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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타, 궁금한 거 있다. 그래서 이 전투는 어떻게 해야 이기는 건가? 싹 다 죽이면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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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이제야 묻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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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안 형씨, 당신도 상당히 걸물이구먼, 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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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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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석에 앉아 워 게임을 구경 중이던 쿤타는 순박하게 눈을 끔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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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새싹이들과 같이 싸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안타깝게도 이 전장은 그를 위한 것이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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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이토록 얌전히 전사들의 투쟁을 지켜보는 그였으나, 여전히 이 게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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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상, 마냥 그를 무시하거나 욕할 사항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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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아직 공용어도 익숙하지 않은 그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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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게임이 뭔지도 모를 사람한테 친절한 설명도 해준 적이 없으니, 쿤타의 유일한 지인들인 그들의 잘못이라 해도 무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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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설명 드리자면, 워 게임에서 살생은 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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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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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전이니까요. 사람이 죽는다면 더는 그건 ‘가상’ 전쟁이 아니게 됩니다. 그러니 죽음이 있어선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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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납득은 안 되지만, 일단 쿤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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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가장 워 게임에 참가하면 안 될 부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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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란드는 위험한 놈이라며 끌끌 웃었고, 아르노는 무언의 동의와 함께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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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게임의 전투 방식은 항상 다릅니다. 공성전인 경우도 있고, 혹은 무차별적인 전투가 되는 경우도 있죠. 허나, 오늘 같은 경우엔 아주 간단한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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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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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뺏기. 즉, 장수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 이번 게임의 근본적 룰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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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저런 깃발을 다들 들고 있었던 건가? 쿤타 장난감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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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장난 같지,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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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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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입장에선 진심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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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란드의 말이 끝나자마자 화염이 새싹들을 향해 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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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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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명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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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윈들러와 마법학부 강의에 불참하는 사회 부적응자들을 제외한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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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저들 열일곱 명이 마법학부를 이끌고 있다고 보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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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숫자가 적다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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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란 개인 하나하나가 하나같이 위험한 힘을 간직한 이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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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고위 마법사는 개인의 힘만으로도 전장의 전황을 바꾸는 전략병기로 괜히 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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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훗날 어찌 불릴지 모를 인재들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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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잠재력을 자랑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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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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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기류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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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가 된 것은 염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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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력을 핵으로 삼아 그 주위로 바람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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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바람은 곧 산소의 덩어리가 되어 뭉쳤고, 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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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올라라, 더욱 뜨겁게. 파괴적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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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불길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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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呪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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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말장난과 같지만, 주문세계를 구축한 마법사의 언령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주문이라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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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러한 주문의 길이가 길수록 그 위력은 증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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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주문의 영창시간은 오로지 개인의 재능과 마력보유량, 정신력에 의해 결정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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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지금 여기 열일곱 명이나 되는 마법사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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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역량은 아이린 윈들러에 비해 덜떨어질지언정, 집단을 이룬 마법사는 아이린 윈들러조차 해내지 못할 마법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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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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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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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지려버릴 거대한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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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이 가진 힘이 얼마나 막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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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줄 수 있는 자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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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옳은 말씀이에요, 조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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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왈 정도로 오만방자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마법사란 인종은 마력을 쓰지 못하는 사람을 한없이 약한 존재로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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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교수가 마력-무능력자를 벌레나 더러운 것으로 여긴다면, 그들은 마력이 없는 자들을 단순히 고양이나 강아지와 같은 생물로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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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 다르다는 수준을 넘어 지켜줘야 할 연약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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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그들은 자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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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결정된 승부’에서도 진심으로 임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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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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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예의와 자비로움을 발휘하며 그들은 이 승부를 진심으로, 단번에 끝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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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전의를 완전히 불살라버릴 일격을 선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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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들의 자비이자 합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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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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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만한 불덩어리가 그렇게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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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기처럼 쏘아진 불덩어리는 마냥 불덩어리가 아닌, 주문이 담긴 불덩어리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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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로선 결코 막을 방도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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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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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 마법사 론은 불덩어리가 날아간 순간 이 승부가 끝났음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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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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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생각이 있다면 피하는 게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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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것들 지금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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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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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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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마법사들은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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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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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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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피하지도 않으며 정면으로 날아오는 불길을 마주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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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상황이 이상함을 알며 마법을 취소하려 했으나, 이미 날아간 마법을 다시 디스펠 할 정도로 그들의 역량은 아직 우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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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안색이 창백해지며 다음 펼쳐질 참극을 피하고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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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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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擧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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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아니 곰 가죽을 뒤집어쓴 용맹한 베르세르크들은 창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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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창을 날릴 법한 거창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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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처럼 명령을 내리는 이는 여기 있는 이들 중 누구보다 연약하지만, 그 정신력과 용맹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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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레비 폴트가 손을 정면으로 치켜들며 사형들이 던져야 할 방향을 정확히 짚었으며, 그들은 레비 폴트의 