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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511 lines
16 KiB
Markdown

에서 서연의 컨셉이 보팔레빗으로 정해진 후, 심경후 PD는.
"자세한 일정이 잡히면 따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사라졌다.
아무래도, 서연이 에 참여한 것이 무척 마음에 든 듯, 발걸음부터 무척 가벼운 편이었다.
하지만, 하나 중요한 건.
"당분간 가면 싱어 좀 챙겨봐야겠네."
서연은 물론 를 보았다.
참고로 전생에서.
하지만, 여러 각종 영상매체를 섭렵했던 서연이었으나, 는 자주 보지는 않았다.
그야,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는 서연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연이 영상 매체를 여럿 보았던 건, 어디까지나 거기에서 표현되는 감정들을 암기하기 위한 것.
당연히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고, 노래도 감성적으로 와닿지 않았던 서연은 를 대충 빨리 감기로 훑어본 게 전부였다.
배운다고 해봐야, 패널들이 놀라는 얼굴.
경악하는 표정.
노래를 듣고 감격하는 이들 눈빛.
그 정도나 배울 수 있었으니까.
그마저도 연예인들의 세탁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이후로는 보지 않았다.
"어머, 우리 딸. 가면 싱어 봐?"
"네."
오늘은 주말.
서연은 아침부터 를 보고 있었다.
그야, 앞으로 나갈 프로그램이니 실수하면 안 될 일 아닌가.
거기다 감정을 제대로 느끼기 시작한 이후론, 가면 싱어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이 확연하게 달랐다.
확실히 가 왜 인기 프로그램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기이할 정도로 노래를 잘하던 이들의 정체가 사실 누구누구였다!
거기서 나오는 카타르시스가 분명 있는 것이다.
'나 말고 이지연도 나가면 좋을 것 같은데.'
인지도가 없는 배우나 개그맨도 중간중간 끼어 나오는 편.
물론 지연은 딱히 인지도가 없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종편 드라마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배역이었으니까.
괜히 서연이 두각을 나타내기 전에는 연화 고등학교의 인기인이었던 게 아니다.
그래도 나간다면 분명 도움이 되겠지.
"여보, 이리 와서 이거 봐요."
주말이라 늘어져 있던 영빈이 배를 긁으며 거실에 나타나자, 수아가 손짓했다.
여보라는 말에, 영빈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잠시 주변을 훑어보았다.
묘하게 경계하는 시선.
를 찍은 후에는 정기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오늘은 카, 카메라 없어요. 정말요."
괜히 수아가 찔렸는지 그리 말하자, 영빈은 그제야 대충 소파에 몸을 던지고 앉았다.
그리고 다시 비몽사몽인 채로 꾸벅꾸벅 조는 것이다.
"아이참."
수아는 그런 영빈의 반응이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야 수아는 의 애청자인 탓.
'가끔 보면, 아빠는 묘하게 여보라는 말을 어색해한단 말이야.'
사실 서연은 알고 있다.
수아가 영빈을 부를 때, 영빈 오빠라는 표현을 쓴다는 걸.
아마 둘이 연애할 때는 그리 불렀던 게 아닐까.
그렇게 둘은 번갈아 가며 보던 서연은, 에 시선을 돌렸다.
오늘 새로운 참가자가 가왕 결정전까지 올라갔다고 들었으니까.
가면은 검은 까마귀 가면을 쓴 여성이었다.
복장도 깃털이 잔뜩이라, 서연은 얼마나 더울지 생각하며 보았다.
그와 별개로 굉장히 태도가 나른한 느낌.
마치 귀찮지만 억지로 나왔다는 감성이 강했다.
그 탓에 의 MC인 송병수가 열심히 살려보려 했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편.
'나오기 싫었나?'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였다.
당연히 슬쩍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피면, 아니나 다를까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 저럴 거면 왜 나옴?
