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421 lines
13 KiB
Markdown
Raw Permalink Blame History

This file contains ambiguous Unicode characters
This file contains Unicode characters that might be confused with other characters. If you think that this is intentional, you can safely ignore this warning. Use the Escape button to reveal them.
3차 예고편으로 크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영화.
그 개봉 날.
오랜만에 나온 기대작이기 때문이었을까.
이미 좋은 자리는 전부 나간 상태였다.
남은 자리는 대부분 스크린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자리뿐.
“내 이럴 줄 알았지.”
100만 유튜버 한봉식은 그리 중얼거리며 영화관에 발을 내디뎠다.
각종 영상매체를 리뷰하는 그도, 한국 영화를 위해 영화관을 찾아온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동안 기대작이라 부를 만한 한국 영화도 마땅히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봉식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마 뜬금없이 관심이 생기게 될 줄이야.
먼저 그 계기는 어떤 드라마를 리뷰했을 때였다.
바로 .
최근 꽤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청춘 로맨스 드라마.
1화 시청률이 봉식의 말처럼 순간 시청률이 20퍼센트를 넘겼고, 그 탓에 봉식도 ‘어케 알았냐?’라는 반응을 얻었을 정도였다.
그 리뷰하나로 늘어난 구독자가 무려 10만!
즉, 지금 한봉식은 110만 유튜버였다.
‘하, 그런데 이후 시청률은 줄기만 해서.
그 이유는 대략 짐작이 되었다.
1화에서 의 시청률이 폭발했던 것은 전부 ‘조하린’.
즉, 주서연이라는 배우가 맡았던 배역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지나치게 가벼운, 혹은 뮤지컬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낯설었기에 조롱하는 반응이 다수였다.
하지만 적어도, 조하린이 노래를 부르는 파트만큼은 누구도 비웃지 않았다.
를 보던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감정에 공감하게 되는 연기.
그녀의 연기가 드라마 첫 방영에서 사람들을 사로잡은 거였다.
그런데 2화, 3화에서 연달아 제대로 나오지 않았으니…….
‘그래도 4화에는 나오겠지.
오늘은 4화가 공개되는 날이었다.
2화, 3화에서 비중이 적었던 만큼 4화에서는 비중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배우 하나가 드라마에 대해 기대감을 품게 만든 것이다.
“이제 10대라고 들었는데 참 대단하죠?”
- ㅇㅈㅇㅈ
- 지금 보려는 게 첫 상영임?
- 내부 시사회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공개된 정보가 아예 없음
- 나 주서연 애기 시절부터 팬이었는데 ㅜㅠㅠㅠ 진짜 잘컸음
영화가 시작되기 전 봉식은 방송을 잠깐 켰다.
첫 상영을 본다는 나름 인증의 의미였다.
‘드라마 때문에 영화까지 보게 되다니.
정확히는 드라마 때문도 아니다.
한 명의 배우.
주서연이라는 어린 배우가 그를 움직이게 했다.
“티켓팅 파워에 배우가 꽤 중요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솔직히 전 그거 믿지 않았거든요? 영화가 재밌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봉식은 이제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아마, 오늘 영화관을 찾은 사람 중 일부는 3차 예고편을 보고, 영화관을 찾은 이들도 많을 테니까.
“영화에 대한 리뷰는 오늘 저녁에 짤막하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너무 기대하면 좋지 않다.
봉식은 시청자들에게 그리 말한 후, 방송을 껐다.
그리고, 관람을 위해 영화관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커다란 스크린으로 흘러나오는 광고.
대략 10분 남짓한 광고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상영이 시작되는 영화에 소란스럽던 영화관이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
예고편에서 나왔던 것과 같은 빗소리.
찰박, 찰박. 하는 물웅덩이를 짓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스으으으
거기에, 무거운 물체를 끌고 가는 소리.
무거운 배경음악이 깔리며, 그것을 보는 봉식.
그리고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것은, 노란 우비를 입은 한 사람이었다.
작은 체구.
하지만, 그 손에는 붉은 소방 도끼가 쥐어져 있었다.
