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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상수의 출연이 확정되며, 그동안 멈춰있던 의 촬영이 한층 빨라졌다. 기존 '고토 이사무' 역의 배우였던 강서혁 배우와 함께 빠져나간 배우들의 구멍은 조서희가 백방으로 뛰며 배우들을 긁어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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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게 참 신기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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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감독이나 투자자도 쉽게 구하지 못하는 배우들이 조서희가 움직이면, 슬금슬금 모여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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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등교하며, 그에 대해 지연에게 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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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걔 소문이 파다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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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재계 순위 3위에 드는 뉴라이크 그룹의 영애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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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본인이 직접 밝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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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걸 말한 건 너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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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하라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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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조서희는 은근슬쩍, 서연에게 그런 말을 흘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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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집안에서 운영하는 테마파크라고 이야기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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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 그걸 떠나 조서희는 여러모로 선배 배우들에게 이쁨을 받는 여배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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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지연의 말에, 서연은 솔직히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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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은 분명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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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부채 하나 들면 악역 영애고, 밤에 마주치면 토미에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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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무서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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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상할 정도로 예쁨을 받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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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투자자 쪽보다, 조서희 집안인 뉴라이크 그룹이 덩치가 훨씬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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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에 붙은 투자자는 솔직히 그리 덩치가 큰 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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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 산업에 뛰어들어 각종 음원,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운영하는 플랫폼인 '베스트원'에서 투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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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딸이 출연하는데 뉴라이크 그룹에서는 투자를 왜 안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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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하지 말라고 했겠지. 집안에 손 벌리는 거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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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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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당장 너도 비슷한 입장이면 안 했을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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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난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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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답하려던 서연은 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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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없어 보이는 척 대답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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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주 둘이 친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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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지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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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그래도 조서희에게 따로 연기 강습을 받는 건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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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배우기도 했고, 계속 시간을 빌리기엔 미안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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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만나는 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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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쇼핑하러 다니거나, 옷을 사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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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한 인상을 해서인지, 옷의 취향도 비슷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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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니면 귀찮게 다가오는 남자들도 없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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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은 같이 쇼핑 같은 거 안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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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괜히 심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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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둘이 자주 쇼핑 다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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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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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연의 친구는 인터넷 친구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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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말을 걸어주는 학급 친구들이 늘어난 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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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이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 이게 맞나 싶기는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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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주서연, 너도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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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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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애초에 쇼핑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옷도 대충 고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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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지연의 말에 서연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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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서연은 직접 본인의 옷을 사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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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전생의 영향으로 여성의 옷을 입기 싫다거나, 그런 느낌은 딱히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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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본인의 외모에 어울리는 예쁘거나, 귀여운 옷을 입는 것 자체는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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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가 의외로 활동성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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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차기할 때 가랑이 부분이 뜯어질 일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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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런 건 딱히 중요한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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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서연은 딱히 쇼핑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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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옷 대충 요거 요거 골라서 흠,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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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는 예쁘구나, 이러며 만족하고 마는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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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연은 한 번 쇼핑 가면 몇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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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화장품도 보고, 무슨 이상한 것들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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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보는 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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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자애들이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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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보통 이러면, 주변에서 못 참고 끌고 가서 옷을 사주는 부분이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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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진지하게 그리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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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서연이 본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자신과 같이 쇼핑에 무감한 이가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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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그런 외모를 두고 아까워!'하며 질질 끌고 가서 반항하는 것도 무시하고 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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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최근 쇼핑 같은 것에 슬쩍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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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싫어하는데 끌고 갈 수는 없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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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그렇게 상식적으로 답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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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옷은 단순히 외피와 비슷한 느낌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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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고민이 많아 보였던 영빈은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그리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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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회사와 일도 잘 해결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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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마치 네가 옷이라는 개념이 있었냐? 라는 느낌의 대답에 서연은 영빈의 컴퓨터를 또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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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갑자기 쇼핑에 관심이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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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도 딱히 싫다는 사람을 데리고 가는 타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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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이 이렇게 말하니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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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그동안 지연에게 조서희가 부탁한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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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략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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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서연이 이상수 배우의 오디션으로 준비하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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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뭔가 앨리스랑 나랑 별개로 두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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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쇼핑 때, 조서희는 진지한 얼굴로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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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은 그런 거 신경 많이 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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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게 보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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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그렇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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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약인가 파란약인가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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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연은 버츄얼 유튜버를 하고 있지만, 그런 용어를 전부 아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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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채팅으로 올라오기에 자연스레 알게 되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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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그 슈퍼챗이라는 거 열어 달라고 엄청 뭐라고 했어. 왜 그런 곳에 돈을 쓰려고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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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주서연 앞에서 하면 화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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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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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쓰는 걸 걱정해 주는데 왜 화를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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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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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 자기한테 전화하면 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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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앨리스 때 있었던 일을 서연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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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앨리스 방송을 할 때, 서연은 그렇게 살가울 수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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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살가움을 현실에서도 느끼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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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스 너무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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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소리 너무 좋다 ㅠㅠㅠㅠ 너무 귀엽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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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게임 진짜 처음이에요????? 아니...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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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채팅은 묘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대부분 서연은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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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정말 서연이 맞나 의심했지만, 이지연이 확실하다고 이야기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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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모든 아이디랑 비번이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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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위험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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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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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사내아이 같은 사고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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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지연이 절대 앨리스를 자신이라는 걸 말하지 말라고 해서 조서희는 속으로 끙끙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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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걸 안 사람이 이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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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 베개 얼굴을 묻고, 자신이 앨리스라는 걸 외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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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랬다간, 당장 집안에서 자신을 병원으로 끌고 갈게 분명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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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자신이 방송하는 것을 본 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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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최근 GH 그룹에서 그에 관심을 가진 것 같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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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그룹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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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은 임원이 하나 있는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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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조서희도 방송은 취미로 삼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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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제대로 투자할 사업인가? 