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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455 lines
14 KiB
Markdown

「딱 100일입니다. 딱 100일. 」
정장을 입은 사내가, 회색 건물의 앞에 서 있는 20인의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딱 100일간, 저 건물에서 생활하면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저희는 여러분께 단순한 식품 조달과 몇 가지 미션을 드릴 겁니다.」
20인의 사람들의 시선이 등 뒤에 있는 건물로 향했다.
외딴 산 속, 홀로 지어진 건물.
누가 봐도 평범한 장소는 아니었다.
「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저희는 어떠한 터치도 없을 겁니다. 딱 100일간, 이 생활을 끝내면 여러분들에게 오백억을 바로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오, 오백억이요?」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정장을 입은 사내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즉, 저희가 드린 오백억으로 여러분께서 각자 분배하시면 됩니다. 그 오백억은 미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분께 드릴 테니까요. 말하자면 1등이 여러분께 오백억을 분배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저 말대로라면 미션을 누가 1등 하건, 분배만 제대로 하면 100일 동안 저곳에서 놀고먹기만 해도 25억을 가지고 나갈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 그 돈만 있으면 빚도 갚고 집도 살 수 있어.'
'하지만…….'
모두의 시선이 서로에게 향했다.
말하자면 총 오백억이라는 뜻은, 이곳에 있는 사람이 줄어들면 가져갈 수 있는 돈의 액수가 늘어난다는 것.
뒤늦게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말이 없어졌다.
묘한 긴장감이 이들을 감쌌다.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여러분, 진짜 이번에 좋은 기회 잡으신 겁니다.」
정갈한 정장, 그 외모도 번듯한 사내는 악의 없는 얼굴로 해맑게 웃으며 그리 말했다.
그래서 더욱 기괴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랜드 게임.」
단 백 일.
「그 시간 동안 화목하게 지내시면 됩니다. 정말로요.」
그런 말을 마지막으로, 1화가 끝났다.
그리고 다음날 이어 방영된 2화에선 1화에서 이어진 내용.
1화에서는 에 참여하게 된 이들의 사정을 설명하고, 배경을 보여주었다면, 2화에선 주인공과 여주인공 둘에게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
「누군가, 저, 저를 노리고 있어요.」
첫 한 달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
미션을 하고, 그저 평화롭게 놀고먹을 뿐인 나날.
그날도 느긋하게 책을 보던 주인공은 갑자기 자신의 방에 문을 두드리는 여성의 문을 열어주며 시작된다.
「사, 사람이 줄면 돈을 더 가져가니까. 그, 그래서 분명.」
「진정해요.」
이런 상황에서도 냉정을 가장할 수 있는 주인공.
그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본인의 두뇌로 돌파해 간다.
가장 처음 주인공을 노리던 이를 찾아내 잡으려 했지만, 그 남자를 만나러 갔을 때.
「죽었어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첫 살인.
평화롭던 에 균열이 생긴 순간.
그렇게 2화가 끝나자.
- 와 미쳤다.
- 진짜 몰입하면서 봄 ㅋㅋㅋ
- 이번에 KMB에서 이거랑 하늘정원 두 개 투자했다고 했는데
- 하늘 정원 개 같이 까일 예정
- 예고편 보면 나쁘지 않았는데 이거랑 비교하면 흠...
- 진짜 너무너무 재밌어요. 몰입감 대박!!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며, 1화 2화의 내용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누가 살인을 한 범인인지.
주인공이 너무 만능이냐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 그럼 주인공이 발려야 하냐?
- 어유 억까
- 근데 로맨스는 굳이 들어가야 했나. 중간에 좀 그렇던데
- 머 진하게 나온 것도 아니고 그 정도는 넣을 수 있지
대략 그런 느낌.
예상 이상의 호평에, 백태수 PD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드라마가 잘 나왔다, 잘 나왔다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 반응일 줄이야.
"고미은 배우님 연기도 정말 잘 나왔습니다. 역시 최근 가장 잘나가는 배우네요. 연기력이 아주 안정적이에요."
다른 직원들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고미은도 부끄럽다는 듯 웃었다.
"다들 열심히 해주셔서 그렇죠. 전 좋은 대본대로 연기한 것밖에 없으니까요."
"아유, 또 겸손하게도 말하셔."
"백 PD님 덕에 좋은 기회도 얻고, 당연히 겸손해야죠."
그런 고미은의 말에 백태수 PD는 픽 웃었다.
