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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이한은 마법사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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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싫어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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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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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마법사의 ‘실험 재료’가 되어 무려 ‘10년’을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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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다, 십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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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로 계산하면 3650일 동안 매일 꼬박꼬박 실험을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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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얻은 고통은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고 한들 잊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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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실험 실패로 인해 폐기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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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가 높아지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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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인해 생겨나는 상처와 흉터, 그리고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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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양의 피가 뽑히고, 살이 찢겨지며 태워지는 고통이 얼마나 아득했는지는, 아마 겪어보지 않고선 모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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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잊을 수도 없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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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광명의 빛을 따르는 사제에게 이러한 자신의 인생을 말한다면 이리 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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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서 내리신 시련이라고, 그 시련 덕에 지금의 네가 있는 것이니 기억을 던져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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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한은 이리 답변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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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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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동안 내가 겪은 일 똑같이 겪은 후 그때도 저리 말한다면 인정해줄 저의는 있겠으나, 10년 동안 사서 고문당하는 미친놈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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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누군가가 증오만 해서 의미가 없다고 한들, 그는 영원히 마법사에게 색안경을 끼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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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마법사를 일반화해선 안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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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법사가 인체실험을 자행하진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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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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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주문쟁이들은 왜 다 정신병자밖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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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되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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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쫒은 무수한 의문의 사건들에는 하나같이 마법사가 엮여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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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어릴 적 겪었던 일을 또 다른 ‘타인들’이 똑같이 겪거나, 아니면 더욱 심하게 겪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보며 이한은 그때부터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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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주문쟁이? 물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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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착한 주문쟁이는 대부분은 숨이 멈춘 주문쟁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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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윈들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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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그녀가 멀쩡해 보이는 착한 소녀인 걸 알지언정, 마법사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는 끊임없이 그녀에게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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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어찌 보면 이한에게 내려진 강박적인 혐오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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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증오해야만 하는 존재라고 말하는 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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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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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자신의 이러한 강박증이 전혀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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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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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을 우습게 알았구나, 칼잡이야. 감히 내 명령을 우습게 여겨! 이 천한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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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터진 말만 지껄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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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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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천한 놈한테 죽으려고 여기 왔나, 주문쟁이 노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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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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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똑같은 인성 터진 놈이 되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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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 연무장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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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적막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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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의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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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화약고가 터질 듯한 아찔한 적막이었고, 어느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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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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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섬주섬 이한이 품에서 손도끼를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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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추가 대화를 더 해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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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하는데 날붙이를 꺼내는 저의는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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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 내 귀중한 수업 시간을 방해하는데, 내가 왜 참아야 할까? 주문쟁이가 하는 말이야 다 개소리겠지만, 일단 듣고 더 개소리다 싶으면 던져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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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 칼잡이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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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칼잡이한테 도끼로 맞으면 어떨까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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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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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화를 내건 말건 이한은 장난스레 손도끼를 까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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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라면 언제든 받아주겠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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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는 마냥 장난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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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금 이한의 기분은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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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그토록 정·중·히 경고를 했는데 기어이 그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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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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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떼거리로 온 게 무슨 의미겠어, 싸우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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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마냥 몰려온 마법사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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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7명의 어린 마법사가 있었고, 놈이 세력 싸움을 하러 왔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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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마법사에게 극도의 혐오증을 가진 이한으로선 더할 나위 없이 불쾌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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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법사 노인네에게 인생이 실전임을 알려줄 의무를 느끼며 진심 어린 기세를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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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칼잡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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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냥 안하무인으로 굴 것 같던 노마법사, 오드왈 버나드는 기세를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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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눈빛만은 흉흉했으나, 그를 비롯한 제자들은 지팡이를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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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로 치면 검을 빼들지 않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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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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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근거리에서 기사와 싸운다는 게 자살행위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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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쟁이치고 냉정함을 유지하는데? 