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401 lines
14 KiB
Markdown
401 lines
14 KiB
Markdown
|
||
아수라장.
|
||
|
||
눈앞에 펼쳐진 끔찍한 참사의 모습을 표현하기 가장 알맞은 표현이 아닐 수 없으리라.
|
||
|
||
허나 이 재난은 정확히 말해 ‘인재(人災)’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
||
|
||
사람의 형상을 한 재난이 아닐 수 없었으니까.
|
||
|
||
허나 지금 이를 신경 쓰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
||
|
||
그도 그럴 게.
|
||
|
||
“가, 각하!!”
|
||
|
||
“주군을 구해라…!”
|
||
|
||
“저, 저택에 있는 사용인들은?”
|
||
|
||
“저택에는 사용인들이 없다! 그러니 각하의 신변이 무사한지만 확인해!”
|
||
|
||
“아, 알겠습니다.”
|
||
|
||
트리스탄의 수장.
|
||
|
||
제니미아 후작의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
||
|
||
기적적이게도 괴한의 공격에 의해 무너진 건 후작이 머무는 저택뿐이었다.
|
||
|
||
또한 후작은 예민한 감각 때문에 밤중 근처에 사람이 있으면 숙면에 들지 못하는 탓인지, 밤중엔 저택의 사용인 전부를 내보내는 바.
|
||
|
||
다행스럽게도 인명 피해는 없다는 것이었고, 이제 후작만 무사하다면…!
|
||
|
||
“가, 각하가 무사하시다!”
|
||
|
||
“와아아아아!!”
|
||
|
||
사실상 아무런 피해는 없는 것과 다름없는 바였고, 후작저의 사용인들은 기쁨 어린 포효를 내뱉어야 했다.
|
||
|
||
자신들의 주인이 무사함을 확인한 것이니까.
|
||
|
||
…다만.
|
||
|
||
“적을 포위해라!”
|
||
|
||
“…으으!”
|
||
|
||
“모두 가까이 다가가지 마! 포위해도 멀리서 해! 다가갔다간 개죽음이다!”
|
||
|
||
여전히 적은 물러가지 않은 상황임은 변함 없다.
|
||
|
||
병사들이 동그란 원을 그리며 모여들었고, 습격자를 둘러쌌다.
|
||
|
||
허나 누구도 감히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하였으니.
|
||
|
||
…뚝뚝.
|
||
|
||
안면에서 피를 흘리며 조금은 지쳐 보이는 남성.
|
||
|
||
지금이 덮칠 기회가 아닐 수 없나 싶지만, 누구도 방심하거나 얕잡아 보지 않았다.
|
||
|
||
“어디서 저런 괴물이….”
|
||
|
||
후작가 정문을 정면 돌파, 아니 정면으로 파괴한 괴인.
|
||
|
||
이미 병사들 대부분이 그가 어떤 짓을 했는지 보았고, 보지 않았을지라도 동료에게 전해들었기에 감히 사내를 경시하지 않는다.
|
||
|
||
도리어 두렵고도 공포스러웠지.
|
||
|
||
정예병이라 불릴지언정, 모두가 용맹할 순 없는 법이었다.
|
||
|
||
그러한 상황에서.
|
||
|
||
“─감히 어떤 무도한 자가 트리스탄을 공격한단 말인가!”
|
||
|
||
그들이 왔다.
|
||
|
||
“기, 기사단이다! 기사단이 왔다!!”
|
||
|
||
‘붉은 독수리’가 그려진 깃발을 펄럭거리며 등장한 이들을 확인하며 병사들은 드디어 안도했다.
|
||
|
||
도착한 이들은 그야말로 일당백의 저력을 가진 기사들이었으니까.
|
||
|
||
-적혈수리 기사단.
|
||
|
||
왕국 내부만이 아니라, 타국마저도 그 이름을 아는 오랜 전통과 위세를 지닌 기사단이었고, 트리스탄이 공격당한 지금, 한 명의 기사도 빠지지 않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
||
|
||
우우우웅!
|
||
|
||
기사 열 명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전황의 흐름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
||
|
||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 정도로 기사 개개인이 가진 무력이 경이적이란 뜻일 터.
|
||
|
||
하지만 단언하건대 적혈수리 기사단의 단원들이 만약 열이 있다면, 그들은 능히 전황을 바꿀 역량을 발휘하리라.
|
||
|
||
여타의 기사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은 강했으며, 군신이 직접 지휘했던 ‘전성기 시절’ 백은사자 기사단과 비견된다고 여겨지는 그들이었으니까.
|
||
|
||
모두가 모른 척할 뿐, 실상 갈라하드와 라이오넬을 제외하면 왕도 최강.
|
||
|
||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백은사자와는 달리,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 중인 핏빛 수리들.
