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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수 가의 첫째, 이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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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주인공인 이유주와 함께 큰 비중을 가진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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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유독 이유주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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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민서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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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은 씨근덕거리며 혼자 도서실에 앉아 있는 이유주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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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서는 조용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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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직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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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선은 이민혁을 향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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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어디까지나, 현재 자신이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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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수업과는 상관없는 평범한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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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것을 읽을 시간도 있다는 게, 마치 민혁과 유주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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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럴 리는 없었지만, 민혁은 어쩐지 그렇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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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라면 그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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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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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이유주의 행동은 대부분 숨겨진 목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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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첫날, 다른 아이들을 도발했던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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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민서에게 포트폴리오를 알려주기 시작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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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유주는 조건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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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자신이 보는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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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전까지, 부모님에게 알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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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알리지 말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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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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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자신이 알고 있는, 이유주 오빠의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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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 대학 의대 수석으로 입학한 영재의 모든 생활을 담은 그것을 멍청한 민서 따위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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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는 그런 경고를 하지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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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가 부모님에게 비밀로 한다고 해도, 민혁이 말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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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상정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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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오히려 민서가 그 말을 들을 거로 생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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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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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은 뿌득 이빨을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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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가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파수꾼이 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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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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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민서가, 이유주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는 걸 안다면, 부모님의 관심은 모두 민서에게 쏠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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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자신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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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은 이 사실을 절대 부모에게 말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그가 보는 앞에서 민서에게 그런 말을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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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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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지 말고 당장 말해!! 이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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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컷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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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이민혁, 아니 김현석의 집중이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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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돌리자, 감독인 김일수가 고개를 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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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 씨. 너무 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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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며 김일수는 현석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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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쪽으로 와서 대화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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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개인적으로 부르는 모습에, 다른 젊은 배우들이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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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다시 촬영을 이어 진행하지 않고 현석을 따로 불렀다는 건, 그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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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촬영장에서 그런 경우는 특별한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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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 말하자면 서연과 함께 씬을 촬영하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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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대사도 많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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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분명 운이 좋아서, 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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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보았고, 를 보았음에도 그리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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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에 가까운 자기 합리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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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기를 보고도 우연이라고 치부하며 무시하려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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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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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이라는 게 늘 그렇듯, 보는 이들은 어지간해선 차이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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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을 함께 작업해야 하는 배우의 입장에선 그 차이가 여실히 와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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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못하고, 상대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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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한 번 저는 일도 없이, 감정이 흐트러지는 일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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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시작하면, 그 자리에 이미 이유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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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서연이 아닌 이유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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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럴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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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흔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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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것이 자신보다 어린, 혹은 또래의 배우라면 열등감이 자연스럽게 샘솟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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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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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그것을 얼마나 잘 다스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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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도덕성과 인성에 달려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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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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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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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김일수 감독의 시선에, 현석은 어깨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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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여러 번 지적받기는 했지만, 자신이 이렇게 불려 온 경우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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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이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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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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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라는 게 적당히 힘을 빼고 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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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서연이 주로 활용하는 감정 연기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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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도 비슷하지만, 결국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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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배역이 됨으로써 그 행동을, 감정을 자연스럽게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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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 사람들은 박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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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과장된 연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죠. 하지만, 장면을 보면 정적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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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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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적인 장면에서 삐죽 튀어나온 감정을 보인다면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그렇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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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오글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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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수의 냉정한 말에, 현석은 낯빛이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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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잘한다는 연기에 대한 칭찬만 들었던 현석에게, 김일수 감독의 말은 무섭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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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드라마에서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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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리 중얼거리며 그런 현석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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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유는 짐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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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인터넷만 봐도 비교되는 글이 한가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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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이유주,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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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과 한 장면에 출연한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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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배우가, 한 장면을 연기한다면 유독 못하는 쪽이 더 두드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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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렇게 흔들릴 장면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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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현석은 분명 주서연을 의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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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연기에서 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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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같은 거 보지 말고, 본인의 연기만 생각하세요. 현석 씨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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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수 감독은 현석의 어깨를 두드리고, 먼저 촬영장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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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석은 김일수 감독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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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지 말고, 자신의 연기를 하라는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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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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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보지 말라고 해도, 그것을 어찌 안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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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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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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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주제를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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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드라마에 비중 있는 역이라면 즐겁게 떠들었을 부모님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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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비교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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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욕을 먹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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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면, 자연스럽게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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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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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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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첫 만남에서 자신이 했던 말은 결국 헛소리가 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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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은 진짜였고, 도리어 자신은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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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있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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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결국 더 큰 재능에 빛을 바래는 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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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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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의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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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확히는 조금 상반된 구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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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본다면, 오히려 촬영장의 분위기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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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배우들은 현재 드라마의 성적에 굉장히 고무적인 얼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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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양, 아직 고등학생이지? 부럽네. 이야, 내 그 나이 때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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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사도 떴잖아요. '요즘 젊은 배우들, 이래서 괜찮은가?'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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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억난다,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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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윤종혁 배우님과 같이 나오셨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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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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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그때 욕을 먹던 배우들은 지금 성장하여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되었으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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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화기애애한 배우들 틈에서,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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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수 가의 안주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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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수진 역을 맡고 있는 이미란은 서연을 볼 때 거의 눈에 꿀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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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양, 무섭다니까. 같이 나오는 장면 있으면 괜히 더 신경 쓰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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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선배님 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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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겸손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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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가리며 호호호 웃는 이미란의 모습에, 서연은 어설프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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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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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배우들의 연기는 오히려 대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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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시청률도 잘 나오니, 이리 반응하는 것도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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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욕을 먹는 인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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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악역이거나,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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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딱히 어두운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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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많이 부족하네. 