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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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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 생도들이 불칸에 오른 지 벌써 20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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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들이 정녕 목숨을 건 수련을 한 지 스무날이 지났다는 뜻도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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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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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들었다면 과장스러운 표현이라 여기겠지만, 지난 날 그들의 훈련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자들이 있다면 저 말을 의심치 않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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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그들의 훈련은 혹독하고도 처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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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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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올라야 한다! 여기서 떨어지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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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훈련이 일주일을 경과했을 시점에 생전 처음으로 절벽 오르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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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체조가 웬일로 두 시간 이내에 끝났나 싶더니, 이걸 오르기 위해 일찍 끝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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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절벽을 오르기 위해 낑낑 대야 했으며, 온몸의 감각을 곤두 세워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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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떨어지면 죽거나 불구가 될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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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고, 최선을 다해, 아니 눈물과 피를 흘리며 처절히 절벽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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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이 절벽을 끝까지 등반한 것도 조교 삼인방과 로엔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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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이들은 중간에 떨어졌다가, 절벽 밑에서 대기하던 아이린 윈들러의 염동력 덕분에 무사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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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첫 절벽 타기에 성과였고, 이후 모두가 오르는 데 성공하기까지 나흘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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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다 오른 이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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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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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절벽을 오를 때는 이 가방을 메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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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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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은 악마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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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라면 어찌 모래주머니를 메고 절벽을 오르란 말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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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차마 반박하지 못한 이유는 그동안 그의 명령에 거스르지 못하도록 학습된 이유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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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이 먼저 시범을 보이도록 하겠다. 잘 따라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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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10kg 모래주머니를 메면, 저 양반은 100kg 모래주머니를 메고 절벽을 타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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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저 상태로 오른 이후 다시 절벽을 내려와서 그들과 함께 오르기를 반복하는데 어찌 불만을 내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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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새싹 생도들 중 그에게 도움 받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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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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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모래주머니를 메고 스스로 등반을 성공한 그들이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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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해줬다. 슬슬 체조는 안 해도 되겠군. 딱히 체조를 안 해도 이제는 근력 쥐어짜는 법을 잘 터득한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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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20일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야 칭찬을 들으니 자칫 눈물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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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증스럽고 증오스러운 호루라기 소리를 듣지 않아서 감동적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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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인정을 해주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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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하나만으로도 눈물이 흘릴 이유는 충분했고, 그동안 훈련한 이들은 모두 공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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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게, 교관은 항상 그들과 함께 훈련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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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끔찍한 훈련이 있을지언정, 그가 가만히 있던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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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끝까지 같이 하고. 그들보다 항상 10배는 더 열심히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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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기도 계속 도와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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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내려가서 항상 식량도 가져와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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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대체용 리포트도 갖다 주시고…, 아 이건 안 고마운 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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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받은 도움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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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이 뭔지, 왜 타인에게 존경심을 품게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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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충분히 존경해도 될 만한 위인임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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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그들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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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일이 지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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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은 조금 있을지언정 적어도 그에게 원망이나 증오를 품은 이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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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으로 그들을 억압하는 게 아닌, 모범으로 그들을 다스렸는데 어찌 원망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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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짐승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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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아침 뜀걸음을 제외하곤 기초 체력 단련은 모두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제 교관이 알려주지 않아도 모두 알아서 할 수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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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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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해서 뭐할까. 단련법은 충분히 교관이 숙련시켜줬으니 이제 알아서 해야지. 그걸 자의로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훗날이 판가름 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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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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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나태해지지 않길 바란다. 교관이 너희를 가르쳤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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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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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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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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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힘차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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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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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스무 날 전과 비교하면 신체 스펙이 엄청 발달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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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들을 아는 사람도 믿기 힘들겠어, 같은 사람인가 싶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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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와 가란드가 내뱉은 감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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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날 전 저들은 잘 쳐줘봐야 하급 용병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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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죽을지 모를 하루살이 인생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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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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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더는 하급 용병 수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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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아니 잘하면 중상위 용병은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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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수준도 그렇지만, 기세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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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용병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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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그냥 무난한 용병과 비교하는 게 아닌, 전설적인 용병대 황야의 늑대들 소속 용병과 비교한 것이니 가란드의 평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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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제자들과도 좋은 승부가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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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에서 가장 많은 제자들을 거느린 검술 가문 오펜 가의 소공자도 같은 감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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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는 가문으로 돌아간다면 이한의 수업을 도입해볼까 진지하게 궁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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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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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맨몸으로 곰을 잡을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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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타의 기준은 좀 이상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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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족 아이들, 곰이나 악어, 아니면 괴물 한 마리 잡아야 전사로 인정해준다. 그리고 전사 수준 되면, 주술사 안 무섭다. 하지만 아직 새싹이들 그 정도 아니다. 지금, 주술사랑 싸우면, 아직은 못 이긴다. 새싹이들, 아직은 허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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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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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르지만 무슨 뜻인지 대충 다 알아들을 것 같은 그의 감상을 듣고 두 사람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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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한 주술사가 마법사를 일컫는다는 것도 알겠으며, 역시 스무날 단련한 것으론 아직 부족하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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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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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족한 점을 지금부터 채워주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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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이야기를 듣던 이한의 확답이었고, 사람들은 기대감이 최고조로 오른 표정으로 이한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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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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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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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가지고 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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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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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윈들러가 익숙한 듯 이한의 명령에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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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조교 생활을 하며 여러모로 이심전심하게 되어서인지, 뭘 가지고 와라 콕 짚진 않아도 알아먹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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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아이린 윈들러가 뿌듯해 하는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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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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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땅이 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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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숫자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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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썩은 나무들을 뽑거나 베어내어 모아 놓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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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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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만져보면 알겠지만, 이 나무는 상당히 딱딱하다. 