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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나루미 소라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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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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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로, 제대로 된 소속사를 구할 수 있었던 소라에게는 현재 생활이 좋았다. 소라가 속한 '라임 액터스' 나름 2군에 속한 매니지먼트로, 배우 쪽에 힘을 더 주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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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다양한 배우가 많았고, 배울 것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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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씨, 발음이 좋네. 솔직히 이름 말하기 전에는 일본인인 거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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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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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본래부터 한국어를 잘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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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있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에 온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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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 살이 된 현재, 상당히 열심히 살아온 편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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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 잘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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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배우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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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한 명이 있기는 했지만, 오래 활동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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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들은 대부분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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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발음이 어눌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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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콘셉트를 그리 잡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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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대중이 바라는 이미지라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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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일본 아이돌도 마찬가지, 적당히 혀를 짧게 내는 외국인 아이돌이 보다 귀엽게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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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대견해 보이는 걸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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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창하게 하면, 우습게도 오히려 마이너스인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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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인식이 아니라, 손쉽게 줄 수 있는 이미지 하나를 버리는 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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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건, 아이돌일 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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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사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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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전달이 중요한 배우가 발음이 어눌하면 문제가 될 게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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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출연할 수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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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마인 외에도 다른 작품,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제가 대표님께 말씀드려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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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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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배우의 말에, 소라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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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작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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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슬며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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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배우 일을 할 때, 소속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본보다 한국 쪽이 오히려 배우 쪽이 받는 돈이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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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으로 보면 거의 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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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소라의 기분이 좋아진 것도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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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도 나름대로 주연을 맡을 테니, 인지도 면에선 부족할 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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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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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뭔가 제대로 된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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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열심히 하자, 우선 이 성공해야 소라의 입장에서도 뭔가가 제대로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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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은 소라에게 아주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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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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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식이었기에,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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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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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본이요?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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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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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소라에게 절대 잊지 못할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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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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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막바지에 자신과 맞붙었던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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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신체 능력도 놀라울 정도였지만, 연기력부터 자신과는 급이 달랐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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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연하였지만, 배우로서는 한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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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자신이 연극 일을 했던 경력을 치더라도, 까마득한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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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끝난 후에는 번호까지 교환했고, 그 후로 가끔 연락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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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배우라면 꼭 친해지는 게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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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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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더 성장할 배우니까요. 애초에, 지금 단 1년에 이 정도 포스를 내보인 배우가 별로 없어요. 나이를 떠나서, 이 1년은 주서연이라는 배우의 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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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하자마자 그 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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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은 그것을 해낸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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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소속사 대표는 물론이고, 주변 선배 배우들조차 서연과는 친하게 지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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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하든 인맥이라는 건 중요하며, 주서연이 만약 대배우가 된다면, 여러 일을 물어다 줄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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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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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미 소라는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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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제안은 분명 고마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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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 하니 일본 예능에 출연을 제안받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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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일본인인 소라가 같이 출연하면 그림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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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좋은 제안이지만, 소라는 차마 일본 예능에 출연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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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분명 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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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는 일본에서 제대로 된 작품에 출연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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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작은 연극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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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로 도약할 기회가 없었냐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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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연기 환경은 저랑 맞지 않아요. 너무 소꿉놀이 같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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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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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든 중국이든, 해외로 떠나겠다고 마음먹었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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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설의 소라는 패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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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소라도 상당히 어여쁜 외모인 터라, 이곳저곳에서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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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때는 자신의 '액션 연기'를 인정해 주지 않는 일본에 실망한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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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제로, 그들이 바라는 건 어여쁜 여배우 소라지, 액션 배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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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 식으로 말하며 거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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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분명 누군가 인터넷에 말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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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에게 그런 말을 떠들고 돌아다닌 과거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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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소라는 일본에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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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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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목소리가 담담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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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세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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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목소리에 소라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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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물론 죻죠. 