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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N 엔터에서, 뭐요?”
황민화는 최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야심작이라고 떠들던 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으니까.
물론 성적이 나쁜 건 아니다.
400만.
적어도 손익분기점은 넘을 느낌이었다.
그래, 손익분기점.
딱 본전을 쳤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 XN 엔터에서 연락이 왔다고 매니저가 말했다.
무슨 말인가 한 번 들어보니.
“이전에 황민하 배우님이 노바 엔터에 있다고 했잖아요? XN 엔터에서 혹시 주서연 배우와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겠냐고…….”
말 그대로 황민화의 분노를 머리끝까지 치솟게 하는 말이었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그년 때문에 내가 이 꼴이 됐는데?”
“민하 씨, 딱히 나쁜 성적도 아니잖아요? 가끔 이런 때도 있는 거죠.”
호라이즌 컴퍼니의 장철호 실장은 이마에 흐른 땀을 닦으며 황민화를 달랬다.
‘자존심 한번 빌어먹을 정도로 강하네.’
사실, 배우가 자존심이 강한 건 좋은 거다.
어찌 보면 향상심이 있다는 거니까.
다만, 황민화는 특히 심했다.
성공 욕구가 타인보다 배는 강했다.
‘는 자연재해야. 저걸 상대로 400만을 보게 만든 것도 대단해.’
장철호 실장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주서연이 주목받기는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주서연 만으론 이룰 수 없는 성적이다.
감독, 시나리오, 그리고 다른 배우들.
하나 같이 쟁쟁했다.
주서연이 악역으로서 그들의 힘을 십분발휘하게 해준 건 맞으나.
결국 극을 이끌어 간 건 두 주연이었다.
‘배진환 감독이 확실히 난 사람이긴 해. 제대로 투자를 받으니, 연출이 말이 안 나올 정도야.’
주서연의 연기를 백 퍼센트가 아니라, 백이십 퍼센트를 살린 연출.
그만큼 배우를 믿었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 믿음은, 성공으로 돌아왔다.
“하! 어이가 없어서. 그래, XN에서 저한테 주서연과 연결다리를 놔달라 부탁했다?”
“꼭 들어줄 필요는 없는 말입니다. 그러니 너무 그렇게 뭐라 하지 않아도…….”
장철호는 열심히 황민화를 달랬다.
그렇지 않으면 또 돌아가서 매니저를 쥐잡듯이 잡을 게 분명하니까.
‘그걸 생각 없이 황민화에게 말해서는.’
XN 엔터에서 온 요청.
그것을 받은 매니저는 황민화에게 별생각 없이 말했고, 이 사달이 난 거다.
‘설마 이런 성격일 줄이야.’
벌써 바뀐 매니저가 둘이다.
황민화는 사람을 가리며 성질을 부린다.
정확히 말하면, 외부에 쉽사리 황민화의 단점을 퍼트리지 않을 이들.
그게, 바로 소속사에 일하는 직원들이다.
배우는 이미지로 먹고산다.
그러니 상품에 흠집이 나지 않게 관리를 해야 하니, 소속사 직원들은 입을 꾹 닫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월급을 벌어다 주는 이였으니까.
“XN엔터에는 제가 잘 말해두겠습니다.”
“……저 나쁜 년 만들려는 건 아니겠죠?”
“아유, 설마요.”
속으론 욕해도 장철호는 황민화를 열심히 달랬다.
애초에 소문이 날 사람이라면 철저히 이미지를 관리한 탓에, 황민화는 세간에 그리 나쁜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러니 XN엔터도 별생각 없이 물어본 거겠지.
‘데려가라고 할 수도 없고.’
비록 애매한 성적을 거둔 였으나, 황민화 이름값은 톡톡히 했다.
그나마 400만이라도 달성한 게, 황민화의 연기력과 티켓 파워가 있었기 때문이니까.
하지만 저렇게 계속 꽁해있으면 또 매니저가 바뀔 텐데…….
“아.”
“?”
“다름이 아니라, 최근 들은 정보가 하나 있습니다.”
장철호는 최근 GH 그룹에서 준비 중이라는 한 예능에 대한 정보를 말했다.
액션 영화.
그리고, 그에 대한 오디션까지.
“……거기에 그 계집애가 나온다?”
“거의 확실합니다.”
“흐응. 좋네요.”
액션 영화의 오디션, 거기에 예능이 합쳐지면 뻔했다.
‘얼마나 액션을 잘 소화할 수 있는지 보려는 거겠지.’
그걸 서바이벌로 해서 뽑으려는 건가?
그럼, 공중파는 아니겠네.
