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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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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서연은 정말로 자신이 에서 승리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었다.

의욕의 문제가 아니다.

실력의 문제였다.

서연은 노래에 딱히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것도 아니었고, 여러 인물이 도와줌으로써 제법 잘 부를 수 있게 된 수준.

딱 그 정도로만 여겼다.

거기에 감정을 담게 되면서, 극적으로 반응이 좋아지긴 했지만, 솔직히 부르는 입장에서는 잘 모른다.

인터넷에서 의 삽입곡이 좋다고 말이 많다는 점은 내심 뿌듯한 부분.

아무리 그래도 노래로 승부하는 경연에서 이기진 못하겠지.

'하늘 정원에 대한 홍보나 열심히 하고 돌아와야겠다.'

다른 예능에 출연하며 하는 생각이라기엔 조금 미묘했지만, 서연은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그야, 다른 배우들도 출연하면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 홍보차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라고 못 할 게 있나!!

그리 생각하며, '만랩 래빗'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당당히 나선 것이다.

'근데 이름은 누가 지은 거람.'

토끼로 딱히 지을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던 걸까.

하지만, 또 의외로 사회자나 관객들 반응은 좋으니 됐나.

대충 그렇게 생각하며, 서연은 상대를 보았다.

상대는 비둘기 가면을 쓴 남자였다.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실력자.

'여기까지네.'

서연은 담담히 고개를 숙이며 상대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상대도 제법 당당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인 거다.

'저건 확실히 실력자가 맞아.'

행동에 자신감이 있었다.

마치 이제부터 부를 자신의 노래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처럼.

그리고.

그리하여 첫 승부.

"단 세 표 차이로!!! 만랩 래빗이 승리를 가져갑니다!"

"와, 이게 세 표차로!"

"정말 박빙의 승부였어요!!"

"??"

서연은 마이크를 쥔 채로 굳었다.

아니, 이겨버렸는데?


의 메인 MC.

송병수는 프로 방송인이다.

를 맡은 지 이제 거의 5년 차.

나름 장수 프로그램의 반열에 들어가는 만큼, 이제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상태였다.

딱 보기만 해도 상대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준.

는 MC에게도 그 정체를 말해주지 않는다.

철저히 비밀주의.

만약에라도 정보가 새어 나가면 안 될 일이었고, 리얼한 액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니 송병수도 대충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건 노량진 비둘기가 이겼군.'

딱 보자마자 그렇게 느꼈다.

아무리 정체를 숨기고 행동을 꾸민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버릇이 있다.

먼저 가수들은 수많은 관객의 앞에서 노래를 부른 경험이 많기에 당당했다.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을 때도 오히려 즐기듯 움직였고, 자신이 부를 노래에 자신감이 있었다.

대충 '내가 이기지'라는 강한 이미지.

반면 '만랩 래빗'의 경우엔 그 정반대였다.

'가면은 엄청 잘 만들었네.'

아무래도 서양 영화에서 등장했던 보팔 래빗? 카르바노그의 토끼라고 하던가?

대충 그런 명칭이었던 괴물을 재현한 모양이었다.

상당히 살벌한 인상.

노량진 비둘기와 비교하면 우선 퀄리티 차이는 이쪽이 위다.

'하지만, 이 방송이 가장무도회인 건 아니니.'

당연히 노래를 잘 부르는 쪽이 이긴다.

'적어도 만랩 래빗은 가수가 아니야.'

마이크를 잡는 자세나, 무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차이가 생긴다.

그나마 이런 관객 앞에 서는 게 익숙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가수라는 느낌은 달지 않는다.

애초에 저런 마이크를 잡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묘하게 어색한 모습.

이 시점에 송병수는 승자가 누구인지 확신했다.

그리고 그건, 자신만이 아니라 시청자도 비슷할 것이다.

"자, 첫 시작은 노량진 비둘기!! 멋진 노래 부탁드립니다!!"

먼저 노래를 부른 건, 노량진 비둘기.

'잿빛 까마귀'가 등장한 이후, 이상하게 에 조류가 많아진 듯한 느낌이 들지만.

대충 그런 색깔로 맞추려는 거겠지.

그래서 인지 토끼가 유독 튀었다.

'잘하네.'

상상한 것처럼 노량진 비둘기의 실력은 뛰어났다.

