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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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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기억 때문이었을까.
서연은 전생부터 자신의 체중에 그리 신경을 써본 적이 없었다.
남자들이 본인의 체중에 관심이 없는 건 꽤 흔한 일이었으니까.
환생한 서연도 그 버릇은 여전히 남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웬만해선 체중을 잴 일이 없었던 것이다.
애초에.
‘이렇게 날씬한데.
서연은 거울을 볼 때면 비치는 늘씬한 허리라인을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준 탓에 군살 없는 몸매.
그러다, 본격적으로 헬스를 다니고 인바디를 체크하게 되었을 무렵.
“?”
여러모로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중 서연의 눈에 띈 건 바로 체중이었다.
“음. 이 정도 근육량이면 가벼운 편이지.”
“…….”
헬스 트레이너는 그리 말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아니, 그보다 TS 육체 너무 강하네.
뭔가 그래프가 이상하지 않나?
‘으음.
그런 의문이 들면서도 환생한 시점에 뭐 어떤가 싶었다.
다시 태어난 것에 비하면 몸 좀 튼튼한 건 그럴 수 있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체중에 대한 기억은 잊기로 했다.
어차피 누가 자신을 들 것도 아닌데, 체중을 누가 알겠나.
그런데.
“서연 양?”
재차 묻는 김홍백 교수의 말에, 서연은 깊은 갈등을 느꼈다.
기껏 배진환 감독의 소개로 왔는데, 여기서 예의 없는 모습을 보이면 그에게도 실례일 것이다.
“아, 제가 최근에 체중을 재본 적이 없어서.”
가까스로 그렇게 말을 내뱉자.
“그럼, 우선 한번 체크해보죠. 체중계는 저쪽에 있습니다.”
왜 학원에 체중계가 있지?
그런 의문이 들면서도 액션 스쿨이니 그럴 수도 있었다.
김홍백 교수는 굳어있는 서연에 의아해하면서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여배우라 체중에 민감한가 보다, 라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이런 건 정확히 기재해 줘야 했다.
그래야 적당히 액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니까.
“…….”
서연은 자신의 앞에 놓인 체중계를 가만히 보았다.
그나마 다른 배우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김홍백 교수의 시선이 느껴졌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는 걸 느낀 서연이 체중계에 발을 올렸다.
전자 체중계가 아닌, 아날로그식 체중계에.
그 바늘이 움직이는걸, 김홍백 교수는 펜을 들고 유심히 보았다.
‘어디 보자, 30, 40, 50, 60…….
바늘이 기울어지는 속도가 심상치 않았다.
“응?”
바늘이 계속해서 기울어지는 것을 보며 김홍백의 눈이 커졌을 때.
서연이 급히 체중계를 내려왔다.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참고로 눈동자도 새빨갛게 변해서, 체중계를 노려보고 있었다.
“음.”
그때, 그런 서연을 가만히 바라보던 김홍백 교수가 눈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체중계가 고장 났나 봅니다.”
“…….”
“아쉽지만, 체중은 다음에 따로 재서 저한테 말해주세요.”
방금 체중계에 표시된 수치를 떠올린 김홍백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구형이라 쉽게 고장 난다고 생각하며.
“신장은 165cm…… 맞죠?”
“네.”
신장은 평범한 편이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균적인 키.
‘역시 체중은 뭔가 오류가 있었던 것 같군.
김홍백은 그리 결론을 내렸다.
그만큼 현재 서연의 신체를 보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체중이었으니까.
***
작은 헤프닝이 있었으나, 그건 수업을 듣는 것에는 아무런 지장도 주지 않았다.
우선 오늘은 첫날.
다른 지망생들이 이쪽을 보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서연의 존재가 신경 쓰인 모양이었다.
그야, 외견만 보면 액션과는 동떨어진 외모였으니까.
그들의 입장에선 철없는 여배우가 객기를 부리는 느낌이었다.
이런 액션은 몸을 제대로 만들지 않고 억지로 하면,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배진환 감독이 그걸 모를 리 없지.
