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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드라마 촬영 중 대본이 교체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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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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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반응이 지나치게 안 좋아 급히 수정이 들어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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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드라마 작가 도중에 하차하거나, 교체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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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의 집필 속도가 촬영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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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준비된 대본은 수정 전이 대부분이기에 새롭게 준비된 대본은 촬영 당일 도착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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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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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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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출신 배우, 마연우와 차나희, 그리고 에이든은 굉장히 표정이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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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차나희는 연기 경험이 있었지만, 나머지 둘은 이번이 첫 연기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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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차나희가 사정이 낫냐?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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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 대본은 처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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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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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현재 에서 가장 욕을 먹는 게 누구냐면 바로 송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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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차나희가 맡은 배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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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조하린의 비중이 계속 줄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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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필석 감독은 임진하 작가의 개인적인 사욕으로 수정된 대본이라 해지만, 그것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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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욕이 아니었다고 해도, 대본은 분명 수정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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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비중이 적은 조하린이 송소하와 커뮤니티에서 언급량이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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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얼추 비슷하게 존재감을 가져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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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차나희가 맡은 송소하가 역으로 존재감이 적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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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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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으로서 이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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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석 감독도 점점 차나희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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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린이 여기서 비중이 늘어나, 더욱 인기를 얻는다고 해도 이 드라마의 주연은 결국 송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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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하가 살아나지 못하면 결국 드라마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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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많은 얼굴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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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수정된 쪽대본이 주어지자, 배우들의 표정이 대체로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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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건 단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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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와, 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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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정우의 경우에는 아역부터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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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물 언저리의 나이에 베테랑이라고 하는 것도 우습지만, 실제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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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는, 도무지 10년 만에 연기에 복귀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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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비중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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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질 만도 했지만, 서연은 딱히 표정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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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늘어난 대사도 전혀 부담이 없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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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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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린의 비중이 왜 이렇게 늘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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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확인하던 마연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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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씨름을 하다 부상을 당할 뻔한 이후, 서연에게 얌전해진 마연우였지만 최근에는 그 상태가 호전되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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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부러트릴 뻔한 것과 별개로 딱히 흉포한 성격은 아닌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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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그런 식으로 인지한 후, 나름 촬영장에서는 이름으로 부르며 친근하게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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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도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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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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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저스트 엑스의 멤버들과 다 함께 를 보고 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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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걔가 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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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연우랑 찍는 여자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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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동일 인물이냐? 와, 진짜 그때 안 건드리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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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엑스의 멤버들은 저마다 그런 말을 내뱉으며 마연우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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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연우 또한,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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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동정하는 시선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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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연기인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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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했지만, 영화에서 나온 차서아는 쉽게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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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빛나던 붉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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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소방 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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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찰관과 싸울 때 악을 쓰며 덤벼들던 짐승과 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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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팔을 꺾어버리던 서연의 모습에 오버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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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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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는 걸 알아도 사람의 이미지라는 게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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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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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조하린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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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마주쳐도 서연은 기껏해야 머리가 꾸벅 숙여 인사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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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도 그리 많지 않았기에 대하기 부담스러울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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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오늘까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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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박 선배. 이게 맞아요? 대본이 막 이렇게 휙휙 수정되기도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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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이 자체는 마연우가 박정우보다 4 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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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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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엑스 중에선 두 번째로 많은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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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우 판에 온 이상 그래도 박정우에게는 되도록 농담처럼 선배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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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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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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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문제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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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음성으로 묻는 박정우의 얼굴에 마연우는 침을 꼴깍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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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연우도 엄연히 인기 아이돌이니 선남선녀는 수없이 보았지만, 그중에서 박정우는 유독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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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무리 외모가 뛰어난 아이돌도 배우의 곁에 있으면 빛을 바랜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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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연우는 딱히 그것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박정우에겐 확실히 어느 정도 통용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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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도 외모였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아우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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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서연이 가진 것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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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연우의 모습에, 박정우는 역으로 안 됐다는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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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부담스러울 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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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대본 변경은 배우에게도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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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기에 첫 도전하는 아이돌에게 그런 일이 생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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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 상대가 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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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연기는 정말 보통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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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도 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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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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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까지 할 수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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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과 경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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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조하린의 연기보다 훨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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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할 싱크로율, 스크린 너머까지 전달되는 날카로운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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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도달해야 할 어떤 기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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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차서아 연기는 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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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정우의 아버지인 박선웅 배우도 이렇게 말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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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양이 연기를 잘하는 건 알았지만, 차서아는 좀 다르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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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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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느꼈을 거다. 서연 양의 장기는 메소드 연기, 라고 알려져 있지. 