- 가면 열심히 만든 것 같은데 가면 만든 사람만 불쌍하네
- 여태 부른 노래도 걍 무난하던데 목소리도 특색이 없고
- 그래도 무난히 잘 부르시잖아 한잔해
대충 그런 반응인 터라, 아무래도 정체가 밝혀지면 왕창 욕을 먹을 느낌이었다.
서연으로서도 저런 태도는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야, 서연은 대부분의 일에 언제나 진심으로 임하는 편.
당연히 뭐든 대충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 멋진 노래 기대하겠습니다!!」
송병수의 외침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에 서연은 절로 몰두했다.
노래는 꽤 오래된 노래다.
족히 10년 전.
서연에게는 아주 익숙할 수밖에 없는 오프닝.
바로 의 OST를 어레인지한 것.
본래 발라드였을 노래가, 경쾌한 메탈의 음색이 섞였다.
까마귀는 장식이라고만 생각했던 기타를 손으로 쥐었다.
깃털로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손은 장갑을 끼지 않았던 모양.
아마, 기타를 치기 위함이었던 거겠지.
그,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고.
까마귀가 봉으로 세워둔 마이크에 입을 대었다.
그리고.
"!!"
서연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
못해서?
아니, 오히려 반대다.
너무 대단해서.
바로 이전 순서에 노래했던 가면싱어가 어설프게 보일 정도로 실력 차가 확연히 느껴졌다.
깔끔한 목소리.
보통 깔끔한 목소리는 특색이 없고, 단조롭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호불호가 덜 갈린다는 장점이 있다.
그 깔끔한 목소리에, 자연스러운 고음.
거기에 또렷이 느껴지는 기교에 서연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연기와 달리, 노래는 그것을 듣는 것만으로 실력을 파악하기 쉽다.
자신의 연기가 대단하다, 그리 말해도 감성적으로 그리 와닿지 않은 편.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연기를 볼 때마다 보이던 그 반응을 서연은 지금 자신이 보이고 있었다.
'근데,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데.'
다만, 서연은 목소리로 가수를 분간할 만큼 노래를 열심히 듣는 편이 아니었기에, 조금 헷갈렸다.
최근 이지연이 들려준 노래 중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어머."
수아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조금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단지 그 정도의 반응.
서연과 수아는 이내 까마귀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와!! 지이이인짜 대단하네요.」
「진짜 놀랐어요.」
「잿빛 까마귀님 너무 멋져요!!」
잿빛 까마귀는 방금 노래를 부른 인물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그런 만인의 칭찬에, 까마귀는 여전히 건들거리는 자세로 한 손을 위로 올려 적당히 반응할 뿐이다.
여전히 귀찮다는 반응.
하지만, 이게 실력이 있으면 다 캐릭터가 되고 색깔이 되는 것이다.
- 아니 존나 웃기네 ㅋㅋㅋ
- 까마귀 노래 미쳤냐?? 개잘함 ㅋㅋㅋ
- 와 최근 가면싱어에 나온 사람 중에 제일 잘하는데? 누구임?
방금까지 욕하던 커뮤니티들도 반응이 완전히 반전되었다.
당연히 그런 반응처럼, 승부는 잿빛 까마귀의 만장일치 판정승.
그야말로 몰표에 가까운 승리에, 상대 쪽은 어깨가 축 늘어졌다.
참고로 이번 라운드는 평범한 라운드도 아니었다.
무려 가왕 결정전.
말하자면, 전편 우승자를 말 그대로 박살을 내버린 것이다.
"오랜만에, 장기군림할 가왕이 등장한 지도 모르겠어요."
오랫동안 이기면 명예의 전당으로 빠진다.
이번에 나온 잿빛 까마귀는 서연이 보기에 거의 그 정도 실력자였다.
노래를 배운 지금의 서연은 그녀가 얼마나 뛰어난지 단번에 알 정도였으니까.
"응? 아아, 그러네. 엄청 잘한다."
그런데 수아는 참 묘한 반응이었다.