썩고 죽은 나무들이지만, 가혹한 불칸의 환경을 이겨내고 자란 녀석들이니, 단단하지 않은 게 이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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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져볼 것도 없이, 겉보기로도 나무의 단단함이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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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거대함도 그렇고, 묘한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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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였음에도 저 정도인데, 여전히 싱싱한 불칸의 나무들은 얼마나 단단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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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칸이 간직한 마력의 신비에 다시금 경외감을 느끼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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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겁먹지 마라. 너희를 기죽이기 위해 보여준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알아둬야 한다. 주문쟁이란 인종은 이러한 묵직한 나무도 홀로 움직일 수 있는 인종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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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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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마냥 귀찮아서 나무를 아이린 윈들러에게 옮기게 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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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여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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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이란 신비를 품은 이들이, 주문세계란 이해 못 할 힘을 간직한 이들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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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1.5톤은 될 거다. 그런 의미에서 2번 병아리. 이걸 드는 게 쉬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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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좀 까다롭긴 했지요? 염동력은 뭐랄까, 마력으로 이 나무 자체를 모두 감싸서 드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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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면 얼마나 많은 나무를 들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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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고 들면, 한 네 그루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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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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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게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아이린과 이를 당연시하게 믿는 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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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덤덤한 대화에 생도들은 오싹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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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루의 나무를 마음대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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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6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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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한 막대한 질량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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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마법사가 공포의 대상으로 불리는 것이 아님을 재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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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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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도 그들은 충분히 전장의 현황을 좌지우지할 이들이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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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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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 마라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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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담담히 그들을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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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훈련한 게 아깝다는 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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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들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고, 교관의 선명하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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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생각한 것보다 더 불합리하게 느껴졌을 거다. 저만한 질량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신비한 힘도 막 다루니까. 2번 병아리, 혹시 불꽃도 다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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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특기 분야는 아니네요. 전 물 속성과 바람 속성으로 주문세계를 연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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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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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자리에 마법사가 있었다면 대경실색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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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마법사는 모두 한 가지 속성만 가지고 있으며, 이를 주력으로 파는 자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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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그녀는 두 가지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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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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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나 가졌을법한 놀라운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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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마법사의 대단함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마법 혐오자는 심드렁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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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은 됐고, 다룰 수 있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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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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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간은 걸리겠지만, 다룰 수는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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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부터 그 나무에 불의 마력을 걸고 나에게 있는 힘껏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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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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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묻지 말고.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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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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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떨떠름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그녀는 시키는 것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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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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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 공중으로 부양한 나무가 불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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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윈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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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천재로 알려진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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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0년 이내로 그녀만한 재능이 나타나지 않으리라 평가받고 있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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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를 대표할 만한 재능이었고, 그녀가 어째서 무수한 주목을 받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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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그만한 재능을 지닌 마법사가 제 마력을 때려 부어 불의 마법을 영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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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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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가진 뜨거운 화력도 그러했지만, 마력으로 인해 이글거리는 불은 그 밀도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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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불타는 통나무는 마냥 그저 불에 타는 통나무가 아니라, 불의 마력을 지닌 거창(巨槍)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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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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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러한 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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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진짜 던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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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말 말고, 전력으로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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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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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윈들러는 마른침을 삼키며 그 말을 따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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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모든 힘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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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가진 마력을 모조리 담아 염동력을 발동했고, 그 위력은 이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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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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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가 보인다는 것이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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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밝히던 종을 울리는 용도가 아닌, 마치 거대한 대종(大鐘)을 꿰뚫을 듯한 압박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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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장 날아오는 불꽃의 거창을 상대로도 이한은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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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앞만 보았고,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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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련된 인간의 육체는 튼튼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튼튼한 몸이 가진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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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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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의 발이 강하게 땅을 파고들며 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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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겠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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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힘이 어떻게 흐르는지, 그 힘을 어떻게 다루고 응용하는지에 따라 이런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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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거침없이 몸의 회전을 넣고 주먹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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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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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도 정돈된, 모범적이지만 그 어떤 자세보다 굳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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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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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몸에서 회전이 걸리며 그를 중심으로 와류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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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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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단한 행위가 저토록 웅장할 수 있었나 싶었고, 다음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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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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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과 거창이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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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사람의 몸이 날아가거나 찢겨지는 것이 물리법칙에 합당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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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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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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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것은 피륙으로 이루어진 인간이 아닌, 단단하기 그지없는 나무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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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반으로 쪼개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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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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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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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하나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자신했음에도 믿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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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실인가 싶기도 했고, 마냥 믿지 못할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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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믿지 못할 이적을 해낸 그는 상처 없는 손을 털어내며 그들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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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쓴다는 건, 주먹질이란 건 이런 거다. 뭐, 아직은 나도 어설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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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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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소가 절로 나오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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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먹질에는 따로 이름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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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의 담담한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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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평소와 달리 작은 기대와 떨림이 담겨 있었고, 이한은 언젠가 이 주먹으로 닿고 싶은 목표를 담아 이름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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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신권(百步神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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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백보는커녕 십보(十步) 반경의 물건만 타격할 수 있는, 한없이 부족한 주먹질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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