우선 발성과 기교부터 본업이 가수라는 걸 짐작하게 했다.

관중과 패널의 반응도 좋은 편.

"자, 그럼 다음 순서는~."

만랩 래빗.

우선 복장과 변조된 목소리로 여성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다.

정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코너에서도 뭔가 이상한 주먹질만 하고 있었다.

대체 뭐 하는 걸까.

보니까 주먹으로 뭔가를 때리는 모습인데.

"크흠, 아무튼 만랩 래빗. 노래 실력도 과연 만랩일지~!!"

사회자, 송병수의 외침과 함께 경쾌한 반주가 들려왔다.

반주를 듣자마자 관중과 패널들이 으레 있는 감탄을 내뱉었다.

'아이돌 노래?'

설마 경연에서 아이돌 노래를 쓸 줄이야.

보통 아이돌 노래는 경쾌한 노래가 많아 춤도 함께 추는 게 보통이다.

당연히 는 춤보단 노래를 보는 프로.

경연에 적합한 곡 선정은 아니었다.

심지어 여름 소녀?

차나희가 있는 걸그룹.

솔직히, 차나희가 유명한 거지 걸그룹으로선 글쎄.

딱히 좋은 노래도 없지 않았나?

지금 부르는 곡도 탑 텐에 진입도 못하고 사라졌던 곡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만렙 래빗이 마이크에 입을 가져갔다.

그리고.

"……!!"

송병수의 눈이 커졌다.

'아니, 잘 부르잖아?'

솔직히 기교가 뛰어나다는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목소리가 깡패라고.

진짜로 청아한 음색에 풍부한 감성이 가사에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노래였어?'

각색도 뛰어났다.

마치, 진짜로 여름 소녀가 각색이라도 해준 것처럼 능숙한 구성.

거기에 감성적인 목소리는 노래에 청량감을 더해준다.

기교는 부족했지만, 발성에는 능숙했으며 관객들의 귀에 날아가듯 박힌다.

'분명, 비슷한 목소리를 들은 기분인데.'

곰곰이 생각하던 송병수는 문득,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의 삽입곡.

'맞아, 바로 그거야!'

최근, 그가 즐겨보는 드라마의 OST였기에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다른 이들이 을 보고 있을 때, 송병수는 을 열심히 보고 있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의 감성과.

지금 만랩 래빗이 부르는 노래의 감성이 굉장히 비슷했다.

그렇게, 노래가 끝나고.

관중도, 패널도 약간의 웅성거림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실력자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묘하게 강렬한 무대였으니까.

강렬함.

아무리 기교를 타고나도, 노래를 잘 불러도 얻어낼 수 없는 무언가가 강렬함이다.

아마, 그건 만랩 래빗이 가진 가장 큰 무기였다.

그러니.

"승자는 단 세 표 차이로, 만랩 래빗입니다!!"

이윽고 발표된 결과에 크게 놀라는 이는 없었다.

심지어 상대였던 노량진 비둘기도 호쾌하게 손뼉을 치며 축하해줄 정도였다.

"노량진 비둘기의 정체는 박렌!! 래퍼 박렌이었습니다!!"

"와, 박렌이었어요? 힙 언더 쇼의 우승자 맞죠?"

"네, 아무래도 이런 노래를 부를 일이 없으니까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심지어 서연이 이긴 건 인기 랩퍼들이 총출동하는 힙 언더 쇼의 우승자, 박렌.

본 무대가 아닌 노래로 승부를 본 것이었지만, 만랩 래빗이 이긴 건 분명했다.

'만랩 래빗은 대체 누구기에 박렌을 이겼지?'

박렌은 절대 못 부른 게 아니었다.

본 실력을 내보일 수 있는 무대는 아니었기에 감성은 다소 죽었으나.

그 특유의 박자감과 리듬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만랩 래빗이 이긴 것이다.

"이렇게, 만랩 래빗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합니다!"

모두가 박수치고, 축하하는 무대에서 이 에서 당황한 건 두 사람.

'아니, 내가 어떻게 이겼지?'

서연과.

'잠깐만 기다려봐. 이거…… 위, 위험한 거 아냐?'

왕좌에서 초조하게 떨고 있는 잿빛 까마귀였다.


