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361 lines
11 KiB
Markdown
361 lines
11 KiB
Markdown
|
||
귀왕의 온몸 곳곳에는 작살이 꽂힌 상태였다.
|
||
|
||
작살로 꽃꽂이라도 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상태.
|
||
|
||
총 열세 개의 작살 전부가 다 명중한 것이다.
|
||
|
||
정밀한 사격이 아닐 수 없었고, 신궁 소리 듣는 활잡이조차 이토록 정확히 놈을 꿰뚫지는 못할 터였다.
|
||
|
||
주르륵!
|
||
|
||
미치도록 흐르는 피.
|
||
|
||
꿰뚫린 허벅지와 팔뚝, 거기다 가슴팍까지.
|
||
|
||
저 정도 부상은 당장 망자의 발걸음이 들려야 함이 옳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귀왕의 곁에는 망자들이 다가오지 못했다.
|
||
|
||
귀왕의 위세 앞에선 망자조차 겁을 먹고 도망가는 것이 당연할 터이니.
|
||
|
||
무엇보다.
|
||
|
||
[[주…죽…인…다…!]]
|
||
|
||
귀왕은 겨우 ‘이까짓 상처’로 죽을 존재가 아니었다.
|
||
|
||
콰앙!!
|
||
|
||
상처 입었을지언정 그의 생명력은 조금도 꺼지지 않았으니.
|
||
|
||
일반적인 생물이 가슴이 뚫리고, 목이 베이면 죽음의 위기가 아닐 수 없겠으나 귀왕에겐 이건 상처 축에도 끼지 못했다.
|
||
|
||
[[GAAA!!]]
|
||
|
||
도리어 화만 돋울 뿐.
|
||
|
||
귀왕의 주먹이 이한을 향해 내리쳐졌다.
|
||
|
||
콰아아앙!
|
||
|
||
파공성과 함께 뒤흔들리는 폭음.
|
||
|
||
지진파가 일어난 게 아닐까 싶은 떨림이었고, 일순 학술원 일대에 서있던 사람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는 일이 빈번했다.
|
||
|
||
균형조차 잡기 힘든 여진이 일어났고, 이러한 지진파가 발생한 근원지는 당연스럽게도.
|
||
|
||
후두둑…!
|
||
|
||
움푹 파이다 못해 땅이 꺼질 판이었다.
|
||
|
||
국가를 멸하는 힘.
|
||
|
||
그것이 어떻게 존재했는지 알려주는 증명이 아닐 수 없는 바.
|
||
|
||
그 상황에서.
|
||
|
||
“나 여기 있다.”
|
||
|
||
[[!!?]]
|
||
|
||
어느 순간 귀왕의 어깨에 올라간 그가 사정없이 검을 휘둘렀다.
|
||
|
||
딱히 어떠한 기술의 이름조차 없는 단순한.
|
||
|
||
서걱, 서걱!
|
||
|
||
난도질이었다.
|
||
|
||
그의 검날이 무수한 궤적을 그리며 귀왕의 팔을 난도질했다.
|
||
|
||
열 번이 넘는 칼질.
|
||
|
||
[[주…죽-어!]]
|
||
|
||
허나 귀왕의 살결은 쉽게 뚫릴 만한 것이 아니었다.
|
||
|
||
아무렴, 대형 작살로 겨우 뚫었을 뿐이지, 웬만한 수단으론 상처를 내는 것조차 어려울 터였다.
|
||
|
||
-몸 상태가 정상일 때 얘기지만.
|
||
|
||
푸화악!
|
||
|
||
[[!!]]
|
||
|
||
놈이 고통스럽게 울었다.
|
||
|
||
“그걸 그대로 꼽아 놓으니까 그런 거다.”
|
||
|
||
몸에 박힌 작살을 무시하는 멍청함에 진저리가 나는 동시에 반갑다.
|
||
|
||
멍청하니 상대하기 쉽지 않은가.
