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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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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하자면,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서연이 있는 학급의 반장, 길다현은 사실 스릴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 보러 갈거지?”

“응?”

“주서연이 찍은 거잖아.”

반 친구의 말에 생긴 호기심.

사실 길다현은 공부 때문에 딱히 영상매체를 많이 접하지 않았다.

TV나 유튜브,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그런 것.

그나마 영화 정도나 간혹 접하던 것.

“있지, 이번에 축제 때도 귀신 연기 진짜 잘했잖아.”

“그건, 그렇지?”

축제 때 서연이 보였던 귀신 연기.

솔직히 길다현은 제대로 그것을 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관리하느라 바빴으니까.

하지만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희 미쳤냐?”

“나 진짜 심장 멎을 뻔했다고.”

그런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대체 어땠길래?

내심 길다현은 귀신의 집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였을까.

“그래. 한번 보자.”

흔쾌히 친구들과 영화를 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오늘.

“?”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서연의 주변의 반경 2미터.

감히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다.

단순한 배역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만큼 인상이 강렬했다는 것이다.

“서, 서연아 안녕?”

겨우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된 친구들은 서연을 보며, 입가를 파르르 떨었다.

‘저기 서연아, 정말 연기 맞지?

그렇게 묻고 싶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질문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정도로, 차서아라는 존재는 영화에서 2시간 내내 공포로 군림했다.

‘설마 서연이가 표정이 없는 이유가.

‘에이, 설마.

그런 의문마저 들었을 정도.

거기다. 서연의 붉은 눈이 신경쓰였다.

‘지금은 붉지는 않지만.

저거 가끔 빨갛게 변하지 않나?

체질인가?

그런 의문이 들면서 차서아의 얼굴과 겹쳐 지는 것이다.

‘나 한동안 편의점도 못 갈듯.

‘아, 인정.

붉은 소방 도끼를 쥔 서연의 모습과, 영화 속 서연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 정도로 강렬했다.

피해자를 쫓아가던 차서아의 모습은.

“저기.”

서연이 말을 걸자, 학생들의 시선이 스스스슥 멀어졌다.

“저.”

다시 스스스슥 멀어지는 학생들.

그리고 민망했는지.

“아, 이게 딱히 피하는 건 아니고.”

“그, 그럼.”

“영화는 영화잖아?”

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정직했다.

누구도 서연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아니, 서연에게 시선이 아예 가지 않은 건 아니다.

학생들의 시선은 죄다 서연의 시선으로 향해있었다.

영화에서 차서아의 손에 쥐어진 도끼, 망치.

온갖 흉기가 지금도 생생했다.

‘빈손이다.

학생들의 눈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겨우 가까워진 거리가, 큰 벼랑을 둔 것처럼 멀어지고 말았다.

‘음.

그 모습을 보며 서연은 생각했다.

‘……한동안 친구 만들기는 쉬어야 겠다.

서연은 조금 시무룩해졌다.

배우들이 가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배역을 맡으면 대중에 영향을 끼친다는데, 지금이 딱 그 꼴이었다.

가 이 이미지를 잘 상쇄해주길 바랄 수밖에.

서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떡해.

‘네가 말 걸어봐.

‘조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서.

물론 그런 서연을 본 학생들은 발을 동동 굴렀으며.

그중에는 길다현도 있었다.

‘아.

말을 걸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무서워서는 아니었다.

달래주기 위함도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

그냥 순수하게 팬으로서, 진지하게 대화하고 싶었다.

‘진짜, 배우였구나.

서연의 연기를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능에서, 그리고 의 광고에서 보았던 게 전부.

하지만 영화의 서연은 전혀 달랐다.

너무나 무서웠고, 2시간이라는 시간동안 길다현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그 경험은 분명 아찔했지만, 동시에 길다현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나중에, 꼭 재밌게 봤다고 말해야지. 아, 도 봐야겠다.

서연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꼭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본디 입소문이란 물결과도 같다.

그리고 물결이 파도가 되고, 해일이 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가 딱 그러했다.

“와, 제가 관람하고 왔는데, 걍 미쳤습니다. 이게 진짜 얼마만에 나온 제대로 된 국산 스릴러 영화야.”

먼저 그런 말을 떠든 건, 120만 유튜버를 향해가는 한봉식이었다.

