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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언론’을 혐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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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들이 정의인 마냥 무례함이 도를 넘은 기자란 이들도 싫었으며, 정보를 권력처럼 다루며 상류계층처럼 구는 그들의 이중적인 잣대가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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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렇다고 하여 이들의 필요성마저 부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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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매일 신문을 읽고, 구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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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멸할 자들과 아직은 더 관찰할 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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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여인은 최근 들어 박멸할까 말까 고민했던 어느 언론사 하나를 살려두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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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하고도 고귀한 백은사자의 기사와 저열한 아카데미의 마법사. 과연 정의는 승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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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적은 것이 기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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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에게 아부하는 멘트가 가득한 삼류 기사였으나, 백은사자를 정의의 편으로 꾸미고, 마법사를 한없이 비판하는 기사 덕분에 언론사 하나가 이번 해에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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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에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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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삼촌이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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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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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핏줄로 엮인 무능한 그놈들을 일컫는 게 아니다. 그런 자들이 어찌 너에게 삼촌이라 불릴 수 있을까. 하니, 본녀가 말하는 삼촌은 이한, 이 어미가 인정한 유일한 벗을 일컫는 거란다. 왕실의 핏줄이 아닐지언정, 그는 여가 인정한 의동생이니, 필히 남들이 보지 않을 때는 예의를 지켜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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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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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도 관심이 가느냐? 눈이 초롱초롱해지는구나. 하긴 그럴 만도 하겠지. 의동생이 과연 어떠한 혈전을 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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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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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나의 아들아. 기억하여라. 전사들의 혈투는 지루함을 타파하는 큰 자극제란다. 이 어미도 가끔 혈투를 관람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가 있지. 아니면 혹여 너를 해하려는 죄인이 있다면 직접 목을 쳐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거란다. 왕이 되려는 자에겐 이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이지. 가끔 이 자리에 있다 보면 목을 뽑고 싶은 짐승들이 너무 많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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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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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품에 안긴 아이에게 다정히 속삭였으나, 그 내용은 어쩐지 교육상 그다지 아이의 정서 교육에 올바르지 않은 내용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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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가 저 말을 이해할 정도로 크지 않아 다행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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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일하게 왕실에서 여인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할 있는 집사가 꾸짖음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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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으로 그러한 말은 아이에게 할 게 아닙니다,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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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인가. 여전히 기척이 없군. 조심히 좀 다니도록, 아서가 무서워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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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단 훗날 공주님을 더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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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뭘 어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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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모른다는 것에 이 알버트는 감탄합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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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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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녀의 집사 알버트는 못 말리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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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이 잔혹한 왕녀 옆에서 애를 떼어놓는 게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나 싶기도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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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출이 잦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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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께서 시키신 일이 있으니 어쩔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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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이 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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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이 아닙니다. 북부 한복판에서 사자들을 뒷조사한다는 것은 저라도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랍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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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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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아이시스 이레드 드 팬드래건의 미간이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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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그저 엄살이나 꾀를 부린다고 여기면 그만이지만, 알버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함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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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오러 유저가 저토록 피곤해 하는 것을 보니, 마냥 엄살은 아니란 의미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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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라, 귀찮은 자들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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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벌집을 건드리느니, 그냥 놔두는 게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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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또한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만, 성격상 거슬리는 벌집은 태우는 걸 선호하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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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격한 면만 좀 고치시면 참 좋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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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이리 살았으니, 그냥 놔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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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리는 게 있다면 설사 그것이 벌꿀이 있을지언정 태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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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면서도 효율만을 추구하는 냉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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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스를 이루는 근간이라 할 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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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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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많이 나아지신 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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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을 적부터 다른 이도 아닌 핏줄들과 피 튀기는 정쟁을 이어간 아이시스이기에 그녀의 성정이 잔혹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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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형제자매들에게 뒤통수가 치이고, 암살자에게 쫓기길 수십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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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다정한 성정이라면 그 또한 정신병을 의심해야 할 성장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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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피를 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같은 형제들마저 모조리 궁에서 내쫓아버린 그녀지만, 최근에 들어 어딘지 부드러워진 면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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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하찮고 불쾌한 무리보다 더욱 그녀를 즐겁게 해주는 ‘벗’이 생긴 덕분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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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는 드물게 갈기갈기 찢겨지지 않고, 무사히 식탁 위에 올라가 있는 신문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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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사에 관한 얘기가 일면을 차지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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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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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는 애써 흐뭇함을 숨기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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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은 들었습니다. 활발하더군요. 역시 젊음이 좋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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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노인이 그리 말하면 공감이 간다만, 그대가 그리 말하니 그다지 공감이 안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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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저 또한 많이 늙었지요. 그보다, 공주님께선 참견하지 않으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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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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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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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원래 성정대로라면 마법사와 같은 ‘이물질’이 활개 치도록 놔두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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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준 임무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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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지금은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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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림없이 마법사가 거슬릴 텐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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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집사. 