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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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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방송국 GMN의 예능 PD 최광수는 아침에 온 연락을 듣고 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게,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예능은 사실상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
게스트가 오지 않은 지도 오래 되었고, 최근엔 거의 기존 멤버 위주로 굴리는 형국이었다.
분명 그랬을 텐데.
“네? 저희 방송에 게스트요?”
순간 잘못들은 줄 알았다.
뭐, 그래. 게스트 있을 수 있지.
하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었다.
주서연.
최근 예능, 에서 화제가 되었던 배우.
거기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는데 표가 연일 매진이었다거나, 혹은 RY 엔터와의 계약을 깠다거나.
그런 소문이 도는 뜨거운 감자.
그 화제성을 보면 도저히 이런 케이블 예능에는 참여할 이유가 없는 연예인이었다.
“근데 저 그 배우 얼굴도 모르는데요.”
그때, 마침 사석에서 최광수와 만나고 있던 의 출연진 황준호는 갈비를 한입 뜯으며 말했다.
그런 그의 말에 최광수 PD는 헛웃음을 지었다.
10년이나 한 프로에서 함께 한 인연이라 사실상 막역한 사이였지만, 이런 준호의 말을 들을 때면 황당할 뿐이었다.
“아, 혹시 최근 산 속에서 뭐 수행 같은 거 하셨나? 한 10년?”
“10년은 너무 갔다.”
“아니, 주서연 씨가 화제가 된 게 10년 전부터라니까. 태숨달 몰라요?”
“알긴 알죠. 안 봐서 그렇지. 나 그때 고3이라 드라마 못 봤어요.”
그래, 뭐 고3이면 그럴 수 있지.
아니, 잠깐.
고3이면 애초에 켰으면 왕까지에 출연도 못했을 텐데?
“그때 준호 씨 분명 스물이 넘은 걸로 기억하는데 무슨.”
“아이고, 기억력도 좋으셔.”
하지만 주서연, 그 배우를 모르는 것도 이해는 갔다.
CF도 출연했던 것 같지만, 기억에 남는 건 그도 태숨달 뿐이었으니까.
거기에 최근 출연했던 에서 큰 충격을 준 것.
당시 박정우의 반응과, 그 극적인 등장에 지금도 재방송으로 연일 케이블에서 나오는 형국이었다.
그 뒤, 는 그 기조를 바꿔 반드시 한 명은 게스트를 쓰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시청률이 상승세라고 한다.
말 그대로 예능 하나를 살린 셈.
“우리도 그럴 수 있잖아요.”
“어음. 예? 아, 맞는 말이죠.”
뼈까지 쪽쪽 빤 갈비뼈를 입에 물며 황준호는 궁금증이 생겼다.
대체 누구이기에 이 양반이 이렇게까지 침을 튀기며 설명하는가.
“사진이나 좀 보여주십쇼. 얼굴이나 좀 봅시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몰랐나 보네. 자, 봐요.”
“어디 보자…….”
최광수 PD의 폰 화면에 비친 최근 주서연의 근황 사진이었다.
연화 고등학교에서, 예쁘게 분장한 연화공주의 모습.
그 외모를 본 황준호의 입에서 갈비뼈가 굴러 떨어졌다.
“고등학생?”
“네.”
“와, 내가 진짜 사진 보고 예쁘다 생각한 배우가 별로 없는데, 장난 아니긴 하다.”
“그쵸?”
“왜 인기 있는지 알겠네요.”
“그쵸그쵸.”
“그래서 왜 저희 방송에?”
“그건 나도 모르죠.”
둘은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외모만 보면 게임과는 정말 하늘과 땅만큼 떨어진 외모였다.
인싸 중에 인싸.
딱 그런 느낌.
배우들이 가지는 셀럽의 분위기라는 게 으레 그런 법 아니겠는가?
“음, 뭐 만나보면 알겠죠.”
“굳이 온다는데 거절할 이유도 없고.”
“갑자기 입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으시네요.”
“크흠.”
뭐, 예쁜 여배우가 온다는데 누가 싫겠냐만.
아무튼 최광수 PD는 서연의 사진을 재차 빤히 보았다.
‘혹시 뭐,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돈 없는데.
아무튼 한 번 대화를 나눠봐서 나쁠 건 없었다.
최광수 PD는 그렇게 생각하며, 답신을 보냈다.