혈흔이 묻은 소방 도끼는, 그것만으로 섬뜩해 보였다.
「살, 살려줘. 살려, 살려주세요…….」
질질 끌려가는 남자가 흐느끼며 말했다.
이미 양팔, 양다리는 피에 젖어 있었다.
대략, 범인에게 무슨 일을 당했는지 짐작하게 만드는 상처.
「누, 누구신데, 제가, 제가 뭘 잘못했다고……」
털썩
몸을 떨며 이야기하는 그를, 범인은 손을 놓았다.
혹시 살려주는 걸까 몸을 바르작거리는 동시에.
콰직.
살갗을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피가 튀었다.
도끼를 그대로 내리치자, 남자의 말이 빗소리에 쓸려나갔다.
정확히 도끼로 남자의 어디를 내리찍었는지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단번에 조용해진 남자로 볼 때, 대략 그것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
범인은 그런 그를 잠시 내려보며, 천천히 우비의 후드를 뒤로 넘겼다.
검은 긴 흑발이 흘러내린다.
얼핏 붉어 보이는 눈동자가 화면에 한가득 들어왔다.
창백한,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에.
관객들은 순간 말을 잃고 그것을 보았다.
한봉식도 마찬가지였다.
3차 예고편.
거기서 보았던 장면이 가장 처음 흘러나올 줄이야.
‘이게, 정말 같은 배우라고?
의 조하린은 사랑스러운 소녀였다.
밝고 꿈이 넘치는, 그러면서 순박한 소녀.
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여성은 전혀 달랐다.
오늘 영화를 보러 온 건, 분명 눈앞의 배우 주서연 때문인 건 맞았다.
하지만 그건 때문에 구독자 수가 늘어서.
그런 이유도 분명히 있었다.
여기서 를 리뷰하면, 딱 좋겠구나! 하는 계산적인 생각.
하지만, 이 순간.
한봉식은 그런 계산적인 리뷰어가 아니라, 한 명의 관객이 되었다.
「이런 시발, 대체 어떤 새끼야?」
「최근 일어난 살인 사건과 같은 사람 같습니다. 수법이 똑같아요.」
「하.」
이어 등장하는 경찰들과, 자연스럽게 현장을 빠져나가는 범인.
무거운 배경음악이 사라지며, 흘러나오는 가벼운 음악.
낡은 경찰차를 타고 가는, 두 명의 형사.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었다.
단 5분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
“아.”
“아.”
선글라스를 쓴 두 남녀가 영화관에서 마주쳤다.
나름 열심히 변장했지만, 한눈에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야, 예전에 마주쳤을 때와 꼭 같은 변장이었으니까.
“……요즘 고등학교는 일찍 끝나나?”
“촬영이 요즘 없으신가 봐요. 선배님.”
호호 웃으며 얄밉게 말하는 여우 같은 인상의 여성.
조서희의 말에, 박정우는 쯧 하고 혀를 찼다.
“넌 진짜 교복이 안 어울리네.”
“…….”
그런 박정우의 말에 조서희는 날카롭게 노려봤다.
그 눈매가 보통 사나운 게 아니어서 순간 박정우도 움찔했다.
“그보다 좌석은…… 아 다르네.”
“천만다행이네요. 영화에 몰입 못 할 뻔.”
관이 같을 뿐, 둘의 좌석은 한참 떨어져 있었다.
애초에 조서희는 스카이박스라는 아주 비싼 개인 좌석이었다.
“돈 많네.”
“어머, 왜 일반 좌석으로 잡으셨어요?”
“이런 건 일반 관객의 시점에서 봐야지 와닿는 게 있으니까.”
“…….”
그런 모범적인 박정우의 말에 조서희는 괜히 뻘쭘해졌다.
뭐지. 돈도 더 주고 힘들게 구한 좌석인데, 어쩐지 졸부가 된 느낌이다.
‘그보다.
‘아무튼.
이래저래 이번 는 큰 관심을 끈 모양이다.