나에 대해 잘 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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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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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번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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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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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발언이었고, 알버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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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로 그의 주인이 얌전히 있겠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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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어지는 말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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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가 나서게 된다면 모처럼 의동생이 명성을 드높일 기회를 빼앗기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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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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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를 통해 그 또한 명성을 키울 수 있다면 이득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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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동생 생각이 지극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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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는 그제야 주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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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은 명성을 너무 하찮게 여긴다. 그만한 업적을 쌓고도 어찌 아직 ‘무명’에 머무를 생각인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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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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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왜 그런 눈으로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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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흘, 그저 아직 우리 공주님께서도 마냥 젊음이 식지 않은 청춘이지 않나 싶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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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헛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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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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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왜 마법사란 이물질이 있음에도 나서지 않는지 분명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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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누구보다 기사를 인정하는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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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가 무명으로 남아 있는 걸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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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워 게임에 간섭하지 않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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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그의 명성이 알려질 기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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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판에서 무명 배우들이 알려지도록 노력하는 영애들이 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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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응원하는 배우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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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전문용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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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이라, 허허, 아직 그래도 순수함이 남아계시는군요. 우리 공주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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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는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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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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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왜 저러는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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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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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아서, 조만간 외출 준비를 해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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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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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을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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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가 순수라 하였던 감정이 남들에겐 커다란 재앙이란 것이 문제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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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스 왕세녀가 학술원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이로부터 나흘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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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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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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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음울해 보이는 인상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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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수룩한 헤어스타일과 우중충한 회색빛이 감도는 머리칼이 외면적 우울함을 더욱 증폭시킬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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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분위기조차 ‘나한테 다가오지 마라’ 라는 불쾌함을 사정없이 내뿜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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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인간군상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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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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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데릭 어디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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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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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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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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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소년, 아니 데릭은 자신의 외톨이 라이프에 큰 위기를 맞이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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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그의 곁에 머물며 참견하는 어느 소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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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척을 최대한 죽이며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위에 숨어 있던 소년이었으나, 포니테일이 잘 어울리는 이지적인 소녀의 눈을 피하기엔 무리가 따랐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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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카린 영애님. 저, 저를 왜 또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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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찾았어. 우린 친구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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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른 분들이랑 드시죠? 저 말고도 친구도 많으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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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걔들은 내 추종자들이고. 친구는 얼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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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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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저리 말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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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성격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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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올려다보려니 내 목이 아파서 그런데, 얼른 내려와 주지 않을래? 내가 특별히 도시락도 싸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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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는 건 상관이 없는데, 이, 이번에는 제 머리 건드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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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약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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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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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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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벅머리 소년 데릭이 그렇게 훌쩍 나뭇가지 위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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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가볍게 내려오는지 날다람쥐가 점프하여 내려온 것 같았고, 소녀는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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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통 신체능력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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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 생도도 흉내 못 내지 않을까 싶은 자유로운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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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날에도 범상치 않다 여겼지만,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그 비범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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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러한 비범함보다 더 엿보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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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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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 한다고 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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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자의 마음은 갈대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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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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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그가 내려오자마자 바로 곁으로 다가가 앞머리를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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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마저 완전히 뒤덮은 머리를 넘기자 드러나는 아름다운 금빛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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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한 회색머리칼과 다른 아름다운 눈동자였고, 여성조차 압도할 요염함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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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쁜 눈동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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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자꾸 또 보고 싶은 예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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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번씩 보이는 비범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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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건 어쩔 수 없었고, 재미없는 추종자를 쳐내고 올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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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정말 머리 정돈할 생각 없니? 