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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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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 집앞에서 영화 촬영하더라

그것은 어느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글이었다.

처음에는 헛소리라고 치부하며 대부분 넘겼으나, 창밖으로 찍은 몇 장의 사진과 영상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 또대헌이네 뭔 보아하니 또 무슨 범죄자역인 듯

  • 영상보니 쫓는 쪽 같은데??

영상은 길지 않았다.

길어봐야 10초 정도.

김대헌 배우로 추측되는 남성과, 체구가 작은 누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체구가 작은 쪽이었다.

  • 아오 화질씹창이네 진짜

  • 폰좀바꿔라

  • 우비 입은 사람은 누구임???

  • 발 겁나 빠르네 ㅋㅋㅋ

아무래도 우비를 입은 이를 김대헌 배우가 쫓는 장면.

눈에 띄는 건 그 범상치 않은 속도였다.

특히 가장 첫 영상 10초는, 그 우비남(?)이 도망치는 장면이었는데.

  • 프레임 잘린 듯

  • 갑자기 사라졌는데 닌자냐??

  • 얼굴 보이지도 않는데 왜 김대헌 얼굴이 보이냐

  • ㄹㅇㅋㅋ

빨리감기다 뭐다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그 어처구니 없는 NG 장면에 댓글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 그런데 이런 거 멋대로 올려도 됨?

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게시글은 삭제 엔딩.

하지만.

진짜는 그 다음이었다.


“서연 씨.”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배진환 감독의 말에 서연은 두 눈을 깜박였다.

‘또 뭔가 잘못했나?

요즘 감독에게 불려서 한 소리 듣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건 서연만 한정된 것이 아닌,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리어 서연 쪽은 몸을 쓰는 경우가 아니면, 딱히 지적받은 적이 없었다.

애초에 아직 촬영횟수도 많지 않았지만 말이다.

“혹시 커뮤니티 해요?”

“네?”

그 말에 서연은 순간 입을 뻐끔거렸다.

이걸 뭐라 답해야 하지?

‘하긴 하는데…….

오히려 ‘당연히 한다’라고 해야 했다.

버튜버 커뮤니티에서 정보도 자주 찾아보곤 했고, 글도 올리고 글도 쓰고.

나름 아무튼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거기다 뿐만 아니라 온갖 커뮤니티를 섭렵하는 게 서연이었다.

그도 그럴 게.

‘자고로 버튜버란 밈에 익숙해야지.

정말 오랜만에 나온 서연의 버튜버론(論)이었다.

슬슬 이 시점부터 커뮤니티의 밈이나, 각종 이슈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커뮤니티에 몰두하진 않아도, 꾸준히 살펴줘야 유행의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했다.

요즘 1년만 쉬어도 틀딱되고 딸피되고 아무튼 그렇다는 거다.

“즐겨하진 않아요.”

“그렇지? 하긴 서연 씨는 인터넷 같은 거 할 인상은 아니긴 해.”

“…….”

하지만 배우의 이미지라는 게 있지 않은가.

서연은 그런 배진환의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어제 특정 영화 커뮤니티에서, 누군가가 저희 촬영 현장을 찍은 걸 올린 모양입니다.”

“네?”

그런 거 올려도 되나?

아니, 뭐 올릴 수도 있긴 한데…….

“올리고 금방 내려가긴 했는데. 이게 참.”

“무슨 일 있나요?”

“이거 봐요.”

서연은 배진환이 내민 아이패드의 화면을 보았다.

화면은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참고로 서연도 자주 이용하던 곳이라 순간 움찔할 뻔했다.

“요즘 이게 쇼츠로 돌아다니더라고.”

영상은 서연과 김대헌 배우의 추격전이었다.

그것도 추격씬 가장 첫 촬영.

서연이 순식간에 사라졌던 부분이었다.

“이게 유머가 돼서 짤로 돌아다녀요. 여기만 있는 게 아니야.”

“……그래요?”

“뭐, 어차피 NG 장면이니 괜찮기는 한데.”

그는 잠시 고민하며 서연을 보았다.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는 서연.

태생이 연예인이구나 싶었다.

이런 장면 하나로도 이슈를 불러오는 걸 보면.

