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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거리의 이벤트에 참여했던 영상이 퍼지는 건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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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유튜브 쇼츠로 뜨고, 각종 커뮤니티로 일부분만 잘려서 돌아다니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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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 아니 저기서 뭐하냐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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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랐는데 주서연 이렇게 보니까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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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거 주서연 여동생임? 하, 역시 언니는 여동생의 하위 호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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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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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여동생이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참여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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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벤트를 기획한 회사에서 푼 언플이라거나, 혹은 조작이라는 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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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차 배우 부를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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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솔직히 홍보차 불렀다기엔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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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ㅋㅋ 나 주서연이 저렇게 부끄러워하는 거 처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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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연기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온 건 꽤 여러 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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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를 진행할 때도 외부에서 진행했던 탓에 짤이 여럿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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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끄러운 연기를 할 때도 언제나 표정 한 번 변하지 않았던 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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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은 누가 봐도 부끄러워하는 감정이 생생히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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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언제나 서연이 장기로 삼는 감정 전달이, 이번에 그 부끄러움을 또렷하게 느끼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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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연이 너무 귀엽다 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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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연이 같은 여동생이나 딸 가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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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요... 언니가 맨날 나쁜 역할 한다고 착한 역할 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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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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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나중에 이벤트 담당자가 따로 물어봤데요. 물론 본인이 제로로 좋아하는 것도 맞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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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이벤트 담당자들은 본사에 소환되어 당시의 자초지종을 말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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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하라라 제작팀이 속한 루프 엔터테인먼트는 재빠르게 관련 영상을 회사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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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일 만에 이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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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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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장난감 광고, 그 주서연 배우님이랑, 배우님 여동생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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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작 연락 넣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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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새로운 광고를 위해 연락도 바로 넣은 것을 보면 최근 대세가 된 이유가 알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빠른 대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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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이야기를 전달받은 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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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서연아? 이미 한 번 한 거, 또 하면 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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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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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00만을 향해 가는 유튜브 쇼츠 영상을 보며 서연은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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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바라던 이미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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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허무하게 이루어질 줄은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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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이라는 게 노린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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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간 나름의 노력이 있어서 나아진 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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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만큼 극적으로 좋아진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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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이라는 배우는, 대중에게 아무래도 조금 낯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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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라는 인식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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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의 조하린을 맡았어도, 결국 사람들은 가장 인상 깊은 배역을 배우의 이미지로 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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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를 먼저 본 사람은 서연을 조하린 역의 배우로 기억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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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래도 조하린은 비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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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꽤 그런 강렬한 역을 많이 하기는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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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도 살인마만 아닐 뿐, 현재까지는 그리 선량한 느낌을 주는 배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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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와 별개로 이유주의 인기는 상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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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부모님에게 어렸을 때부터 억지로 교육받은 피해자, 그리고 계속 삐걱거리는 불완전한 모습이 나오는 터라 조마조마하며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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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시한폭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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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선 개인적인 능력은 대단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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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 이유주보다 뛰어난 인물은 나오지 않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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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대단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이유주는 불완전한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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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정신적인 면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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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는 딱히 멘탈이 튼튼한 타입이 아니라고 꾸준히 작중에서 언급되는 상황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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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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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는 이유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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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장 직면한 마법소녀 하라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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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할래? 완구 광고하면 어머니들 사이에서 이미지가 좋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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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 판촉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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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하라라, 나중에 찾아보니 변신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서 파산소녀 하라라라고 부를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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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기는 현재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중학생까지 폭넓게 인기 있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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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캐릭터들 디자인도 잘 나와서, 어른 중에도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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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다 장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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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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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혼자 결정하기에는, 하필 제안이 자신에게만 들어온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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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동생 주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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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도 함께 들어온 광고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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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집으로 돌아가, 슬쩍 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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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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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빽!! 소리에 가까운 외침에 서연이 양 귀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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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튼튼하고 감각도 예민한 서연이니, 순간적인 큰 소리에 고막이 나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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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나나 언니랑 같이 티비 나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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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정도로 나갈 만큼 약한 고막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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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수연이에게 광고가 들어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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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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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이 일련의 상황이 재밌는지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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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엄마는 광고 들어온 거 다 거절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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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쯤은 나가도 됐을 텐데, 사람들 눈에 띄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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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수연이가 계속 엄마를 TV에서 보고 싶다고 해서, 아직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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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도 난감하다는 듯, 미루고 있지만 어쩐지 하나는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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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반응 좋잖니. 또 한 번 해보렴. 서연이도 어렸을 적에 비슷한 거 좋아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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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건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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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야 여아라면 응당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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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런 생각으로 가지고 놀았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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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보기에 이상해 보이지 않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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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해 보면,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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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자신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해서, 정확히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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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혼자 투닥투닥 가지고 놀았던 걸 생각하면 은근히 마음에 들어 한 느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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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타인이 보기에 이상하면 안 된다'는 강박으로 속였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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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엄마는 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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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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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현재 거실에서 수연이랑 무언가를 정리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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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래된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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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는 서연과 관련된 것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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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서연이 어렸을 때 입었던 옷이나, 장난감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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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오래된 것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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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CD나, 사진첩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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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요즘 예능을 보니까 생각나는 게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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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이라면, 아마 를 말하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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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수아는 예능을 많이 보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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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아는 묘한 기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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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멍하니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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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관련 영상을 찾아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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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D는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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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유독 눈에 띄는 CD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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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제 CD라는 건 거의 볼 수 없는 물건이기도 했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물건처럼 보이지도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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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 수아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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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CD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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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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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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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아빠가 가장 처음 만들었던 게임 CD. 아, 물론 함께 동아리 활동을 했던 친구들도 같이 도와서 만든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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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그 게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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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영빈이 맨날 자랑하듯 말하는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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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만든 게임으로 큰 대회에서 수상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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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력이 인정받아 게임 회사에 스카우트되어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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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먹고 오면 튀어나오는 말이라, 서연도 이제는 거의 달달 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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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래? 