하지만 차서아는 그런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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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서연은 연기에 복귀한 이후 딱히 메소드 연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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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 정도로 몰입할 배역도 없었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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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배운 연기 기술로 충분히 해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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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서아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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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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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본인이라 부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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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의 생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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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가 그렇게 느꼈다면, 관객들은 보다 날 것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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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차서아의 비중은 분명 높으나, 막상 모습을 비춘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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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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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르바이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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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사가 차서아의 흔적을 쫓을 때마다 나오는 짤막한 과거 회상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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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그게 전부였으나, 이 정도 화제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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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천만 배우라고 하면 해당 영화를 찍은 주연들에게 붙는 수식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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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구도 차서아를 맡은 서연에게 ‘천만 배우’라는 칭호를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은 건 그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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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정말 그런 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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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표현 불능증이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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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해도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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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만으로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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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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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것 같은 기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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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문득 서연이 그 질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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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함께 영화를 본 조서희는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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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꼭 찾아가 봐야겠어요, 내 두 눈으로 확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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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며 쌩하고 사라졌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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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렇게 걱정할 만큼 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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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런 느낌은 없었지만, 유독 조서희는 이래저래 서연에게 잔뜩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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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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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병을 앓고 있을 리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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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서연을 쫓아다니며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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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누구보다 감정적이고, 감성이 풍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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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그것이 튀어나오기까지 과정이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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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정우는 서연이 그런 무서운 질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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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의 연기를 펼친 서연에게, 내심 승부욕마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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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연 씨 연기에 부담을 느낄 필요 없습니다. 그 녀석이라면 알아서 잘 맞춰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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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박정우는 마연우가 느끼는 부담이, 서연의 그런 막강한 연기력 때문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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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치곤 제법이었지만 가장 많은 ‘발연기’ 논란에 시달리는 마연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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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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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연우는 박정우에게 더 설명하는 것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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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여배우가 무서워서 연기하기 어렵다고 할 수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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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박정우 배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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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작은 체구의 여성이 급히 정우에게 달려오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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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롭게 교체되었다는 드라마 작가 민세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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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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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혹시 주서연 배우님이 어디 계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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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쪽입니다. ……근데 혹시 무슨 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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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단지, 가장 많이 달라진 만큼 여러모로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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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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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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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꾸벅 숙이고 사라지려는 민세희의 모습에, 박정우는 재차 대본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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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된 대본에 관해 설명해 주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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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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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기에는 분명 러브라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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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연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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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직접 그에 대해 전할 것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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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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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잠시 턱을 엄지로 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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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라인이라……, 애초에 본래 들어갔어야 할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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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까지는 비중이 줄어들며 그런 부분이 죄다 빠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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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는 마연우와 러브라인을 서연과 잡아주기 싫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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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마 그런 이유는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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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을 빼다 보니 뺄만한 부분이 거기밖에 없던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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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인이 늘어나면 어찌 됐든 그에 따른 서사가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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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본인이 마연우와 다른 배우의 러브라인을 넣은 만큼, 그게 싫어서라고 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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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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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는 표정이 진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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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서연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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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정된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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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보았던 서연의 모습과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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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대본을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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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희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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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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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등을 돌리려던 민세희를 정우가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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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에 관해 조금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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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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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진지하게 묻는 박정우의 얼굴에, 민세희는 얼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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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통 이렇게 말할 때면 아주아주 귀찮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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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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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대본을 본 서연의 동공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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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의 내용은 전부 서연의 머릿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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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가 어떤 식으로 성공했는지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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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는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다 7화쯤부터 역주행을 시작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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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청률 변화는 전생과 거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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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높았던 건 서연이 대활약했던 1화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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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대활약으로 15퍼센트를 찍었지만, 본래 전생에서 1화의 시청률은 단 7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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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 배를 1화에 찍었고, 이후에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이 또한 전생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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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라면 이 이후, 가 7화부터 역주행을 시작하며 시청률이 크게 오르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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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시청률을 20퍼센트 찍으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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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린은 7화 언저리에서 비중이 줄어들어 그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했으나 서연은 그래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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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이후는 대체로 드라마의 후반부에 속하기에 보다 러브 라인이 깊이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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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8화부터 비중이 줄어드는 조하린의 경우엔 그럴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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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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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박민율과 얽히는 게 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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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율, 즉 마연우가 맡은 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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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인기를 증명하듯, 확실히 그 비중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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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화 이후, 비중이 늘어났다는 건 연애 파트가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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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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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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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 감정이 뭔지 제대로 공감도 못 하는 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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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주, 주서연 배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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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다, 소리가 나며 민세희 작가가 뛰어오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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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곁에는 김필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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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곧 시작될 촬영 전, 연기 지도를 온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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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 대본 대사 몇 개 고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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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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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추가 된, 몇 가지 대본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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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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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작가 교체 이후, 의 첫 촬영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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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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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는 괜찮을까요? 더 떨어지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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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B 드라마국의 직원들은 그런 대화를 나누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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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퍼센트로 준수하게 시작된 드라마가 이래저래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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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탓에 동시간대에 방영하는 MDC의 드라마가 아주 활짝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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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교체됐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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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반등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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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지. 보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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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교체되는 건 오히려 악재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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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 대본은 결국 허술할 수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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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실황으로 중계되는 채팅창의 반응을 보는 게 즐거웠지만, 이제는 차마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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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청률은 확인해야지. 지금 시작한 지 20분쯤 지났나? 몇 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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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작 때는 이전과 얼추 비슷했다. 10분 전에도 비슷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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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번에도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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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14퍼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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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14퍼센트……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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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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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최고 시청률에 근접하는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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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당장 프로듀서님께 말씀드려,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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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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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황급히 의 실황 중계 채팅을 뒤늦게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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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0분 사이. 대체 무슨 일이 일었는지 알아야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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