***
에서 한창 그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 무렵.
서연은 의 연극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지며, 무대 인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연극에서 첫 공연은 보통 사람들이 기피 하는 편이지만, 마지막 공연은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보통 연극의 마지막 공연.
흔히 ‘막공’이라 불리는 무대에는 여러 가지 특전이 주어지는 법이었으니까.
연극에서 애드립이 들어가거나, 무대 인사.
그리고 배우들이 소감을 남기는 등등.
공연을 좀 본다는 사람들은 이미 공연을 한 번 보았어도 막공을 한 번 더 보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 주서연 배우님 덕에 아주 계 탔죠. 와, 제가 연극하며 연일 매진한 건 진짜 처음입니다. 앞으로도 또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에서 멀티 배우로 활약했던 배우가 큰 목소리로 외치며 허리를 숙였다.
이어 말한 건, 배성학 역을 맡은 심청석.
“처음에는 솔직히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서연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
“다음에 또 함께 연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요.”
그런 그의 말에 서연이 엑, 하고 미묘하게 얼굴을 찡그렸다.
“그때는 무대 위가 아닐 수도 있지만,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생각보다 무난한 심청석의 무대 인사를 마지막으로, 서연의 순서가 되었다.
기존까진 평범한 무대 인사였지만 서연이 앞으로 나오자, 조금 분위기가 달라졌다.
객석에서 환호가 울렸다.
주연은 아니었으나, 이번 연극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이는 단연 홍정희 역의 주서연이었으니까.
“……감사합니다. 다 관객 분들이 있어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어요.”
서연은 허리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어 서연이 할 말을 잠자코 기다렸다.
하지만 서연은 쭈뼛쭈뼛.
뭔가 더 말해야 하나? 그런 반응.
“아, 서연 씨. 혹시 다음 작으로 예정된 작품이 있다면서요?”
“네?”
그런 서연의 반응을 보고 재빠르게 말한 건 심청석이었다.
그동안 합을 맞춰왔던 만큼, 서연의 행동이 ‘저 할 말 다했어요.’라는 의미라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말은 웃으면서 했지만, 날카로운 심청석의 눈이 서연을 쏘아보았다.
그제야 서연은 너무 인사가 짧았나 싶어 급히 말을 덧붙였다.
“아, 네. 다음엔 영화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봉은 올해 말로 생각 중이라고 해요.”
영화라는 말에 객석에서 환호가 들렸다.
그 외에 무슨 배역인지.
그리고 어떤 영화인지 간단히 이야기가 오갔다.
전부 본의 아니게 MC 역할이 되어버린 심청석 덕분이었다.
“아! 그리고 곧 예능에도 하나 출연하기로 했어요.”
“예능이요? 벌써?”
심청석은 내심 놀랐다.
연극으로 인기를 끌긴 했지만, 벌써 예능 출연까지 확정 짓다니.
‘이게 화제성인가?
심청석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이번 연극을 하며, 심청석도 나름 생각이 바뀌었다.
전에는 연극을 할 수 있다면, 작은 연극 무대 만으로 만족했지만 이제는 달랐다.
서연을 보니 조금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연기를 보이고 싶었다.
“어떤 예능이죠?”
여배우가 출연할 만한 예능.
그리고 최근 서연의 화제성을 볼 때 영화 홍보를 위한 예능이라 생각했다.
객석에서도 이름 있는 예능의 이름이 몇 나오던 순간.
“켰으면 왕까지요.”
“?”
전혀 예상치 못한 예능이 그 입에서 흘러나왔다.
환호가 가득 찼던 공연장이 조용해진 건, 분명 착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
“넌 대체 무대 인사에서 뭘 말하는 거야?”
이지연이 폰의 화면을 보이며 말했다.
많지는 않지만 제대로 네이버 정문에 걸린 기사들.
그것을 본 서연은 억울했다.
그냥 홍보 정돈 해도 좋을 것 같아서 말했을 뿐이다.
다른 배우들도 이 정도는 하잖아.
그리고 켰으면 왕까지가 뭐가 나쁜가?
재밌는데.
안 본 지는 한 7년쯤 된 것 같지만.
“아무튼 어그로는 제대로 끌었네. 기사보다 커뮤니티가 더 화제야.”
“그래?”
“뭐어, 관심이 없는 것보단 이게 낫지.”