라고 해도, 이젠 CD 게임을 플레이할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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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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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요즘 컴퓨터에는 CD를 넣는 것도 안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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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CD를 볼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콘솔 게임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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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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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고등학교 때……. 아빠랑 얽히게 해준 앨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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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만화 이름이 적혀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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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수입한 만화에 한국 노래 붙여서 이렇게 앨범으로 나왔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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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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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케이블 방송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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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하며 수아는 부끄럽다는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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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실 엄마는 그 만화 OST를 일본 걸로만 알아서……. 아빠가 그 만화 노래가 좋다고 하길래 원곡인 줄 알았거든. 그래서 일본 노래를 들려줬는데…… 으흠.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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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중에야 영빈이 말한 건 어디까지나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OST였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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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예전에 오타쿠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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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그리는 화풍만 봐도 대략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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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서연이에게는 티를 내지 않아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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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른이 된 후로는, 딱히 그런 걸 보는 경우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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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OST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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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가리킨 곡은 어쩐지 서연도 들어본 적이 있는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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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이라 은근히 리메이크되어 시중에 풀려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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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말이야, 게임을 만드는 게 꿈이었거든. 그런 의미에서 그때 꿈을 이룬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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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회사에는 왜 안 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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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 수 없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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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어린애처럼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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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로서 외주는 받고, 너희 아빠를 도와 기획 일도 도운 적 있지만……, 꿈이랑은 큰 상관이 없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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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딸이 둘이나 되는 터라 직장을 다닐 여유도 그다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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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어린아이에게는 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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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많이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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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빠는, 조금 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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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을 키우고, 인지도를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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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여건이 마련되면 독립해서 언제든 어린 꿈을 이루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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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엄마가 물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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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바라보는 서연의 시선을 느끼며 수아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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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는 어렸을 적에 다른 걸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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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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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배우라는 일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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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서연을 지켜본다면 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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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하는 노력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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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관심이 어디에 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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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그것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배우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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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처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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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배우도 진심이라고 생각해. 아마, 태양을 숨긴 달의 촬영이 끝난 후부터 그랬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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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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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배우로서, '대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은 그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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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에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한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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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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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서연은 좀처럼 쉽게 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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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포기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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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언가 걸리는 게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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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서연이는 왜 배우를 열심히 하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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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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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대답을 못 하는 서연을 바라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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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것 때문에 망설이는 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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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배우를 진심으로 하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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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우가, 되고자 마음먹은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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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는 어렸을 적부터, 일을 미뤄서 하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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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하나를 끝내야 다음 걸 이어서 하는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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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런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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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해야 하는, 서연이의 어린 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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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끝을 내야 할 것이 '배우'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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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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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에겐 분명 그런 것이 서연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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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무엇인지는, 어머니인 자신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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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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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가 방영된 후에도, 시청률은 크게 변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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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는 여전히 이 더 많았고 여전히 커뮤니티도 그쪽의 이야기만 나오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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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4화가 반영된 시점부터, 에이디즈의 의자 광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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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가 바로 한창 주인공인 이유주와 이민서가 열심히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긴 내용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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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공부할 때 사용한 의자가 에이디즈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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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디즈 의자 어떤가요? 하늘 정원 보니까 괜찮아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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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건 잘 모르겠는데, 애들용으로 나온 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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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가 알음알음 나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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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큰 이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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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아직 이 그 정도로 화제가 된 상태는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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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양? 오늘 피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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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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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기가 조금 힘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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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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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수 감독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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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촬영 끝나고 돌아가서 쉬어요. 다음 촬영부터는 좀 힘들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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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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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촬영이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턴 외부 촬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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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때부터가 이유주가 본격적으로 흔들리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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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사건이 흘러가기 시작하는 기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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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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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집으로 돌아와, 홀로 지금까지 방영된 을 처음부터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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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라는 인물은 굉장히 평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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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그렇게 연기한 게 아니라,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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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이유주의 행동 방식은 결국 아버지의 말을 흉내 낼뿐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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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부정해도,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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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유주는 그녀의 아버지와 동일한 말과 행동을 할 뿐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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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하고 싶은 일도 찾지 못한 어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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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하지 못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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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이유주라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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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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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모든 게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이유주와 주서연은 비슷한 인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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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그것을 계기로 그 길을 선택했다는 점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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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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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는 '그것밖에 없어서'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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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은 하고 싶은 다른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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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배우를 먼저 해야만 한다고 여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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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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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아이, 한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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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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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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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가혹한 교육을 받았던 자신과 달리, 한유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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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도 문제가 없었고, 그저 예쁘고 귀여운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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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에, 서연은 딱히 안 좋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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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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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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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알게 된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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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민세희 작가에게 말했던 것도 그런 갈래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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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연이 앞으로 하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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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꿈을 이루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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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란, 유일한 소통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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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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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분명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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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배우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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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 법한 대배우가 된다면, 전생의 부모가 자신을 보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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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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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유주의 연기를 실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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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고 드라마를 돌려본 서연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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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연은 이유주를 연기하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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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그것을 깨달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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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는 어떤 의미에선, 분명 자신을 닮은 인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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