하긴, 이래서 아카데미 교수로 활동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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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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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이자, 제 기분에 따라 언제든 난폭해지는 이중인격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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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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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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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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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은 모른단 말이다! 마법사가 얼마나 섬세한 존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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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냉정한 모습은 어디 가고, 갑자기 분노조절장애 환자마냥 소리를 질러대는 노마법사가 그를 향해 삿대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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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 칼잡이 놈! 그 천재에게 어떤 수작질을 걸었기에 마법 수련을 등한시 한단 말이냐! 이 천하의 악적 놈!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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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치워, 잘라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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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 때문이다! 네놈이 이상한 소릴 지껄인 거야! 그래서 그녀가 저토록 불량해진 거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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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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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얘기는 맞물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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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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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서로가 절대 물러설 생각도 없으며, 제대로 된 대화조차 나눌 생각이 둘 중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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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혐오, 아니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이들 전부를 경멸하는 마법사 노인과 마법사에 대한 깊은 혐오증이 있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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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둘에게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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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은 건 투쟁뿐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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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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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교관님 참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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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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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 생도들이 그를 말리기 위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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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이었을지언정, 이미 그의 성정을 어느 정도 파악한 그들로선 이한이 한다고 하면 진짜 하는 사람임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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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마법사 무리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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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일단 대화로 해결하기로 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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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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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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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17명의 마법학부 생도들은 무력시위를 하러 온 게 아니라, 오드왈이 사고를 일으키는 걸 막기 위해 온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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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자신들 교수의 성정을 훤히 파악하고 있으니 따라붙은 것일 터, 아이러니하게도 제자들에게 몸이 붙잡힌 기사와 마법사는 흥분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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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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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 분 다 진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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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걸어 나오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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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로엔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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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핏줄과 분위기, 신비로움 등이 감도는 라이오넬의 유력한 후계자가 발언하자 마냥 포악한 태도를 보이던 오드왈조차 주춤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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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가 직접 나설 줄은 몰랐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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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상황을 주도하는 기류가 형성되자, 로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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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다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그렇다 보니 모두 각자 할 말만 하지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구석이 없으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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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의 흑진주 같은 깊고도 어두운 시선이 아이린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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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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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이 움찔거렸으나, 이는 그가 알 바가 아니란 듯 차가운 시선만이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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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아, 혹시 저 잘생긴 애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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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 없는데?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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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자신을 향해 쏘아진 차가운 시선 속에 무언가 불온함을 느낀 아이린이었으나, 아쉽게도 불온함의 원흉을 알아볼 여유가 없었고, 로엔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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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왈 버나드 교수님. 일단 진정하고 얘기해보십시오. 타 학부에 자신의 세력을 데리고 온 이유는 무엇이고, 아이린 윈들러 영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또 무엇인지, 이를 확실하게 설명해줬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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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하고도 예의를 잃지 않은 말투, 그렇다고 한 발 물러서는 어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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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남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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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패자(霸者)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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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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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왕족다운 위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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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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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엄 앞에서 오드왈도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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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마법사 이외 모든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그일지라도, 이만한 품격을 갖춘 이에게 함부로 대할 만큼 막나가는 위인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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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왈은 옷깃을 가다듬으며 냉정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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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 실망이야. 남자답게 덤빌 줄 알았는데, 그냥 입만 털고 끝내는 거야? 나 섭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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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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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재장전 했던 것인지, 즉각 도발을 날리는 이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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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날뛰는 오드왈이었고, 마법학부 생도들은 원망스레 이한을 노려보며 오드왈을 말리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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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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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쩨쩨하게 말로 다투는 것보다 서로 그냥 화끈하게 붙는 게 낫지. 난 당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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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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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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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며 대충 마법학부 생도가 대표로 나와 오드왈이 화난 이야기를 전달했고, 제법 복잡한 게 얽힌 긴 이야기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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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교관님이 ‘염동력’을 제한한 것 때문에 따지러 왔다, 이 뜻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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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가 요약한 것이었고, 이에 제 얘기가 너무 압축된 것 같아 떨떠름한 마법학부 생도였으나, 그는 애써 불만을 보이지 않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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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습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그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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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아이린의 건강을, 아니 ‘생존’을 위해 운동을 권장하며, 그녀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염동력을 제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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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쓰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일상생활 중에는 되도록 사용을 줄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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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조금이라도 더 걷고, 더 건강해지길 원하는 이한의 배려이자 노력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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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것이 마법사 우월주의자인 오드왈에겐 한없이 아니꼽게 다가왔다는 것이 문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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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왈 교수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염동력이란 마법의 모든 기본이자 골자이며, 마법사의 [원초적 힘]이다’, …이러한 말씀처럼 염동력을 제한시킨다는 것은 마법사가 힘을 키우는 걸 제어한다는 뜻도 됩니다. 