|
||
|
||
그러한 적혈수리가 무려 백 명.
|
||
|
||
백 명의 기세가 내뿜는 기백과 분노는 땅을 흔들고, 뜨거운 아지랑이를 피워내기에 충분했다.
|
||
|
||
화르르륵!
|
||
|
||
화마(火魔)와 같은 기세!
|
||
|
||
괴인이 보인 압도적인 위세마저 모두 잊어버리게 만드는 웅장함이 병사들을 고양시켰다.
|
||
|
||
그리고.
|
||
|
||
“-이거야, 원. 잘 자다가 이게 무슨 봉변인지, 원.”
|
||
|
||
‘그’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병사들은 눈물마저 보였다.
|
||
|
||
[불패의 궁수]가 저기 있다.
|
||
|
||
“각하!!”
|
||
|
||
“아아, 소리 지르지 말게. 나 귀 예민한 거 알지 않나.”
|
||
|
||
터벅터벅 걸어오는 붉은 머리칼의 중년, 아니 아무리 많아봤자 30대 중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미목수려한 남성이 무너진 저택 안에서 걸어 나왔다.
|
||
|
||
50세를 넘는 남성에게 미목수려하단 말이 어울리는가 싶지만, 그는 당장 연극 무대에 서도 부족하지 않을 미남이 맞았다.
|
||
|
||
허나 마냥 그는 곱상할 뿐인 사내가 아니었다.
|
||
|
||
화아악!
|
||
|
||
걸음을 옮길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범상치 않은 존재감과 그 존재감을 한없이 드높이는 거대한 각궁(角弓)이 패도적인 위압감을 내뿜는 바.
|
||
|
||
평균적인 여성의 신장보다 거대해 보이는 각궁.
|
||
|
||
거우귀(巨牛鬼), 혹은 미노타우로스라고도 불리는 마물의 뿔을 가공하여 만들어낸 활이었다.
|
||
|
||
대대로 명궁이자 신궁을 배출해낸 트리스탄 후작가의 주인을 상징하는 활이기도 했고 말이다.
|
||
|
||
“거기 젊은이. 트리스탄을, 아니 나를 노렸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건드린 것이겠지?”
|
||
|
||
-제니미아 리발린 드 트리스탄.
|
||
|
||
당대 트리스탄 가문의 가주이자, 적혈수리 기사단의 단장직 또한 역임하는 활의 기사가 그를 향해 평온하지만 기백 넘치는 일갈을 내뱉었다.
|
||
|
||
“…….”
|
||
|
||
백 명의 기사와 제미니아 후작이란 걸물이 등장했기에 긴장한 것일까.
|
||
|
||
그에게서 답변은 나오지 않았고, 제니미아 후작은 딱히 답변을 기대하지 않은 것인지 고개를 저을 따름이었다.
|
||
|
||
“주군, 명령하시는 즉시 곧장 놈의 목을 가져오겠습니다!”
|
||
|
||
불손한 괴한의 태도가 충직스러운 기사들의 심기를 건드렸음일까.
|
||
|
||
그들은 분노하며 당장 명령을 내려주길 바라였다.
|
||
|
||
적의 수급을 취할 수 있도록.
|
||
|
||
허나 후작은 고개를 저었다.
|
||
|
||
“불한당은 아닌 것 같구나. 비록 습격을 하긴 했지만, 다친 자는 없다.”
|
||
|
||
“그거야 우연히….”
|
||
|
||
“정녕 그리 생각하나?”
|
||
|
||
“…….”
|
||
|
||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
||
|
||
후작의 말대로 저 괴인은 강자였다.
|
||
|
||
그들도 멀리서 보지 않았던가.
|
||
|
||
철문을 집어던지는 그의 괴력을.
|
||
|
||
한데 저만한 힘을 가진 자가 아직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
||
|
||
후작의 저택을 무너트리긴 했지만, 사상자는 전무.
|
||
|
||
이건 기적이나 우연이란 말로 치부할 수 없는 얘기였다.
|
||
|
||
실상.
|
||
|
||
“내 목숨을 살려주었다라, 이거야 원.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군.”
|
||
|
||
저를 일부러 살려뒀다는 뜻도 되었다.
|
||
|
||
“또한 저 괴한은 알았던 거다. 저택에는 나만 있었음을.”
|
||
|
||
“그, 그럼 그게 더욱 괘씸한 것이….”
|
||
|
||
“아니지. 도리어 웃긴 노릇이지. 보이느냐? 정확히 내 침실과 반대편 부근만 무너진 것을.”
|
||
|
||
“…….”
|
||
|
||
“이게 우연이나 행운이라면 나는 당장 성배라도 찾으러 가봐야겠구나, 허허!”
|
||
|
||
“…….”