그런데 굳이 자신에게 추천해 줬다는 건, 서연에게 뭔가를 봤다는 뜻이다.
“에선 달리는 장면이 많죠?”
“아, 네.”
“그럼 한 번 좀 달려볼까요? 발이 빠르다고 전달 받았습니다만.”
김홍백은 그리 말한 액션 스쿨 외부에 있는 운동장으로 서연을 이끌었다.
대략 50미터 언저리로 보이는 라인.
물론 김홍백은 딱히 서연의 달리기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체크하려는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자세.
어차피 속도감은 카메라나 연출이 커버할 수 있다.
다만 달리는 자세가 중요했다.
달리는 연기.
이미 해당 촬영에서 오케이 사인을 받은 것을 알지만, 김홍백은 한번 체크해두고 싶었다.
우선 배진환 감독이 서연을 추천한 게 ‘달리는 것을 보고’였으니까.
당연히 몇몇 지망생들은 그것을 보기 위해 설렁설렁 그 주변을 맴도는 이들이 있었다.
어차피 쉬는 시간이기도 했고, 대체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심보였다.
“그럼.”
김홍백이 손을 들고, 아래로 휙 내렸다.
달리라는 신호.
막, 라인에 서서 준비를 마친 서연은 그것을 보고 발을 박찼다.
탄성 있는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며 단번에 튀어 나가자.
“……흠.”
가만히 그것을 본 김홍백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두 가지였다.
아, 시간 체크해볼걸 이라는 아쉬움.
두 번째는.
‘왜 배우 하지?
다른 배우가 그 속도를 쫓지 못했다는 것도.
달리기만 보고 배진환 감독이 액션 스쿨을 추천한 것도 납득되었다.
아니, 그냥 날아가는데.
전국체전에 있을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걸까.
“우선, 다 좋았습니다만.”
아무튼, 발이 빠른 건 별개로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자세는 좀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서연을 보며, 김홍백은 재차 감탄했다.
처음에는 조금 심드렁한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달랐다.
그 운동능력을 보니, 탐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국체전이야 어쨌든, 이 정도 신체 능력을 지닌 배우라면…….
‘제대로 가르친다면 정말 대단해지겠어.
김홍백은 전국에서 난다긴다하는 액션배우들을 육성한 거장이다.
그의 눈이 보기에 서연은 그야말로 원석.
그것도 성공이 보장된 원석이었다.
저것을 조금만 빛나게 가공한다면 어떨까.
그럼 청홍 액션스쿨의 이름을 빛내줄 배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자세를 바꾸라는 말씀은…….”
“지금 서연 양, 너무 선수처럼 달려요.”
그래서 빠르긴 엄청 빨랐다.
하지만 차서아가 그렇게 달리면 분명 위화감이 들 것이다.
서연은 그런 김홍백 교수의 지적을 곧바로 이해했다.
“액션 연기는, 결국 연기입니다. 그 인물이 어떠한지에 따라 액션도 달라져야 하죠.”
단순히 달리는 동작도 그렇다.
차서아는 살인마이지만 운동선수는 아니다.
초인도 아닌, 그저 망가진 인간에 불과했다.
“우선 자세는 연습하면 될 일이고. 이후 다른 액션도 차근차근 다 해보도록 하죠.”
“아, 네.”
갑자기 열의가 깃든 김홍백 교수의 말에 서연은 조금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태도가 전혀 달라진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장외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지망생들은 어땠냐면.
‘저게 말이 되나.
그냥 어처구니가 없었다.
***
이후, 서연의 하루는 무척 알찼다.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촬영장으로.
촬영이 없는 날이면 액션 스쿨로 가야 했다.
그렇다고 엄청 바쁜 건 또 아니어서, 적당히 쉬어가면서 일을 할 정도는 됐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서연의 기준.
보통의 십 대 배우라면 진작 뻗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연은 지금도 쉬지 않고 게임패드를 손에 쥐고 있었다.
소속사에 마련된 서연의 개인실.