|
||
|
||
귀왕이 미처 뽑지 못한 작살과, 그로 인해 균열이 난 부분.
|
||
|
||
그곳을 정확히 난도질하여 파헤치니 귀왕의 팔은 처참하게 갈렸다.
|
||
|
||
[[비…비…켜!]]
|
||
|
||
후욱, 하고 치고 들어오는 주먹.
|
||
|
||
덩치에 맞지 않은 재빠르고 정확한 일격이다.
|
||
|
||
보고 있는 이들은 마치 바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연상하리라.
|
||
|
||
지능에 반비례하듯 육체만큼은 대단한 바였다.
|
||
|
||
휘익!
|
||
|
||
“거, 새끼. 육체 스펙 하나는 끝내주네.”
|
||
|
||
허나 이한은 떨어지는 주먹을 곧장 피했다.
|
||
|
||
궁신탄영의 수법.
|
||
|
||
쏘아진 화살마냥 순식간에 움직이는 수법이었고, 독자적인 그만의 고속이동술이었다.
|
||
|
||
이한은 말 그대로 바람이 되어 이동했고, 그때마다.
|
||
|
||
사아악!
|
||
|
||
칼을 휘두르기를 반복했다.
|
||
|
||
등과 다리, 어깨와 무릎, 사타구니와 목까지.
|
||
|
||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
||
|
||
이한은 그 말을 명확히 재현했으며, 완벽한 치고 빠지기의 정석을 몸소 보여주었다.
|
||
|
||
허나 아무리 그가 빠르고 노련하게 상대를 농락하고 있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었다.
|
||
|
||
그도 그럴 게.
|
||
|
||
[[시, 싫어-!]]
|
||
|
||
콰아아아!
|
||
|
||
…한 번의 실수로도 죽음에 이르고 말 테니까.
|
||
|
||
“하, 괴물 새끼….”
|
||
|
||
이한은 마른 웃음을 지은 채 식은땀을 흥건하게 흘렸다.
|
||
|
||
-놈의 팔과 다리가 휘둘러질 때마다 온몸이 저릿해지는 압박이 쏟아진다.
|
||
|
||
마치 바람으로 이루어진 면도날들이 그를 할퀴는 듯했고, 묵직한 망치가 온몸을 두들기는 느낌 등이 동시에 난다.
|
||
|
||
‘이게 어딜 봐서 약해진 거야?’
|
||
|
||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
||
|
||
이게 전성기 시절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힘이란다.
|
||
|
||
100%였으면 진작 자신은 죽었으리란 뜻일 터.
|
||
|
||
‘아니, 전성기가 아니더라도 머리만 좀 좋았으면 끝났겠지.’
|
||
|
||
무식하게 힘만 쓰는 놈이기에 상대하는 게 가능하다.
|
||
|
||
이놈의 지능이 조금만 영민하여 무예를 쓰거나, 아님 다른 장소를 덮치려고 도망갔다면 진작 이 싸움은 무의미해졌으리라.
|
||
|
||
‘일부러’ 도발하여 오로지 자신에게만 적의와 살의를 집중시킨 보람이 있다.
|
||
|
||
적어도 자신을 죽일 때까진 이 자리를 벗어나진 않을 테니까.
|
||
|
||
하여.
|
||
|
||
‘진짜 죽으면 안 되겠네.’
|
||
|
||
죽는 순간 콜로세움의 제자 녀석들을 비롯하여 학술원의 모든 생도들까지 전부 죽어나갈 테니.
|
||
|
||
어쩌다 보니 임무가 막중해진 이한이었고, 슬슬 자신의 움직임에 익숙해지며 공격을 가하려는 귀왕에게 새로운 각오를 품게 된다.
|
||
|
||
기필코 뚫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말이다.
|
||
|
||
그러니.
|
||
|
||
‘익숙해질 틈이 없게 해주마.’
|
||
|
||
화악!
