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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희 씨. 오랜만에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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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반……갑네요.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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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기류가 오가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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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와 조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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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서로를 마주 보며 상당히 경계어린 눈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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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대체 왜 여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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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왜 여기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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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낯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묘한 어색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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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은 평가를 받는 젊은 연기파 배우들에겐 있을 수 없는 어색한 연기가 이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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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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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둘 사이에 낀 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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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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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은 연극이 끝난 후를 천천히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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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략 한 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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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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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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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후라면, 다들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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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객 앞에서 보인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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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화려한 장면들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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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씨, 너무 좋았어요. 덕분에 정말정말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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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을 꺼낸 건 송민서의 이혜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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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아니었다면, 자칫 무대를 망칠 뻔했으니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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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배우님이 잘 받아주셔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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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말도 이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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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늘 관객 반응 봤죠? 이거, 첫 타임에 이렇게 반응 좋은 거 오랜만입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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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무대를 몇 번이고 머릿속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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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했던 기대감에 부응하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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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해냈다는 것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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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식 한 번 해야죠! 시간이 좀 이르지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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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해서 말한 이는 조도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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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쏜다며, 큰 소리로 외치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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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서연 씨는 학교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연출은 남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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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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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초를 치듯 말하는 심청석의 말에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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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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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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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고등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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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에서 술이라도 꺼내면 자칫 논란이 생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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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빼고 갈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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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극의 슈퍼스타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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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휘청이던 극을 구한 이가 바로 주서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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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없는 회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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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학교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허락도 다 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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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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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최소 출석 일수만 채우면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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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서연의 말에 모두 갑시다, 갑시다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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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서연대로 조금 우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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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좀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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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시절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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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모두가 서연을 배려하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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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부족함을 알았기에, 마지막 연기를 제외하면 만족스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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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있었던 공연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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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홀로 머릿속으로 감상하는 ‘주서연 매드무비’가 하나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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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오늘은 꿀잠을 자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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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서연은 홀로 그런 생각을 하며 들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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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어머니, 수아가 말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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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남이 자신을 띄워주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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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로 그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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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얼굴에 볼이 살짝 상기된 게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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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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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와버린 상황에 묻는 것도 웃기지만, 고깃집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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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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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고깃집 좌석을 채우고 앉은 배우들을 바라보던 서연은, 문득 공연이 끝난 후 손을 씻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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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조도율은 다음 공연 때문에 결국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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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심청석에게 배우들을 맡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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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심청석은 경력도, 나이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어째 공연 때부터 다른 배우들을 이끄는 역할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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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잠시 손 좀 씻고 와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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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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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배우들의 주문을 들으며 심청석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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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활기찬 배우들을 바라본 후, 기분 좋게 식당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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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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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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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의 입구에 서 있는 두 남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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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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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에겐 다 익숙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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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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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선글라스에, 머리에 쓴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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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쓴 검은 마스크에 캐주얼한 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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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잘생긴 얼굴과, 그 수려한 얼굴 선은 서연에게 아주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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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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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얼마 전 예능에서 함께 연기했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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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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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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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소리를 내며 남자를 바라보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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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은 서연과 같은 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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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서연이 기억하기로, 서울에서 유명한 예고의 교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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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린 마스크에, 안경을 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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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서 뭣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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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그 뒤에 있는 간판에 당사자의 얼굴이 박혀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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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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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서연과 ‘태양을 숨긴 달’ 오디션에서 만났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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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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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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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둘이 서연을 보았는지 고개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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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둘 다 흠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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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자신들이 어떻게 보일지 자각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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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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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한 채 서로의 눈치만 살피던 공백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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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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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입을 연 건 조서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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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오늘 연극을 보고, 조금 대화를 나누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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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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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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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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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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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런 서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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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보고 실물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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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심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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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변 없이 자란 조서희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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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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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고양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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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과는 비슷하면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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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나른한 고양이면, 이쪽은 날카로운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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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도 세우고, 털도 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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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성격이 좋아 보이진 않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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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잘못하면 한 대 맞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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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 자신의 주먹은 더 강할 테니, 얼마든지 덤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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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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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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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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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런 대화를 나눌 정도로 친하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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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왔으나, 굳이 말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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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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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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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던 게 사실상 조서희와 서연의 유일한 커뮤니케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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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광고를 많이 봐서 내적 친밀감은 쌓여 있다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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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오히려 조서희에게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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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왜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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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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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뒷말을 내뱉지 않았지만, 대충 뭘 말하려고 했는지는 대략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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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할 말이 없어진 조서희가 굳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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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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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가 피식 웃으며, 팔짱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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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 씨. 