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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 오디션을 도와달라는 말에 서연은 내심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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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딱히 자신의 이미지 관리 때문에, 지연의 오디션을 잊고 있었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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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최근 조서희와 어울린 것에 사소하게 심통이 났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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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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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연의 오디션 날짜는 서연도 매일 체크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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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조서희에게만 도와달라고 한 건 조금 마음에 쓰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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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디까지나, 서연에게 지연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온 가장 친한 친구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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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에게 도와달라는 이유야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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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전생에서 조서희는 에 출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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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의 혹평 때문인지 그리 열심히 작품 활동도 하지 않았고, 그리 엄청난 배우로 취급받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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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애초에 캐스팅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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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조서희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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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열심히 달려와 이제야 겨우 조서희와 언급되긴 했지만, 누가 위라는 그런 말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 편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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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도 딱히 우열을 가릴 마음은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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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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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지연이 조서희에게 도움을 청한 것에 조금 섭섭함을 느끼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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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는 로맨스 비중이 매우 큰 영화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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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자신이 그리 난감해했던 보다 훨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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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조서희에게 네 배역이 뭐가 될지는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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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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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조서희와 함께 이번 백민 감독 영화에 사전에 캐스팅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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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이야기가 오갔던 것처럼 대본도 이미 받아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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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 서연은, 조금의 고민 끝에 출연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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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눈앞에서 눈치를 힐끔힐끔 살피던 조서희는 어땠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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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 괜찮지? 나도 네가 할 거라고 생각했어. 조, 조금 그런 요소가 있지만 작품성은 분명 뛰어난 작품이라고 자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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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승낙하자마자 신나서 방긋 웃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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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조서희는 촬영을 위해, 촬영도 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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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에서 상위권에 올랐고, 제대로 연기를 펼친 배우는 조서희나 한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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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민도하 정도를 제외하면 별로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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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그룹은, 아마 그 셋에게 전부 캐스팅 제의를 넣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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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서연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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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아는 건 지인인 조서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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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에 관해 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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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처럼 여러 개를 한 번에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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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하고 중얼거린 후 조서희는 눈을 가늘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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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너처럼 감정 연기를 주력으로 삼는 배우라면 도리어 여러 개를 못 해야 정상이야. 네가 특이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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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건 그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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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배역에 빠지면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배우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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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운 건, 분명 전생의 영향이 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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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감정을 능숙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건, 배역을 구분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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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확실히 대본을 보는 눈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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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한 번도 실패한 경험이 없는 배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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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선구안이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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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서연처럼 미래 지식이 없을 텐데도, 대본을 읽은 것만으로 어느 정도 성적을 유추하는 게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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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에는 어떤 평을 내렸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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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요소가 있어서, 아무래도 한국 시장에선 조금 약세일지는 모르겠는데, 분명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거라 생각해. 뭣보다 평론가 점수가 높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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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후에 가 받은 평가와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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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경성 아가씨가 딱히 국내 성적이 저조했던 건 아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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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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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연이 천만영화에 출연했다지만, 경성 아가씨의 400만은 정말 엄청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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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동성애 코드가 들어간 영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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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남성간의 동성애로 천만을 넘긴 가 있었지만, 가 크게 뒤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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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배경이나, 동성애 코드는 여성과 여성 쪽이 더 낯선 부분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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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성적도 나올 수 있는 작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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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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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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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가 모두 떨어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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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딱 하나 문제가 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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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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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배우에 문제가 두 개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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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것만 해결된다면…… 의 국내 성적은 훨씬 올라갈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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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준다고 하니 고마워. 이번, 오디션 대본이 ……하필 조서희와 관련이 있는 거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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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서연의 귓가에 지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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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연은 노바 엔터의 연습실에 지연과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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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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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에서 볼 장면 세 개가 전부 조서희와 관련된 거야. 심사위원이자, 상대역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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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자리에는 조서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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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계집애, 분명 사정 봐주지 않고 할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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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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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가 은근히 지연을 상대로는 기가 눌리는 편이지만, 연기에선 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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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연기에 진심 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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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지연을 잡아먹을 기세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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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인이고 뭐고 그 자리에서 떨어트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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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서희에게 도와 달라고 하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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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 말했잖아. 걔 심사위원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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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미리 심사위원인 조서희에게 이번 오디션 내용을 도움받는 건 비겁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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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경쟁은 동일 선상에서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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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조금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적어도 오디션에 관련된 연기에선 그럴 수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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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이지연이 이번 연기에 진심이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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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엘 방송에선 그런 티를 내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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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마법사와 또 합방을 해버려서 서연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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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때가 를 촬영하고 있을 때라 못 볼 꼴을 보여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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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편집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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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빈이 했던 짓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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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능 PD이니 편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스멀스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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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 방영하지 않았으니, 정확히 어떻게 편집된 건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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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넌 태연하네. 