“이거 때문에 노란 우비남이 누구냐고 말이 나오는 모양이야.”

우비남이라니.

난 여자인데.

‘…….

무심코 그렇게 생각하던 서연은 괜히 움찔했다.

뭘 자연스럽게 여자라고 생각하는 건지.

서연은 괜히 머리를 붕붕 흔들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괜히 배진환이 이런 것을 서연에게 말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어떻게 하긴 아무것도 안 해야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특히 서연 씨. 이거 정체를 절대절대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요.”

“네?”

“이렇게 이슈가 됐잖아. 그러니, 이거 홍보로 이용하기 딱 좋아보였거든요.”

아직 이슈는 점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떡밥을 계속 넣어주면 금방 빠르게 퍼질 것이다.

커뮤니티에서 화제(話題)는, 화재(火災)와 같다.

불길과도 같이, 제대로 흐름만 맞으면 순식간에 불길이 번진다.

의 제작진은 이걸 최대한 활용해볼 생각이었다.

“서연 씨가 영화에 출연한다곤 했지만, 어떤 역인지는 말하지 않았잖아요. 그쵸?”

“네. 근데 기사로 이미 조금 언급이…….”

“그거 되도록 계속 비밀로 해주세요. 서연 씨가 이미지가 있어서 아무도 살인마 역으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아, 기사야 확정되어 나간 것도 아니니 뭉개면 됩니다.”

이런 스릴러 영화에서 ‘범인은 누구인가?’는 굉장히 중요한 화두다.

심지어 서연의 이미지는 연화공주.

청순가련의 화신과도 같다.

그런 서연이 후에 살인마 역으로 밝혀지는 편이, 배는 파급력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제작진 측의 의견이었고 배진환도 공감했다.

“그럼……, 전 홍보는?”

“나가야죠. 물론, 배역은 최대한 숨길 생각입니다.”

오히려 출연하기로 했는데 안나가면 문제가 될 거다.

“편의점 알바 역으로.”

“네?”

“그리고, 각본도 좀 수정될 것 같아요. 마침 시나리오 작가가 더 괜찮은 방향이 떠올랐다고 해서요.”

각본 수정은 커뮤니티 이슈 때문은 아니라고 한다.

조금 더 범인의 정체를 임팩트있게 드러내려고 장면적인 수정이 있을 뿐 내용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한다.

‘편의점 알바 역이라니.

그런 걸로 사람들이 넘어갈까, 싶었는데.

‘그러고 보니 내 경력은 연화공주가 다 였지.

어찌보면 합리적인 배역이긴 했다.

이슈가 되어 한 자리 끼워넣었다.

이런 느낌으로 홍보하려는 걸 수도 있다.

형사와 썸싱이 있는 히로인으로 생각하게끔.

“그러니,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요.”

“아무한테도요?”

“이미 아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요. 하지만 그쪽에도 꼭 비밀을 엄수하라고 말해주세요.”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서연이 영화에 악역으로 출연하는 걸 아는 이는 가족과 이지연 뿐.

되도록 오늘 연락해서 입조심을 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오늘 촬영도 힘냅시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는 서연을 보며 배진환은 흐뭇하게 웃었다.

정말 태도가 된 배우였다.

어렸을 때부터 인기를 얻었는데 오만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배우.

‘……물론 이런 모습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봐야겠지만.

배진환은 생각했다.

이번 영화를 기점으로 서연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현재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

몇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계속 신호음만 갈 뿐이었다.

나는 대충 핸드폰을 던져두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왜 전화 안 받지.”

이번 일에 대해 말해줘야 하는데.

나는 팔짱을 끼고 이래저래 고민이 되었다.

대부분은 이번 연기에 관한 것이었다.

추격씬과 같이 몸을 쓰는 부분은 문제는 없었다.

문제는 ‘차서아’라는 캐릭터 자체였다.

‘나와 같은 병을 공유하는 인물.

차서아는 부모에게 학대당한 나였다.

그러니 삐뚤어지고 망가진 건 이해가 되었다.

인간은 본디 인간과 닮았지만, 다른 존재를 볼 때 불쾌감을 느낀다.