“이게, 스포일러가 되니까 말을 못하는데요. 범인이 이게 체구도 작고, 여자 잖아요? 아, 성차별 아닙니다. 분위기 문제죠.”

한봉식은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을 설명했다.

“보통 공포 영화에서 귀신이 여성인 경우가 많잖아요? 특히 동양권이 그런데, 그 탓인지 그런 감성적인 부분도 포함되어 있어요. 이게, 무서워요.”

  • 호들갑 오지네

  • 나 보고 왔는데 딱 이느낌임 ㅇㅇ;;

  • 그정도임?

  • ㅇㅇ 그정도임

“범인에게는 사정이 있습니다. 나름의 이유도 있는데, 이게 범인의 서사로 작용해요. 그렇다고 이유가 있으니 불쌍하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봉식은 자신이 보았던 영화를 보았다.

분명 차서아는 동정할 만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동정하기엔 너무나 잔혹했다.

“이건 진짜 봐야 압니다. 이거 무조건 천만 봅니다. 천만!”

한봉식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외쳤다.

이게 천만 못 가면 말이 안 된다!

한국 스릴러 영화 시장이 망한다!!!!

그렇게 호들갑을 떨며 외쳤고.

그것이 첫 물결이 되었다.

“가 그렇게 재밌다며?”

“음, 한번 봐볼까?”

처음에는 관심.

“나 영화 보는 내내 눈 감은 게 절반이야.”

“아깝다, 진짜 장난 아니던데.”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진짜 너무 무섭더라. 근데 재밌었어.”

그렇게 관심을 가진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 영화가 약세를 보이던 터라 갑자기 흥행하기 시작한 작품에 눈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솔직히 호들갑이지.”

“보고 재미없기만 해봐라.”

사람들은 영화에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통 일반인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의 이름을 외운 경우는 정말 이름값이 확실한 배우 뿐이었다.

그중, 주서연이라는 이름은 낯선 이름이었다.

과거의 추억에, 그리고 예능에.

최근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비중도 없었고.

그러니 ‘차서아’를 어떤 배우가 맡았는지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영화가 시작된 순간, 선입견 없이 배우를 처음으로 목도하게 된다.

그 강렬함을 처음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좌석에 앉아.

비가 쏟아지며 등장하는 차서아.

무감정하게 시체를 처리하는 그녀의 모습.

마치, 사이코패스를 연상하는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공포를 느낀다.

인간의 모습을 했음에도, 인간을 닮은 괴이.

「형사님들은 이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서 일하시나요?」

「아~, 그렇구나. 그럼 전화하면 바로 오시는 거죠? 평소 얼마나 걸리세요? 바로 오실 수 있는 거죠?」

차서아의 평온한 목소리가 영화관에 퍼진다.

관객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다.

두 형사와 처음으로 대면한 장면에서, 차서아는 마치 지나가듯 가볍게 묻는다.

이 순간.

어떤 배경음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하신지」

형사도 그것을 느꼈는지 묻는다.

이어, 별 것 아니라는 듯 대답하는 차서아.

버스를 타고 떠나기까지 적막 속에서 유지되는 긴장감.

평범한 대화임에도, 관객은 차서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대화하며 지어진 그녀의 미소가.

기묘할 정도로 어색했다.

그 어색함이 불쾌함을 불러왔으며.

불쾌함은 이어지는 차서아의 행동에 공포로 변한다.

「우, 우리가 뭘 잘못했어요? 대체, 대체 왜!!」

비명처럼 외치는 피해자를 보며 차서아는 아무런 말을 안 한다.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그들의 반응을 즐기는 것처럼.

혹은 어떤 답을 찾는 것처럼.

「나도 몰라요.」

「시발, 그게 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람의 머리에 도끼가 박힌다.

그 장면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섬뜩한 소리만으로 사람들의 몸이 들썩인다.

「이, 새끼가!!」

한 발 늦게 도착한 임승철 형사가 분노를 터트리며, 차서아를 쫓는다.

하필 흉기를 처리한 직후이기에 빈손.

그대로 창문을 넘어 도망치는 그녀를 향해, 임승철이 쫓아간다.

이어지는 추격씬.

관객들의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차서아는 행동에 공포가 없었다.

쫓기는 장면이었으나, 차서아는 계속 임승철을 곁눈질했다.

그리고, 떨어진 쇠파이프를 발견하자마자, 몸을 돌려 임승철의 머리를 후려쳤다.

