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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왕자가, 아, 아니 제1기사단 단장이 그 ‘백사자’였다니…. 놀라운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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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단한 신입 기사가 새로운 사실을 알았음에 눈을 끔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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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왕족이 기사단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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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선임 기사로 보이는 이가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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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신인들은 대부분 놀라더라. 그래도 드문 일은 아니야. 알게 모르게 왕족들 중 기사단에 입단하는 분들이 많거든. 특히 제1기사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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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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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제1기사단의 경우 왕당파 귀족들이 모인 곳이니 그들을 이끌려면 아무래도 왕족이나 고위 귀족 정도는 돼야지. 해서 제1기사단의 요직은 대대로 왕족이 맡는다더군. …왕족이 단장까지 오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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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엄청 뛰어난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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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겨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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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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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솔직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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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기사는 왕족과 붙고 싶다는 당돌한 패기를 보이는 후임의 발언에 웃음이 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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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기사의 객기를 비웃은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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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호승심에 불타는 것은 칭찬할 만한 사안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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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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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자의 객기는 객기가 아니라 자신감의 발로라 할 수 있겠지. 이 녀석은 충분히 자격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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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는 한 올해 신입 중 최고의 실력자라 할 만한 이가 제 앞에 있는 후임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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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이미 3기사단에서도 몇몇을 제외하곤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며, 매일 대련을 외치는지라 선임 기사들이 도리어 그를 회피하려 급급하다면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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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있을 때도 대련인지 스파링인지 때문에 시끄럽긴 했는데, 그 녀석이 가고 나니 똑같은 후임이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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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보면 별종이란 건 끊임없이 나오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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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녀석’ 정도로 별종이 나오는 일은 드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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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른 선임 기사들은 이 기운 넘치는 신입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지만, 그는 응원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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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라 하면 응당 저토록 독해야 한다고 여기는 편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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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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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그쪽에서 상대해주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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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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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1기사단은 3기사단을 상대해주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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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현실은 잔혹한 법이었고, 제 뜻대로 되는 경우가 없음을 선임 기사는 알려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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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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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은 선임의 말에 침음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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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사자 제3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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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귀족들로 이루어진 1·2기사단과 달리 하위 귀족, 혹은 몰락 귀족 등이 많은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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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기사단 내부에서 3기사단에 대한 취급은 떨이와 마찬가지인지라 무시당하는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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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상기하고 나니 후임 기사는 불만 어린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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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이놈의 기사단은 겪으면 겪을수록 치가 떨립니다. 물론 궁전에서 정치가 빠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이 정도로 지독할 줄 몰랐습니다. 과거엔 그냥 실력만 있으면 부단장까진 쉽게 갈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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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지긴. 여기서 부단장이 되는 게 쉬운 줄 알아? 그리고 엄살 부리지 마. 아직 입단한 지 반년도 안 됐잖아,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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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곳에서도 깨끗하신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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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를 떠는 것 같지만,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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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는 한 기사단에서 정치와 연관 없이 깨끗한 두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선임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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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기사로 있어 보니 저러한 것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깨닫게 되는지라, 존경심마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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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모범이 아닐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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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라, 존경할 놈을 존경해야지. 난 딱히 깨끗한 게 아니야. 그저 적당히 타협하면서 기사 일을 하는 것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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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의 시선을 받은 선임 기사, 제이크 파먼은 후임 기사인 요르드에게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하지 말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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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단지 정치에 낄 수도 없을 정도로 몰락한 기사 가문의 후예인 거고. …무엇보다 친구를 잘못 만든 탓에 윗선에게 밉보인 것도 있으니, 이미 출세는 포기한 거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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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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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쌍하게 보지 마라. 그래도 쓸데없는 곳에 시간 투자 안 해서 실력은 올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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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제이크 선배님과의 대련은 항상 재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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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살이 떨린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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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는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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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만 좀 더 높았으면 빠르게 출세했을 녀석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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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는 요르드의 실력이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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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들 중에선 분명 제일가는 실력자임이 분명한데, 안타깝게도 3기사단이란 이유로 저평가당하는 그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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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마음에 드는 후배가 좀 더 높이 날아올랐으면 어떨까 싶은 아쉬움이 드는 제이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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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이 백은사자를 대표하는 녀석이어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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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명문 기사단을 대표하는 젊은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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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탄의 베일 경이나 라이오넬의 막시무스 경 같은 기사들은 젊은 기사들을 대표하는 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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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왕실 기사단을 대표하는 자가 다름 아닌 8왕자인데, 제이크는 과거 먼발치에서 보았던 8왕자의 실력을 관측하며 ‘괜찮은 재능이다’ 평가할 뿐, ‘대단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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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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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이란 이유로 선입견이 생긴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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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느낀 바를 말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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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을 대표한다는 건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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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재능이 뛰어난 이들은 기사단에도 널리고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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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기사단을 대표하고 싶다면 널리고 널린 재능을 뛰어넘을 압도적인 성과나 능력을 보여야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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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가 보았던 1기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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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팬드래건의 백사자’라 불리는 이의 실력은 압도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고, 제이크는 불경하지만, 몇 가지 추측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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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은 부족한 정통성을 채우려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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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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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현 국왕은 정통성이 부족한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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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이 왕족이지, 무슨 정통성이 부족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마 이 의견은 모두가 동의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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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너무 위대한 게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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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 군신이라 불린 위대한 왕에겐 아쉽게도 자식 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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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자식을 낳았으나, 하필 첫째 아들은 지병이 있어 오래 살지 못하였고, 둘째는 대단한 왕재(王才)를 지녔으나, 마검의 선택을 받아 갈라하드의 이름을 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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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선왕은 마땅한 후계자를 낳지 못한 채 승하했고, 결국 그 뒤를 이은 건 군신의 하나뿐인 ‘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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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군신이 신임했던 왕자가 왕위를 물려받은 것이었으나, 이로 인해 내부에서 말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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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왕께서 무능한 것은 아닌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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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기사 따위가 왕의 능력을 재려는 것은 건방지다 못해 불경한 것이지만, 아마 지금 상황에서 제이크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한 번쯤은 왕의 능력을 가늠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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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현왕이 군신의 뒤를 잇기에 적합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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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교할 대상이 너무 거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현왕의 능력은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그에 대한 반동처럼 현왕께서도 자주 ‘실수’를 하시니 그로 인해 여럿 재앙이 일어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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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현 왕실은 그 어느 때보다 힘과 명분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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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아이시스 왕녀란 걸출한 후계자가 등장했으니, 다음 세대가 기대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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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정정한 현왕인지라 왕녀가 다음 왕위를 계승하는 건 훗날의 일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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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왕실은 명분 쌓기와 권위 등을 강제로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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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8왕자가 왕족 중 최초로 기사단장에 오르거나 기대주로 떠받들어지는 이유에는 이러한 왕실의 사정 때문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이크의 추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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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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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사자를, 아니 팬드래건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는 8왕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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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요르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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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은 여물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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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에 제이크가 떠올리는 최고의 기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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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은 명성 따윈 필요 없다고 하겠지만, 아무래도 생각나는 건 녀석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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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과 동시에 선배 기사들 전원을 신전 침대로 보내버리고, 발타르 경과 무려 3년이 넘도록 대련을 지속했음에도 몸이 불구가 되지 않은 유일무이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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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학술원의 영웅 소리마저 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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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놈 정도 돼야 팬드래건을 대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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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 여기서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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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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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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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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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이 왜 여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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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는 조금 전까지 떠올리던 친구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한 건지 눈을 끔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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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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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오랜만에 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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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가운 것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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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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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누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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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요르드 데커입니다. 