|
||
|
||
아발론의 보물인 성배.
|
||
|
||
전설상에만 존재하는 보물이었고, 이를 찾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안다.
|
||
|
||
하여 후작의 말은 이것이었다.
|
||
|
||
저 괴한은 처음부터 아무도 죽일 마음이 없던 거라고,
|
||
|
||
병사부터 시작해, 후작마저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말이다.
|
||
|
||
그렇기에.
|
||
|
||
“신원을 밝히고 투항해라. 그렇다면 목숨만은 보장해줄 터이니.”
|
||
|
||
후작은 관용을 보였다.
|
||
|
||
기꺼이 상대를 용서하겠다는 자비로움이 엿보였-….
|
||
|
||
“이봐, 곱상하게 생긴 아저씨. 거기서 그러면 내가 일부러 당신 침실 쪽에 포환을 안 날린 의미가 없지 않을까?”
|
||
|
||
“……….”
|
||
|
||
……곱상하게 생긴 아저씨.
|
||
|
||
후작은 태어나서 난생 처음 듣는 호칭에 넋이 나갔고, 이는 기사단도 마찬가지였다.
|
||
|
||
허나 그는 여전히 거침없이.
|
||
|
||
“난 오늘 당신에게 시비를 건 거야. 싸우자고 시비를 건 거라고…! 그럼 당신은 날 어떻게든 무릎 꿇리거나 죽이면 되는 거야, 난 전력으로 발버둥 칠거고. 그런데 용서 같은 걸 하면 안 되잖아? 그럼 내가 여기까지 온 의미가 없잖아!”
|
||
|
||
“…허.”
|
||
|
||
뻔뻔스럽다 못해 어이를 상실한다.
|
||
|
||
뭐냐, 이놈은?
|
||
|
||
기껏 살려주겠다는데 죽이라고 종용한다.
|
||
|
||
반백년 가까이 살며 오만 인간군상을 만나보았다 장담하는 후작이었지만, 이러한 유형은 또 처음이었다.
|
||
|
||
후작은 말문이 막혀 헛웃음을 내었으나, 그는 이를 상관치 않으며 기사단을 향해 손가락질 했다.
|
||
|
||
“너희도 똑같다. 난 지금 너희 주인을 위협했으며, 모욕하기까지 했다. 감히 야밤에 후작저를 침범한 불한당이며, 후작저의 재산을 파괴했지. 거기다 후작이 머무는 저택을 반파시켰다. 한데 그런 놈을 앞에 두고 뭐하는 거지? 기사란 녀석들이 왜 당장 칼부터 뽑지 않느냔 말이다-!”
|
||
|
||
쿠웅!
|
||
|
||
사내가 발을 굴렸다.
|
||
|
||
땅울림을 일으키는 진각.
|
||
|
||
사내의 불쾌감과 분노의 표현이었다.
|
||
|
||
후작이 보인 배려,
|
||
|
||
…귀족의 품위나 고결함은 지금 자신이 알 바가 아니란 듯이 말이다.
|
||
|
||
“그놈의 명분이 아직도 부족해서 그런가? 그럼 명분을 주지. 난 지금부터 너희 주인의 곱상한 얼굴을 때리러 갈 거다. 그걸 막아서라, 막아서지 못하면 오늘 너희 주인의 얼굴은 더는 곱상하지 않을 테니까.”
|
||
|
||
까드득!
|
||
|
||
“이놈…!”
|
||
|
||
“가, 감히!”
|
||
|
||
“각하를 모욕해! 네놈! 이런 지옥 불에 떨어질 놈을 보았나!”
|
||
|
||
스릉!
|
||
|
||
채앵!
|
||
|
||
사악!
|
||
|
||
검과 창이 뽑힌다.
|
||
|
||
살의를 머금은 기사들의 날붙이가 뿜어내는 기세는 막대하였으며, 설령 후작이 그만하라 명령할지라도 그들을 멈춰 세울 수는 없었다.
|
||
|
||
자신들의 주인을 모독한 이를 내버려둔다면, 기사의 이름을 버려야 함이 맞으니까.
|
||
|
||
콰앙!!!
|
||
|
||
적혈수리 기사단, 백 명의 기사들이 한 사내를 향해 돌진했다.
|
||
|
||
저들의 주인을 모독한 사내의 수급을 취하기 위하여.
|
||
|
||
그리고 백 명의 기사를 도발한 그는 그제야.
|
||
|
||
“그래, 이게 맞지.”
|
||
|
||
만족하며, 자신을 압박하는 살의의 파도를 향해 몸을 던졌다.
|
||
|
||
* * *
|
||
|
||
“대·마물 사냥 대형을 펼쳐라!”
|
||
|
||
아무리 분노에 휩싸였을지언정, 기사들은 절대 멍청하지 않았다.
