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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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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는 사실상 거의 날 것의 방송이었다.
비속어만 쓰지 않을 뿐, 출연진의 분위기도 거의 날아갈 듯이 가벼우며 적당히 자유롭게 노는 것이 특징.
그런데.
‘왜 다들 얼어있지.
서연은 조금 의아해졌다.
다들 어쩐지 분위기가 딱딱했다.
자신이 배우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나름대로 그들에겐 이유가 있었으니.
‘와, 진짜 예쁘긴 하다.
‘진짜 같은 종족이 맞나?
서연의 외모가 만드는 분위기가 그들의 입을 자연스럽게 음소거시켰고.
거기에 메인 진행자나 마찬가지인 황준호는 황준호대로 상당히 난감했다.
‘정말 게임 할 수 있겠지?
사전에 무슨 게임을 할 수 있는지 상의라도 해둘 걸 그랬나?
예전에는 미리 언질을 해두는 편이었다.
하지만 방송 컨셉이 점차 날 것으로 바뀌며 즉석에서 룰렛을 돌려 결정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그 양반도 생각이 있으면 적당한 걸로 잘 선정해뒀겠지.
황준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바퀴가 달린 룰렛 판을 달달달 끌고 왔다.
“자, 우선 오늘 방송을 책임질 게임을 선정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룰렛은 전부 찍찍이로 무슨 게임인지 가려져 있었는데, 아마 룰렛을 돌려 걸리면 공개하는 방식인 모양이었다.
‘제발, 쉬운 거!
아무리 봐도 서연은 게임과는 인연이 없는 얼굴이었다.
물론 요즘 연예인 중에선 패션 덕후니, 패션 게이머니 하며 컨셉을 미는 연예인들이 많았지만, 서연은 그런 패션조차 어울리지 않는 외모.
서연의 게임 실력을 의심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무슨 게임이 걸렸으면 좋겠어요?”
황준호가 그렇게 묻자.
“어떤 게임이든 자신있어요.”
서연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게임을 못 한다는 건 일말의 가능성조차 두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실 이건 근거 없는 짐작이 아니었는데.
서연이 지닌 압도적인 피지컬이 그것을 증명했다.
흔히 TS된 육체는 압도적인 반응속도를 지닌 게 당연하지 않은가?
적어도 서연은 몸을 쓰는 건 뭘 해도 잘할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근데, 생각해보면 다시 태어나선 게임을 안 해봤네.
사실 이건 변명하자면, 대부분은 이미 다 엔딩까지 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감정을 제대로 못 느끼다 보니 큰 감흥 없이 클리어한 게임들.
그에 대한 기억들이 지금도 선명히 남아있었다.
말하자면 서연은 전생에 보아왔던 영상 매채에 대한 기억
즉, 드라마나 영화에 관한 창작물이나, 연예계에 대한 정보.
그리고 그중에는 게임에 관한 것도 있었다.
그러한 것에 관해선 떠올리고자 하면 조금의 누락도 없이 전부 떠오르는 탓에 게임의 스토리나 엔딩, 공략도 전부 말끔히 떠올랐다.
물론 점차 잊혀가는 것들도 있지만.
‘전생에 게임도 많이 했으니, 이번에도 잘 할 수 있겠지.
그러니 자신 있다.
공략과 기억은 있고, 이 무적의 TS 육신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하며 룰렛을 돌렸는데.
[아웃 크레이지2]
기자인 주인공이 정신병원에 잠입하게 되며 시작되는 게임.
즉, 공포 게임이었다.
“?”
물론 서연은 해본 적 없는 게임이었다.
전생까지 합쳐서.
***
설마했던 공포게임.
제작진의 악의가 느껴지는 룰렛.
하지만 황준호는 내심 감탄했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대상이라면 오히려 공포 게임 쪽이 좋은 그림을 뽑을 수 있었으니까.
물론 룰렛이었으니, 운이긴 했지만.
참고로 룰렛에 속해있던 다른 게임들은 흔히 말하는 항아리 게임이라거나.
흔히 말하는 악질 류의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연은 몰랐을 것이다.
차라리 공포 게임에 걸린 게 다행이었다는 걸.
“서연 양, 공포 게임 해본 적 있어요?”
“……없, 는 것 같은데요.”
“아이고.”
황준호는 이마를 탁치며 슬쩍 제작진을 보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본래 공포 게임이라는 게 내성이 없는 사람이 해야 반응이 재밌는 법이다.
‘자연스럽게 넘겨 받기도 쉽고.
못하겠다고 포기하면 이어 다른 출연진이 이어서 하면 되는 일.
참고로 황준호는 공포 게임 같은 퍼즐류에는 자신 있는 편이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시간 확인해주시고.”
