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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6 KiB

  • 그래서 만랩 래빗은 대체 누구임??

는 꾸준히 팬층이 있는 예능이다.

물론 최근에는 열기가 식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던 팬이 전부 사라진 건 아니라는 것.

여전히 의 출연진들에 대한 토론 정도는 가볍게 오가고 있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이라면 크게 둘.

잿빛 까마귀와, 만랩 래빗이었다.

  • 잿빛 까마귀는 여희가 맞는 거 같음

  • 아니 잿빛 까마귀 말고 만랩 래빗 누구냐고

  • 그건 나도 모르지

  • ㄹㅇ 진짜 모름

가수라면 목소리나 창법이 익숙하기에 오히려 맞추는 게 빠르다.

여희가 그러했다.

아무리 창법을 속이고 다르게 부르려 했지만, 찐 팬이라면 충분히 맞출 수 있는 정도.

하지만 만랩 래빗을 아는 이들은 없었다,

그런 경우는 하나.

  • 또 어디서 이상한 애 주워 온 거 아님?

  • 최근 사고 친 여자 연예인이 누가 있지

흔히 는 연예인들이 사고 치고 복귀할 때 애용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아마 이번에도 그런 경우라는 의견이 대세로 기울어지던 순간.

  • 주서연 아님?

갑자기 그런 말이 툭 튀어나왔다.

부터 봤었다며, 아무래도 주서연 목소리 같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 ㅋㅋㅋㅋ 주서연은 절대 아니지

  • 나도 드림퓨처부터 봤는데 주서연 노래 절대 저렇게 못함 ㅇㅇ

  • 확실히 목소리는 비슷하긴 한데, 실력이 다르잖음

  • 최근에 그래도 하라라 쇼츠 보면 귀엽기는 하더라 ㅋㅋㅋ

드라마를 안 보는 이들도 주서연을 아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 이유는,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하라라 쇼츠 영상 때문이었는데.

이미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500만을 넘은 상태.

문제는 그 상태에서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거다.

  • 나 누군지 알 거 같음

  • 누군데

  • 하늘 정원 ost 부른 사람 아님?

  • 아ㅏㅏㅏㅏ

한참 후에야 튀어나온 유력 후보.

바로 화제가 된 의 삽입곡을 부른 인물.

대체 누구냐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기도 했고, 노래의 감성도 비슷한 느낌이라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문제는.

  • 그래서 걔가 누군데?

  • 나도 모르지

  • 아니 그럼 똑같잖아

삽입곡을 부른 인물도 정체를 모르기에, 만랩 래빗의 정체도 알 수 없다는 것.

  • 어차피 이번 주면 알게 될 텐데 뭘 ㅋㅋ

  • 그렇긴 해

  • 잿빛 까마귀가 압도적인 정배라

  • 여희라면 사실상 가왕 라인이긴 하지

준결승까지 만랩 래빗이 제법 분전하기는 했지만, 가왕전의 승자는 잿빛 까마귀가 될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야 여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실력파 여가수로 이름이 높았으니까.

사실,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아티스트에 가까운 인물이기도 했다.

동시에, 단순한 가요뿐이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 OST도 불렀을 정도로 폭넓게 활동하는 인물.

커뮤니티에서 여희의 인지도가 높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그러니, 결승이 되면 만랩 래빗의 정체를 알게 되리라,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이거 안 거지? 아니, 분명 안 거라니까?"

"언니, 진정 좀 해요."

"아니, 이걸 어떻게 진정해!"

4강 전 촬영을 마치고, 여희는 잿빛 까마귀 가면도 벗은 채 촬영장 뒤편에서 매니저인 송아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뭘 그렇게 떨어요. 오히려 반갑게 맞이하면 되지."

"그, 그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쿨하게 나서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야 족히 20년은 지난 일 아닌가?

서연은 애초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기의 일.

그러니까 오히려 옛일이니 평범하게 대화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은근히 그런 곳에서 철저한 영빈이어도, 20년이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들면서도.

"혹시, 태진이가 내 소식 말했으면 어떡해."

"태진이면, 그 GH 그룹의 강태진 이사님이요?"

"그렇다니까. 내가 계속 물어봤는데……. 혹시 그걸 영빈이에게 말했으면 위험하잖아."

"우와……. 20년간요? 그건 좀 소름이다……."

"아니, 물어만 봤지!! 딱히 이상한 거 안 했어!!"

뭐뭐뭐뭐! 물어볼 수도 있지!

궁금할 수도 있잖아!!

여희는 떳떳했다.

그게 장장 20년이나 이어지면 그래도 조금 징한 느낌도 있다.

"언니, 미련이 좀…… 너무 많네요."

"어흑."

여희는 가슴팍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성격이 이런 걸 어쩌겠는가.

본인도 이렇게나 미련이 깊게 남는 성격일 줄은 몰랐다.

"이게, 거의 다 얻었던 걸 놓치면 더 그렇게 돼……."