|
||
|
||
도리어 분노했기에 머리가 한없이 냉정해진 기사들이었고, 그들은 곧장 사내를 위한 사냥 대형을 펼쳤다.
|
||
|
||
이미 사내의 괴력을 목격한 바.
|
||
|
||
그의 무력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며 그들은 전력으로 사내를 사냥하려 들었다.
|
||
|
||
대형 마물을 사냥하는 대형을 펼치는 그들이었고, 백 명의 기사들이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질서정연하게 움직였다.
|
||
|
||
압박.
|
||
|
||
방어.
|
||
|
||
공격.
|
||
|
||
서포터.
|
||
|
||
각자가 맡은 역할이 철저하게 수행하며.
|
||
|
||
쿠우웅!
|
||
|
||
콰지직!
|
||
|
||
화아악!
|
||
|
||
백 명의 기사들이 내뿜는 기세, 아니 단순히 기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힘, 투기력.
|
||
|
||
그것은 일만 대군이 선보이는 압박보다 거세고도 포악한 것이었으며, 감히 개인이 대항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
|
||
이것이 첫 번째 단계인 압박이었다.
|
||
|
||
설사 아무리 거대한 마물일지라도, 이들이 내뿜는 투기력의 그물에는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까.
|
||
|
||
어떠한 마물도 이 대형을 벗어난 역사가 없었고, 기사들은 단숨에 놈을 칠 생각이었다.
|
||
|
||
……다만.
|
||
|
||
“…하!”
|
||
|
||
이는 상대가 단순한 마물이었을 때의 얘기이지, 그에게마저 통용되는 상식은 아니었다.
|
||
|
||
그가, 이한이 웃음을 터트렸다.
|
||
|
||
전혀 웃음이 날 상황이 아닌데도.
|
||
|
||
그를 죽이려는 백 명의 기사가 있고, 그 백 명의 기사들의 실력도 심상치 않다.
|
||
|
||
개개인의 실력이 챔피언 급은 아니더라도, 진짜배기 베테랑이란 느낌이 든다.
|
||
|
||
그런 이들이 내뿜는 투기력 앞에 이한은 온몸이 금방이라도 짓눌릴 것 같았고, 실제로 관절마저 삐걱거리고 있었다.
|
||
|
||
…하지만 왜일까, 이러한 압박감에서 기시감을 느꼈다.
|
||
|
||
하며 깨닫는다.
|
||
|
||
이미 자신은 이와 비슷한 기세와 압박감을 느낀 적이 있음을.
|
||
|
||
‘…똑같나? 아니 어쩌면 더 강할지도?’
|
||
|
||
귀왕.
|
||
|
||
트롤의 왕이라 불렸던 놈이 내뿜었던 압박감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
|
||
|
||
‘재밌네….’
|
||
|
||
세상이 이래서 재밌다.
|
||
|
||
기사단이란 것들은 다 백은사자 놈들처럼 허약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멀쩡하다 못해 귀왕과도 대적할 만한 기사단도 있지 않았던가.
|
||
|
||
그렇기에 전신이 다 저릿저릿하다.
|
||
|
||
자칫 방심하면 자신은 죽으리란 죽음의 공포마저 드는 위기감.
|
||
|
||
한데도 견딜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귀왕이란 마물을 이미 겪은 덕분이다.
|
||
|
||
경험이 있기에 견뎌낼 수 있고, 겪은 후에도 나태하지 않고 노력하였기에, 단 하루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았기에 그는 자신을 짓누르는 그물을.
|
||
|
||
꾸드득!
|
||
|
||
기꺼이 찢을 수 있었다.
|
||
|
||
“무, 무슨 저런 괴물이!”
|
||
|
||
“창을 날려라!!”
|
||
|
||
“일제히 검을 찔러라……!!”
|
||
|
||
투기력의 그물을 망치 두드리듯 두들기고 또 두들기며, 기어이 반대로 그들의 기백과 맞먹는 기세를 내뿜는 이한의 저항이었고, 적혈수리들은 당황했다.
|
||
|
||
…그러나 만약, 적혈수리들이 이한의 속내를 들었다면 당황을 넘어 경악과 굴욕감을 느꼈을지도 모르리라.
|
||
|
||
그는-.
|
||
|
||
‘우리 애한테 원한이 안 생기려면, 안 죽이고 끝내야겠지?’
|
||
|
||
불살(不殺).
|
||
|
||
그 누구도 죽이지 않고 제압하여 끝내리라.
|
||
|
||
안 그래도 높았던 전투의 난도를 극악 단계로 올리는 혼자만의 결심과 함께 이한이-.
|
||
|
||
파앗!
|
||
|
||
‘허공’을 향해 발을 박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