다른 출연진도 준비된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가장 먼저 게임 패드를 넘겨 받은 서연은 음산하게 흘러나오는 배경 음악을 들으며 마른 침을 삼켰다.
그 모습이 또 비장하기 짝이 없어, 제법 그림이 되었다.
‘으음, 근데 리액션이 좀 맛있게 나와야 하는데.
그런 서연을 찍던 최광수 PD는 그 점이 좀 걱정이었다.
아무래도 배우이다 보니 본인의 이미지를 우선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예능이라는 게 자신이 망가지는 걸 제대로 못하면 맛이 없는 법이다.
그런 걱정 속에서, 시작된 게임.
서연은 음산한 정신병동으로 들어가는 기자를 보며 말했다.
“딱 봐도 위험해 보이는데 왜 들어가요?”
“아, 그게 전편을 봐야 하는데.”
“전편에 일이 있었으면 더 피해야 하지 않나요?”
순수한 의문.
그런 서연의 말에 다들 뭐라 말을 못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목숨이 제일 중요하지.
“그런데 서연 양은 공포 게임은 자신 있어요?”
“저요?”
서연은 조금은 낯선 패드를 조작하며, 어두운 병동을 나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공포 게임이라고 해도, 서연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저는 살면서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
무슨 천하대장군 같은 발언에 황준호가 입을 닫았다.
그와 별개로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전생엔 애초에 병 때문에 공포를 알지 못했고, 그 영향으로 서연은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감정에는 둔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니 이게 무섭냐고 해도…….”
서연은 실제로 초반 구간은 담담한 어조로 말하며 캐릭터를 조작했다.
음산한 병동을 막힘없이 나아가는, 거침없는 발걸음.
그 광경에 출연진이 ‘아 정말 공포 게임에 자신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을 때였다.
“별로.”
[캬아아악!!]
흔히 말하는 점프 스케어.
갑자기 골목을 돌자 튀어나오는 기괴한 크리쳐의 모습과 함께
빠각!!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응?”
황준호가 시선을 내리자, 서연의 손에 쥐어져 있던 패드를 보았다.
방향을 움직이는 조이스틱이 사라져 있었다.
잘 보면 사라진 게 아니라, 부러져 날아갔다.
‘저게 부러지는 거였어?
순간 그런 의문이 들었다.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던 출연진의 생각도 비슷했다.
괴물이 튀어나오는 순간, 서연의 엄지가 조이스틱을 확 밀었고, 그대로 부러져서 날아갔다.
당연히 서연이 조작하던 캐릭터는 사망.
“저, 서연 양?”
“조, 조금의 실수가 있었어요.”
뭔가 방금과 반응이 달랐다.
동공이 흔들리고, 목소리도 떨렸다.
“많이 놀랐나 봐요.”
“안 놀랐어요.”
서연은 새로운 패드를 넘겨 받았다.
‘패드의 내구도가 많이 약해져 있었나?
다들 부서진 패드를 살폈다.
스틱 부분이 깔끔하게 부러진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 작은 트러블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임.
그때 부터가 시작이었다.
“옆옆옆옆!”
“……!!”
“아니, 거기서 거기로 가면! 굴러요 굴러!”
“눌, 눌렀어요. 안 굴러진…….”
[캬아아악!!]
뿌드득!!
점핑스퀘어가 나오는 부분은 패드를 바꾸는 구간이었다.
바닥에 나뒹구는 수많은 게임 패드들의 상태는 매우 처참했다.
조이스틱이 날아가고.
회피기가 움푹 들어가서 눌리지 않았다.
“흠.”
최광수 PD는 부서진 패드들을 박스에 담으며 생각했다.
‘찾아올 방송을 잘못 찾은 거 아닌가?
처음에는 우연.
두 번, 세 번이 반복되면 이게 알 수밖에 없는 거다.
대체 어떻게 하면 게임 패드들이 죄다 작살이 나는 걸까.
슬슬 예비까지 가져와야만 했다.
심지어.
‘왜 포기를 안 하지.
아니, 물론 보는 게 재밌긴 했다.
생각보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 아니 열연인가?
진짜로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무서우면 제가 할까요?”
촬영이 시작된 지 네 시간.
출연진 중 하나인 공태균이 슬쩍 말을 걸자.
“조, 조금만 더 해볼게요.”
“패드 조작이 낯선 것 같으신데…….”
“패드가 제 반응 속도를 못 쫓아오는 거예요.”
아, 그게 그렇게 되나?
아니, 객관적으로 봐도 조작이 미숙할 뿐 반응 속도는 빨랐다.
크리쳐가 덤벼드는 것과 거의 동시에 패드가 아작 나는 걸 보면.