기껏해야 웹 예능일 것 같지만…….
‘GH 그룹에서 그렇게 투자한다면 분명 뭔가 더 있을 거야.’
황민화는 그리 생각하며 주서연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이번 에서 보여준 액션 연기가 인상 깊었던 모양.
‘흥, 어차피 다 스턴트맨이 해줬을 텐데.’
물론 황민화도 를 보았다.
보기 싫었지만, 자고로 지피지기 백전백승 아닌가?
그러니 는 분명 잘 만든 영화였다.
서연이 보여준 액션 씬도 훌륭했지만, 그렇기에 서연이 직접 찍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액션 연기라면, 오히려 이쪽이 유리할지도.’
황민화는 액션 연기 경험이 많았다.
그러니, 오디션에서 서연과 액션 연기를 하게 된다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 여리여리한 몸으로 액션을 해봐야 얼마나 하겠어.’
서연은 신장도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다.
겨우 황민화의 눈언저리에 올 정도였으니까.
거기에 황민화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편이었다.
요가도 꾸준히 해왔기에 체력도 좋았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
“제가 오디션에 붙으리라는 확신은 없잖아요?”
몸 쓰는 게 자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액션 연기를 어느 정도 요구할지는 몰랐다.
막말로, 주서연과 직접 접촉했다면 그녀에게 유리한 과제가 나올지도 모르지 않은가?
그러니, 은근한 어조로 황민화가 묻자.
“그럼, 한 작품 더 찾아보죠. 예를 들면, 그 액션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에 딱 맞는 걸로.”
말하자면 다시 승부를 보는 건 어떻겠냐, 라는 말이다.
솔직히 이번에 황민화가 주서연에게 진 건, GH 그룹에게 투자받은 것과 쟁쟁한 감독과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여겼다.
‘나이에 비해 대단한 건 알겠지만.’
그래도 아직 황민화 급은 안 되지.
사실상 대배우들과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온 배우였으니까.
아니, 사실상 S급의 배우.
대배우라 불러 마땅한 인물이 황민화였다.
“……그거 좋네요.”
황민화는 그제야 만족스레 웃었다.
호라이즌 컴퍼니, 3대 매니지먼트로 옮기기 전 거쳐 가는 곳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일 처리가 나쁘지 않았다.
‘주서연.’
황민화는 마지막으로 마주쳤던 서연의 얼굴을 떠올렸다.
소름 돋을 정도로 어여쁜 얼굴.
그리고, 그 압도적인 존재감.
‘다음에는 제대로 밟아줄게.’
공교롭게도 주서연의 이미지는 황민화와 겹치는 구석이 많았다.
아름다운 외모, 서늘한 분위기.
악역이 어울리는 인상.
그러니, 지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너 뭐해?”
이지연은 한창 의 오디션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었다.
시일은 꽤 남은 상태였다.
사실, 촬영 예정 날짜를 생각하면 도리어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예능을 위해서 준비.”
서연은 긴 막대를 위협적으로 휘두르고 있었다.
파공성이 심상치 않았다.
예능이라는 게 혹시, 글래디에이터 같은 걸까?
“낚시 예능이 들어왔어.”
“……아, 혹시 ?”
“맞아.”
“근데 그건 케이블 예능이잖아.”
물론 는 꽤 인기 있는 예능이었다.
매니아층도 탄탄했고, 연예인들이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좋았다.
뭣보다 출연진이 굉장히 쟁쟁한 배우들.
나름 인맥을 키운다는 시점에서도 출연할 가치가 있는 예능이었다.
“공중파에서는 안 들어왔어?”
“마땅한 게 없었어.”
서연도 자신에게 들어온 예능이나 광고들은 확인했다.
그중에선 끌리는 것도 있었으나, 대부분 인터뷰 계열의 예능.
‘러닝피플 하고 싶었는데.’
인기 스타라면 꼭 한번 거쳐 간다는 예능.
각종 미션을 진행하며, 어깨에 붙인 이름표를 떼는 플롯을 가진 예능이 있다.
개인적으로 서연은 러닝피플의 애청자였기에 꼭 출연하고 싶었지만.
‘역시 아직은 안 되나.’
라면 러닝피플에 딱 알맞은 플롯이라 생각했는데 아직 안 되는 모양.
아마, 좀 더 간을 보고 싶은 모양이다.
‘내가 KMB와 친하니 부르지 않았을 확률이 높고.’
대충 이유는 짐작됐다.
여태 서연은 드라마나, 예능이나 전부 KMB와 관련된 것들로 활동해 왔다.
러닝피플은 MDC의 예능.