뭐, 이쪽은 고미은을 싼 값에 데려왔으니 충분히 윈윈이긴 했다.
"그런데 오늘이 하늘 정원이 공개되는 날이죠?"
"네, 그런데 뭐. 이런 상황이면……."
스태프들은 저마다 웃었다.
'역시 백 PD님을 쫓아온 게 옳았어.'
'역시 작품 보는 눈이 확실하시다니까.'
그렇게 웃는 가운데, 백태수 PD는 처음 보인 가벼운 웃음 외에는 딱히 웃지 않았다.
물론 그런 백 PD의 반응에 다른 이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같은 건 안중에도 없나 보다, 그렇게 생각할 뿐.
'주서연.'
반면, 이번 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고미은은 그 이름을 곱씹었다.
이번에 자신과 같이 KMB의 드라마에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이.
그리고 근 1년간 크게 활약한 고미은을 완전히 묻어버린 여배우.
'올해는 내 해가 돼야 했었는데.'
고미은은 올해 으로 세 번째 작품을 진행 중이었다.
드라마만 세 번.
모두 평균 시청률이 10퍼센트가 넘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드라마였다.
한 번은 조연, 주연으로 두 번.
특히 주연이었을 때 평이 좋았고, 그건 이번 도 마찬가지.
그런데도 이 방영되기 전까지 고미은이라는 이름은 대중에겐 크게 어필 되지 못했다.
전부, 주서연 때문.
와 각종 예능.
거기에 까지.
하나하나가 고미은을 묻어버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1년은 고미은의 해였지만, 반대로 주서연의 해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거니까.'
연말 시상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에 누가 가장 인상을 주었느냐가 시상식에 큰 영향을 준다.
영화면 몰라도, 드라마에서는 자신이 이긴다.
드림퓨처? 그건 이미 이길 자신이 있었다.
중요한 건.
주서연이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
반드시 이겨야 했다.
업계는 좁고, 주서연과 같은 젊은 배우들은 특히 배역을 구하기 어려운 편.
그러니 고미은은 의욕을 불태웠다.
이번 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
"뭐 하십니까?"
박정우는 물었다.
넓은 소파에 앉아 있는 자신의 아버지.
불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통에, 오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TV라도 켜고 있던가.
"오늘 방영될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딱딱한 어조.
예전에는 저런 아버지의 어조가 싫었지만, 이제는 적응되었다.
박선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배우.
실패한 영화와 드라마는 없으며, 남성 배우로서 가장 강한 티켓 파워를 가졌다고 말해지는 이.
젊은 배우 중 최고라 불리는 박정우조차, 여전히 박선웅의 그림자에 가려있을 정도였다.
"하늘 정원이요? 그거 쉽지 않겠던데."
"쉽게 말하는구나. 너한테는 양쪽 다 지인들일 텐데."
"그럼 뭐 어쩝니까. 쉽지 않은 건 사실이잖습니까."
주서연, 그리고 민세희 작가.
양쪽 다 박정우에겐 깊은 인연이었다.
특히 주서연.
솔직히 박정우도, 주서연이 실패하는 모습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대본은 어땠지?"
"충분히 잘 될 수 있는 대본이라 생각하죠. 근데, 역시 이런 상황이면 잘 모르겠습니다."
이 너무 잘 나왔다.
분명 박정우는 이 잘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하지만 저렇게 잘 된 드라마가 방영된 다음 날이면 비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스포트라이트는 하나만 받을 테니까.
박정우는 괜히 목이 마른 느낌에, 찬물을 받아 입가에 가져갔다.
"주 배우에게 권유를 받았다고."
"커흡."
순간 물을 뿜을 뻔했던 박정우는, 겨우 몸을 추스르며 아버지를 보았다.
"그건 대체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조서희 양에게."
"허."
"애가 아주 참 싹싹하고 바르더구나. 정은선 배우님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어."
아니 그 녀석은 또 언제 아버지랑 친해졌데.
생긴 것과 달리 아주 사람을 사귀는 것에 도가 튼 녀석이다.
그것도 주로 어른 배우들에게.
그런 집안에서 그렇게나 싹싹한 녀석이 나오는 건 그저 경악스러울 따름이었다.
"뭐, 권유받았죠. 조방우 감독님 영화. 함께 출연할 생각 있냐고."
"조방우 감독이라."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
박선운은 리모컨을 들었다.
그리고 TV를 켜자 어두운 거실이 TV의 불빛으로 밝아졌다.
"좋은 감독님이지. 하지만, 현재로선 믿을만한 감독님은 아니고."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만."