조금 부담스러워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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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지연대로 흔쾌히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서연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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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앞으로 촬영을 생각하면 익숙해져야겠지만, 아무래도 부담스런 종류의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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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노골적으로 진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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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묘하게 간질간질하게 선을 타면서, 그 감정을 관객이 알 수 있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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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친구랑 이걸 한다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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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담담한 얼굴로 서 있는 서연을 힐끗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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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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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동요라도 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좋은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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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생각하면 중학교 때가 좀 더 재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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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감정을 제대로 통제 못 해서 이리저리 날뛰던 망아지 같은 서연이 조금 그리울 때도 있는 지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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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때 배우 일을 하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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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잠시 서연을 앞서갔던 시간도 있었던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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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못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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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영원히 서연과 동등한 선에서 달릴 기회를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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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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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서연이 없었다면, 지연은 이미 옛적에 배우 일을 관뒀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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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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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어렸을 적부터, 지연에게 어떤 지표와도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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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밤하늘에 떠 있는 북극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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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 갈 길을 별빛으로 비춰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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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지연은 그 북극성에 닿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에 붙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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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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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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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재차 서연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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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오직, 붙는 것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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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며, 지연은 대본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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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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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의 오디션 내용은, 조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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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아가씨' 역의 배우와 묘한 감정선을 타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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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국내에는 익숙하지 않은 코드인 만큼, 그것을 배우들이 얼마나 잘 다루는지 보고 싶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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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건 서연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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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도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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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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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잘 속여 넘겼지만, 이번에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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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으로선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결국 어느 쪽이든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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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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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생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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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자신이 남아있는 한, 어쩔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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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연기를 펼치는 부분에선 여자 쪽이 조금 나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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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좀 더 심리적인 부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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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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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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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지만 서연에게는 꼭 느끼고 싶은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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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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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자신이 졸업하게 된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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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막연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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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그때가 오려면 한참 남은 기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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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대배우가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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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 조서희의 아가씨와는 다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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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이미 지연의 대본을 통해 '아가씨' 역의 대사를 전부 암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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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은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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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훑고, 감정선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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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지연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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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대로 장난치지 말고 해야 해. 연습이라고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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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지연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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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절대 떨어트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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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연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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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 연기는 자신에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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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약한 말은 지금 넣어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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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마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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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숨을 내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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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없는 자리, 액션 사인도 없는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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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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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예야, 숄을 가져오렴, 오늘도 경매를 열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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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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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입술이 요염하게 비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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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가장 어여쁜 모습으로 있어야 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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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손이 자신의 턱을 대고 머리를 삐뚜름하게 기울이는 모습이 참으로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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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코앞에서 펼쳐진 서연의 연기에, 순간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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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까지 자신과 대화하던 서연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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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지연의 바로 앞에서 연기를 펼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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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연습 삼아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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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건 이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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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제로 연기하는 건 어디까지나 화면 너머로만 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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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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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알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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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배우들이 서연이 연기를 펼치면 존재감이 사라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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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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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존재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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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이미지 때문에 잊게 되지만, 결국 서연은 배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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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또래의 배우 중 조서희나 박정우를 제외하면 감히 비교할 이가 없다는 것도 허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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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숨이 막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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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기로, 어떤 감정선으로 마주쳐야 할지 지연은 순간 혼란함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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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화장부터 하셔야죠, 아씨. 