‘이럴, 이럴 순 없어.
서연은 서연대로 나름 필사적으로 게임에 몰두하는 중이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게임을 못 할 거라 생각해본 적 없었다.
TS하면 게임을 잘하는 게 상식 아닌가?
TS하고 게임을 못 하면 그게 TS가 맞나?
그냥 여자지.
세상이 무너지고, 상식이 부정 당했다.
아무튼 서연은 그런 뜻하지 않는 성별 갈등을 게임을 하며 느끼고 있었다.
[크릉, 카아아아아!!]
“꺄아악!!”
기괴하게 생긴 중간 보스급 크리쳐의 파격적인 등장.
그 충격적인 비주얼에 서연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콰앙!
그리고 동시에 서연의 패드가 드디어 반절로 파괴되었고.
사방으로 튀는 플라스틱 파편을 보며, 황준호는 참 신기한 광경을 보는구나 싶었다.
게임오버와 함께 서연의 몸이 옆으로 털썩 쓰러졌다.
죽었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장렬한 장면이었다.
모두가 그런 마음을 담아 서연을 보자.
“부탁, 드릴게요.”
저 정도로 게임에 절망할 게 있나 싶었지만.
서연은 쓰러져 힘없이 말했다.
그때가 촬영이 시작되고 여섯 시간이 흘렀을 시점이었다.
***
그리하여 나름 성공적인 촬영 후, 방영된 켰으면 왕까지.
워낙 저조한 시청률이었던 터라, 처음에는 딱히 큰 이슈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각종 쇼츠와 짤로 서연의 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게 되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당장 켰왕의 방영 때만 해도 기존 시청률보다 조금 넘은 0.8퍼센트를 기록했지만.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려둔 재방송은 일주일 만에 조회수가 100만을 넘는 기염을 토했다.
- 저게 패션 게이머가 맞냐? 패션 고릴라가 아니라?
- 나 패드가 저렇게 부서지는거 첨봄
- 현역 헬스트레이너입니다. 제가 시발 해보다 안 돼서 망치로 때려 겨우 부쉈습니다
- 악력으로 저게 부서지면 패드를 누가씀
- 쟤는 배우가 아니라 운동을 해야 되는 거 아님?
- 「저는 살면서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 확실히 느껴볼 일이 없었을 것 같긴 해
가뜩이나 최근 연달아 화제를 불러온 배우였기에 언급도 많았다.
연령대도 어리고, 교복을 입고 나온 점도 화제가 되었다.
- 교복입고 나온 판단 ㅆㅅㅌㅊ
- 다들 눈피하는 거 개웃김ㅋㅋㅋㅋㅋ
- 패션게이머 같은데 은근 아는 건 많더라 진짜인가 싶기도 하고
- 게임을 못하는 것 같지는 않던데
- 마지막 끝날 때 링피트가 진국이었음 걍 배우때려쳐라
- 나름 결국 클리어 하셨잖아 한잔해
중간에 한번 낙오했었으나, 결국 서연은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성공했다.
그 시간은 무려 8시간 45분.
조금 느렸지만, 패드를 부순 탓에 생긴 딜레이를 생각하면 나름 준수한 시간대였다.
심지어 마지막에 미니게임처럼 지나간 링피트도 말이 나올 정도.
참고로 링피트 때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사망도 없이 순식간에 끝났다.
‘그건 순수한 게임이 아니잖아.
다들 링피트 때 엄지를 치켜 들었지만, 서연은 우울했다.
그녀는 게임을 잘하는 모습으로 칭찬 받고 싶었으니까.
나중에 연습해야지.
방송이 끝났을 때, 서연은 홀로 그렇게 다짐했다.
아무튼.
서연의 의도와는 조금 달랐지만, 커뮤니티에서 말도 나오고 나름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
연화공주의 이미지.
그리고, 앞으로 있을 악역에 대해서 그 이미지를 중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건 분명했다.
“서연아! CF 들어왔어!”
의 재방송을 보며 시무룩한 서연에게 매니저인 박은하가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 강했지만, 다행히 서연과는 금방 친숙해졌다.
나름 지금은 언니 동생 하는 사이.
“……무슨 CF인데요?”
“게임 패드 광고.”
“안 해요.”
대충 게임 패드의 내구도를 자랑하는 내용의 광고.
당연히, 서연은 절대 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 후.
겨우 서연이 마음을 추슬렀을 무렵.
“그거 들었어?”
“글쎄, 황민화 배우가…….”
서연의 귀에 한 가지 말이 들려왔다.
그것은, 노바 엔터의 간판 스타.
황민화가 노바 엔터를 나간다는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