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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가진 마성만 제거하고, 독기는 그대로 뒀습니다. 독 내성이 있다고 하셨으니, 오히려 독 내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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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사이에 사람이 철인 3종 경기를 두 번 연속으로 출전한 것처럼 피로에 가득 절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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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평가가 아깝지 않은 데릭은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했지만, 눈빛만큼은 생기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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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성이 워낙 강해서 조화롭지 않더군요, 그래서 수기와 토기, 목기 등이 깃든 세 가지 다른 단약도 준비했습니다. 순서대로 복용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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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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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노력해준 그에게 담백한 감사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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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 연설하며 고마움을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건 이한의 스타일이 아니었고, 그도 부담스러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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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아는지 데릭 또한 담백한 미소를 머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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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그럼 나머진 좀 이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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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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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채 끝내지 못하며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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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이놈이 먹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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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쓰러질 걸 예상한 이한은 쓰러지려는 놈을 붙잡고, 구석진 곳에 만들어진 해먹 위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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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선 책상 위에 놓인 약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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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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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황찬란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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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는 담백하지만 숨길 수 없는 놀라움이 눈에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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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단순히 가공만 원했을 뿐인데, 상상 이상의 것이 등장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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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알겠다, 이게 절세의 영약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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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약에 불과함에도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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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이 먹으라고 한 세 개의 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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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물빛, 금빛, 초록빛을 내뿜는 영롱한 진주처럼 보였으며, 먹으면 곧장 입안에서 녹아버릴 것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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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로 토기를 키우고, 토기로 목기를 성장시켜 온몸을 보호한다라, 이놈 이거 전공이 한의학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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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음양오행의 조화를 이룬 듯한 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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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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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저러한 비범한 비약조차 단 하나의 비약에 비할 바는 아닐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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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약이 아니라 요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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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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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 붉은색 사파이어를 물처럼 녹일 수 있다면 이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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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빛나는 붉은색 액체가 형광물질마냥 빛을 발하였고, 내심 이런 걸 인간이 먹어도 되는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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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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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부터 먹으라고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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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망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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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토록 모든 심력을 쏟아 부은 비약이지 않은가, 어른된 도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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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먹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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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장 세 개의 비약을 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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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녹을 것 같다는 생각과는 달리 비약은 삼킬 때까지 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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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 세 가지 비약이 식도를 타고 들어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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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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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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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강한 충격이 몸 내부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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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이 난 개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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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그와 비견할 정도로 강렬한 현상이 몸속에서 일어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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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지금, 내 몸속 기운까지 다 가져가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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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비약은 서로의 기운을 이용하여 존재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아예 이한의 기운마저 먹어치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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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성직자에게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으며 회복시킨 활력과 기력 등이 모조리 다 빼앗기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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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저를 독살하려고 일부러 이런 약을 먹게 했나 오해마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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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이건 실시간으로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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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강렬한 거부감이 들고, 당장 비약을 뱉고 싶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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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놔두면 될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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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아슬아슬할 때까지 자신의 기운이 먹어치우는 것을 방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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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이가 그를 위협할 리 없다는 믿음이 있고, 무엇보다 비약의 기운이 목숨을 위협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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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무어랄까, 이 기운들이 자신의 활력을 흡수할수록 어딘가 몸속이 다른 의미로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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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도 하등 상관없지만, 딱히 없어도 되는 기운들이 사라지며 몸속 [용량]이 늘어난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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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억지로 그릇을 비워내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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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동안 세 개의 비약이 제 마음대로 활개 칠 수 있도록 놔두길 수십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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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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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말할 기운도 잃은 채, 현기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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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시야마저 흐렸고, 당장 정신이라도 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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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만약 여기 거울이라도 있었다면 경악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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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골장대란 말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던 그의 몸이 빼빼마르다 못해 말라비틀어지기 직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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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침침하고 거울이 없는 작금의 상황이 다행이 아닐 수 없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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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 몸에 일어난 변화조차 보지 못한 채 이한은 손을 뻗어 붉은색 액체가 든 병을 힘겹게 짚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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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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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250g도 안 될 텐데, 들어 올리는 게 더할 나위 없이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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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괴로움, 수면욕과 식욕마저 제 마음대로 컨트롤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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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먹고 싶으면서도,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되니 그냥 누워 잠들고 싶은 두 개의 욕구가 각각 미치도록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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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색욕이 봉인당하지 않았다면 보기 민망한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을까 싶은 초유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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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상황 속에서 이한은 오로지 ‘인내력’ 하나만으로 모든 욕망과 괴로움을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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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성, 이것 하나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자부하는 그였기에 격통과 욕망이 통제 불가능한 물살처럼 온몸을 지배하려고 해도 그는 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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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라, 닥쳐라…, 닥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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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통제 불가한 제 몸 전체에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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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라면 내 의지를 따르라 명령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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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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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한은 기어이 제 입안으로 붉은색 액체를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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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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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마신다기보다, 씹는다는 행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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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액체를 마시고 있는데, 마치 질긴 돼지 껍데기나 몸부림치는 산낙지를 먹는 것처럼 계속해서 입속에서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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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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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한은 한 방울도 액체를 흘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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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고, 또 씹기를 반복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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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입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마냥 먹었고, 기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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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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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씹어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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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킨 것이 시련의 시작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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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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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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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릿저릿, 하고 온몸이 감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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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보다 작은 소인(小人)이 있고, 자칫 실수로 그 소인을 삼키고 나니, 분노한 소인이 무지막지하게 큰 워 해머로 배 안을 연달아 때린다면 이런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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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생각이 들 정도로 미친 격통이었고. 