|
||
|
||
더욱 요란한 것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
||
|
||
휘청!
|
||
|
||
귀왕은 휘청거렸다.
|
||
|
||
드디어 잡았다고 생각하고 전력으로 몸을 움직였는데, 갑자기 상대가 사라졌으니 저럴 만도 하다.
|
||
|
||
허나 이한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
||
|
||
그저.
|
||
|
||
슉! 슈욱!
|
||
|
||
[[!!]]
|
||
|
||
방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복잡한 움직임을 취했을 뿐이었다.
|
||
|
||
이한의 움직임에는 정해진 법칙이란 것이 없는 것마냥 자유롭고도 상대를 농락하는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
||
|
||
일순 궁신탄영이 만들어낸 이한의 잔영이 귀왕의 눈을 어지럽혔고, 귀왕의 감각에 착란 현상마저 일으켰다.
|
||
|
||
[[늘…었다.]]
|
||
|
||
“━━.”
|
||
|
||
이한은 앓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며 이를 악물었다.
|
||
|
||
기껏 숨겨놓은 비전의 절기를 선보이는 순간 온몸에서 비명을 질러댄 것이었다.
|
||
|
||
허나 효과는 탁월했고, 이한은 좀 더 거칠게 움직이며 상대를 농락했다.
|
||
|
||
원래는 발타르에게 보이려고 숨겨놓은 비기였거늘, 괴물 따위에게 먼저 선보일 줄이야.
|
||
|
||
- 환영팔괘보(幻影八卦步)
|
||
|
||
궁신탄영으로 만들어낸 최속의 속도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잔영, 그리고 팔괘의 원리를 응용한다.
|
||
|
||
아직은 미완성에 불과하다.
|
||
|
||
팔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도 있고, 팔괘의 원리를 감안하며 경신법을 펼치려 하니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
||
|
||
하지만.
|
||
|
||
‘마물 하나 농락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겠지.’
|
||
|
||
고속이동과 함께 만들어지는 환영과 자유로움 속 현묘함이 깃든 이한의 경신법이었고, 마물을 현혹시키기엔 충분하다 못해 과분한 수법이었다.
|
||
|
||
뿌드득!
|
||
|
||
…안타깝게도 오래 쓸 수법은 아니었지만.
|
||
|
||
몸에 오는 무리가 만만치 않다.
|
||
|
||
오래 버티지 못한다.
|
||
|
||
하니 해야 할 것은.
|
||
|
||
“후우!”
|
||
|
||
놈이 정신 못 차리는 새, 더 기가 막힌 공격을 박아넣는 수밖에 없다는 거겠지.
|
||
|
||
콰직!
|
||
|
||
[[??]]
|
||
|
||
귀왕의 턱이 돌아갔다.
|
||
|
||
아프기도 아프지만, 귀왕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
||
|
||
[[왜-?]]
|
||
|
||
저기 있는데?
|
||
|
||
분명 놈의 기척은 아래 있는데, 왜 저의 머리가 돌아갔는가?
|
||
|
||
이를 이해할 수 없어 아픔보다 의문이 더 앞서는 것이었다.
|
||
|
||
백보신권.
|
||
|
||
복싱이나 격투기에서 팔과 다리의 길이, 그러니까 리치(Reach)가 긴 것은 경기를 압도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
||
|
||
그런 의미에서 리치 차이가 수십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저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선 격산타우의 수법만큼 좋은 것도 없다는 뜻이 되었다
|
||
|
||
하여 백보신권이다.
|
||
|
||
격산타우의 수법을 권법으로 재정립한 이한의 권격.
|
||
|
||
상대의 덩치와 리치 등을 무시하는 백보신권의 권격이 연달아 놈의 몸을 사방에서 두들겨 댔다.
|
||
|
||
퍼버버버벅!
|
||
|
||
[[Gaaa!!?]]
|
||
|
||
환영팔괘보를 이용한 감각의 교란.