뭔가 입이 근질근질한 얼굴.
딱히 기분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잠시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 슬그머니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
방금까지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는 영빈에게.
영빈은 여전히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자고 있는지, 아니면 깨어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 모습.
"방금 노래 어땠어요? 엄청 잘하죠?"
그래도 수아가 묻고 싶은 마음에 그리 묻자, 영빈은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천천히 하품했다.
"원래 잘했잖아."
단지 그 말뿐이었다.
금방 고로롱 소리를 내며 잠들어버리는 영빈의 모습에, 수아는 조금 놀란 얼굴이 되었고.
서연의 경우엔.
'원래?'
영빈이 말한 말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그 말은 단순히 저 노래를 부른 가수를 눈치챘다,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마치, 엄청 자주 들어봤다는 어투.
저 정도는 당연하다는 신뢰.
그런 느낌이 드는 말에, 서연은 다시 TV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새로운 가왕에 오른 잿빛 까마귀에게 왕관이 전해지고 있었다.
'만약 계속 왕좌를 지킨다면…….'
어쩌면 서연이 출연할 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른한 자태로 왕좌에 앉은 잿빛 까마귀를.
***
그렇게 새로운 예능을 준비하며, 서연은 자주 호연 스튜디오를 자주 찾았다.
에 출연하기 위해 나희에게 도움을 받기 위함이었고.
반대로 나희의 연기를 봐주기 위함도 있었다.
그녀도 엄연히 에 출연하는 배우.
그것도 서연이 맡은 배역인 이유주의 친구로서 출연하는 것이다.
"서연이 옆에 서니까, 못하면 더 티가 나잖아."
나희는 그리 말하곤 했다.
단순히 서연을 띄워주기 위한 말이 아니라, 진심.
바로 곁에 있는 만큼 연기가 비교될 수밖에 없는 법.
이건 때부터 촬영장의 분위기로 알 수 있었다.
혼자 연기할 때는 별말이 없어도, 서연과 연기를 하면 유독 다시 찍는 경우가 많았다.
"함께 나오니, 나희 씨 존재감이 많이 죽네. 장면을 좀 바꿀까?"
의 감독인 김필석은 그런 말을 했을 정도.
그나마 다행인 건, 꾸준히 서연이 연기를 봐준 후엔 그런 부분이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세요. 지금 감정선이 옅어요, 감정선이!"
김일수 감독은 그리 외치며, 다시 장면을 찍고는 했다.
전처럼 존재감이 없다는 말은 없으니, 상당히 발전한 편.
"……서연이는 어떻게 생각해."
"연기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아니, 하늘 정원 말이야."
서연은 노래를.
나희는 연기를 끝내고 쉬는 시간.
"정말 괜찮을까? 서연이는 전혀 불안한 느낌이 없네. 난 드라마 출연할 때마다 매번 이러는데."
망하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
하지만 서연은 그런 걱정에선 비교적 덜한 편이었다.
'본래 하늘 정원이 어떤 드라마인지 알고 있으니까.'
그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기에 상대적으로 걱정을 덜 하는 편이긴 했다.
물론 그 사실을 모르는 이들에겐 서연의 멘탈이 말도 안 되게 튼튼하다고 여길 뿐.
그야, 보통 드라마의 흥행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바로 주인공이니까.
첫 주인공을 맡은 서연은 가장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터.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로요. 그보다……."
서연은 시선을 돌렸다.
입구 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여름소녀의 멤버들을 보았다.
"왜 거기 그러고 있어요? 우리 다 같이 하늘 정원 식구들인데."
'뭔 식구!!'
라빈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론 그리 외쳤다.
'나희는 저 괴물년을 왜 자꾸 데려오는 거야?'
그나마 최근엔 이상한 동전 접기는 안 하는 모양이다.
전에는 올 때마다 짤랑거려서 거의 경기를 일으켰던 라빈이었지만, 최근에는 심신의 안정을 되찾았다.