"그건 별로 궁금하지 않고요."

"너 요즘 언니한테 좀 너무하지 않니?"

여희는 그렇게 투덜거린 후,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잠깐 세수라도 하고 올 게."

에휴, 하고 한숨을 쉬며 돌아가기 전에 찬물로 세수나 하자.

그런 생각으로 촬영장으로 돌아가자.

"아, 잠깐만 아빠 전화 좀 하고 올 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의 다 잊었었지만, 최근 를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된 목소리였다.

'엄마야!'

여희는 황급히 몸을 숨기려다, 영빈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걸 깨닫고 힐끗 숨어서 바라보았다.

'왜 아직도 촬영장에 있지? 아.'

생각해 보면 딸도 의 출연자.

일이 있으면 조금 늦게 나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애초에 자신은 노래도 부르지 않아, 좀 빠르게 나온 감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관객들이 다 갔기에 방심했는데, 설마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올 줄이야.

'이젠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읏, 하고 여희는 혀를 깨물었다.

사실, 정말로 거의 다 잊었었다.

나름 새 사람 찾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던 모양.

여희의 시간은 여전히 고등학교 시절에서 멈춰있었다.

그건, 아마 오래전 걸린 마법 때문인지도 모른다.

「창작자는 어리게 살아야 해.」

그때 들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정신이 늙지 않아야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그는 그렇게 말했었다.

사실, 차이고 한참 동안 일에 몰두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10년.

이 방영되기 전까지였다.

'주서연.'

여희에게는 미련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야, 설마 한눈에 알아볼 줄은 몰랐다.

아이의 모습에서,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줄이야.

물론, 제대로 된 건 나중에 강태진에게 들은 것이지만.

하지만, 이후로 딱히 출연작도 없었고.

또다시 10년의 공백.

이후, 드라마틱하게 돌아온 아역.

그 일련의 시간을 여희는 전부 지켜보았다.

자신의 눈으로, 태진에게 소식을 들으며.

혹시나 좀 민폐인가 싶어서 물어보면.

"뭘, 너만 물어보는 거도 아니다."

녀석은 피식 웃으며 그리 답할 뿐이었다.

그 미소가 어찌나 서늘한지, 녀석을 잘 모르면 장기라도 떼어줘야 할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좀 순해진 거지.

전에는 진짜 무서웠는데.

"아, 예, 전화 받았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숨어서 영빈의 전화를 엿듣고 있었다.

이게 대체 뭐 하는 건지.

'내가 드디어 미쳐버렸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몸을 돌리려던 순간.

"아, 디렉터…… 말씀이죠. 정말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게 맞습니까? 저 놀리려는 거 아니죠?"

나름 친한 인물인지, 영빈의 목소리에는 농담이 섞여 있었다.

하도 오랜만에 제대로 듣는 영빈의 목소리였기에, 여희는 무심코 발을 멈췄다.

슬그머니 발을 돌려, 빼꼼 고개를 내밀고 보자.

묘하게 건들 거리는 자세로 서 있는 그가 있었다.

전과 달라지지 않은 모습에, 묘하게 웃음이 나오면서도 나이를 느끼게 하는 얼굴이 있었다.

'불안한가 보네.'

저 자세는 영빈이 묘하게 불안한 것이 있을 때, 나오는 그런 자세였다.

혹은 고민이 되는 게 있거나.

소꿉친구였던 그 애가 알려준 거다.

"아, 물론, 저야 좋죠. 아니, 승진시켜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럼요, 그럼요. 에이, 그냥 생각할 게 좀 있어서 그런 겁니다. 네."

디렉터.

아마 게임 디렉터를 말하는 건가 싶었다.

상당히 높은 위치겠지.

사실, 여희는 과거에 게임 동아리를 활동하긴 했지만, 정확한 직책까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높은 자리를 권유받았다는 것 치고는 묘하게…….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네, 조금 그런 느낌이네요."

"그치?"

여희는 거기까지 답하다가, 말을 멈췄다.

시선을 돌리자.

살짝 붉은 기가 감도는 갈색 눈의 소녀가 있었다.

"……!!!"

여희는 거의 경기를 일으킬 뻔했다.

아니, 얘가 왜 여기 있어.

그보다 내가 이러고 있는 거 다 본 거 아냐?

"자판기 가시려는 거면 조금 기다려주세요."

"아, 으, 응."

여희는 소심하게 그리 말했다.

아무래도 서연은 여희가 자판기에 가려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여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판기야 고맙다. 살았다 진짜.

'그, 그런데 나를 모르나?'

아무래도 서연은 여희를 생판 모르는 남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연예인이라고는 생각도 안 하는 건가?

아니, 생각하지만 딱히 물어보지 않는 건가?

생각을 읽기 어려웠다.

하기야 한동안 얼굴을 보이고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조용히 활동한 게 도움이 될 줄이야.

여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득 여희는, 이 상황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말했다.

"그, 화, 황금 오리 새끼 봤어. 패, 패패팬이거든."