집에서는 뭔가 눈치가 보여 할 수 없는 게임기를 죄다 이곳에 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집에서 서연이 게임을 하는 것으로 딱히 눈치를 주는 건 아니었다.
어머니인 수아는 서연이 본인 일을 알아서 잘하니 신경 쓰지 않았고.
아버지인 영빈은 가끔 와서 옆에서 가만히 보다가, 딸 개못하네. 하고 지나갔다.
아무튼 아버지가 서연의 신경을 긁는 것과는 별개로.
집에서 게임을 하는 건, 여러모로 마음에 쓰였을 뿐이다.
그도 그럴 게, 본인의 처참한 성적표를 생각하면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연습은 해야지.
에서 느꼈던 굴욕.
지금도 커뮤니티에선 ‘게임 못하는 연예인’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자신.
너무나 굴욕스럽고 치욕감에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자고로 사내란 그 어떤 욕보다 ‘너 게임 못 하잖아’라는 말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여자가 된 서연이지만, 그런 감성은 여전해서 차마 게임 못한다는 말을 참고 넘어갈 수 없었다.
내 다음에 관찰 예능이든 뭐든 나가서, 설욕하고 말리라.
그리고 아버지, 영빈의 입에서 ‘잘하네’라는 말이 나오게 할 것이다.
그런 마음을 단단히 품은 채 특훈 중인 것이다.
“서연아!”
그때, 한창 게임을 즐기던 서연의 대기실에 문을 열고 박은하가 들어왔다.
그녀는 쉬지도 않고 게임을 하는 서연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애가 체력이 진짜 보통이 아니네.
보통은 죽은 듯 누워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서연은 단 한 번도 쉬지 않았다.
박은하의 입장에선 게임도 노동인 것이다.
학교도 쉬지도 않았고, 촬영도 빠지지 않고.
주말에는 액션 스쿨까지.
이런 서연의 모습을 보자면, 정말 배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 같았다.
“무슨 일 있나요?”
게임을 일시 정지하고 묻는 서연의 말에, 박은하는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응. 정말 좋은 일이야.”
“좋은 일?”
“광고 들어왔어! 광고!”
광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 광고라는 건 연예인에게 있어 인기의 척도와도 같았다.
애초에 광고가 들어온다는 것부터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서연은 벌써 두 번째 광고였다!
비록 하나는 아쉽게도 서연이 거절했지만, 바로 두 번째가 들어왔다.
‘아직 제대로 출연한 건 정도가 전부.
그런데도 이렇게나 광고가 들어왔다.
연극은 성공했으나, 그건 광고주들에게 그리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아니다.
단지 서연이 가진 화제성.
와 에서 보여준 매력이 제대로 어필되었다는 뜻이다.
“……혹시, 이번에도 게임패드 광고는 아니죠?”
이미 한번 거절했던 광고.
서연이 미심쩍은 얼굴로 묻자, 박은하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 그런 거 아니니까. 이번에는 서연이도 좋아할 거야.”
“그럼요?”
그럼, 대체 어떤 광고일까.
지금까지 서연은 광고를 두 번 찍었다.
전부 아역일 때.
한 번은 두유 광고였고.
다른 하나는 어린이 영양제 광고였다.
특히 어린이 영양제 광고는, 서연이 휴식 선언 후 나온 터라 굉장히 이슈가 되었다.
당연히 영양제는 불티나게 팔렸고……, 광고주는 서연에게 한 번 더 광고를 찍어줄 수 없는지 요청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어떤 광고일까. 서연이 내심 기대하던 순간.
“화장품 광고!”
“…….”
사실 화장품 광고라는 여자 연예인들에겐 그 외모와 인기의 증명이었다.
정말 인기 있는 아이돌이나 배우.
그리고 얼굴이 예쁘지 않다면 들어오지 않는 게 화장품 광고다.
서연에게 화장품 광고가 들어온 건 정말 이례적인 경우.
지금의 인기보다, 서연의 미래를 보고 투자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화, 장품이요?”
서연의 입장에선, 조금 당황스러운 광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