「축하해!! 우리 다음에 같이 노래방 안 갈래? 내가 좋은 노래방 알고 있는데 분명 좋아할 거야!!」

「바쁘게 달려가는 토끼 이모티콘」

「앗, 간다는 거지?」

서연은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요거요거 수상한데.

'역시 얘 아냐?'

가 방송되자마자 연락을 해온 이는 조서희였다.

대체 어떻게 자신이 출연하는 건 귀신같이 알아보는지.

아니, 정체를 숨기고 있는 상황이니, 이걸 알았다는 건 누군가가 말해줬다는 거다.

애초에 조서희는 예능을 일일이 챙겨보는 성격도 아니니까.

'이지연.'

그래, 이지연이지 이건.

애초에 서연이 가면 싱어에 나가는 걸 아는 인물은 많지 않다.

그러니 들었다면 이지연일 테고,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도 대략 짐작이 갔다.

'요즘 둘이 아주 수상해.'

딱히 둘이 뭔가 묘한 관계가 되었다는 건 아니다.

단지 지연은 서연보다 조서희에게 연기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고.

또 조서희는 조서희대로 이지연에게 이것저것 '도움'을 받는 모양.

'그 악역 영애 그거.'

역시 조서희 아냐?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게 방송마다 챙겨보면 어느 정도 알게 되는 것이다.

뼛속부터 금수저 아가씨.

이지연이 이런 인물을 몇이나 알겠는가.

서연이 알기론 조서희뿐이다.

심증뿐이라 윽으그윽 하고 있을 뿐이지만, 아무튼 그리 짐작하는 상태.

「박렌을 이긴 덕분에 커뮤니티의 관심도 대단하던데? 이거 가면 벗으면 홍보 제대로 될 거야.」

친구 호소인 조서희 씨는 나름 열심히 떠들었다.

처음에는 흥흥거리던 서연도 이쯤 되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노래방 다음에 갈게요.」

서연은 결국 그리 답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는 서연의 입장에선 조금 피곤한 경향이 있었다.

가볍게 하기엔 노래 연습량도 상당했으니까.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은 서연으로선 1라운드에서 떨어지는 게 맞았다.

"서연 양, 이제 촬영 들어갈 건데 괜찮아요?"

"아, 네."

고개를 들자 의 촬영 감독 김일수가 엄지를 치켜들었다.

"어제 만랩 래빗, 서연 양 맞죠? 이야, 전보다 훨씬 잘하네."

"아, 어떻게 아셨어요?"

누구에게 들었나?

그런 생각을 담아 바라보자.

"크흠, 누구에게 들은 건 아니고. 그냥 알아본 겁니다. 서연 양, 노래 실력이 늘어나는 걸 옆에서 본 사람이 누군데요."

그래도 목소리만 듣고 맞췄다는 건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도 촬영에는 지장이 안 가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알죠?,"

"네, 물론이에요."

"좋습니다! 그럼, 오늘 촬영도 힘차게 가보죠."

김일수 감독이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대략 짐작되긴 했다.

아무래도 서연이 이것저것 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만약 무적의 TS신체가 아니었다면 아마 예전에 퍼졌을 것이다.

'그래서 인지…….'

촬영장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몇몇 젊은 배우들.

이번 하늘 정원에 참여하는 배우들 틈에, 눈에 띄는 시선이 있었다.

이전부터 자신에게 틱틱 거리던 김현석.

물론 지금은 딱히 그런 느낌은 없었지만, 분위기 자체가 깔아진 느낌은 있었다.

이유는 안다.

현재 에서 모든 포커싱을 가져간 건 이유주였으니까.

물론 그건, 주인공이니 당연한 일.

오히려 포커싱을 가져가지 못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만.

  • 확실히 어린 애들이 많이 나오니 몰입이 안 됨.

  • 솔직히 연기력 차이 너무 나는 거 아닌가?

  • 뭔가 좀 조치해야 할 듯 가끔 붕 뜨는 애들이 있는데?

그런 혹평까지 받으니 어질어질한 것도 이해는 한다.

'……좋지 않네.'

저러면 분명 다른 배우들에게도 영향이 가는 법이다.

심지어 내일 촬영할 10화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 촬영.

총 20부작인 하늘 정원의 딱 중간.

그리고 드라마의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중요한 분기점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