하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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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은 있기는 하지만…… 좀 음지쪽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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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다고 막 이상한 건 아니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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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서연이가 나한테만 말을 안 놓는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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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해. 그냥 너한테 존대가 편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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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런 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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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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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의 행동에 이지연이 눈을 게슴츠레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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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하지만, 조서희 얘, 생긴 건 공포 영화에 귀신으로 단골 출연할 얼굴인데, 묘하게 행동이 작은 소동물 같은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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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주로 친한 사람에게나 저러는 것 같기는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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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배 배우들이 조서희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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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주서연은 나름 너를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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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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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존대 하는 건, 옛날 일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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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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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일을 지금까지 끌고 오는 주서연은 어찌 보면 참으로 옹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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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솔직히 별생각은 없고, 그냥 조서희에겐 존대가 편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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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준은 이지연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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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가 어떻게 딱 기준을 세우고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그냥 기분 따라 행동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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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럼 내가 다음에 슬쩍 말을 꺼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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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연은 조서희에게 받은 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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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연기를 배우는데 도움을 받은 것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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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이러나저러나 부잣집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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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버는 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돈은 그녀에게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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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신기해 보이면 이것저것 사곤 했는데, 그때 사고 안 쓰는 것들을 자주 지연에게 주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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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본인은 안 쓸 테니, 쓰는 사람이 있으면 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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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대부분 상당한 고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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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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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때의 일을 회상했던 이지연은 조금 힘을 써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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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도 나름 조서희에게 관심이 있는 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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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앞으로 함께 를 촬영해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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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좀 더 친해진다고 해서 나쁠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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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조서희와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알고 지내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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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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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조서희랑 쇼핑 갈 때 같이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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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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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지연의 말에 서연은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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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자기도 가고 싶다고 떼를 쓴 아이가 된 기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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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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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쇼핑 약속을 잡기는 했지만, 그와 별개로 서연은 내심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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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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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주서연 씨죠? 잘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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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주서연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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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와, 진짜 얼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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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로 얼굴을 숨기지 않으면, 사람들이 단번에 바글바글 모여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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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이해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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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그 시청률은 정말로 하늘 끝까지! 18화 시청률 30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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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싸움의 승자는, 하늘 정원. 그랜드 게임 18화 시청률 11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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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인터넷 기사만 봐도 그런 기사가 수두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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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영된 의 내용은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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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종영까지 단 2편이 남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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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 연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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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18화 보고 울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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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걸어가다 그냥 휙 하고 팔이 잡히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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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연예인들이 경호원을 쓰는구나, 하고 서연은 순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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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연이야 경호원보다 본인이 강하니 딱히 쓸 생각은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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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거야 알았지만, 설마 잡아챌 줄 몰랐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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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은 14화 이후로 이유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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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개 자체가 너무 자극적이라며, 막장 드라마라 비난하는 부류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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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생환한 이유주를 보고, 전전긍긍하는 이민서는, 결국 자살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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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이유주가 사전에 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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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도 본인이 이민혁을 돕기로 한 것을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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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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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밟고 위로 올라가려고 한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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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변은 그런 이유주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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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편,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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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와 같이 몰아치는 전개에, 시청률은 가파르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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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퍼센트를 넘는 기함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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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보다 8퍼센트나 높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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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서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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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아역이었기에,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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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알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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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도 서연을 향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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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장 기술을 좀 더 익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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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박정우가 맨날 왜 그리 잔소리했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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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한동안은 만나기 힘들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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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전에 미리 만나둬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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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출연해 주겠다고 확답도 해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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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선배만 출연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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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거기에 출연하는 여배우와 오디션에서 승부해서 이겨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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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권유하고, 정작 본인이 출연을 못 하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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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연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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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에 출연한 여배우도 사실상 등을 떠밀려 나온 케이스로 알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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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씨,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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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MB에는 어쩐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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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 KMB 방송국에 들르니, 저마다 서연에게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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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오늘 방송국에 온 건 당연히 과 관련된 일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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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국에서 을 보고 서연에 관심을 가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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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드라마 때문인지, 아니면 서연이라는 배우 자체에 관심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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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일본에 갈 일이 있다면, 서연은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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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사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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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는 일본에 갈 수도, 갈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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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해외에 나가는 걸 집에서 허락해 주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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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번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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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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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며 꾸벅꾸벅 인사를 하며 방송국 내를 걸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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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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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장신의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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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익숙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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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서연을 보자마자 눈이 날카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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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그녀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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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여주인공인 고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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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이번에 서연에게 완벽히 박살 난 당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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