헿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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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라의 일본행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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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이렇다 할 설득도 없었던 서연의 일방적인 통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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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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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소통에는 문제없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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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나갈 때 가장 중요한 건, 해당 나라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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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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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방송국이나 소속사에 부탁하면 얼마든지 가이드를 붙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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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초에 일본 방송국 쪽에서 통역사를 붙여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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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은 솔직히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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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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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를 끌고 아키하바라를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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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각종 굿즈를 쓸어 담는 서연을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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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초에 민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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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는 건 둘째 치고 개인 여행에 통역사나 가이드를 끌고 다니는 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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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친한 친구! 라거나, 또래의 배우와 어울리는 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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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나루미 소라는 정말 적합한 인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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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도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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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의 촬영도 앞둔 만큼, 미리미리 친분도 올려둘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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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친구를 하나 더 늘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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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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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미 소라와는 아직 메신저나 통화로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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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연은 좀 더 친해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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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친구로도 꽤 좋을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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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도 이제 끝났고, 경성 아가씨도 촬영까진 좀 남았잖아? 느긋하게 놀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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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매니저는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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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성실히 등교한 덕에, 출석 일수도 넉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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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주 정도 푹 쉬고 와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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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고점을 갱신하던 은 어제 마지막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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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시청률 34퍼센트라는, 가히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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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나름 마지막에 15퍼센트로 반등하며 저력을 보여주었지만, 34퍼센트의 에는 비교하는 것도 우스울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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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자연재해를 만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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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한동안 일본에 있는 게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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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쇼핑백을 잔뜩 든, 조서희가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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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연과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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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서희는 셋이 쇼핑을 나온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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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약속했던 것처럼 함께 쇼핑을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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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주 난리도 아니잖아. 너무 소란스러워. 솔직히 네가 급한 상황이면 오히려 이런 때를 이용하는 게 좋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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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이미 전부터 자주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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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이름을 들어본 어지간한 브랜드에서 죄다 광고가 왔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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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34퍼센트 드라마의 파급력은 실로 무서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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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크게 혜택을 본 브랜드는 두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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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즈 매출 연일 신기록을 경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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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의자 재고 전부 소진! 물량 급히 확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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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이유주가 사용했던 의자는 없어서 못 팔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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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다른 의자를 겸사겸사 찾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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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던 에이디즈로선 그야말로 구명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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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로켓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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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직접 대표가 서연에게 연락을 해왔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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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주서연 배우님. 앞으로도 저희 광고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렇지 필요하시면 그…… 레이윌 게임즈의 의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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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서연의 아버지인 영빈이 레이윌 게임즈의 팀장이란 것도 알려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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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레이윌 게임즈의 낡은 의자들은 전부 에이디즈의 의자로 교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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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영빈의 어깨가 으쓱으쓱 해진 건 당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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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에이디즈에 이어 혜택을 본 두 번째 브랜드는 단연 '에클라 에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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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이야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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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작한 시점에 재빠르게 광고 방영 횟수를 늘리고, 자사 모델인 서연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홍보에 내세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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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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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피부요? 화장품 덕분에 거칠어질 일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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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 떨어졌던 때요? 물론 무사했죠. 네? 왜 무사했냐고요? ……화장품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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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야 단순히 립서비스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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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뭔가 나중엔 갈수록 변명거리로 소모되는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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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야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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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떨어졌는데 화장품 때문에 멀쩡할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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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클라 에투알, 백민찬 이사의 생각은 그러했지만 차마 그것을 서연에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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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속적으로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게 좀 문제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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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좀 어떻게 보강할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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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화장품으로 그런 게 가능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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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능하면, 화장품이 아니라 군용으로 쓰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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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두 업체가 기쁨의 비명을 지르니, 다른 광고주들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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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배우 이미지는 한 철 장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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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뜬 작품이 또 나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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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류도 있지만, 그 한철에 평생 벌 돈을 다 벌 수 있는 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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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입장에서도 그 한철에 끼어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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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늦기 전에, 어떻게든 서연과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아등바등하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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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서연의 반응은 좀 미적지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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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나 영화에 많이 나오잖아. 