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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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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봤어? 하늘 정원?"

"어제? 와, 진짜 한 치 앞을 알 수 없더라."

"그치? 스릴러인가 싶었는데 이게 또 아니더라."

한번 반등하기 시작한 의 시청률은,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

18퍼센트가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다음 주는 20퍼센트.

거기에 또 다음 주는 22퍼센트.

매주 갱신되는 시청률에, 가뜩이나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은 점차 '주 시청층'이라는 말을 넘어 대중 자체에 어필을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드라마가 파급력을 가지게 되는 시점.

온갖 방송, 그리고 예능에서 히트한 드라마의 이야기가 나오는 때가 있다.

방송국에서도 이 드라마는 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마음먹은 시점.

그리고, 이렇게 밀어줘도 말이 나오지 않을 시기.

은 지금 그 커트 라인을 넘어섰다.

"이번 예능에 특별 편성합시다."

"이전에 촬영 중 찍어둔 영상 있어요? 뭐 사건사고 있잖아요."

"벌써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까? 아직 22퍼센트면……."

"아니 이 사람이 시청률을 우습게 보네. 22퍼센트면 초대박이야."

거기다 OTT 드라마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게 된 시점이다.

각종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매체가 대두되며, 상대적으로 공중파의 힘이 약해진 시점.

그런 상황에서 시청률이 20퍼센트가 넘는 드라마가 나왔다.

도 20퍼센트를 찍었지만, 유지 못하고 떨어졌기에 밀어주려던 방송국의 움직임도 주춤.

그 빠진 공백을, 지금 완벽히 이 채워 넣고 있었다.

"이 PD님. 서연 씨에게 연락돼요? 특별 편성 뭐 할 거 없어요?"

"예? 아무래도 서연 씨 스케쥴이 좀 빡빡해서 어려울 것 같아요."

"아니, 무슨 어린 배우가 그리 활동이 많대요?"

하지만 활동이 많다는 말에 누구도 부정하지 못했다.

최근 서연이 얼마나 부지런히 활동했던가.

예능만 해도 황금 오리 새끼와 가면싱어에 연달아 출연했고.

거기에 최근에는 하라라 쇼츠를 비롯해, 어린이 연극까지.

그런 방송 하나하나가, 전부 에 영향을 주었다.

전부 하나 같이 화제가 되지 않은 게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 정도로.

"이 PD님 좋으시겠어요. 이번 주 하늘 정원 시청률 또 갱신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좋겠어요. 진짜 한 번 30퍼센트 나와줬으면."

"에이, 그건 무리다. 그거 10년 전에나 나오는 시청률이에요."

이민화 PD도 알고 있다는 듯 웃었다.

이 시점에 시청률이 30퍼센트가 넘는 드라마라면, 사실상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과거의 드라마들과 동일 선상에 놓인다는 거다.

물론 시대의 특성상 그 정도로 폭발적인 느낌은 아닐지 모르지만, 방송국의 입장에선 그렇다.

"……근데, 그 정도로 바빠요? 서연 씨에게도 큰 기회 아닌가?"

"이미 저희가 아니어도 이곳저곳 나가고 계시잖아요."

"그래도……."

"아마 새롭게 찍을 영화 관련으로 무언가 하고 있는 걸로 알아요."

이민화는 서연에게 무리를 강요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야 이번 한 번만 일하고 끝낼 게 아니니, 되도록 좋게 좋게 끝까지 가고 싶었으니까.

"혹시 다음 드라마는 뭐 찍으시는지 들었어요? 저 거기로 어떻게 비벼보게."

"아니, 서연 씨가 출연하는 드라마면 전부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네? 그렇지 않아요?"

이민화는 동료 PD의 말에 곰곰이 생각하다 깨달았다.

그러네?

영화야 이제 하나지만, 아역 시절부터 생각하면 드라마는 지금 세 개.

그 전부 기록적인 히트를 했다.

는 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해도, 한창 우울하던 드라마국의 불씨를 되살린 드라마. 지금 은 어떻게 될지 가늠도 안 될 정도.

"올해, 연기대상은 서연 씨일까요?"

"아무래도, 가장 유력한 후보이겠네요."

올해 쟁쟁한 드라마는 여럿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하반기인 이 기록적인 히트를 한 탓에, 사실상 수상 가능성이 유력했다.

"복귀하자마자 연기 대상이라……."

이민화 PD는 헛웃음을 지었다.

가끔 느낀다.

재능이라는 게 정말로 있다는 걸.


"서연아, 에클라 에투알하고 에이디즈에서 연락 왔는데, 광고 하나 더 찍을 생각 없냐는데?"

박은하 매니저는 싱글벙글한 얼굴로 서연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밴의 뒷자리에 앉은 서연은 뭔가 진지한 얼굴로 연신 누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박은하의 말을 듣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서연의 태도에, 박은하는 곧바로 그 이유를 알았다.

'댓글 다는 구나.'