이거 곤란해요.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 연예인이라고 막 찾아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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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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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저는 함께 드라마도 출연했고. 최근 예능도 같이 해서 예.의.상. 그리고 친.분.이 있어 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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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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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박정우의 말에 조서희가 이를 아득 깨물며 그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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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정우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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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도 작고, 자신보다 3살이나 어린 조서희는 자신의 상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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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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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언제부터 정우와 그리 친분이 있었나 싶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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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 조서희보단 많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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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능도 같이 하긴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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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연극까지 직접 보러 왔을 줄은 미처 생각 못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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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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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이내 침착함을 되찾으며, 생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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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후배로서 충고 드리자면 조금은 조심하시는 게 좋아요. 남배우가 함부로 여배우와 접촉하면……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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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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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에게 서연 씨는 아주 고마운 사람이라 인사를 하러 왔어요. 네, 그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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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서희의 말에 오히려 서연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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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야 대충 이해가 갔지만 조서희는 정말 예상외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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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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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10년 전, 태양을 숨긴 달 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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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는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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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서연 씨에게 ‘연화공주’ 역을 두고 패배한 것. 좋은 약이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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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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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시 조서희는 어린 나이에 오만해져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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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도 자신감 넘치는 그녀지만, 오만한 것과 자신감이 있는 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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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꼭 만나고 싶었어요. 서연 씨가 돌아오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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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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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 그리고 이번에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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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자, 박정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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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하려는 지 대략 짐작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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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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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박정우가 급히 막으려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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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으러 간다더니 왜 이렇게 안 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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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무소식인 서연을 부르러 나온 심청석이 박정우와 조서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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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슴츠레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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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드렁한 얼굴로 둘을 번갈아 본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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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몰래 카메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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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할 만큼의 멤버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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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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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석의 등장으로, 박정우와 조서희는 화들짝 놀라며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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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성격이라면 자연스럽게 끼어들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닌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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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둘을 멀뚱히 바라보던 심청석이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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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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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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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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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고 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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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야 어쨌거나 조서희는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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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그렇게나 신경 쓰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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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과거보다 훨씬 잘 된 것에 그런 이유가 있는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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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에 묘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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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본 감상이 그게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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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탑급 배우인 둘을 보고도 겨우 저런 반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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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긁적이며 들어가는 심청석의 모습에 그가 왜 훗날 드라마 촬영에서 가혹행위를 받았는지, 그 편린을 조금 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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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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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공연도 힘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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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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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학교에서 그에 대한 것을 이지연에게 말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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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나도 공연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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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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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같이 밥이나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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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을 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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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리에 남이 끼면 민폐야. 아마 그 둘도 그걸 아니까 내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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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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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배려가 깊은 사람들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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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지연의 말이 이러하니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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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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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지연과 함께 점심시간에 시간을 보내는 벤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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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묘하게 전과 분위기가 달라진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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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을 찍고, 계속 연극 때문에 바빠 학교에 오지 않았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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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는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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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난리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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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지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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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한테 왜 숨겼냐고 말해. 내가 숨겼나? 자기들이 못 알아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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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 정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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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 정도야, 주서연. 아저씨 말 따라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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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 도리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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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연이 말하는 아저씨는 우리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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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당장 이쪽을 주시하는 시선들을 향해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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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기,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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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건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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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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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를 이용하며 슬쩍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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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의 손가락이 향할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학생들이 도망가서 조금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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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예능을 촬영한 게 어지간히 영향이 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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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친구는 생기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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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금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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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등교하고 내가 대화를 한 건, 스마트폰의 박스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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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론 이지연을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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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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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시선을 제거한 지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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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소속사 구해야지. 어떡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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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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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가고 싶은 곳 있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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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둔 곳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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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함께 CF를 촬영했던 김정하 배우가 소속된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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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이지연에게 추천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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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김정하 배우가 날아오를 시기이기도 하고, 현재는 애매한 평가를 듣는 곳이라 지금이라면 별 어려움 없이 들어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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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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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 소속사 자리 비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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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 당연한 걸 물어. 네가 온 다고 하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 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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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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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연이 속한 소속사, 노바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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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 엔터 이후로, 지연이 옮기게 된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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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는 중견정도 되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꽤 덩치가 커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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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대형 소속사라기엔 여러모로 부족하고 그 끗발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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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오래 살아남아 인맥도 넓고, 추후 확실히 ‘대형 소속사’로 성장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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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얼굴을 봐서 익숙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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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저래 지연과 오래 함께 지내서 얼굴도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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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고려해보면 노바 엔터만한 곳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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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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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연이 그렇게 결정을 내리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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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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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스마트폰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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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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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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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화면하자 발신자의 이름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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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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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감고’의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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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 차분히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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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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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서연 씨. 점심시간이죠? 갑자기 연락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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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에요. 무슨 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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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연은 저녁 타임이라 여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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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네 시까지 가면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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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아니라, 제가 아는 감독님이 한 분 계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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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거기까지 말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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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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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영화 출연해볼 생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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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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