명령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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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도 안 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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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전력으로 끌어모았다 판단한 소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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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창(投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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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명령과 함께 가장 먼저 창을 던졌고, 다른 이들도 똑같이 창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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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미약해 보이는 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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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창을 들어도 부족할 판에 왜 목창 따위를 드냐고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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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이들조차 가슴이 떨렸으나, 다음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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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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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던진 열여덟 개의 목창과 불덩어리가 추돌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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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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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불덩어리가 내뿜는 힘에 대항하지 못하는 게 상식적이었으나, 놀랍게도 열여덟 개의 목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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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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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덩이를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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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상쇄시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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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고 있던 마법학부 교수 오드왈은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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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이, 저토록 파괴적인 마법이 단숨에 상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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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겨우 나무 막대기 따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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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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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법이 어떤 마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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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을 금치 못하는 그였으나, 그보다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하는 건 워 게임을 지켜보는 생도들과 교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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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무얼 본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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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들, 지금 투기법을 운용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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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투기법은 아니야. 하지만, 폭발적인 힘을 사용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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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 특히 투기법을 익힌 이들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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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목창에 집약된 막대한 힘의 흐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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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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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투기력과 비슷한, 그래 순수한 힘의 흐름이 목창에 담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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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게 무슨 이해 못 할 설명이냐고 따진다고 해도 그들은 그렇게밖에 답하지 못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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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조차 난생 처음 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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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들이 놀라거나 말거나, 제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사는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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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관심 있는 건 오직 드디어 제대로 된 힘을 발산한 그들에 대한 기특함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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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게 바로 창경(槍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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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검에 힘을 담으면 검경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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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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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참,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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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단순해야 기억에도 남기 쉬운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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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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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뭣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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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이 강하면 그만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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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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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많은 화력과 위력을 사랑하는 환웅의 후손에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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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했다고 하여 달라지지 않는, 화력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자랑스러운 충무공파의 영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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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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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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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폴트는 어느 순간부터 명령을 내리는 위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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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과 달리 어릴 때부터 군주론과 군사학 등을 공부한 성과가 여기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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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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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은 레비 폴트의 명령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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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마냥 그들보다 많이 배워서 그런 게 아니라, 소녀를 믿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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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을 사형이라 불러주는 소녀의 신뢰와 대사부께서 몸소 몸에 때려 박아 넣은 힘을 경애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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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땅에 홈이 파일 정도의 각력을 선보이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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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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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힘껏 박찼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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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의 몸놀림은 정녕 곰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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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가죽을 둘러써서 그런 게 아닌, 진정으로 사냥 준비가 끝난 곰처럼 그들은 난폭하고 날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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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을 수련하며 몸의 그릇도 같이 강화된 그들이기에 낼 수 있는 압도적인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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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km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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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러한 속도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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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그들이 달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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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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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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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이어지는 거창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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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맨 목창을 다시금 들며 전보다 좀 더 가까워진 거리에서 그들은 투창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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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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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몸 곳곳에 퍼진 질량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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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아직 미숙한 그들로선 전신 질량을 담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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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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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도 반의반 정도의 힘을 담는 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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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적에겐 위협스러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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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욱, 하고 거침없이 날아간 목창들이 마법사들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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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기겁하며 염동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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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는 창들을 모조리 막아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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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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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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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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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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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크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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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웨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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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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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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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력으로 모두 상쇄하지 못할 강력한 압력이 그들을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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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거리를 주파한 후, 학익진을 펼치듯 사방에서 창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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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이 각자 가진 창의 개수는 여덟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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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은 도무지 거치적거려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고, 이 중 대부분을 소모한 상황에서 그들은 최후의 투창을 날릴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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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결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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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이 날리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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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더욱 크게, 칼날처럼 날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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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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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도 마냥 놀고 있는 게 아니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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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계열 주문이에요! 