오늘도 인터넷에서 자신의 평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서연을 보며 박은하는 픽 웃었다.

최근 서연이 연극을 하고, 또 쇼츠로 여러 영상이 돌아다니며, 박은하는 서연에 대해 또 다른 부분을 알게 되었다.

'부끄러움이나, 긴장과는 먼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표정 변화가 적은 얼굴은, 감정에 굉장히 무던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표현을 안 할 뿐, 서연은 굉장히 풍부한 편이었다.

오히려 익숙해진 사람들에겐 대놓고 지금 무슨 생각, 어떤 감정을 품었는지 훤히 보일 정도.

감정 전달이 뚜렷한 연기도 결국 저런 성향에서 나오는 거겠지.

말하자면, 타인의 감정적 공감을 끌어내기 쉬운 거다.

'에이디즈나, 에클라 에투알 입장에선 안달이 나겠지만.'

이미 박은하는 얼핏 들었다.

최근 서연을 광고 모델로 세운 두 브랜드의 매출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라는 걸.

에클라 에투알이야 전부터 서연을 가히 신 같이 모셨지만, 에이디즈도 이번에 한 번 맛을 보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유주 의자, 에이디즈. 연일 상승세]

['이유주 의자' 품절 대란. '에이디즈' 속히 물량을 맞추겠다.]

[품절 대란 속 웃고 있는 에이디즈]

에 등장하는 의자는 전부 에이디즈에서 협찬한 것들이다.

특히 주인공인 이유주가 공부할 때 사용하는 게 바로, 에이디즈의 것.

그러니 '이유주 의자'라 불리며,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되었다.

"주서연 배우님, 시간 나시면 꼭 좀 말씀해 주세요. 이번에 저희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데……."

전에 시큰둥했던 광고 기획실팀장 곽현우가 그리 말하는 것을 보면, 도리어 박은하가 유쾌해질 정도.

서연에게 말은 해뒀지만, 서연은 그 이상은 딱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우등생이 되고 싶었는데, 마법 소녀가 되어버려서."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그런 대답이었다.

울적하면서도 묘하게 또 마음에 들어 하는, 그런 복잡한 감정이 서연에게서 느껴졌다.

아무튼 지금도 댓글을 다는 건 소위 서연의 음해 댓글을 향한 사투일 것이다.

  • 주서연 ㅋㅋ 고릴라년 갑자기 귀여운척해도 절대 안 속는다

└ 무슨 소리임 주서연 원래 귀여웠다 ㅇㅈ?

└서연아 방송국 와이파이 꺼라

└ 근데 솔직히 이번엔 진짜로 귀엽긴 했음 ㅋㅋㅋㅋ

  • 쟤 주서연 광팬인지 자주 저러고 다니더라 걍 병먹금하셈

  • 근데 주서연 원래 귀여운 건 인정 난 무인서바이벌 때부터 알고 있었음

└ ?? 그때가 주서연 고릴라밈의 발단 아니냐?

  • 님들 발단이 무슨 뜻이에요? 발목절단?

  • 헤이헤이헤이;;

대략 그런 느낌.

아마 지금도 그런 식으로 댓글을 달고 있지 않을까.

물론 서연이 단 댓글은 저 중 한 개뿐이긴 했다.

가끔 불이 붙으면 수상하게 서연을 옹호하는 계정들이 나타나긴 하지만

그런 서연의 댓글을 떠올리며 웃던, 박은하는 문득 최근 자신에게 온 연락을 떠올렸다.

"참 서연아."

"……."

"서연아?"

"아, 네?"

황급히 스마트폰을 끄며 답한 서연의 지극히 태연한 얼굴이었다.

슬그머니 시선을 우측 상단으로 올리는 게, 마치 자신은 아무 잘못도 안 했다는 강아지 같은 모습이라 좀 웃기긴 했다.

"이번에 경성 아가씨 촬영. 이상수 배우님 말이야."

"네."

"슬슬 이제 시작하자는 말이 오셨거든."

"아, 테스트요?"

"맞아. 한동안 경성 아가씨가 여러 이슈가 있었잖아? 슬슬 정리가 된 것 같아."

서연은 그런 박은하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최근 에 출연을 예정했던 배우 중 몇이 빠져나가는 일이 있었다.

당장 조서희가 맡은 주역, '아마나비 미치코'의 집사 역할인 '고토 이사무'의 배우가 있었다.

'아마 이름이 강서혁이었지.'

이쪽도 배우 업계에 이름 있는 원로 배우였다.

백민 감독이 좋아하는 배우라, 이번 영화에 힘들게 모셔 왔다고 들었다.

근데 촬영 직전, 함께 온 배우 몇과 함께 빠져버렸다.

당연히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던 팀의 입장에선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겨우 상황을 수습했기에, 이제 '고토 이사무' 역을 맡아줄 이상수 배우의 연기를 확인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한창 낚시 중이실 텐데.'

이상수에 대한 연락은 주로 서연이 맡고 있었다.