여기에 광고까지 나가면 이미지 소모가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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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그렇게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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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당히 이미지 소모가 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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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같은 얼굴을 계속 보면 질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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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1년이야 얼굴을 알리는 것과 합쳐져 괜찮았지만, 계속 이렇게 활동할 수는 없는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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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직히 말하면 나도 같이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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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그렇게 말하며 서연을 슬쩍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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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서연은 자신의 몸에 옷을 대보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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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지는 않다는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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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혹시 괜찮으면 다음에 같이 가지 않을래? 마침, 일본에 아버지랑 친하신 분이 있는데, 호텔을 운영하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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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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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런 조서희의 말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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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랜드 이후로 조서희는 서연에게 그런 것들을 거리낌 없이 말하게 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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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서연이 그런 재력적인 부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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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조서희 본인이 그런 부모의 후광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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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 그럼 오키나와나 홋카이도, 이런데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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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오키나와, 홋카이도.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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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행지를 말하자 서연의 반응이 순식간에 팍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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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조서희는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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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나 홋카이도면 일본에서 대표적인 관광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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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숙소 비용부터 엄청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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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호텔이 아니라 료칸을 바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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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쪽으로 생각하며 말해보았지만, 역시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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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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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걸 보던 이지연은 짧게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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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도쿄나 오사카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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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자면 아키하바라나, 덴덴 타운 같은 곳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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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생각은 참 알기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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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좋아하는 건 전력이지만, 다른 쪽은 크게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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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자면, 힐링 여행같이 잔잔한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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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뭐든 신나게 놀 수 있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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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꼬시려면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스튜디오 쪽으로 꾀는 게 나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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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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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은 서연의 옷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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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 쇼핑은 나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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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맛보기 제대로 함께 쇼핑한다면 다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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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실상 주서연, 일본 여행 준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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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입을 옷이나, 필요한 용품을 사러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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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 계집애, 화장품이나 옷도 제대로 안 챙겨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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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다고 해봐야, 박은하 매니저나, 그 나루미 소라인가 하는 애랑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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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그 매니저까지? 한 넷?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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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본인이 우르르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아 최소 인원으로 가는 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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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만 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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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연은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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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서연은, 평소와 같아 보였지만 묘하게 들뜬 게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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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서희를 대하는 태도도 많이 유순해졌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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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만 안 할 뿐이지, 확실히 친근해진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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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에 별생각이 없던 지연이었지만, 역시 조금 시큰둥한 감정이 드는 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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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곤 자신 뿐이던 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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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제는 조서희나, 다른 이들도 친구가 생기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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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점이 조금 심통이 나면서도, 조금 기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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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묘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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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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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J 방송국은, 최근 한국에서 온다는 배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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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어느 예능에 출연할지는 상대에게 이야기를 해두었지만, 그것만으론 조금 심심한 느낌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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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몰래카메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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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죠,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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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일본에 처음 방문하는 연예인들 상대론 이만한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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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컨셉을 무엇으로 잡느냐가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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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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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조용히 있던 아마야 히로키 PD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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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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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 그렇지 않아도 그런 말을 했거든요. 일본 공포 영화 본 적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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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키 PD에 답한 건 한국에서 서연과 만났던 난조 카츠오 PD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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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하면 또 공포 영화로 유명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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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니, 그에 관해 묻자, 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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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공포 영화를 본 적이 없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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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대답이 또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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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실에선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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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공포 영화를 봐도 잘 모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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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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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그러면 더 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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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매니저 쪽에는 전달을 해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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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이야기를 나눠보고 진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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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외국의 배우이니 멋대로 몰래카메라를 준비하기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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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들은 주서연이라는 배우가 익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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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입장에선 난조 카츠오 PD가 마음에 들어 한 한국 배우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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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의 일본 개봉도 예정되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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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로 인기가 많으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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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배우들이 일본에 방문한 경우가 드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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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확실히 리엑션이 없으면 좀 난감하겠네요. 보니까 꽤나 쿨계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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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그러니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네요. 마침, 장소도 딱 좋은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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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J 에서 그런 대화를 나누며, 한창 방송 준비를 하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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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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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한창 가방을 잔뜩 둘러메고 공항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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