지연의 말처럼 몇몇 커뮤니티에서 확실히 말이 나오고 있었다.
대충 훑어보자면.
- 또또또 패션게이머, 패션씹덕 나오셨죠
- 다 망한 켰왕??? 소속사 감이 다 뒤졌나??
- 그래서 게임은 할 줄암?
- 여고생이니 나름 친근한 컨셉 미는 듯
- 분위기 파악 못하고 방송 쎄하게 만들 예정 ㅋㅋ
그것을 본 서연은 어떤 심정이었냐면.
‘복싱 배워야지.
만나면 딱 한 대씩만 때려야겠다.
그런 마음이 가득 들어찼다.
‘게임은 할 줄 아냐니.
당연히 게임은 자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백만TS단이 증명하지 않았나.
TS하면 게임을 잘하는 건 상식이다.
모르면 외우도록.
그러니 서연은 자신도 당연히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말로.
***
며칠 후.
촬영 날.
늘 같은 얼굴, 늘 같은 자세로 방송을 준비하던 출연진들은 내심 상기되어있었다.
대체 얼마만의 게스트.
거기에 사진으로 본 서연의 얼굴에 남자 출연진들은 기분이 날 듯이 가벼웠다.
여성 출연진도 둘이나 끼어있었으나.
그들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조금 떨어져 앉아야지.
‘얼굴 진짜 작네. 옆은 피해야겠다.
켰으면 왕까지는 사실 세트장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동안 적당히 최광수 PD나 황준호의 자택에서 촬영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그런데, 진짜 몇 년 만에 GMN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다.
“보고서 내심 기대하는 것 같던대요.”
“아무리 그래도 공중파랑…….”
가 비록 시청률이 3퍼센트 5퍼센트 이렇게 나왔다지만 케이블 예능과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뭐, 어쨌든 출연진으로선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편하게 촬영하면 좋지.
GMN에 새롭게 마련된 예쁜 촬영장에 적당히 준비를 하고 있자.
“왔대요.”
“진짜요? 지금 오는 거죠? 그럼 이제 카메라 돌아가나?”
“카메라는 10분 전부터 돌아가고 있었어요.”
아, 그래?
황준호는 함께 합을 맞춰온 출연진 공태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크흠. 자, 그러면 오늘은 게스트가 한 분! 있습니다. 다들 들어서 아실 텐데.”
대충 와 진짜요? 그런 맥아리 없는 반응이 오고 간 후.
최광수 PD의 사인을 받은 황준호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의 게스트, 10년만에 돌아온 연화공주! 주서연 양입니다!”
그런 황준호의 말에 대략 여섯 명의 출연진의 눈이 일제히 세트장 입구에 쏠렸다.
다들 연예인이었기에 배우는 여럿 보았지만,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운 게 배우나 아이돌이다.
그리고, 세트장에 한 걸음.
사뿐한 발걸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서연은.
“어, 교복?”
서연이 현역 여고생이라는 건 익히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설마 촬영장에 교복을 입고 나타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다.
“안녕하세요.”
허리를 꾸벅.
마치 어린 연화공주 시절을 떠올리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아! 넷! 안녕하십니까!!”
다른 출연진들도 벌떡 일어나 일제히 허리를 숙이고 인사했다.
덕분에 이런 걸 바란 게 아니었던 서연으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 왜 교복을?”
설마 학교가 끝나자마자 왔나?
그런 생각을 하며 황준호가 묻자, 서연이 커다란 눈망울을 깜박이며 웃었다.
“협찬 받았어요.”
“그, 그래요?”
아, 교복이 협찬 받은 거였어?
현역 여고생에다, 주 시청 층도 젊은 게임 방송이니 교복 브랜드에서 냉큼 협찬을 넣은 모양이었다.
아니, 근데 교복 브랜드면 보통 이미지 때문에 게임 방송을 피하지 않나?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그거야 황준호가 신경 쓸 문제는 아니었고.
‘아니 근데.
황준호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동안 여러 배우를 보았지만, 서연의 외모는 그중에서도 유독 강렬했다.
무심코 넋을 놓고 보게 될 정도로.
실제로 지금 다른 출연진들은 입을 헤, 벌리며 보고 있었다.
‘……이거 괜찮나?
지금 카메라 돌아가고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의 촬영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