그러니, 다소 눈치가 보인 걸 수도 있다.
‘나중에 꼭 해봐야지.’
한두 작품 정도 더 잘되면 직접 요청을 넣어볼 수 있지 않을까?
홍보차라도.
“그 외에는 나랑 맞는 게 없는 것 같아서.”
“많이는 들어왔지만, 실속이 없었던 거네.”
“맞아.”
참고로 는 서연이 딱히 보는 예능이 아니었다.
보통 연령대가 있는 아저씨들이 보는 예능이니까.
만약 아버지인 영빈이 봤다면, 따라서 봤겠지만…… 영빈은 그런 예능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 시간에 롤드컵 하이라이트나 유튜브 쇼츠 영상이나 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하나 떠오르는 게 있었다.
“참 이지연.”
“왜.”
“나 부 활동하고 싶어.”
“……?”
꽤나 뜬금없는 서연의 말에 지연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갑자기?’라는 말이 뭣보다 어울리는 말이었으니까.
‘혹시 연극부에 관심이 있었나?’
그러고 보면 이후로 연극부에서도 서연이 입부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계집애가 연극부를 생각해서 이런 말을 꺼낸 것 같지는 않았다.
“……무슨 부?”
“이스포츠 부.”
서연은 게임을 잘하고 싶었다.
진심으로.
“이번 게스트, 여배우입니까?”
“흐음.”
의 회의실.
고정 출연진인 두 배우, 송광민과 이상수는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낚시는…… 해봤다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흐으으음.”
뭐, 아저씨들이니 젊은 여자애와 낚시를 가는 것도 나름 좋기는 하다.
다만 방송적으로는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최근 와 로 뜬 배우죠?”
“아, 혹시 이 선생님은 안 보셨어요?”
“안 봤습니다. 요즘 영, 연기도 손에 안 잡히고. 둘 다 제가 보기엔 쉽지 않은 것들이라.”
오십 대 중반인 이상수는 스릴러 영화는 영 젬병이었다.
거기에 는 젊은이들의 드라마.
조금 보려했지만, 감성이 너무 안 맞아서 포기했다.
‘요즘 슬럼프라는 말은 들었지만.’
의 정승현 PD는 속으로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었다.
이상수.
오래전부터 활동해 온 원로배우.
히트작은 수없이 많고, 천만 영화도 세 번이나 출연.
심지어 두 번은 주연을 맡은 인물이다.
‘헐리우드에 가셨다가 된통 당하신 후로 의욕을 잃으셨어.’
한창 기세가 오르던 5년 전.
이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시도한 해외 진출에서, 이상수는 큰 고난을 겪었다.
몸에 맞지 않는 연기도 연기였고, 헐리우드에서 이상수에게 제대로 된 배역도 주지 않은 탓이다.
분명 비중 있는 조연이라 하여 찍었으나, 그 출연 시간은 5분도 되지 않았다.
그때를 기점으로 이상수는 해외 진출에 대한 마음을 접고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드라마로 복귀했지만…… 그것조차도 혹평.
이상수는 그 뒤로 휴식기를 가졌으나 보다 못한 정승현 PD가 를 통해 그를 불러들였다.
그의 유일한 취미활동인 낚시로.
“조금만 더 어렸으면 손녀뻘이라 잘 맞을지 모르겠어.”
“다른 쪽은 그래도 사내 녀석이니 괜찮을 것 같지만…….”
이상수의 말을 거드는 중년 남성은 이상수보다 다섯 살이 어린 중년 배우였다.
송광민 배우.
그는 낚시에 진심인 배우였다.
그러니 낚시의 ㄴ도 모를 것 같은 여배우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게 영 못마땅한 것 같았다.
“배 타고 돌아가자고 징징거리면 어떡해? 제대로 몸이나 가누겠어?”
“어휴, 걱정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저희가 다 알아서 조사했죠.”
“……크흠. 뭐, 정 PD가 꼼꼼한 사람인 건 나도 알아.”
조금 무안했는지 송광민은 헛기침하며 그리 말했다.
하지만 역시 못마땅한 기색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신 PD님이 말이면 확실하겠지.’
의 신영우 PD.
그는 정승현 PD의 같은 고등학교 선배였다.
그 인연으로 주서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나름 이래저래 수소문한 결과.
이렇게 직접 출연 제의까지 하게 된 거다.
‘전해 들은 소문의 반절만 맞아도 괜찮아.’
그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
어차피 나머지는 그 외모와 인지도로 충분히 시청률을 견인할 수 있을 테니까.
정승현 PD가 생각한 건 딱 그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