이랑 하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으니까.

그렇게 막 PC를 작동시키고 손을 풀고 있던 순간.

“안녕하세요.”

부실의 문을 열고 두 여학생이 들어왔다.

긴 검은 머리칼, 그와 대조되는 새하얀 피부.

붉은 기가 도는 눈동자.

그 특징적인 모습에, 백근수도 알 수밖에 없었다.

‘주서연!

그리고 곁에 있는 이지연인게 분명했다.

아마, 이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이를 꼽자면 반드시 들어갈 두 명.

특히 주서연의 경우엔 최근 이름이 알려진 탓에, 더더욱 알 수밖에 없었다.

‘와,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네.

흔히, 학교 내에서 서연을 보면 ‘부담스럽다’는 말이 가장 많이 들려왔다.

그건 성격적인 부분을 말하는 게 아닌, 외모에 관한 말이었다.

부담스럽게 예쁘다, 그런 식.

이전에 있었던 때 백근수는 연화공주를 연기하는 서연을 못 봤다.

그때 그는 게임단의 연습실에서 한창 대회 준비를 하던 중이었으니까.

그러니 실물로 본 건 이번이 처음.

그 감상을 말하자면 ‘부담스럽다’라는 말이 딱 이해되는 외모였다.

배우가 가진 특유의 아우라.

거기다, 쉽게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철벽같은 무표정.

거기다 묘하게 서늘한 분위기와 외모에, 이스포츠 남학생들은 침만 꼴깍꼴깍 삼키고 있을 뿐이었다.

솔직히 또래 같다는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았다.

‘대회에서 본 아나운서……는 비교도 안 되네.

심지어 미인으로 이름 높은 아나운서였지만, 역시 진짜배기 배우들에겐 안 되는 것이다.

그건 서연만이 아니라, 비단 지연도 마찬가지였다.

지연 또한 눈매가 고양이 같이 치켜 올라간 탓에,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인상.

거기다 외모도 보통 예쁜 게 아니니, 이래저래 이스포츠 남학생들에겐 가히 천적과도 같은 외모였다.

대체 왜?

어째서?

둘 다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인데?

‘요즘 이스포츠의 위상이 이렇게 올라갔나?

요즘 셀럽들이 인스타에 경기를 보고 인증샷을 올리는 경우도 제법 보았다.

직접 찾아온 것도 보긴 봤고.

솔직히 그냥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저기.”

그렇게 망상으로 빠지던 백근수를 붙잡은 건, 떨떠름한 지연의 목소리였다.

“우리 계속 여기 서 있어요?”

“아뇨, 아닙니다. 아니, 아니!”

당황하며 손을 내젓는 백근수를 보며, 주변의 다른 이스포츠부원들이 한심한 눈으로 보았다.

여자랑 대화 한번 못 해본 티를 저런 식으로 내다니 괜히 이쪽이 창피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백근수는 방금 서연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서연은 인사 후에 이렇게 말했다.

“네, 이스포츠를 체험해 보고 싶어요. 제가 동아리 활동을 아직 안 하거든요.”

그런 서연의 말에 주변은 더욱 아리송한 분위기가 되었다.

‘보통 배우면 연극부에 들어가지 않나?

당장 곁에 있는 이지연도 연극부에 속해있다.

활동은 그다지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소속은 그쪽이다.

동아리 활동하면 내신에도 가점이 들어가기에, 보통 활동은 안 해도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게임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할 줄…… 아니지. 아시나요?”

“근데, 저보다 연상인데 왜 그렇게 말해요?”

더듬더듬 말하는 부장의 말에 서연이 물었다.

백근수는 서연보다 한 살 위의 선배였다.

그런데 태도만 보면 마치 후배처럼 저자세였다.

“크, 크흠! 그러면 말 편하게 할게.”

“네.”

“근데 게임은 할 줄 아는 거지?”

“당연하죠.”

뭘 그렇게 묻냐는 듯 눈을 찡그리는 서연.

그 탓에 남학생들의 시선이 백근수에게 날아와 꽂혔다.

“아니, 아니! 어느 정도 실력인지 제대로 알아야 하잖아.”

“근데 보통 실력이 궁금했으면 그렇게 안 물어보지.”

“으휴.”

비난 어린 부원들의 말에, 백근수는 할 말이 없어졌다.

그럼, 너희가 대화하던가.

죄다 2미터는 떨어져서 대화하는 꼴이 우스워서 참았다.

“그럼…… 알겠어.”

대충 서연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랬다.

서연은 이스포츠, 그중에서도 LOL을 선호하는 편.

리그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인터넷 방송에서도 많이 하니까.

대충 그런 이유인 것 같았다.

“한번…… 같이 한 게임해볼래?”

“네!”

서연은 의욕에 가득 차서 답했다.

드디어 왔구나.

‘집에선 아빠 때문에 집중을 못 했지만.

여기서라면 분명 다를 것이다.

솔직히 콘솔 게임과 달리 이쪽은 내심 자신이 있었다.

본래 TS 녀는 AOS 게임의 고수가 되는 게 또 기본이 아닌가.

‘불안한데…….

지연은 딱히 함께 참여하진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롤에 대해선 지연도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어쨌든 라미엘로 활동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알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화제에도 어울려야 했으니, 딱히 플레이는 하지 않아도 관련 지식은 전부 아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연의 픽은 여러모로 불안할 뿐이었다.

“탑?”

그렇게 시작된 5인큐.

서연은 시작하자마자 탑 캐릭터를 골랐다.

모두의 시선이 서연에게 향했다.

여기서 탑을?

서연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저 잘해요.”

“아, 그래.”

잘한다는데 뭘 어쩌겠는가.

심지어 이렐리아다.

최근 리워크 되며 난이도가 많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초보가 다루기는 어려운…….

‘아니, 잘한다고 했으니 잘하겠지.

함부로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남을 무시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백근수는 미드로 향했다.

그리고 정확히 10분 후.

서연의 캐릭터가 타워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탭을 눌러보면 떠 있는 [이렐리아 0/7/0].

상대편 티모가 말했다.

  • 티모 : ? 겜 포기함? 왜 안 움직임?

물론 그 말처럼 서연도 움직이고 싶었다.

움직일 마우스가 파편만 남지 않았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