그야 를 통해 친해진 게 서연이었으니까.

이번 테스트에 관해 전달한 것도 서연.

솔직히 연락할 때는 조금 긴장했었지만, 의외로 이상수는 흔쾌히 받았다.

'사실, 형식적인 거겠지.'

처음에는 조금 백민 감독이 깐깐하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 테스트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이상수 배우에게도, 그리고 백민 감독에게도.'

이상수의 입장에서도 이름값만 듣고 덜컥 배역을 내어주는 감독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백민 감독의 입장에서도 이상수 배우는 오랫동안 연기를 쉬었으니까.

다른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이상수의 연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란, 한 번 크게 실패하면 여태까지 이룬 것들이 손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이상수도 비슷한 경우였다.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였지만, 헐리우드에서의 실패로 그 이미지가 크게 무너졌으니까.

아마 이상수가 쉽사리 활동을 못 하는 것도 그 말이 사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도 일조했을 것이다.

자신은 정말로 퇴물이 된 게 아닐까.

그런 의심이 마음속에 싹 튼 것이다.

이 테스트는 그런 거다.

형식적이지만,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아직 이상수 배우님이 참여하는 건, 다른 배우들에겐 비밀로 했다고 하더라."

"그래요?"

"응, 확정되면 말하려나 봐."

역시 백민 감독답게 신중하네.

서연은 그리 생각하며 날짜를 계산했다.

지금 테스트를 보면, 사실상 아가씨의 본격적인 촬영은 올해 말, 대략 11월 내지 12월 쯤 시작할 것이다.

'약 한 달 정도 남았나.'

생각보다 스케줄이 겹치지 않게 조심해야만 했다.

연말에 촬영에 들어갈 건 크게 두 가지.

마인과, 경성 아가씨의 촬영.

듣기로 마인은 국내 극장 개봉보다 OTT 쪽으로 방향을 튼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지금 촬영이 늦어지고 있는 거고.

'그럼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되나?'

그런 의문이 들지만 나쁜 선택은 아니다.

이 시기에 들어가면 여려모로 이점이 많았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연은 스마트폰에 표시해 둔 날짜를 몇 번이고 확인했다.

도, 그리고 도 중요했지만, 서연에게 있어선 무엇보다 중요한 촬영이 그곳에 있었다.

올해 하반기 오디션이 하나 있었다.

여러 영화의 오디션들이 하반기에 겹쳐, 그리 화제가 되지 않았던 오디션이다.

의 오디션.

생화학 테러로 발생한 재해를 다룬 영화.

바로, 조방우 감독의 유작이 된 작품이었다.


"꺄아아악!! 오빠!!"

"여기 한 번만 봐주세요!!!"

박정우는 웃는 얼굴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거리를 걸었다.

오늘 특별한 팬 미팅이 있었나?

딱히 그런 건 아니다.

그는 오늘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쇼핑에 나왔을 뿐이다.

문제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쇼핑에 나왔다는 거고.

'얼굴을 가렸어야 했는데.'

너무 안이했다.

한동안 얼굴을 드러내고 다녀도 그냥 가끔 사인이나 받으러 오는 사람들뿐이라 별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최근 촬영한 OTT 드라마가 해외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탓에 이렇게 되어버렸다.

"드라마 진짜 짱이에요! 진짜 명작!"

"맞아요. 최고예요!!"

"감사합니다."

그런 팬들의 말에 박정우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솔직히 박정우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거 공개된 지 한참 됐는데? 이제 와서?'

사실, 한국에선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게 해외에서 갑자기 역주행하니 유치하다고 떠들던 사람들도 뒤늦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 차트 1위를 먹으니, 이게 또 갑자기 뭔가 의미가 있고 뜻이 있고.

감독의 세계관이 뚜렷하며 독창적인…… 아무튼 그런 작품으로 둔갑했다.

"다음은 어떤 작품인가요?! 나오면 꼭 볼게요!!"

그런 팬들의 외침에 박정우는 잠시 고민했다.

딱히 정해둔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 둔 건 있었다.

"그건."

팬들의 말에 웃으며 답하던 순간이었다.

그 틈에 섞여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선글라스에 모자를 쓴, 누가 봐도 수상한 복면인.

처음에는 무시하려 했다.

아니, 무시했다.

저게 진짜 미쳤나.

여기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등을 돌리려 했지만.

등이 돌아가지 않았다.

"?"

박정우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오른 순간, 어느새 그 여성이 자신의 팔을 잡은 게 느껴졌다.

"왜 도망쳐요?"

"이런 미……."

미친 이라고 말하려는 순간, 박정우의 몸이 끌려가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상 반쯤 들려서 끌려가 버렸다.

말 그대로 순식간에.

가히, 갑자기 닌자가 나타난 것에 비견 될 수준.

"어? 오빠?"

"영화 촬영인가?"

그 갑작스러운 상황에, 박정우를 쫓던 팬들도 그 자리에서 굳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