이한은 고통을 참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몸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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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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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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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를 힘이 없고, 눈이 금방이라도 뒤집힐 듯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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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언제 꺼져도 이상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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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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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가 겪는다는 출산의 고통이 이러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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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 남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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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이게 맞냐며 잠시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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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생각할 여유가 있다는 건 아직 죽을 정도로 아프다는 건 아니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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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세 개의 비약이 가진 기운이 이토록 들소처럼 사나운 약성을 막아주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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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게 약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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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성이 강하다는 말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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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세 개의 비약을 준비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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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약성이란 말로 퉁칠 수준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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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독기가 주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며 그저 귀왕의 심장이 가진 약성 앞에 정신이 아득해질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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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처음 먹었던 비약의 존재가 위장을 지켜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진즉 고통 때문에 정신을 잃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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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정신을 잃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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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웃음이 절로 나왔으나, 이한은 정신을 잃는 게 좋은 선택지가 아님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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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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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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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 누가 이기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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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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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 혀를 물어 피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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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맛이 감돌았고, 또 다른 고통으로 기어이 그는 혼미한 정신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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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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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후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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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타닥, 타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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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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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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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쉐도우 복싱을 하듯 서서히 주먹을 뻗고 내밀길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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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이란 게 없고, 피로함과 수면욕 등이 한없이 치솟는 상태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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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고통으로 인해 제대로 잠도 들지 못하는 미치기 일보직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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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차라리 몸을 억지로라도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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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곳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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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보았다면 그냥 무식한 행위가 아닌가 싶지만, 이한은 기꺼이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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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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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뻗고 회수하길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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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한없이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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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몸 자체를 움직이는 행위가 지금은 한없이 고통스러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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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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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한은 고집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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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따위엔 지지 않겠다는 듯이, 한없이 최선을 다하여 주먹을 뻗고, 몸을 움직였고, 점차 느릿하기 그지없던 주먹질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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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향한 주먹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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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파리 한 마리 못 잡을 허약한 주먹질이 아닐 수 없었으나, 이한이 주먹질이 진행될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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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후우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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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붙으며 주먹에는, 아니 전신에서 힘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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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깨닫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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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 속에도 힘이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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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힘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근육이 풍선처럼 다 빠져나간 몸일지언정 힘을 발산하는 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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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식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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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없이 빨라지는 주먹질에는 위협스러운 날카로움이 깃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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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힘은 없을지언정, 송곳이나 대못과 같은 날카로움이 깃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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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는 딱히 깨달음이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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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며, 고통과 덮쳐오는 수마에 대항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불과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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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몸부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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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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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효력을 발휘하듯 약성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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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하루 온종일 걸려야 하는 과정이었으나, 그 상식을 무시하듯 이한은 몸을 강제로 움직이며 약성을 흡수, 아니 적응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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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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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이한은 무아지경으로 주먹질을 할 뿐, 눈에는 초점이랄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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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반쯤 흐려진 상태에서 마냥 의지가 시키는 대로 몸이 움직일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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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그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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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몸에서 치솟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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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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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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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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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몸속에서 배출되는 수증기의 정체는 지금껏 몸에 쌓여 있던 노폐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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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마법사가 강제로 삼키게 만든 정체불명의 약들의 부작용이라든가, 아니면 전쟁터를 전전하며 쌓인 시독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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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쌓이고 쌓였던 것들이 그의 몸에서 땀처럼 흘러나왔고, 어느새 이한을 점령했던 묵직한 피로가 모조리 빠져나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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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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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콰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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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성은 한 발 더 나아가 홀쭉해졌던 그의 몸을 다시금 부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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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우락부락하게 부푼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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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전에도 차돌처럼 딱딱한 몸이었으나, 이제는 뭐 차돌처럼 단단할 뿐만 아니라, 스프링이나 고무 같은 탄력성이 생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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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계까지 몸을 단련시켰기에, 육체의 발전여지가 한없이 미약할 뿐이다 싶었던 이한의 육체는 고무적인 성장을 넘어 도약을 이루고 있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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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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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기연이 있는 것을 단순히 약의 도움으로 치부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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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이란 남자의 처절한 삶이,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치열하고도 목숨을 건 훈련이 있었기에 그 결실을 맺은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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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한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영약을 먹었다면 이러한 성장은 꿈도 꾸지 못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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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비싼 영양제 하나 먹은 것에 불과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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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그]이기에 얻어낸 도약적인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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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마냥 약의 도움으로 치부해선 안 될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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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타깝게도 제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는 이 역사적인 순간에서, 하필 무아지경 상태인 이한은 제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모르는 채 허공을 향한 주먹질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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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직, 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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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백보신권을 반복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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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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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십 분 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데릭은 경악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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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되기 직전인 벽면을 확인한 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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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걸 그냥 섭취하셨어요? 제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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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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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명 제가 쓰러지기 전에 복용 순서가 있다고 했는데, 혹시 기억 안 나세요? 아니, 그보다 안 아프셨어요? 그거 순서 안 지키고 드시면 불에다 기름을 붓는 격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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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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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 고통 견뎌 내려다 골로 갈 수도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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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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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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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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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먼 산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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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인지라 산도 보이지 않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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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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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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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아프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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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머리가 무식하면 몸이 고생한다는 교훈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며 새삼스럽게 재확인하는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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