「컥!!」

그대로 임승철의 몸이 비틀거리며 뒤로 쓰러졌고.

그대로 주머니에 넣어둔 커터칼을 꺼내 다가가는 순간, 다른 발소리가 들리자 몸을 돌렸다.

「나는, 나는 괜찮으니까. 저기로 갔어. 저기로!」

뒤늦게 도착한 동료, 서광일 형사에게 피에 젖은 얼굴로 외치는 임승철은 처절했다.

하지만, 서광일 형사는 고개를 떨궜다.

쫓기엔 이미 늦었다.

거기에 임승철의 출혈이 심했다. 아무래도 쇠파이프에 머리가 찢어진 모양이었다.

「내가, 시발, 내가 무능해서 놓쳤다. 내가, 시발…….」

피에 섞인 눈물이 보였다.

억울하고, 비통한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런 임승철에게 관객들은 공감한다.

그의 연기에 집중하여, 차서아에게 더욱 분노하게 된다.

임승철과, 서광일은 절치부심하여 이후 유력한 용의자 차서아의 행적을 쫓아, 하나하나 단서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차서아의 과거.

그녀가 살인자가 되기 까지의 흔적.

「예? 학대요?」

「아, 이게 부모한테 학대를 받았던 것 같아요.」

동네 주민이 알고 신고했지만, 차서아는 그후로도 한참 부모의 손에 길러졌다고 한다.

「감정표현 불능증?」

「예. 차서아 환자는,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요. 표현하는 법을 모르죠.」

그런 의사의 말이 겹쳐지며, 차서아는 다음 표적을 뒤쫓는다.

그것이, 마지막 피해자.

편의점에서 차서아에게 친절히 말을 걸어주었던 한예화.

그녀를 쫓아, 기절시키고 천천히 그녀를 끌고 간다.

평소라면 그 자리에서 살해했을 차서아였지만, 그녀의 손이 순간 망설인다.

인간성 혹은 도덕성.

잊고 있었던 그것이 떠올린 것처럼.

관객들은 차서아가 한예화를 보고 그것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나 당신을 보면 여기가 아파요.」

하지만 차서아는 전신을 청테이프로 감은 한예화를 내려보며 말한다.

그녀는 순수하게 궁금했을 뿐이다.

「모르죠? 하긴, 알 리가 없겠지.」

차서아는 그리 중얼중얼 거리며, 공구를 만졌다.

망치, 톱, 도끼.

어렵사리 구해온 물건들.

「가슴이 이상해요. 아주 뜨겁고, 아주, 아주……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지. 아, 화가 나는 건가? 아니면 억울한 건가?」

감정의 이름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올바르게 느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한예화에게 향한 분노.

이상하지 않은가.

친절히 대해줬는데 분노한다니.

그렇기에.

혹은 그래서.

그냥 죽이고 싶지 않았다.

인간성이나, 도덕성 그런 거창한 게 아니었다.

단순히 아까웠을 뿐이다.

평범히 죽이기엔 그저 아까웠다.

한예화는 차서아의 심장에 자극을 주었다.

그것이 뭘까.

순수한 의문이 들었다.

알고 싶었고, 그녀를 다른 이들처럼 평범히 살해한다면 그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상하죠?」

과거의 차서아가 스크린에 비쳤다.

마치 점멸하듯, 깜박깜박.

부모에게 받은 학대.

학급 친구들에게 당한 왕따.

그때마다, 쿵, 쿵, 쿵. 뛰는 심장 박동 소리가 관객들의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손에 망치를 쥐고, 다가가는 순간.

「당장, 멈춰. 이 살인마 새끼야!!」

차서아의 집 문을 부수며, 서광일 형사가 들어왔다.

「하.」

손에 든 피 묻은 망치를 쥔 채로, 차서아의 머리가 기울어진다.

마치 그녀의 기분을 나타내듯.

숨을 죽이고, 관객들은 화면에 가득 잡힌 차서아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윽고, 차서아의 입매가 삐뚜름하게 비틀어진다.

「아, 이건 알겠다.」

숨을 토하듯, 차서아가 말을 내뱉었다.

「이게, 좆같다는 거구나.」

차서아가 망치를 들고 서광일 형사를 향해 다가갔다.

자신보다 덩치가 배는 큰, 남성을 향해 일말의 공포조차 느끼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