기사로 예시를 들자면 근력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는 거지요,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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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노인네의 가르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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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저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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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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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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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인네가 그러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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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모든 것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듯, 이한은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해야 할 발언이 있음을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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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력이란 마법사의 힘, 그러니까 근력이나 체력이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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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꾸준히 해줘야 효력이 생기는 것처럼, 마법 또한 염동력을 꾸준히 단련해야 발전이 있는 것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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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한은 이를 제한시켰으니, 마법사 노인네로선 여러모로 불쾌감을 느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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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마법사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행위를 아이린은 하는 것이었고, 이를 강요시킨 것이 이한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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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 때 생도 한 명이 기침하였다는 이유로 날뛰는 양반인데, 그런 양반이 지금껏 얌전히 있던 걸 보면 나름 사람을 따지며 인성질을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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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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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합리적인 얘기였고, 만약 저런 걸 먼저 말했더라면 그도 이토록 고깝게 나가진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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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안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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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쟁이한테 미안함을 느껴서 뭐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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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코웃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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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죄송해요 교관님, 따지자면 저 때문에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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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병아리한텐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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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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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 물어보지. 2번 병아리는 내 수업을 듣는다고 하여 마법 수련을 게을리 한 적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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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그건 절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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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모든 걸 걸고 확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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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 내가 맨날 잔소리하는데, 아린이가 수련을 안 한 적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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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머릿속 유령 소녀가 매일 잔소리를 하는 것도 있으니, 마법 수련을 빼먹은 적은 조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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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력을 일상에서 제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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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할 때 빼곤 다 쓰는걸요.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을 때 물컵을 가지고 오거나, 머리 손질할 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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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좀 부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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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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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줄 아는 근면 나태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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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그녀의 말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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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나?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데, 왜 그리 난리인지 모르겠군, 노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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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법사에게 이제 됐냐는 듯 턱짓을 했고, 오드왈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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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그런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마법이란 순수해야 한다! 그녀의 천재성에 이물질이 들어가선 안 된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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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지는 게 왜 이물질인지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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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 건강이란 것이 마법사에게 왜 필요하냔 말이다! 염동력이, 아니 ‘마력’만 있으면 ‘우린’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운동이니 체력이니 하는 쓸데없는 불순물을 쌓을 시간에 마력을 수련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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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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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가 뭐 저리 극단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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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음식물 섭취를 안 해도 영양제만 먹고 살면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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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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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 다시 말하지만 당신의 논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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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노인네, 노인네! 그따위로 나를 부르지 마라! 난 아직 스물여덟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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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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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귀가 잘못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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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순간 눈을 깜빡거렸고, 주위에 생도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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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너희도 들었냐는 의문 어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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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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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쿤타, 아직 공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이상한 말을 들은 것 같다. 저 노인 우리 대사제 할멈보다 나이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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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은 게 아닙니다, 쿤타. 정확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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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짓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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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은 게 아니란 듯 속닥거렸고, 이한은 경악스럽게 노인, 아니 과하게 겉늙은 노안 마법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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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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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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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한테 수명을 바친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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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오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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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오드왈은 이한의 멱살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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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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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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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꺾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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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러한 노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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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젊은 마법사의 외모를 보며 아이린 윈들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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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아. 우리 운동 열심히 하고, 교관님이 준 식단 꼭 지키자,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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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안 그래도 그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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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했던 생활을 개선하자는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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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람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반면교사의 존재의의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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