"조민태 감독은 훌륭하지. 아마 그가 아버지의 이름을 이을 것 같지만. 그와 별개로 조방우 감독이라면……."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화면에는 이 시작을 앞두고 있었다.
"그 아이가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기회가 한 번 남았다."
"네?"
"이사만루. 공을 한 번만 잘못 던지면 끝인 상황이나, 돌려 말하면 적어도 공을 한 번 던질 기회가 주어졌다는 거지."
아마 주서연이 말하는 건, 그 공을 한 번 던질 기회를 알았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자신이 들어간다는 것이고.
자신의 아들에게도, 그 자리를 권했다는 것.
박선웅은 안다.
그 마지막 공 한 번이 정말 많은 것을 결정할 것이라는 걸.
'많은 투자를 받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것마저 기업에게 투자받는 마지막 기회겠지.'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만들 것이다.
그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필사적일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필사적인 감독의 촬영은 매우 힘들다.
박선웅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제발 야구로 비유하는 건 참아주시죠."
"이사만루는 상식이다."
"그냥 마지막 기회 정도로 생각하죠, 뭐."
박정우는 그리 말하며 박선웅의 옆자리에 앉았다.
어찌 됐든 드라마를 보려고 그도 일찍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으니까.
"흠……"
박선웅은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뭐, 좋다고 싶었다.
오만한 아들이었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인성도 괜찮았으니까.
'고민해 본다고 대답했다고 들었지만, 이미 할 생각인가.'
조금 고집을 부릴 때도 있어야지.
망할 확률이 높은 영화, 아버지로선 응당 말려야 하겠지만.
'반대로 이사만루를 구원할 수 있다면.'
일발역전의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 무한한 경쟁의 시대에, 제가 길을 찾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며,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
1화가 방영된 다음 날.
서연은 소속사로 느긋하게 향했다.
인터넷의 반응은 이미 보았다.
오히려 자신의 예상보다는 훨씬 좋은 편.
아니, 반응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역시 종편보다는 공중파가 인지도가 높구나.'
과거 의 초반이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기억하는 서연으로선 매우 흡족한 상태.
하지만 소속사로 향하자, 박은하 매니저가 조금 어두운 얼굴로 있었다.
"어떡하니, 서연아."
"네?"
"그, 시청률이 예상보다 안 나온 모양이야. 내가 슬쩍 물어봤는데……"
그 말에 서연은 조금 긴장했다.
혹시 인터넷 반응에 비해 시청률이 훨씬 안 나온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귀를 기울이니.
"6퍼센트야. 그랜드 게임에 비해 반밖에 안 된데."
6퍼센트!!
서연은 놀랐다.
아니, 그야 본래 하늘 정원의 1화 시청률이 어땠더라?
'1퍼센트.'
아무리 종편이었어도, 절대 높은 시청률이 아니다.
공중파의 종편 드라마 시청률은 여전히 공중파 쪽이 높지만, 전처럼 압도적인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1퍼센트는 말 그대로 바닥이다.
그런데 지금 6퍼센트라고 했나? 공중파면 딱 평범한 수치.
하지만, 본래 하늘 정원이 1화에 받은 평가를 생각하면 말 그대로 엄청나게 높은 수치였다.
공중파, 종편의 차이가 있으니, 서연은 대략 3퍼센트 정도를 예상했지만.
'무려 여섯 배!!!'
아니, 이러면 나중에 어떻게 되는 거지.
서연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그 진지한 얼굴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박은하 매니저도 덩달아 진지해졌다.
서연이 주연을 맞자마자 실패를 경험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배우에겐 그야말로 큰 타격.
'미리 사인을 다시 연습해 둬야겠다.'
'어떡하지, 서연이가 많이 힘들어하는 느낌인데.'
그런 둘의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 ㅋㅋㅋ 하늘정원이 그랜드게임에 개발렸네 ㅋㅋㅋ
- 이럴 줄 알았다 ㅋㅋㅋ
- 그런데 난 하늘 정원이 더 재밌었는데
- 눈 어디감?
- 봉식이도 하늘 정원이 후반 포텐이 좋을 거라고 했음
- 봉식이가 누군데 ㅋㅋㅋ
커뮤니티에서도 두 드라마로 싸움을 붙이는 부류가 점점 늘어났다.
물론, 주로 때리는 것은 이었고.
은 말 그대로 일방적으로 처맞는 쪽.
이렇게, 두 개의 드라마는 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적어도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