눈앞의 박정우도, 그리고 조서희도 주서연의 ‘살인마’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예전에 ‘경성 아가씨’ 일로 쉽게 연락할 수 없게 된 조서희는 이번 영화로 슬쩍 다시 연락해 볼 생각이었다.
‘아마 관심을 가진 건 우리만이 아닐 거야.
박정우는 영화관을 찾은 수많은 사람을 보았다.
물론 그중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으니.
이번 를 통해 주서연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찾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 드라마 감독.
각종 광고 스폰서들.
혹은 같은 배우들.
이제 드라마 하나를 찍은 것치곤 지나칠 정도의 관심이다.
아마, 업계의 관계자라면 어렴풋이 느낀 거겠지.
‘빛나는 존재에 끌리는 건 본능의 영역이니.
박정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영화관 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그런 박정우의 생각처럼.
“엄청 기대하시는 얼굴이세요.”
“아, 그런가요?”
“그럼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그런 얼굴.”
그 말에, 과거와 달리 얼굴에 조금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인연이라 그렇습니다.”
“국장님이 그렇게 말하실 정도면 저도 더 기대가 되네요.”
최근 그가 아끼는 PD의 말에 국장이라 불린 남자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비가 내리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것에 비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얼굴.
‘주서연.
그녀를 바라보며, 하태오 드라마국장은 차분히 웃었다.
이번에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하며.
***
의 첫날 상영은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특히 그중 가장 많은 언급이 된 건.
[차서아를 범인으로 만든 감정표현 불능증이란?]
[반전! 의 조하린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 변신]
[두 베테랑, 그리고 한 명의 떠오르는 샛별]
단연 살인마 차서아 역을 맡은 서연에 대한 기사들이었다.
마치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거침없이 쏟아지는 기사들.
“진하 씨 봤어요?”
“이거, 위에서 말이 좀 나오던데…….”
물론 임진하는 그에 대한 기사를 찾아볼 여력이 없었다.
이리저리 불려 다니기에 바빴으니까.
의 시청률은 4화에서 반등했다.
하지만, 그에 기뻐하기엔 일렀다.
그 이유가 명확했으니까.
“이거 주서연 때문에 생긴 순간 반등이야. 임 작가도 알지?”
그녀와 친분이 있는 백 PD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와 관련이 없는 그조차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62만이야. 의 첫날 관객 수.”
첫날 관객 수만 따지면 올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심지어 외산 영화를 합쳐서.
스릴러 영화로 이 정도면 경악할 만한 관객 수.
솔직히 임진하 입장에선 세상이 자신을 억까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정녕 말이 되는 일인가?
“알지? 심지어 화요일 개봉이라고. 주말은 얼마나 나올지 짐작도 안 돼. 거기다…….”
백 PD는 입을 꾹 닫은 임진하를 향해 말했다.
“주서연, 그 배우에 대한 언급이 보통이 아니야.”
“알, 고 있어요.”
그야 시청률을 홀로 5퍼센트나 올려버린 주역이었으니까.
심지어 등장도 얼마 없었음에도.
“극본 수정, 꼭 염두에 둬.”
“네?”
설마, 백 PD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던 터라 임진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임진하의 생각을 읽은 백 PD는 고개를 저었다.
“못 막아줘. 한참 윗선의 말이야.”
“윗선, 이요?”
“내가 임 작가랑 친해서 하는 말인데, 작가 생활 오래 하고 싶으면…… 어느 정도 유도리를 가지는 게 좋아. 지금 윗선에서 다 알고 있어. 걱정하는 마음에 말하는 거야.”
다 안다.
그것이 뭘 말하는지 대략 짐작되었다.
임진하는, 멍한 얼굴로 얌전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히트작이 있다고 해도, 그 정도 경력의 작가는 찾아보면 많다.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해도, 윗선에서 말이 나올 정도면 뻗댈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백 PD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대체, 가 어떻길래.
도리어 그런 궁금증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파급을 몰고 온 배우.
서연은.
“……?”
이틀만의 등교.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간 서연을 반긴 건.
뭐라 형용하기 힘든 시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