당장 뒤로 물러나요! 창을 던지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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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폴트가 힘껏 외쳤고, 소녀의 말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들은 당장 자리에서 벗어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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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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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여, 쏟아져라, 흥건하게,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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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여 녹아라, 더욱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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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라, 동토의 추위를 가져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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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불어올 듯한 바람은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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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속이고, 다른 공격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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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란 타고난 전력가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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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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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은 도망갈 겨를도 없이 마법사들의 주문에 직격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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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호우가 내리고, 땅이 진흙이나 늪처럼 질퍽거리며 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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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땅에 묶이고, 미끄러지며, 얼어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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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력이 순식간에 사라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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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당황하며 안색이 사정없이 일그러졌고, 마법사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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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속도전을 생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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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의 리더 역할을 맡은 론은 순식간에 저들의 공격방식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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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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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이 대결을 길게 이끌 생각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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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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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아마 그들처럼 ‘자비로운 이유’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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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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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그 힘, 시간제한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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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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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이 사용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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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이 투기법인지 모르겠으나, 지금 그건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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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건 저 힘에는 시간제한이 있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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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저들이 기동력이 막힌 것 때문에 저토록 당황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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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깨달으며 론은 시간은 마법사들의 편임을 깨달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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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당하긴 했지만, 결국 이 승부의 승리는 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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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부님께서 그러셨죠. 마법사들만큼 오만한 자들이 없다고, 그래서 뒷북 치다가 당하기 일쑤라고. 그 말씀, 정말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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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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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다가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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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늦었음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린 소녀는 검을 뽑아 자세를 취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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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폴트, 그녀가 한 치의 망설임과 절망감도 없는 얼굴로 담담히 목소리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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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없이 냉정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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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기가 사라졌다고 보기엔 무척이나 냉정했고, 소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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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당신의 말대로 저나 사형들은 아직 경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한없이 부족한 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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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경을 전력으로 사용 가능한 시간은 기껏해야 15분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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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실전에서 운용하면 더욱 줄어들어 3분으로 팍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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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 싸움은 속전속결로 끝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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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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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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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할 필요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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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들과 마법사의 거리는 걸음 거리로 따지면 다섯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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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들 사이에는 염동력이란 벽이 존재했으니, 사실상 이를 억지로 뚫어야만 저들을 제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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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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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을 제압하는 게 ‘룰’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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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건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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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조건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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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뺏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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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펄럭거리는 깃발을 향해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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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교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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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감사를 담아 검을 허공을 향해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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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고 있던 마법사들은 무슨 멍청한 짓인가 싶었으나,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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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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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바람이 마법사들의 머리를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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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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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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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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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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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지켜야 할 깃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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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부러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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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땅에 떨어져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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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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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멍청하게 깃발과 레비 폴트를 번갈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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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 혼란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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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레비 폴트는 저들이 혼란스러워하건 말건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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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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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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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감과 승리에 대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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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율을 느끼기에도 바빴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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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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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교관님처럼 바위마저 꿰뚫을 위력은 아니었지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깃발 하나를 부러트릴 위력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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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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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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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경(發勁)’이 성공해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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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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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체력이 다한 소녀는 쓰러졌으나, 소녀의 얼굴에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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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화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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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 3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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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가 마법학부에게 승리하는 데 걸린 시간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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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으음, 네가 뭐라고 그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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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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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는 사람의 명령은 뭐든 듣는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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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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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야. 울지 말고 대답을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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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흐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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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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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왈 버나드의 험난한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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