왜에…, 선배님이 전출 가시기 전 검을 겨루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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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때 제법 하던 놈이구나. 너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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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 한데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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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드는 제이크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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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만나고 싶은 선배와의 만남임에도 차마 반가워할 수가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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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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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거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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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내의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끌고 가는 이한을 확인하며 차마 냉정하게 구는 것도 어려운 일일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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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후배에 물음에 이한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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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못 본 척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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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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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끼어들었다간 너희도 골치 아파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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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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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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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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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는 자신의 생각을 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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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은 그냥 재앙이 분명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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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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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하는 것 같지만, 그도 억울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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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미친놈처럼 덤벼드는데, 그럼 내가 맞고만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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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길 가는 놈한테 시비 건 놈 잘못이지, 그걸 대응한 놈에게 잘못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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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중세 로판식 힘의 논리를 펼칠 따름이었고, 타당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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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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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유는 알겠는데, 왜 하필 그게 왕족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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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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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한테 그런 논리가 통할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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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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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힘의 논리로 밀고 가고 싶어도 상대는 권력이 너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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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왕족이고, 그런 왕족을 팼으니 아무래도 그가 불리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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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왕자가 깨어나서 맞았다고 말만 해도 백은사자 절반이 그의 적이 될 것이며, 재판으로 밀고 가도 자기만 무조건 죽일 놈이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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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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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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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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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묻지 말고, 사고 친 놈한테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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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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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드는 의심 가는 시선으로 이한을 보았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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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책임은 내가 진다. -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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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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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드 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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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설마 기사가 되어 야산에 올라 삽질을, 그것도 이토록 큰 구덩이를 파게 될 줄 몰랐다며 어안이 벙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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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며 다시금 의문이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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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맞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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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범죈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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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아버지가 이걸 알면 날 죽이려고 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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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드의 중얼거림이었고, 제이크는 친구 잘못 사귄 죄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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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한은 묵묵히 땅을 팠고, 기사 세 명이 흙을 파니 엄청나게 큰 구덩이를 파는 건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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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생 뭐 있냐. 죽을 땐 다 땅으로 돌아가는 법이지. 이놈은 그날이 좀 더 빨리 왔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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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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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야 기억하렴. 원래 사고를 칠거면 철저하게 쳐야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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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배우고 싶지 않은 교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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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기사의 어처구니없다는 읊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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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한은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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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은 묻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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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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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 아닌 차악의 수단이 아닐 수 없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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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걱정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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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드에게 장난 식으로 말한 것처럼 진짜로 죽이기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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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은 원래 극단적으로 해야 먹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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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빼놓고 한 일주일만 굶기다 보면 순순히 협조(?)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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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를 알기에 제이크도 그에게 협력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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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보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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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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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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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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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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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일순 느껴지는 기척에 삽으로 은발머리의 남성을 툭툭 쳤고, 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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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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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몸을 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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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확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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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정신 차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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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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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히고 나면 입 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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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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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준다,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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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기회를 주마. 지금이라도 사죄한다면 모든 일을 함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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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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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주는 기회다. 지금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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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팔이랑 다리부터 떼버리면 되나? 어차피 쓸모도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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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오오옴! 감히 나 아렌 드 팬드래건을 어찌 알고! 그따위 협박에 내가 굴복할 것 같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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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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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라! 이따위 굴욕을 받으면서까지 살아있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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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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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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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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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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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기개 어린 태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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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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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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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는 것도 못 봤는데, 언제 꿇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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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눈으로도 미처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무릎을 꿇는 놈이었고, 이한은 제법이란 시선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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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권모술수에서 살아남은 왕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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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는 없는데, 생존본능 하나는 넘쳐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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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하면 진짜로 사지 중 하나를 자를 마음이었던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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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 그는 농담 섞인 진담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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