'동전이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고개를 돌리지 마시오.'
대략 그런 괴담이 한동안 호연 스튜디오에 퍼졌을 정도.
이유를 모르는 호연 스튜디오 소속 연예인들은 꺄륵꺄륵 거렸으나, 괴담의 당사자였던 라빈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너희가 그 공포를 알아?
학이 반으로 접힌다니까?
"그런데, 라빈 씨."
"으, 으응? 왜?"
"나희 언니 계약이 올해까지였죠?"
"마, 맞는데?"
그런 대답에 서연은 흐음, 하고 입가를 부드럽게 휘었다.
아마 웃는 거라고, 라빈은 생각했다.
"알겠어요."
그거면 됐다고, 서연은 단지 그리 답할 뿐이었다.
그야, 여름소녀는 차나희가 있기에는 너무나 작은 그룹이었으니까.
***
[세상은 돈을 쥔 자가 지배한다.]
[돈이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정의!]
본격적으로 의 방영이 시작되었다.
월화 드라마.
드라마 2국이 될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
당연히 KMB 드라마국 소속의 직원들이라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저마다 의 시청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제발 성공, 제발 성공!!'
'제발 어중간해라! 아니 바닥을 기어라!!'
그런 상반된 마음이 교차한 결과.
그랜드 게임의 시청률은.
[1화 시청률 12퍼센트!! 대박의 전조!!]
[드림 퓨처에 이어 KMB의 흥행 2연타!!]
굉장히 높은 수치로 갱신되었다.
당연히, 이 일은 의 PD인 이민화에겐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안녕하세요, 백 PD님."
"아이고, 이거. 이민화 PD님 아닙니까."
이민화 PD는 넉살 좋게 인사하는 백태수 PD의 모습에 속으로 욕했다.
하필 가장 마주치기 싫은 사람과 아침부터 마주쳤으니까.
"그랜드 게임, 잘 되신 거 축하드려요."
"아직 시작인걸요, 몰라요. 아직은 아무것도요."
굉장히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너스레를 떨며 거짓말을 하는 느낌은 아니다.
그는 진심으로 저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웃는 눈을 천천히 뜨며.
"……하늘 정원은 내일 방영이네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KMB에서 또 안타를 칠 수 있게요."
"안타……, 인가요."
"하핫, 홈런이면 당연히 더 좋죠. 드라마국 때문에 여러 가지 신경 쓰는 모양인데, 너무 그럴 필요 없습니다."
백태수 PD는 그리 말하곤 어깨를 두드리며 등을 돌렸다.
그 말에, 이 상황을 긴장감 어린 눈으로 지켜보던 직원들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여, 무슨 마찰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싶었으니까.
'다행히, 딱히 경쟁할 의도는 없는 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건지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을 정도.
하지만, 이민화 PD는 방금 백태수 PD가 두드리고 지나간 어깨를 손으로 만졌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아직 이쪽이 우위라는 걸 알고 있는 거야.'
백태수 PD에겐 KMB 사장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현 드라마 국장인 하태오를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굉장히 존중하는 편이었다.
'……확실히 만만한 적은 아니야.'
하지만, 그 존중은 힘에서 나온다.
만약, 백태수 PD가 승승장구하여 위에 남은 게 없어진 후에도 저런 태도일까.
이민화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자신의 상황은 썩 좋지 않을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하늘 정원, 잘 돼야 할 텐데.'
드라마는 이제 5화까지 완성되었다.
빠짐없이 확인한 이민화는 드라마의 완성도에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의 색깔이 대중에게 잘 먹힐지는…… 잘 모르겠다.
'주서연.'
이번 의 주연.
여태 출연한 영화, 드라마에서 단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한 적 없는 불패의 배우.
활동 기간은 아직 짧지만, 이민화는 믿었다.
서연이 가진 선구안을.
그리고, 그녀가 맡은 이유주라는 배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