내가 잘 아는 기술자를 소개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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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 됐습니다. 머리야 잘라봤자 또 자라는 건데, 잘 감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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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끈으로 묶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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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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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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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가끔 이 정도로 확고한 어두운 성격이 귀찮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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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카린 알렌시아 드 귀네비어가 볼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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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부담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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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은 소녀가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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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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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도 말했지만, 그의 인생에 여자는 없었으며,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질 수 없는 야생의 짐승과 같은 존재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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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예시를 따지자면 사자나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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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그런 사자가 곁에 맴돌고 있으니 초식동물마냥 몸이 굳고 마는 데릭이었고, 그는 땀을 삐질 거리며 새롭게 숨을 장소를 모색해야겠다며 고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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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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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은 자꾸만 곁에 다가오는 소녀도 소녀지만, 그를 자꾸 신경 쓰이게 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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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랑 훈련을 갔던 생도들이 오늘 돌아온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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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를 떠들썩하게 하는 원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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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와 워 게임을 벌인다는 어리석은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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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이르러 검술학부 생도를 향한 갖은 비판과 원색적인 비난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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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게도 마법사에게 워 게임을 건 이들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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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리석은 행위는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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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데릭은 그들의 행위가 어리석다고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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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 충족된다면 전사가 마법사를 상대로 워 게임에서 이기는 경우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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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피스, 그것만 손에 넣었다면 이길 가능성은 더 높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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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히든피스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오로지 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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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그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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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사람, 이한 터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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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게임에 관여한 자라면? 그도 아니면 원작을 아는 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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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릭의 불확실한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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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 교관이 그처럼 게임, 혹은 원작을 아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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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한 불확실한 예측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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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런 거라면 이번에 확인하는 게 가능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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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를 이길 비장의 수단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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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피스를 획득했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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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손에 넣었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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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피스, 마법사냥꾼의 머스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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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지 마법사 살상을 위해 평생을 바친 연금술사가 개발한 머스킷은, 일반적인 머스킷과 달리 그 총신이 길며 위력도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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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마냥 위력만 강한 게 아니라, 마력 저항력조차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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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수한 머스킷에 대한 설계도를 손에 넣고, 머스킷 개발과 머스킷을 다루는 데 익숙해지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마법사 제압부대가 탄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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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무조건 그렇게 키웠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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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층민 생도들이 단기간에 마법사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루트이기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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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데릭은 검술학부 하층민 출신 생도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이 ‘희귀 직업-’를 얻어 온다는 것에 큰 가능성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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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저가 교관이고, 또한 게임이나 원작을 아는 자라면 그러한 방향으로 생도들을 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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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는 하층민이 얻을 직업은 솔직히 그다지 긍정적인 게 없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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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생도들이 머스킷을 등에 멘 채 가지고 온다면 틀림없이 그 사람은 나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란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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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 데릭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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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다 여긴 이 세상의 삶이 더는 고독하다 여기지 않게 해줄, ‘동료’가 생긴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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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자그마한 기대감을 품으며 남몰래 눈을 빛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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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검술학부 교관님이다. 드디어 돌아오셨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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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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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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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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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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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원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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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점심시간인지라 정문 근처 잔디 정원을 이용하던 생도들은 모두 검술학부 교관과 생도들의 귀환을 뜻하지 않게 가장 먼저 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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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순 감도는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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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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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못 볼 것을 본 것 같은 어색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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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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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에, 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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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가죽을 뒤집어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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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세르크, 아니 18인의 생도를 보며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눈을 끔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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