숄부터 찾으시면 아니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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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며,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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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그동안 케이블 드라마에서 연기한 경험이 있기에 말을 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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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아가씨'가 하녀인 선예에게 괜히 심술을 부리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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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는 이미 선예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으나, 선예는 외면하는 중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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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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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사에선 감정을 좀 더 노골적으로 보여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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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을 먹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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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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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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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재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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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명스러운 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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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지연의 눈이 커졌지만, 서연은 엄지를 턱에 대고 잠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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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내가 어렸을 적에 들었던 말과 비슷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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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으로 고압적인 어투는 정은선 배우를 흉내 내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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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별로 좋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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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리 생각하면서도, 지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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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금 한 말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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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조금 너무 평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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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지적하지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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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말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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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느 정도는 짐작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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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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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달라. 너무 보여주려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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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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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기대감이 들게 만들어야 해. 무엇을 보여줄지 너무 뻔히 보여도 재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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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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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정을 복잡하게 꼼으로써, 그리고 대사와는 비교적 상반된 태도를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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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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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도 비슷하게 말했던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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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감을 잡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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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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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르쳐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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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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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나한테 집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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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지연을 바라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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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은, 마치 지금 대본으로 연기하는 '아가씨'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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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조금, 잘 알려줄 자신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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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가르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은 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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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왜 못하지? 가 기본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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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정들을 보다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며 알게 된 것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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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전생의 자신이 익혔던 '감정 모사'가 합쳐지니, 보다 연기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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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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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 오디션장에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만한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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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렇게 만들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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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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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오디션이 열리는 강남의 어떤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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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아침부터 북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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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일찍 온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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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는 그리 많지 않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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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도 그리 많이는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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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가 그리 많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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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감독이 그걸 슬쩍 보고 하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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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가 적음에도 아무래도 좋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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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적지만, 질은 좋아요. 전부 제가 아는 배우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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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디션에는 신인 배우의 수도 상당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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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오디션에는 기묘할 정도로 신인의 수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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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신청자는 훨씬 많았던 것 같지만, 그 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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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 심사위원님은 어떻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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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감독은 장난치듯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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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여태 대본을 재차 훑어보던 조서희는 눈을 가늘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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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런 장난은 치지 말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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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치열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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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적다고 해도, 결국 결정짓는 건 배우의 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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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배우가 다양한 연기를 펼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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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연기를 펼친 배우가 뽑히게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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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질이 높다면,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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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감독의 오디션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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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참가하는 배우가 적으니 만만하게 보는 이들도 있지만, 실상은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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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도 특정 감독을 좋아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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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백민 감독의 영화는 그 색깔이 독특해서 유독 선호하는 배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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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독특한 색에 끌린 거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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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참여하는 배우들도 꽤 익숙한 얼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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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이미 몇 번이고 오디션을 본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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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몇 작품이나 찍은 베테랑임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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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쉽지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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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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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지연의 연기를 봐줬지만, 아무래도 조금 평범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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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케이블 드라마에서 경험이 있기에, 연기가 크게 모나거나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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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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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희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대기하는 지연을 훔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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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색은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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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조서희 자신이 더 긴장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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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저 모습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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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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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연이랑 연습한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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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주서연이랑 연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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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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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 양 왜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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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 저 우,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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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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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백민 감독의 말에, 조서희는 괜히 입가를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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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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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대로 촬영도 시작도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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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대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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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로 살짝 맛보기만 했던 서연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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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함께 같은 영화에서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조서희는 벌써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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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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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오디션 시작합니다. 1번부터 5번까지 들어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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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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