이거 극단이라도 들어가서 연습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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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랑 드라마 연기는 다르죠. 전 종편 드라마가 은근 도움이 되더라고요. 뭔가 목에 들어간 힘이 빠진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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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슨 느낌인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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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대화를 두런두런 나누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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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런 이들의 틈에 있다가, 슬쩍 젊은 배우들 쪽으로 돌아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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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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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그 패기는 어디 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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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욕을 먹은 것에 우울해 하는 부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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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멀쩡한 이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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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서 역의 박세진이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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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가장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김현석의 친구 한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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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차나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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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난 비중이 별로 없어서 괜찮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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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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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기분 알지. 엄청나게 욕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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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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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잠깐만 서연이 한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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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희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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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차나희는 현재 그다지 등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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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연은 아직 활약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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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같은 반에서 이유주에게 자주 말을 거는 학생, 이 정도가 현재 차나희가 맡은 역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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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는 잘 모르겠고, 그냥 이유주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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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오히려 이유주는 송가연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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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 진행된 4화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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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난 좋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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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희는 그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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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이래야 의욕이 고취되는 게 있거든. 나도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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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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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나희야 본인의 자존심이 워낙 강해서 스스로도 잘하는 타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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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여름소녀'로서 활동하는 것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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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그리 찬밥 취급을 받으면, 솔직히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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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차나희는 여름 소녀를 홀로 이끌고 있음에도 찬밥 취급에, 멤버들과도 썩 사이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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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쪽이 일방적으로 거절하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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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건 차나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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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에서, 서연은 차나희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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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건 나의 경우지만…… 그래도, 아예 걱정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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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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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이 일에 진심이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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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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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차나희의 말에 서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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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맞는 말인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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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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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 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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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최근 수아에게 들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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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이돌이 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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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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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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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가 말하고 보니 부끄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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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꿈이 뭐냐고 물으니, 서연은 드물게 얼굴이 홧홧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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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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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나희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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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처음부터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 배우로서의 일도 열심히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많을수록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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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도 결국 연기를 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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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팬의 대응이나, 예능에서 보이는 '캐릭터'에 가깝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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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일도 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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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즘 또 관심이 있는 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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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던 나희는, 힐끗 서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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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이번 OST를 작업하며 보이스 트레이너로 들어온 마법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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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한다영과도 상당히 친해진 상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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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건 아직 모르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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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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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런데 꿈은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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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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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는 그런 서연의 태도가 도리어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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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그런 걸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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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다가, 문득 서연이 맡은 배역인 이유주에 대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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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주는 확실히 좀 불쌍한 인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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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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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유주가 현재 바라는 목표는 본인이 정한 거지. 그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인지는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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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고 싶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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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서연은 괜히 고개를 삐뚜름하게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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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머릿속이 복잡해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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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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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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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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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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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타인이 아닌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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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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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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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된 하늘 정원 3화와 4화는 비교적 시청률이 떨어지는 일 없이 소폭 상승한 12퍼센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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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만큼 드라마틱한 상승은 없었지만, 이 정도면 준수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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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의 경우 16퍼센트를 기록하여 순항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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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르진 않았지만, 떨어질 기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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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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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여주 비중이 좀 늘어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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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맨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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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주 시청층이 그쪽이잖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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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 들어가도 아직 스토리는 안정적이니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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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자체는 평소보다 조금 날 선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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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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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아, 오늘 수연이가 친구랑 놀러갔거든? 놀이터에 있을 테니까 좀 데려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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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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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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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를 치켜들며 말하는 수아의 모습에 서연은 어설프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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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아는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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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서연이 를 촬영하기 시작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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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예능을 잘 보는 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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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출연하는 경우에만 꼬박꼬박 보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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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 경우엔 이전부터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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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까마귀가 등장한 시점부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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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그 시점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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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잿빛 까마귀가 잘 부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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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명예의 전당에 가까운 실력자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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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4강 전에서 이기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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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서연은 여름 소녀, 그리고 마법사와 함께 열심히 새로운 곡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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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름 소녀의 노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무엇을 할지 곡을 선곡하는 것부터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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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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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이 노래 좋던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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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 좋다. 근데 부르기가 좀 어려울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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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건 고음이 없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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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서연은 그렇게까지 높은 고음을 부를 실력은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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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감성을 살릴 수 있는 곡이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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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전에 이지연에게 들었던 노래가 좋아서, 해당 가수의 노래를 찾아본 게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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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희 선배님의 노래 좋아. 나도 이거 추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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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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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렇게 4강 전에서 부를 곡을 여희의 노래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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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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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을 하며 걸어가자, 모래 장난을 하던 수연이가 뛰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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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뛰다 넘어지면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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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수연이는 튼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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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을 번쩍 올리며 말하는 수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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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튼튼하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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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연이는 막 자신처럼 엄청난 근력은 없는 것 같지만 잔병치레도 없고, 아주 건강하고 튼튼한 여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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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 친구랑 놀고 있었는데, 같이 돌아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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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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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며, 고개를 돌리자 뒤늦게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여자아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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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서연을 보며 무척이나 놀란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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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연도 그 아이를 보는 순간, 몸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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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이전에 열렸던 의 팬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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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자신에게 사인을 받아 갔던 소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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