"네? 아, 감사해요."

조용히 고개를 푹 숙이는 서연을 보며, 여희는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애가 예능에선 좀 밝았던 것 같은데, 조금 조용하지 않나?

그보다 영빈과 수아 사이에서 이런 조용한 성격의 딸이 나온 게 의아할 따름이었다.

"아, 아버지 맞지? 그, TV에서 봤는데. TV에서."

"네, 그런데 언니는……, 연예인 아니세요?"

"응? 아, 비, 비슷한 거야."

"그래요?"

연예인 비슷한 게 대체 뭐지?

그런 의아한 얼굴에 여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대체 뭐라고 떠들고 있는 거람.

'하지만 언니라니.'

여희는 자신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며 실실 웃었다.

크, 아직 안 죽었구나.

최근 팩이 좀 잘 먹었나? 그래, 수아만 젊은 게 아니지.

이쪽은 젊다 못해 어리게 산다 이거야.

"으, 으흠! 무, 무슨 문제라도 있, 있니?"

여희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마치, 자판기 가는 걸 기다리며 잡담을 나눈다는 느낌으로.

"TV에서 보니까…… 게임 회사에서 일하시는 거 같던데……."

물론, 심히 사적인 질문이긴 했다.

여희는 가 정말로 고마웠다.

덕분에 대체로 TV에서 봤다는 말로 무마할 수 있었으니까.

다만 서연은, 영빈에게 시선을 고정해 둔 상태라 깊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으신 것 같은데……."

서연은 거기까지 말하고 말을 멈췄다.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굳이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을 말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여희는 그걸로 충분했다.

이제, 대략 알 것 같았으니까.

"아, 전화 끝난 것 같아요. 이제 자판기에 가시면……."

"응? 아아아니! 갑자기 바쁜 일이 생각나서. 미안!!"

영빈이 전화를 끊는 게 보였다.

그리곤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지 발소리도 들렸다.

'미쳤어, 나 진짜!!'

뭐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여희는 냅다 등을 돌려 도망가 버렸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서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판기에 가고 싶은 것 아니었나?

'근데, 어디서 본 느낌인데. 혹시…… 가면 싱어와 관련이 있는 사람인가?'

애초에 연예인이 아니고서야 이 시간에 촬영장에 남아있을 리도 없다.

물론 길을 헤맨 관객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 예쁜 외모나 연예인 특유의 아우라가 있었다.

그것도 절대 평범한 수준이 아닌, 상당히 관록이 있는.

물론, 서연의 앞에선 기묘할 정도로 떨고 있기는 했지만.

'거기다, 분명 어디서 본 것도 같은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팔짱을 끼고, 깊이 생각에 잠겨있자.

"응? 뭐야, 우리 마법 공룡 기다리고 있었어?"

"……마법 공룡이라니."

갈수록 수식어가 늘어나는 느낌이다.

불만 어린 눈으로 서연이 바라보자, 영빈이 피식 웃었다.

"엄마 기다리겠다. 가자."

그런 말을 하며 걸어갈 뿐이었다.

무슨 통화였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서연은 굳이 캐묻지 않았다.

대략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서연은 서연대로…… 이번 결승에서 그런 노래를 준비한 것이었다.

조금, 응원하는 마음에서.


"서연아, 너무 긴장 말고 편하게 하고 와!!"

박은하 매니저가, 보팔 래빗.

아니 만랩 래빗으로 변장한 서연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박은하는 박은하대로 최근 서연이 최근 생각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드라마의 배역에서 생각할 게 많아진 모양.

그게 연기로 나타나고 있어, 의 김일수 감독도 은하에게 슬쩍 물었을 정도다.

"최근 서연 양,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네? 아뇨.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아, 그런 건 아닙니다. 묘하게 힘이 들어갔다고 할지, 초조한 느낌이 있어서요."

초조함?

하지만 평소 서연은 딱히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혹시 숨기고 있는 건가.

서연은 은근히 이런 부분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여름 소녀도 응원 와줬으니까. 아, 가족분들도 오셨지?"

"네, 4강부터 계속 오고 있어요."

"잘됐네."

솔직히 '잿빛 까마귀'는 이기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기분 전환이라도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파이팅!"

그런 응원을 들으며, 서연은 대기실을 나섰다.

그리고 가면 아래로 낮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묘하게, 계속 신경 쓰이네.'

최근 유나와 만났던 일 때문일까.

어쩐지 조급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에 대한 조급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예능이나 하고 있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의문마저 생겼을 정도.

최근 영빈의 일을 보고 있으면 더더욱 그런 기분이 강해졌다.

그렇게, 무대로 올라가기 전.

문 앞에 서자, 먼저 와있는 잿빛 까마귀가 보였다.

어째선지, 까마귀는 서연을 보자 흠칫했지만.

살며시 엄지를 치켜들었다.

'잘 해보자는 사인인가?'

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주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무대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가왕전이 열리는 무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