|
||
|
||
백보신권을 통한 거리와 방향 등을 무색해 하는 무차별적인 타격.
|
||
|
||
여기서 추가로.
|
||
|
||
쿠웅!!
|
||
|
||
내가중수법의 묘리를 더한 발경까지.
|
||
|
||
이한은 틀림없이 귀왕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
||
|
||
……다만 이를 보는 제3자의 눈에는.
|
||
|
||
“어, 어떻게, 저러다 교관님 죽으시겠어!”
|
||
|
||
그가 언제라도 한계를 맞이하여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
||
|
||
비록 현재 압도당하는 것은 귀왕이지만, 재생력도 여전할뿐더러,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금도 내뿜는 위세가 줄지 않았다.
|
||
|
||
생판 처음 보는 기술에 당황할 뿐이지, 아마 저 기술에 익숙해지는 순간-.
|
||
|
||
“아, 안 돼!”
|
||
|
||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
||
|
||
[아무리 저분이라고 해도 저렇게 큰 기술을 연달아 쓰면 무리가 따를 거야. 아린아, 빨리 마법으로 좀 도와드려!]
|
||
|
||
“틈이 있어야 돕기라도 하지!”
|
||
|
||
아이린이라 하여 그를 돕고 싶지 않겠는가?
|
||
|
||
하지만 귀왕의 몸에는 일반적인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
||
|
||
지금만 해도 마법으로 어떻게 공격을 가하려고 해도 마력이 무효화된다.
|
||
|
||
왜 오드왈이 귀왕을 보자마자 전의를 상실했는지 알 수 있는 강력한 마법 저항력.
|
||
|
||
하지만 아이린은.
|
||
|
||
“큰 거, 무조건 큰 거 한 방을 준비해야 해….”
|
||
|
||
아이린은 있는 대로 마력을 모았다.
|
||
|
||
상대가 강력한 마력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
||
|
||
그렇다면 그 저항력마저 대항하지 못할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하면 되는 것이다.
|
||
|
||
그렇기에 소녀는 언제라도 마법을 발동시킬 기회를 노리며 마력을 있는 힘껏 모았다.
|
||
|
||
위기에 처한 그를 돕기 위해서라도…!
|
||
|
||
“그, 그럼, 틈만 만들면 됩니까?”
|
||
|
||
“그래, 틈만 만들면 돼!”
|
||
|
||
“…어느 정도 틈이면 되겠습니까.”
|
||
|
||
“으으음, 교관님이랑 한 1미터만 떨어져 있을 정도?”
|
||
|
||
“아, 알겠습니다. 한 번 틈을 만들어보겠습니다.”
|
||
|
||
“그래주면 고맙지, 근데…. 넌 누구니?”
|
||
|
||
“…이제 물어보시는 겁니까?”
|
||
|
||
존재감이 희미한 소년은 어이없다며 아이린을 보았다.
|
||
|
||
뭔가 기대했던 이미지랑 다르다며 실망한 표정.
|
||
|
||
아이린은 저한테 왜 실망감을 느끼고 있나 이해가 안 되는 눈으로 눈을 끔뻑거렸지만, 소년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대신.
|
||
|
||
“…후우, 그냥 지나가는 비겁한 놈이라고 알아주십시오. 아무것도 못 하는 주제에, 저분한테 부탁만 했던….”
|
||
|
||
“응?”
|
||
|
||
“그러니 뒤늦게라도 돕기라도 해야겠지요.”
|
||
|
||
회색머리가 인상적인 소년은 의미모를 중얼거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며 비장의, 그리고 목숨을 건 최후의 수를 펼쳤다.
|
||
|
||
[도적 직업 - 종결급 스킬]
|
||
|
||
“…만천화우(滿天花雨), 발동…!”
|
||
|
||
- 하늘에 꽃비가 가득하니(滿天花雨).
|
||
|
||
데릭, 그가 하늘에서 암기의 비를 떨어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