과거의 나나, 차서아는 그 불쾌감의 경계선에 서있는 존재였다.

인간의 모습을 했지만, 인간과 같은 감정은 지니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와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그쪽은 결여된 쪽이었지만 차서아나 자신은 전부 가지고는 있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받아들이는지 모를 뿐이지.

그러니 차서아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다만, 딱 하나.

‘범행의 동기.

망가진 차서아의 감정에 공감하며 연기하고 있었지만,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차서아는 자신과 다른 행복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그것이 첫 살인.

‘질투.

그래, 질투였다.

자신과 달리 평범한 사람들.

그들이 내보이는 행복한 모습에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다.

문제는 나는, 그 질투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러니 그 부분만큼은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차서아는 ‘심장을 칼에 찔리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라고 묘사했다.

‘질투, 질투.

끄응, 하고 나는 머리를 기울였다.

흉내야 낼 수 있다.

그야 질투하는 모습은 접하기 쉬운 모습이었으니까.

왜 그러는지도 이해는 했지만, 직접 느껴본 적이 없으니.

엄마나 아빠에게 물어도.

“서연이는 마음이 너무 관대해서 그래. 좋아하는 것도 쉽게 양보하고 욕심이 많지 않으니 그런 거란다.”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서연을 꽉 안아주었고.

“흠, 그냥 네가 아무 생각 없이 살아서 그런 거 아니냐?”

아빠는 그렇게 말했다.

진짜 한 대만 때려주고 싶었다.

“엄마 말이 맞아.”

내가 너무 관대해서 그렇구나.

전생의 영향인지 마음이 너무 넓게 태어나버렸다.

곤란하네.

이대로 질투라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우우웅~!

“응?”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자.

나는 핸드폰에 뜬 영상을 보고 눈을 비볐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진짜인가?

이름만 비슷한 이가 아닐까?

어쩐지 영상을 확인하는 게 두려워졌다.

막상 봤는데, 내가 알던 그 라미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버튜버도 아니라, 그냥 평범한 유튜버일 수도 있잖아.

그런 고뇌가 머릿속에 떠돌았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야지.”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새로운 동영상을 눌렀다.

그리고, 천천히 한 쪽 눈을 떴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신입 버튜버 라미엘이에요!」

경쾌한 목소리.

밝은 금발에, 등에 달린 날개.

천사와 같은 외견이었지만, 그 종족은 하피.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도 자신이 알던 것과 동일 했다.

“모델링이…….”

대체 돈을 얼마나 바른 걸까.

과거, 기업세였던 라미엘의 모델링을 떠올렸다.

분명 그것도 충분히 좋았지만, 지금 건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개인이 이 정도 판떼기를 들고 데뷔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페이셜, 페이셜이 너무 대단해.”

얼마나 비싼 장비를 쓰는 거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의아해졌다.

이걸 전부 지연이 홀로 준비했다고?

단순히 돈이 있는 걸 떠나 지식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의문을 품으며 라미엘의 첫 영상을 다 보았다.

아마 오늘 올라온 영상은 단순히 홍보에 가까운 영상인 모양이다.

첫 방송이 언제인지 말해주는 것을 보면.

‘특이한 방식이네.

그렇게 생각하며 두 번째 영상을 누른 순간.

「제 친구를 소개할게요!」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라미엘.

친구라니?

그런 의문과 함께, 새로운 캐릭터가 라미엘의 곁에서 나타났다.

「둥지에서 잠만 자던 저를, 여기로 데려와 준 소중한 친구랍니다.」

그렇게 말한 라미엘은 뒤이어 나타난 캐릭터.

파란 머리칼의 여마법사 캐릭터를 꽉 껴안았다.

서연은 깨달았다.

저 여마법사 버튜버가 라미엘이 영상을 올리기까지 도와준 인물이라는 것을.

“……누구야.”

딱 봐도 파란 머리칼 마법사 캐릭터와 라미엘은 굉장히 친숙해보였다.

아니 두 번째 영상부터 합방, 이게 맞아?

「아이참, 장난치지 마.」

여마법사가 장난을 치자, 그리 답하는 라미엘의 모습에.

“아니 네가 누군데!!”

내 마음에 천불이 치솟았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격한 감정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